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소이연이 움찔했다.육현경이 품에 안긴 그녀의 움직임을 감지했다.“이리 와.”육현경이 부르자 예수진이 우물쭈물하며 다가왔다.술을 거하게 마셔서 얼굴이 빨개진 데다 걸음걸이마저 휘청거렸다.예수진은 은근히 두려웠다. 그 모습은 마치 잘못을 저질러서 부모님한테 혼날까 봐 잔뜩 겁을 먹은 어린아이 같았다.“오빠, 난 절대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훔쳐보려고 온 게 아니야. 그냥 쉬가 마려워서.”그녀는 억울하기 그지없었다.소이연은 원래 육현경의 입술을 피하려고 발버둥을 쳤었다.그런데 이 순간 너무나도 난처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차마 얼굴을 들 수 없어 육현경의 가슴을 점점 파고들었다.육현경이 소이연의 난처함을 알아차리고 가만히 있으면서 또 물었다.“너 내 할아버지를 어떻게 부르지?”“오빠, 무섭게 왜 이래?”예수진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떴다.헐, 무슨 연애를 IQ까지 버려가면서 하냐?하지만 육현경의 따가운 시선에 고분고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외할아버지.”“이연 씨, 이제 나와 예수진의 관계를 알겠지?”육현경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소이연에게 물었다.방금 육현경이 깨물었던 귓불이 아까보다 더 빨개졌다.소이연은 얼굴을 묻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아니면 내가 가족증명서까지 보여줄까?”소이연이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예수진이 이상한 눈초리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오빠, 왜 그래?”“아니야, 어떤 사람이 글쎄 내가 양다리…”육현경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소이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작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소이연이 눈빛으로 더는 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이렇게 창피한 일을 육현경 외 제3자가 아는 걸 원하지 않았다.육현경이 눈웃음을 쳤다.손바닥에서 육현경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 느낌이 마치 따뜻한 입술이 몸에 입맞춤하는 것 같아 얼른 손을 떼었다.두 사람의 엉뚱한 모습을 지켜보던 예수진은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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