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인당에 도착한 이강현은 맛 좋은 음식 몇 가지를 주문하고 포장하여 차에 실었다.우지민이 웃으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사부님, 이래도 되는 거예요?”“왜 안 돼, 진효영 그 계집애만 넘어오면 돼.”이강현이 괜찮다는 듯이 말했다.진효영에 관해서 과정만 있으면 되니까 그 이상이면 선을 넘기가 쉽다.우지민이 이강현을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강현은 차에서 내리면서 우지민에게 저녁 7시에 다시 자기를 데리러 오라고 하였다.저녁 선대산에 가서 톰슨과 정대성을 교환하는 중요한 일이 아직 남아있다.사실 교환 건은 이강현이 가도 되고 안 가도 되지만 이강현은 톰슨의 배후를 더 깊이 알려고 따라가 보기로 했다.그 밖에 정중천의 실력도 걱정되었다. 만일 정중천 팀 전체가 죽음을 당한다면 정말 큰일이다.이강현이 포장한 요리를 들고 집에 돌아오자 진효영은 볼을 부풀리고 이강현을 노려보았다.“운란 언니, 봐봐요, 오빠 사기꾼이에요, 말만 예쁘게 하고, 맛있는 거 해준다면서…… 흥!”고운란은 웃으며 진효영을 껴안고 달랬다.“있으면 됐지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굴어?”“내가 언제 까다롭게 굴었다고, 오빠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거잖아요. 말도 없이 밖에 나가고, 무슨 짓 했는지 누가 알아요.”진효영이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이강현은 어이가 없는 눈길로 진효영을 바라보았다.‘이 녀석 정말 시비의 환생이야.’“관인당에 가서 포장한 거야, 맛있는 걸로만 골랐어, 얼른 와서 먹어.”이강현이 식탁에 음식을 올려놓자 향기가 퍼졌다.진효영은 목구멍을 굴리며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아침에 고운란과 같이 영산사에 다녀왔는데 진효영의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돌아가는 길에 벌써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하지만 방금 이상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바로 가서 먹기에는 체면이 서지 않아 그냥 배고픔을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강현은 젓가락을 꺼내 해삼 한 조각을 집어 빙그레 웃으며 고운란의 입에 갖다 주었다.“여보, 입 좀 벌려봐.”고운란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이강현 세 사람이 즐겁게 점심을 먹는 동안 우영민은 한숨을 쉬며 점심을 먹고 있었다.손에 든 환자식을 보고 우영민은 두 입만 먹고는 맛이 없어 더 이상 입에 대지 않았다.옆에 있던 한 남자가 우영민을 쳐다보고는 비웃으며 말했다.“아직도 도련님 티를 내는 거야? 빨리 먹어, 오늘 다 먹지 않으면 맞을 각오해.”우영민이 애처롭게 말했다.“병원 환자식 기름기가 없고, 아무 맛도 없어요. 건강하지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요.”하루 종일 맛있는 것만 먹다가 이런 걸 먹으려고 하니 도저히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홍세영이 웃으며 말했다.“허허, 나가고 싶어? 아침에 몰래 도망친 일 생각 안나? 그것 땜에 내가 얼마나 혼났는지 알아?”“그럼 시켜먹어도 될까요? 제가 시킬게요, 같이 먹어요.”우영민은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아침에 이강현을 만나고 돌아와서 우영민은 구양지 제자들에게 붙잡혀 한바탕 심문을 당했다. 그러나 우영민은 다른 이유로 둘러댔다.잠시 얼렁뚱땅 넘어가긴 했지만 감시도 따라 강화되어 홍세영의 24시간 감시를 받아야 했다.“배달? 꿈 깨, 안 먹으면 앞으로도 먹을 생각하지 마.”홍세영은 독살스럽게 말했다.강연간은 바로 생각을 접고 다시는 꺼내지 못했다. 조금 맛없을 뿐 참고 먹으면 그만이다.개를 숙이고 힘껏 밥을 긁어모으면서 우영민은 밥을 거칠게 깨끗이 먹어 치웠다. “다 먹었어요, 이번 일 어떻게 된 건지 안시잖아요, 저 정말 억울해요.”우영민은 배불리 먹은 후에 계속 자기가 억울하다고 하소연하였다.“억울하다는 게 중요해? 그런 말 말고 빨리 돈이나 꺼내, 그럼 바로 풀어줄게.”“너무 많이 요구하잖아요, 좋은 마음인데 사고가 좀 있다고 하여 어떻게 제 책임일 수 있어요.”“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우리 사람이 몇인데, 2000억이라고 해도 한 사람당 몇 십 밖에 안.”우영민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비록 우씨 가문이 돈이 풍족하다 해도, 사람이 많아 강연간에게 주어진 돈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강연간이 소유한 자산은 기껏
홍세영은 족발을 다 먹고 나서 나머지 뼈다귀를 접시에 던졌다.“죽고 싶으면 가던지, 민지 형 지금 기분이 별로야, 가면…… 허허.”우영민은 목을 쳐들고 겁 없이 말했다.“민지 형 꼭 만나야 돼요, 여기에서 죽던 거기에서 죽던 어차피 다 죽는 거잖아요!”홍세영은 눈을 흘기고 우영민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우영민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우영민은 홍세영을 따라 병원 건너편에 있는 호텔로 갔다. 호텔은 이미 구양지의 제자들에 의해 세 층 전체가 예약되며 전 세계에서 몰려든 구양지의 제자들이 묵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구양지의 이름을 빌려 무관을 차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구양지가 죽으면 그들의 무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만약 무관의 학생 수가 격감하면 수입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그래서 다들 무관을 제쳐두고 서둘러 각지에서 몰려왔다.호텔 회의실 안, 서민지가 매서운 눈빛으로 단상에 앉아 구양지 제자들을 훑어보았다.“사부님 목숨이 위태로울 지금에 우리가 제가로서 할 도리를 해야 하는데 너희들 요 며칠 뭘 했어? 사부님 복수에 힘을 보태기나 한 거야?!”백여명의 제자들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서민지가 한숨을 쉬었다. 서민지는 이들이 여기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대부분 구양지가 죽기 전 마지막 한 입 뜯어먹기 위해 달려온 것이다.“우리가 힘을 쓰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기다리고 있었어요.”“네, 민지 형의 말에 따르겠습니다. 시켜만 주세요.”“사부님 복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거예요.”몇 명의 겁 없는 제자들이 저마다 말을 건넸다. 서민지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내 냉소를 지었다.“그렇게 말한 이상 나도 서슴치 않을 거야. 나 중요한 소식 하나 받았어. 지금 계획 중이야.” “말만 하세요, 제대로 따르겠습니다.”서민지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아래 구양지 제자들을 둘러보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소식에 의하면 이강현과 사이가 괜찮은 정중천이 오늘 밤 외국인과 거래를 한다고 해.
요즘 그들이 초청한 고수들은 모두 매우 핑계를 대고 초청을 거절했다. 돈을 주겠다고 해도 아무도 오려고 하지 않았다.초청을 받을 때만 해도 고수들 열정이 넘쳤는데 한성 현지에서 알아보고 나서 모두 포기를 선택했다.명성이 자자한 구양지도 이강현의 손에 패배를 받는데, 고수들은 자기가 구양지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설령 구양지 이상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강현을 한 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했다. 아니면 역시 패배의 결과이다.서민지는 모두의 눈빛이 달라지자 냉소하며 책상을 두드렸다.“너희들 잘 들어, 우리 이강현을 상대하는 건 어렵지만 정중천은 쉽게 해결할 수 있어, 그래서 이 계획을 세운 거야.”“자신이 있다면 저희들은 하라는 대로 명에 따르겠습니다.”“좋아! 정중천을 잡으면 정중천을 첩자로 삼아 이강현의 가족을 납치할 기회를 찾고, 이강현을 위협할 수가 있어. 여기에 정중천 역할이 중요하니 오늘 밤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겠지?”서민지가 말을 이어가려 할 때 회의실 문이 홍세영에 의해 열렸다.홍세영이 우영민을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서자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어, 민지 형, 강연간이 형을 만나 꼭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별수 없이 데리고 왔어요.”홍세영은 약간 불안한 어조로 말했다.밤 계획을 어랜지 하려던 서민지는 화가 난 듯 홍세영을 쏘아보았다.“먼저 데리고 나가 문 앞에서 기다려.”서민지가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네네.”우영민은 고개를 숙인 채 회의실을 나와 곧장 회의실 입구에 섰다.회의실 문은 방음성이 좋지 않아 방금 문 밖에 있을 때 우영민은 서민지의 말을 다 들었다.이강현을 상대로 한 계획을 들은 강연간은 마음이 들떴다. 어떻게 하려는 지 다 듣고서 이강현에게 알려면 큰 공을 세운 셈이다.우영민이 문밖에 얌전히 서 있는 것을 보고도 홍세영도 우영민을 멀리 쫓아내지 않았다.“너 정말 사람을 귀찮게 하는 재주가 있어. 아침에 너 때문에 혼나고, 아까 사람들 앞
하지만 오후 내내 우영민은 소식을 전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홍세영은 머리가 나쁘지만 맡은 일은 끝까지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서민지가 그에게 우영민을 지키라고 한 후 우영민이 화장실을 갈 때도 홍세영은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이로 인해 우영민이 전혀 소식을 전할 수가 없었다.저녁 시간이 되자 서민지를 포함한 현장의 분위기가 더욱 심각해졌다. 우영민은 그들이 곧 움직일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줄줄이 이어져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차량들을 보며 우영민은 어떻게 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머리를 굴렸다.옆에 있던 홍세영도 창밖의 멀어져 가는 차들을 보며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는데, 너만 아니었어도 나도 같이 따라갈 수 있었어.”“그렇다면 우리도 같이 따라가볼까요?”강연간이 제안했다.홍세영은 강연간의 말에 눈이 번쩍 뜨이며 오른손으로 머리를 힘껏 긁적거렸다. 홍세영 역시 마음이 흔들렸다.잠시 궁리하다 홍세영은 우영민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가서 준비할 거야, 넌 방에서 꼼짝하지도 말고 있어,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말고.”“아니에요, 제가 무슨 수작 부리겠어요. 마음 놓으세요, 방에만 있을게요.”우영민이 무고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홍세영은 몇 마디 더 하고는 돌아서서 우영민을 방에 가두었다. 홍세영이 다시 돌아올까 봐 걱정이 되어 우영민은 묵묵히 3분을 기다렸다.3분이 지나도록 홍세영이 돌아오지 않자 우영민은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우지민의 전화를 찾아 걸었다.“어, 지민아, 나야, 상황이 급하니 내 말 잘 듣고 이강현한테 얘기해!”우지민은 긴급함을 알아차리고, 급히 녹음 시작하였다.“녹음하고 있어요, 말하세요.”“그래그래, 서민지가 어디에서 소식을 들었는지 오늘 밤 정중천이 거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지금 사람을 데리고 선대산에 정중천을 잡으러 갔어, 정중천을 잡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이강현 가족을 찾아내 그를 협박하겠다는 뜻인 것 같아. 그러니까 빨리 방법을 생각해야 해!”우지민은 그 말을 듣고
“아까 숙부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요, 구양지의 제자들이 이미 선대산에 갔답니다. 정중천을 잡아다가 내응을 시켜 사모님들을 납치해 사부님을 위협하려는 꿍꿍인가 봐요.”진효영의 눈동자가 둥그래지며 얼굴에는 흥분한 표정이 넘쳐흘렀다.“우와! 짜릿해, 이강현 오빠, 나 납치되면 목숨 걸고 구해줄 거예요?”“그건 기분을 봐서.”이강현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진효영은 입을 삐죽 내밀고 억울한 듯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잠시 머뭇거리다가 진효영은 이강현의 품에 안겨 작은 입을 벌리고 이강현의 가슴을 깨물었다.“아, 너 개야?”이강현은 진효영을 밀어젖히고, 옷을 당기고 보니 가슴에 잇자국이 나 있었다.진효영은 손가락으로 그 잇자국을 살짝 만진 후 깔깔 웃었다.“너 미쳤어? 너 또 이러면 정신병원에 확 보내버릴 거야.”이강현은 화를 내며 말했다.“흥, 보내세요, 어차피 자국 냈으니 앞으로 절 잊지 못할 거예요.”자랑인 듯 진효영은 고개를 쳐들고 대꾸하였다.이강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진효영 급한 김에 이런 미친 짓을 하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됐어, 말해서 뭐해, 지민아, 얼른 운전해.”한참 동안이나 대히트 신을 본 우지민은 급히 시동을 걸고 웃으며 말했다.“만약 효영이가 사부님께 사모님과 같이 물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하는가를 여쭤보면 사부님 답을 듣고 아마 효영이가 날 뛰겠는데요, 화가 나서.”진효영은 우지민을 매섭게 쏘아보고, 무지막지하게 말했다.“말 좀 똑바로 하지, 못하면 입 다물던가!”“알았어요, 안 할게요.”우지민은 한 마디 한 후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차를 몰았다. 이강현은 눈을 감고 선대산의 정세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인질 교환할 때 현장에 조금이라도 문제 있으면 바로 싸움이 벌어질 거야.’‘구양지의 제자들은 분명 상황을 모르고 그냥 거래라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 일이 꼬일 수가 있어.’‘만약 그들이 죽음을 자청한다면 외국 그 놈들의 손을 빌어 치우지.’진효영은 이강현이 눈을 감고 생각에
선대산 정상에는 이미 버스 두 대와 미니버스 다섯 대가 서 있었는데 모두 정중천이 데려온 사람들이다.부하들 중 실력이 탑 급인 애들을 몇 백명이나 데려오고, 일부는 손에 총까지 들었다. 이건 초중쳔이 현재 모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하지만 정중천은 자기 부하들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톰슨과 크레티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정중천은 자기 부하와 상대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깊이 깨닫았다.솜씨 따위는 말할 것도 없고, 상대방 부하들 모두 총을 지니고 있다는 것만으로 정중천은 두려움을 느꼈다.달리는 차가 천천히 멈추자 정중천은 얼른 다가가 문을 열었다.“이 선생님.”정중천이 공손히 불렀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좀 상황밖의 일이 생겨서 오늘 밤 계획이 좀 바뀌어야 할 것 같네요.”차에서 내리면서 이강현이 말했다.정중천은 마음이 조마조마해하며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예요?”“나를 해치려고 하는 자들이 오늘 저녁 움직일 것 같아요. 톰슨 그쪽 사람을 빌어 치웁시다.”정중천은 마음을 다잡고 웃으며 말했다.“이 선생의 말한대로 하죠.”“다른 사람은 보내고, 총 가진 사람만 남기세요, 조금 있다가 내가 차에 있을 테니 거래는 그쪽에서 맡아 진행하세요. 제 생각에는 상대방이 먼저 움직일 것 같아요. 그때 차에 오르기만 하면 됩니다. 다른 건 걱정하지 마세요.”이강현의 분부를 듣고 정중천은 아무 말없이 바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버스 두 대는 떠났고, 십여 명의 사격수만 남았다.이강현은 진효영과 우지민을 데리고 다른 차에 올라타고, 정중천 한 부하를 원래 차에 오르게 하였다.정중천은 10여 명의 부하와 함께 차에 옆에서 톰슨 그쪽의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서민지가 백여명의 사제들을 데리고 센다이산 뒷산에 도착했다.“소식에 따르면 이곳 정상에서 거래를 할 거야,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되니까 우리 뒷산으로 올라가자.”“낮은 산도 아닌데 오르는 게 너무 귀찮아요.”한 사제가 불평했다.탁!그러자 서
서민지는 사제들을 데리고 선대산으로 들어가 길 없는 뒷산으로 올라갔다.……최신형 걸프스트림 비행기가 교외의 공항에 착륙하였다.그곳은 지난번에 톰슨을 잡았던 그 공항이었다.비행기가 안정적으로 착륙한 후, 여러 랜드로버 차가 공항으로 들어가 걸프스트림 비행기 앞에 멈추었다.라우드가 정대성과 함께 비행기에서 먼저 내렸고 11전투팀 팀원들이 뒤를 이었다.완전 무장한 살벌한 제11전투팀을 보면서 공항 직원들은 하나같이 당황했다.라우드는 한가운데 있는 링컨의 차 문을 열고 정대성에게 웃으며 말했다.“빨리 차에 타, 좀 있으면 네 아버지를 볼 수 있을 거야.”“정말요? 참 잘 됐어요.”정대성은 머리를 숙이고 차 안으로 들어갔다.가는 길 정대성은 무장한 전투원들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함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전투원들을 보며 정대성의 마음은 매우 두렵고 불안하며, 뭔가 해명할 수 없는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차에 탄 라우드는 손목시계 시간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X발! 시차를 잊었어. 지금 몇 시지?”“지금은 현지 시간으로 7시 15분입니다.”기사가 대뜸 대답했다.“그럼 아직 늦지 않았어, 어서 출발하자, 선대산으로!”라우드가 소리 높여 말했다.차량 행렬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곧 공항을 떠나 선대산을 향해 전속으로 달렸다.30분 후, 라우드의 차량 행렬이 선대산 정상에 도착했다.반대편에 주차된 차 다섯대, 그리고 차 옆에 서 있는 정중천과 그의 부하들을 둘러본 라우드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었다.“아버지!”정대성이 소리 높이 정중천을 부르고는 감격에 겨운 눈길로 정중천을 쳐다보았다.라우드의 큰 손이 정대성의 어깨를 눌렀다.“흥분하지 말고, 우리 약속 시간이 아직 안 됐어.”“약속한 게 몇 시죠? 언제 아버지와 함께 돌아갈 수 있습니까?”“금방이야, 10분 정도 지나면 돼.”라우드는 말하고 나서 통신 시스템을 켰다.“안녕하십니까, 월리스 팀장님, 작전 준비하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