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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방문이 열리자 젊은 스님이 고개를 떨구고 문 옆에 서서 말했다.

“들어오세요, 주승이 안에 계십니다.”

고운란은 진효영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포단에 걸터앉은 법지 스님을 바라보았다.

“아미타불.”

법지 스님은 불호를 외치고는 말을 이었다.

“두 분 여기 앉으세요.”

“법지 스님이세요?”

고운란은 법치 스님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법지 스님의 통통한 얼굴에 고승 기질이 풍기는 것을 보면서 고운란의 경계는 한결 풀렸다.

법지 스님은 외모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속였다. 그동안 법지 스님은 재벌가 자제들과 귀부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배우로서의 마음을 다져왔다.

연기를 논하자면 법지 스님은 탑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네.”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고운란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절에 있으면서 주승과 같은 높은 신분의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고운란에게 고객사 회장을 대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진효영은 조금 무심한 듯 눈을 굴리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병풍을 보았을 때 진효영의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쳤다.

‘스님 방에 병풍을 놓는다고?’

열심히 생각하던 진효영은 갑자기 어느 애니메이션 장면을 떠올리고, 거기 절에 병풍이 설치되었는지 회억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진효영의 마음은 왠지 이강현에게로 옮겨지면서 넋을 잃었다.

법지 스님은 구운람의 어색함을 알아차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남은 인연입니다, 오늘 이렇게 영산사에 오신 것은 우리 영산사와의 큰 인연입니다.”

“얼굴 빛이 붉어 보이는데 요즘 좋은 일이 많으시죠, 근데 붉은 빛 아래 어두운 빛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마 곧 재난이 닥쳐올 징조인 것 같네요.”

법지 스님이 또 속임을 시작했다.

고운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법지 스님이 말한 것이 지금 고운란의 가장 큰 걱정이다.

“어떤 재난인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고운란이 긴장해서 따졌다.

“제가 볼 때에는 그 재난이 남편분께 내려올 것 같은데, 이 재난을 피하려면 남편분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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