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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관심의 근원

“됐어, 밥 먹을 땐 그만 생각하는 게 좋겠어.”

이진이 갑자기 생각에 빠지자 한시혁은 얼른 화제를 돌리며 일어나 와인을 가득 따랐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고는 식기를 바꿔주고 휴지를 준비했다.

이 모든 것들을 한시혁이 직접 하자 그들을 모셔야 할 하인들이 감히 끼어들지 못했다.

반대편에 앉은 임만만은 식사에만 집중하였는데 그녀는 오히려 편안한 감이 들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하인들은 어느덧 낌새를 알아차렸다.

사실 그들은 한시혁한테서 만찬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벌써 낌새를 알아차렸다.

비록 한시혁이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도 그를 잘 알진 못했지만 이진은 그가 데려온 첫 여자였고 이렇게 알뜰하게 보살펴주는 걸 보자 모두 눈치챌 수 있었다.

비록 한시혁은 그들더러 시중을 들라고 시키진 않았지만 혹여나 돌발 상황이 일어날까 봐 하인들은 옆에 서있었다.

식사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끝났디.

오늘 이렇게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진 탓에 이진이 입맛이 없었던 데다가 밥을 먹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자 아무리 맛있어도 그녀는 맘 편히 먹을 수가 없었다.

“잘 먹었어?”

한시혁의 관심 가득한 눈빛에 이진은 입가를 닦으며 가볍게 웃었다.

“그럼 됐어, 날씨가 꽤 좋은 것 같은데 정원에 가서 산책이나 할래?”

그는 이진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진은 눈썹을 찡그렸지만 끝내 벗어나진 못했다. 그러나 이 정원의 경치는 말이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나는 도시 속에 이런 풍경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잔디밭을 밟으며 나무들과 꽃밭을 보자 이진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살며시 감고는 자연에 싸인 듯한 느낌을 만끽했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는데 보자마자 네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한시혁의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진은 눈을 뜨고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비록 좀 외지지만 네가 좋아한다면 얼마든지 이곳에서 지내도 돼. 난 너라면 언제든 환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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