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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무시당하다

옆에 서 있던 한시혁은 이진의 귀여운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윤이건이 바라보는 뜨거운 눈빛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그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간다면 이진과의 거리가 가까워져 서로 어깨가 닿을 것이다.

“만약 한 가지 요구 더 있다면 들어줄 거야? 너랑 밥 먹고 싶은데 이 정도 요구는 받아줄 수 있는 거지?”

“오랜만에 만난 거긴 한데 언제 이런 걸 배웠어?”

한시혁의 말과 컨디션에 이진은 오히려 싫증을 느꼈다기보단 무기력함이 가득했다.

그는 그녀에게 잘해주긴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몹시 불편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알고 지난 세월이 있어 그들 사이에 정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한시혁은 모진호를 엄청난 가격에 산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내주었는데 밥 한 끼 정도는 흔쾌히 함께 할 수 있었다.

이진은 마음속으로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한시혁은 너무 기뻐 눈빛이 달라졌다.

다만 옆에 있던 한시혁은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지금 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야? 내가 법적으론 남편인데 어떻게 나를 무시할 수 있어?’

“이진아…….”

윤이건이 입을 열려고 하자마자 이진은 몸을 돌려 그에게 미소를 보였다.

그러자 그는 하려던 말을 멈췄다.

“이번 일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먼저 돌아가 쉬세요.”

이진이 윤이건과 말할 때의 말투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이 점에 대해 두 당사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켜보던 한시혁은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러자 방금까지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는 양쪽에 늘어진 주먹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이진이 이렇게 말하자 윤이건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놈이 모진호를 차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는 피식 웃었다.

그 사이에 이진은 한시혁을 따라 그곳을 나섰다.

입을 열어 그녀를 부르려고 했지만 그는 끝내 그녀를 부르진 않았다.

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자 윤이건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 그는 뭔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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