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후, 소이연은 육현경을 먼저 본가에 내려다 주고 회사로 돌아왔다.그녀는 드레스 숍에 다녀온 이후로 정신을 못 차렸고, 심지어 회의 때도 집중을 못 했으며,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에 앉아서도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때마침 업무 보고하러 들어온 직원이 그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걱정스레 물었다.“대표님, 어디 아프세요?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나요?”사실 소이연은 몇 년 동안 일에만 몰두했었기에 멍때리고 있는 이 상황이 평소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괜찮아요, 쉬고 싶으니 먼저 나가주세요.”“네, 알겠습니다.”그녀는 곧장 정신을 차리기 위해 비서에게 커피 한 잔을 부탁했고, 창밖의 고층 빌딩들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추슬렀다.잠시 후, 소이연은 육현경의 결혼이 자기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설마 은지 씨의 행동 때문에 계속 신경 쓰이는 건가?’곧이어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생각을 비우자고 자기를 다독였고 한참 동안 조용하게 통유리 창 앞에 서 있었다.때마침 메시지 알람 소리가 울렸고, 확인해 보니 예수진에게서 온 카톡이었다.“이연아, 봐봐! 나 너무 예쁘지 않아?”소이연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예수진의 사진들을 보면서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자기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자기가 여태껏 얼마나 불행한 인생을 삶았는지 다시금 되새기면서 행복이 멀게 느껴졌다.그도 그럴 것이, 첫 번째 남자는 바람둥이였고, 그 후에 만난 육현경과는 결과적으로 성격 차이로 헤어진 것이 틀림없었으며, 지극 정성으로 아껴주던 심문헌 마저 결혼식 당일에 파혼을 선언했었다.소이연은 예수진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자기는 아마 평생 외롭게 살 운명이라면서 인생을 한탄했다.곧이어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기의 사진을 보고는 메시지를 작성하던 손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새하얀 드레스는 소이연을 위해 맞춤 제작한 것처럼 잘 어울리는 것도 모자라, 아름
Last Updated : 2024-10-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