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Chapter 1041 - Chapter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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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진효영은 눈을 감고 입을 삐죽하며 이강현의 입술에 천천히 다가가 몰래 입을 맞추려 했다.그러나 최대한 머리를 숙이고 있는데 이강현의 입술에 여전히 닿지 못했다.이를 눈치챈 진효영은 눈을 번쩍 떴고, 눈앞은 텅 빈 채 이강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응?”진효영은 놀란 나머지 낮은 소리로 외치며,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머릿속에는 귀신 이야기 장면이 떠올랐다.“한밤중에 잠도 안 자고 뭐해, 몽유병이야?”이강현의 낮은 목소리가 진효영의 머리 뒤에서 울렸다.놀란 진효영은 두 손으로 입을 꽉 막고, 비명을 참았다.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는 이강현을 바라보고, 진효영은 그대로 주저앉았다.“깜짝이야! 오빠 너무 해요!”진효영은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허허, 빨리 가서 자, 하루 종일 허튼 생각만 하지 말고.”이강현의 정색한 모습을 보고 진효영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왜 이렇게 얄밉게 굴어요, 남의 비위도 맞춰줄 줄 알아야죠, 공짜도 안 먹어요?” “공짜를 먹다가 배탈 날 수도 있어.”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진효영은 어이가 없는 듯 이강현을 째려보고는 화가 나서 끙끙거리며 방으로 돌아갔다.이강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소파에 다시 누웠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고운란도 이렇게 주동적이 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였다.고운란을 생각하니 이강현의 마음은 다시 뜨거워졌다.한참 후 어렴풋이 꿈나라에 들어간 이강현은 동이 틀 때까지 잠을 이루었다.기지개를 켜고 화장실로 간 이강현은 마침 씻고 있는 진효영과 마주쳤다.진효영은 코를 찡그리며 이강현을 노려보았다.“빨리 씻어, 뭘 째려봐.”이강현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물었다.“흥!”진효영은 끙끙거리며 이강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나는 돼지갈비찜, 닭찜, 오리찜을 먹을 거예요.”진효영은 손가락을 꼽으며 오늘 이강현을 단단히 괴롭힐 작전이다.이를 닦던 이강현은 고개를 갸웃하고 의아한 표정으로 진효영을 바라보았다.“아침부터 주문 연습하는 거야?”입안에 치약 거품을 가득 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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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어젯밤 몰래 키스에 실패한 진효영은 밤새 잠을 설쳐서 지금 기분이 완전 엉망이다.“봐봐요, 나 어제 밤새 한숨도 못 잤어요. 다크서클도 생겼잖아요!”“어, 좀 점잖게 굴지 그래? 계속 이렇게 굴면 우지민에게 너를 데려가라고 할 거야.”이강현은 승부수를 던졌다.이 말에 진효영은 김이 빠진 인형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억울한 얼굴로 이강현을 보았다.“지금 날 협박하는 거예요, 운란 언니한테 다 이를 거예요, 오늘 절에 가는데 오빠 빼놓고 갈래요.”진효영은 말을 마치고 이강현을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화장실을 뛰쳐나갔다.이강현은 고개를 저으며, 진효영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깨끗이 씻고 거실로 돌아온 이강현은 고운란이 진효영과 붙어서 낮은 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았다.“여보, 다들 영산사 용하다고 해서 나랑 효영이 같이 가보려고요.”고운란이 진지하게 말했다.신령이고 귀신이고 믿지 않는 이강현은 그 말에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하지만 구운람이 가고 싶어하니 이강현도 구운람의 기분을 망칠 수 없었다.“왜 갑자기 거기 가려고 하는 거야? 아니면 같이 가자, 어차피 나도 별일 없어.”“요즘 좋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불안해서 그래.”복도 넘치면 그만큼 화도 있을까 봐 걱정이 되는 고운란은 절에 가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다.진효영은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운란 언니랑 같이 갈래요, 오빠는 집에서 밥이나 해요.”“그래, 넌 집에 있어, 나와 효영이만 가면 돼.”고운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강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조심히 가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 줘.”“걱정 마요, 아무 일 없을 거예요, 집에서 밥이나 해요.”진효영은 득의양양하게 고개를 들고 이강현을 향해 혀를 날름거렸지만 귀여운 모습이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웃었다.“좋아, 네가 주문한대로 점심 해 놓고 기다릴게.”“응, 여보, 그럼 수고해. 우리 점심 때에 돌아올게.”고운란은 이강현을 향해 손을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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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청초한 차림의 황후는 방탄 롤스로이스에 올라탔다.황후가 가죽시트에 기대어 눈을 감고 물었다.“어떻게 됐어?”“옥룡벽은 어젯밤에 유노적이 이미 손에 넣었고, 그 외에 제가 작은 계획 세웠습니다.”권무영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응?”황후의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노여움을 푸세요. 저는 그냥 영산사의 스님을 통해 이강현 와이프를 영산사에 오게 했습니다. 나중에 보고 싶으시면 이 굴러들어온 며느리 어떻게 생겼는지 만나봐도 됩니다.” “만약 보고 싶지 않다면 사람을 시켜 잡게 할 수도 있고, 손대기 싫으면 그냥 놓아줄 수도 있습니다.”권무영은 구운람을 잡아들이려는 속셈이었지만 잡을지 말지는 황후를 뜻을 따라야 했다.황후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거리며 담담하게 말했다.“고운란을 잡으면 이강현을 위협할 수 있을 것 같아? 권세를 위해 여자한테 신경을 쓰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어?”“모르면 역사나 읽어봐, 자고로 권세 앞에서 여자는 버려지는 법이야.”권무영은 고개를 떨구고 마지못해 말했다.“제 안목이 짧았습니다. 저는 그냥 제 생각대로 황후가 하늘도 같이 느껴져서 만약 황후께서 정말 위험에 처한다면 목숨으로 바꾸겠다는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같은 거라고 오해했네요.”“허허.”황후는 시큰둥하게 웃었다.권무영의 이런 아첨은 황후는 믿지 않았다.“진심이에요. 정말 진심이에요. 할 수 있다면 다 털어놓고 보여드리고 싶어요.”“됐어, 그런 듣기 좋은 말은 하지 마,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듣기 좋은 말이 아니야, 옥룡벽을 손에 넣은 이상 그건 좋은 징조야, 운이 트일 수도 있어.”황후의 마음속에는 옥룡벽을 손에 넣고, 이강현을 굴복시키고 용문을 독점하려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강현을 자기 라인에 서게 설득할 수 있다면 이것으로 가장 좋은 결과이다. 그러면 먼저 이강현을 꼭두각시로 세워 놓고 때가 되면 이강현을 버리고 자기가 상위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사실 이강현을 죽이는 것은 하책이다. 앞서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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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이강현은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갔다.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우지민을 보고 이강현은 의아해하며 물었다.“할 말 있으면 그냥 말해.”“그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우지민이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안색이 좀 곤란해졌다.“할말이 뭔데?”“그게 내 숙부님 쪽 일인데 저번에 구양지가 맞았잖아요, 며칠 중환자실에서 나왔는데 제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날아와 구양지 복수를 하겠다고 난리도 아니에요.”우지민은 마지못해 말을 꺼냈다.“그럼 네 숙부님은? 이 일은 그 사람이 알려준 거지? 왜 구양지 배신하겠다니?”이강현이 웃으며 물었다.“그런 것 같은데 입밖에는 내지 않았어요, 구양지 제자들한테 미움을 샀나 봐요, 다 숙부님 때문이라고 하니까 견디지 어렵겠죠.”우지민은 이강현을 쳐다보았는데 이강현의 얼굴에 별다른 표정이 없자 마음이 약간 불안해졌다. “사부님, 저는 숙부님에게 아무 약속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부님 뜻에 따를 거예요.”우지민이 말을 이었다.“괜찮아, 네 숙부님이 날 보자고 하니?”“네, 만나자고 하는데 제가 다른 일 때문에 나가봐야 한다고 하니까 그곳에 가서 기다리겠다고 하던데요.”이강현은 턱을 만지며 고민하였다. ‘우영민을 만나는 게 나쁠 것도 없어, 적어도 구양지 뭘 하려는 지 알면 덜 번거로울 수 있을 거야.’“내가 영산사에 갈 테니 네 숙부님을 영산사 산기슭에서 기다리라고 해.”“네,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부님.”우지민은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 우영민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비록 이전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지만 혈연관계는 속일 수 없고, 두 사람 사이에 직접적인 이해충돌도 없었기 때문에 우영민의 부탁한 이상 완전히 거절할 수도 없었다.우영민에게 장소를 알려준 후 우지민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웃으며 물었다.“사부님, 왜 영산사에 갈 생각을 하셨습니까? 부처님께 소원이라도 빌게요?”“허허, 부처님은 나를 아는데 나는 부처님을 몰라.”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우지민은 속으로 좀 놀랐다. 이강현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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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네네, 맞아요, 차에 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입니다.”우지민이 웃으며 말했다.“나도 그 정도는 아니야, 신이 되려면 그만한 각오가 있어야 해, 누가 레이싱으로 신이 될 수 있으면 나도 인정할 게.” 이강현의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답에 우지민은 멍하니 이강현을 쳐다보았다.“차신이라 해서 정말 신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요? 지금 무슨 시대인데, 옛 시대에도 불가능한 일 아닌가요?”“그러니까 차에 신은 없다는 거야, 차에 왕이면 어떨까.”이강현은 하품을 하고는 의자 등받이에 고개를 갸웃하고 잠이 들었다.우지민은 이강현이 졸린 것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하고 차를 몰면서 이강현의 말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신 이야기는 이강현이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 같았다. 아마도 이강현이 표현하려는 다른 뜻일지도 모른다.‘근데 사부님이 알려주려는 게 무슨 뜻일까?’우지민은 이강현의 말을 떠올리며 한 글자 한 글자 곰곰이 생각했다.“각오인가? 각오만 있으면 차 기술이 느는 건가? 그럼 그때 차왕도 될 수 있다는 거지, 차신은 꿈 깨고.”자기 생각에 잠긴 우지민은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영산사가 있는 영산 기슭으로 차를 몰았다.영산은 원래 영취산이라고 하였다. 달마가 천축의 매를 데리고 와서 법을 전하다가 영취산을 지날 때 영취가 죽어 버렸다는 전설이 있다.달마는 서글픈 마음에 매를 영취산에 묻혔고, 이름 없는 산이 영취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영취산도 영산으로 단순화되었고, 불제자들이 전설을 따라 산 위에 절을 지었다.영산사는 영산에서 삼사백 년 된 절로 한정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이다.심지어 연말이 되면 다른 곳의 사람들도 영산사에 와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곤 한다.벤츠 차가 길 옆에 섰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마세라티 한 대가 벤츠 차량 뒤에 멈춰 섰다.우영민은 불룩한 가방을 들고 마세라티에서 내려왔다.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우영민은 벤츠 뒷좌석 문을 열고 들어가 뒷좌석에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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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원래 잘 모르는 사이였으니 이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용건이 무엇인지 말하세요.”이강현이 자신의 아첨에 넘어가지 않자 우영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그게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지금 구양지 제자들이 다 제 탓이라고 해서 관계를 끊자고 해요, 근데 200억 배상금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이게 완전 도둑놈들이죠.”우영민은 말을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선생님에게 부탁하려고요, 저 그 사람들한테서 벗어나고 싶어요.”이강현은 우영민 지금 처지가 이해되었다.일은 우영민과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고, 또 부잣집 아들이니까 제자들 사이 일부 뜯어먹으려는 사람들이 마음을 먹은 것이 틀림없다.구양지의 제자들 중 대다수는 구양지의 이름을 걸고 무관을 차리고 돈을 버는데 무관은 생각밖으로 큰 돈은 들어오지 않으니까 이번 기회에 부잣집 아들을 노려본 것이다.그리고 이강현은 구양지의 몸이 더 이상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추측했다. 만약 구양지한테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악심을 품은 제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여러 가지 상황이 뒤엉켜 지금 우영민에게 가장 불리한 상황을 형성하고 있었다.“그 일은 뒤로 미루고, 방금 문신에게 들으니 구양지의 제자들이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데, 어찌 된 일인가요?”“구양지 큰 제자 장우범이 지금 구양지 역할을 맡고 있는데 스승의 복수에 아주 집착해요, 요 며칠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고수를 불러서 그쪽을 상대할 작정이예요.”“저도 그저 주워들은 거라 상세한 건 모르겠고, 저들이 지금 저를 경계하고 있어서 중요한 건 알아내기 힘들어요, 하지만 돌아가서 꼭 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만약 무슨 중요한 얘기를 들었다면, 반드시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보고할게요. 단지 이 선생님이 그 사람들 다 보내줬으면 합니다. 제 자유를 위해서.”우영민은 말할수록 감격에 겨워 두 손으로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이강현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우영민에게 명쾌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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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우지민과 함께 레이싱 클럽을 만들 건데 관심 있으면 참여시켜 줄 수 있어요.”이강현은 우영민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지금 일손도 부족하고 하여 만약 우영민이 개과천선할 수 있다면 이강현은 우영민을 데리고 함께 할 생각이다. 앞으로 용문을 이어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이라도 이강현이 무엇을 하려고 한다면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우영민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힘든 일 다 저에게 맡겨도 좋아요, 저 무슨 심부름이나 다 할 수 있어요”“허허, 원하면 돼요, 자세한 건 그때 가서 문신과 이야기하고, 다른 일 없으면 먼저 돌아가보세요.”“그러죠, 나온 시간도 짧지 않아 의심받을 수 있으니 저 먼저 돌아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지민에게 알리겠습니다.”이강현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였다. 우영민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자신의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고 질주했다.우지민은 좀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사부님, 왜 숙부님을 우리 프로젝트에 참여시켜요?”“네 체면을 봐서라도 개과천선할 기회를 줘야지.”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우지민은 자신의 체면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이강현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것에 대해 우지민은 이강현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몰랐다.“숙부님 대신 사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강씨 가문은 이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이강현은 손을 내저으며 괜찮은 듯이 말했다.“별일 아니야.”말을 마친 이강현은 핸드폰을 꺼내 고운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고운란이 영산사에 도착했는지, 절에서는 어땠는지 물었다.이강현은 구운람의 안전을 걱정했지만 고운란이 자기를 데리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영산사에 들어갈 수 없었다. 곧 이강현은 고운란의 음성 메시지를 받았다.“도착했어, 방금 부처님께 소원을 빌고 지금 스님이 경서를 읽는 걸 보려고 해, 집에서 잘 기다려.”이강현은 고운란의 음성에서의 말투가 여전한 것을 듣고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지도에 보면 산 중턱에 과수원으로 통하는 갈림길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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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법지 스님은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했다.“아낌없이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처님도 보시고 소원을 이루도록 도와주실 거예요.”“아, 과연 그럴까요? 내가 정말 소원을 이루면 영산사를 도와 절을 다시 짓고 부처님의 금신을 다시 만들겠습니다.”법지 스님은 눈알을 굴리며 마음속으로 어림짐작했다.‘부잣집 늙은이를 따른 부인 것 같아, 아마 늙은이 죽음을 앞두고 재산을 쟁탈하려는 모양이야.’법지 스님의 불법은 그리 심오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는 대단하다.눈 깜짝할 사이에 황후의 현재 처지를 십중팔구 헤아려 보았다.이것도 법지 스님의 경험이 풍부하고, 여러 부잣집 사람들의 원한을 많이 본 덕분이다, 예전에 법지 스님은 부잣집 부자들 아들이나 부인들, 그리고 애인들의 마음을 자주 풀어주곤 하였다.법지 스님의 마음의 매듭을 푸는 수준도 높았고, 때로는 믿을 만한 아이디어 몇 가지를 내놓기도 했기에 법지 스님의 명성은 더욱 높아져 영산사를 거느린 향불과 수입도 갈수록 높아졌다.“얼굴에는 약간의 근심이 있는 것 같은데 아마 지금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 전환점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면, 앞으로 반드시 큰 부가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넘을 수 없다면…….”법지 스님은 고개를 약간 흔들더니 입을 다물었다.황후는 법지 스님의 반만 말한 말에 불쾌하였다.“넘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되나요?”“그건 제가 감히 말하지 못하겠습니다.”“왜 못해요? 말하지 않으면 이 영산사 다 뒤집어 버릴 테니까 빨리 말하세요.”황후가 음흉하게 말했다.법지 스님은 가슴이 섬뜩했다. 이렇게 제멋대로인 사람은 처음이다.‘단기 어떻게 돈을 달라고 할지 궁리 중인데 절을 뒤집어 버리겠다니 그건 내 밥그릇을 깨겠다는 거잖아.’법지 스님은 속으로 욕하며 헛웃음을 지었다.“결코 좋은 결과는 아닐 겁니다.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어요.”황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강현진이 왕위에 올라 용문의 주인이 된다면 그 결과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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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법지 스님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권무영의 목소리가 마치 목숨을 빼앗는 소리 같았다.황급히 고개를 들고 법지 스님은 황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 영산사 모든 승려들을 거느리고 시주님의 복을 빌며 일이 잘 풀리도록 기원하겠습니다.”더 이상 속일 수 없는 상황에서 법지 스님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발뺌이었다.현혹의 기본은 먼저 상대방의 속사정을 알아야 하는데, 설령 정체를 알지 못하더라도 법지 스님은 무심코 유용한 정보를 끌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황후를 대할 때 황후가 먼저 주도권을 잡아 법지 스님의 계획을 무너뜨려 법지 스님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게 했다.황후의 얼굴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법지 스님이 자신의 질문에 답하고 의문을 풀 수 있는 진정한 능력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이 법지 스님은 사람을 속이는 전문인 것 같았다.“그게 정말 유용해요? 내가 듣고 싶은 것은 진실입니다.”황후는 차갑게 말했다.법지 스님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며 황송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것은 부처님이 기뻐하시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평생 향을 피워 빌어도 부처님이 비호하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평생 향을 피우며 빌지 않아도 부처님이 비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그럼 나는 어느 쪽인가요?”법지 스님은 머리가 터질 듯 황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보살님이 환생이라 모든 일이 잘 풀리실 겁니다.”지금 법지 스님은 어떻게 계속 속여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속일수록 번거로움이 커질 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찌질함을 인정하는 것이 낫겠어.’권무영은 입을 삐죽거렸다.‘황후 앞에서 수작을 부려?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야.’황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권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고운란이라는 계집애는 아직 안 온 거야?”“대웅전에 막 들어갔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이리 와서 스님의 가르침을 잘 들으라고 해, 난 병풍 뒤에서 들을 거야.”“네.”권무영은 공손히 응수하고 부하들에게 연락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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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방문이 열리자 젊은 스님이 고개를 떨구고 문 옆에 서서 말했다.“들어오세요, 주승이 안에 계십니다.”고운란은 진효영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포단에 걸터앉은 법지 스님을 바라보았다.“아미타불.”법지 스님은 불호를 외치고는 말을 이었다.“두 분 여기 앉으세요.”“법지 스님이세요?”고운란은 법치 스님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법지 스님의 통통한 얼굴에 고승 기질이 풍기는 것을 보면서 고운란의 경계는 한결 풀렸다.법지 스님은 외모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속였다. 그동안 법지 스님은 재벌가 자제들과 귀부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배우로서의 마음을 다져왔다.연기를 논하자면 법지 스님은 탑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네.”“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정말 영광입니다.”고운란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절에 있으면서 주승과 같은 높은 신분의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고운란에게 고객사 회장을 대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진효영은 조금 무심한 듯 눈을 굴리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병풍을 보았을 때 진효영의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쳤다.‘스님 방에 병풍을 놓는다고?’열심히 생각하던 진효영은 갑자기 어느 애니메이션 장면을 떠올리고, 거기 절에 병풍이 설치되었는지 회억하였다.그렇게 생각하다가 진효영의 마음은 왠지 이강현에게로 옮겨지면서 넋을 잃었다.법지 스님은 구운람의 어색함을 알아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남은 인연입니다, 오늘 이렇게 영산사에 오신 것은 우리 영산사와의 큰 인연입니다.”“얼굴 빛이 붉어 보이는데 요즘 좋은 일이 많으시죠, 근데 붉은 빛 아래 어두운 빛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마 곧 재난이 닥쳐올 징조인 것 같네요.”법지 스님이 또 속임을 시작했다.고운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법지 스님이 말한 것이 지금 고운란의 가장 큰 걱정이다.“어떤 재난인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고운란이 긴장해서 따졌다.“제가 볼 때에는 그 재난이 남편분께 내려올 것 같은데, 이 재난을 피하려면 남편분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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