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건이 이렇게 말할 줄은 그 누구도 생각 못했다. 특히 이진은 더욱 그러하다.이때 이진은 이 사람의 옆모습을 살펴보며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괜찮은데, 관건적인 순간 말은 제대로 하네.’이에 민시우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말을 삼켰다.말하자면, 그는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가장 먼저 정희에게 사과하고 싶을 뿐이다.그가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고개를 숙이고 반쯤 망설인 후에야 윤의건 뒤에서 정희 앞에 나섰다.지금 정희도 민시우의 얼굴을 보고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소 고민하고 있었다.그리고 고민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하는 것이다.정희는 평소 이진처럼 자신의 옷차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평일에도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그러나 평소의 그 붉은 볼에 비해 지금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다.더우기 이마 위의 거즈까지 합쳐 더욱 초췌해 보였다.민시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꺼내기가 더욱 힘들었다.“정희, 너, 너 걱정 안해도 돼, 이번 일은 내가 잘 처리할게, 너를 다치게 한 사람들 내가 가만두지 않을거야.”말이 끝나고 정희를 깊이 보고는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정희는 민시우의 떠나는 시선을 몇 초 바라본 후 다시 시선을 돌렸다.병실 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렸고, 이진도 한참 후에야 다시 윤이건을 보고 말했다.“윤이건 씨도 얼른 돌아가세요.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 게요.”아까 그 말 덕분에 이진은 말하는 태도를 바꿨다. 그전의 냉냉한 말투보다 지금 이진의 목소리는 더욱 온화해졌다.어쨌든 이 여자도 오늘 납치를 당했으니까그러나 지금 그가 여기에 남아 있는 것도 확실히 적합하지 않기에 후방 지원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이렇게 생각하고는 의자 위에 놓인 외투를 들고 정희를 향해 인사를 하였다.“그럼 푹 쉬세요.”“네, 감사합니다.”정희는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가볍게 입을 열어 고맙다고 말했다.윤이건의 시선은 다시 이진으로 향했다.“너도 감기 걸
Last Updated : 2023-09-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