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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비교할 수 없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이진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적당한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했다.

이진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헬렌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이 근처의 단골손님인데, 이 부근에 괜찮은 카페가 있더라고요. 한번 가보지 않을래요?”

이진은 말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헬렌의 거듭되는 초대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몇 번 만나보진 못했지만, 이진은 헬렌이 자신의 신분에 대해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반드시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야 돼.’

카페는 헬렌의 말대로 호텔에서 멀지 않고 환경이 아늑했다.

그러기에 대화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헬렌은 커피숍의 단골손님이라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는, 가방에서 그림 한 묶음을 꺼냈다.

예외 없이 모두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니키의 작품이다.

그 작품을 본 이진은, 그림들을 뒤져보던 손을 갑자기 멈추고 말았다.

‘이 그림은 경매에서 이름을 밝히려 하지 않은 수집가에게 고가로 팔려갔었는데. 그 수집가가 헬렌일 줄이야.’

헬렌은 이진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전 니키 씨의 팬으로서, 니키 씨가 그린 그림이라면 모두 수집해 평생 간직하고 싶어요. 그래서 전문 니키 씨의 작품을 수집한 갤러리도 설립했었어요. 제 생애 가장 큰 소원은 니키 씨를 직접 만나보는 거예요.”

말을 마친 헬렌은 뜨거운 눈빛으로 이진을 쳐다보았다.

이진은 계속 모르는 척하며 조심스럽게 그림을 거두어 헬렌에게 돌려주었다.

“헬렌 씨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전 니키 씨가 누구인지도 모르거든요. 그분의 작품도 오늘 처음 보게 된 거예요.”

“그래요?”

헬렌은 전혀 믿지 않았기에, 이진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가볍게 웃었다.

“전 니키 씨의 첫 번째 작품부터 줄곧 지켜봐왔고, 계속 그녀를 따라다녔어요.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니키 씨는 이렇게 오랫동안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다가,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인터넷에는 그녀에 대한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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