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17화

작가: 나설희
얼마 후, 소이연은 육현경을 먼저 본가에 내려다 주고 회사로 돌아왔다.

그녀는 드레스 숍에 다녀온 이후로 정신을 못 차렸고, 심지어 회의 때도 집중을 못 했으며,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에 앉아서도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때마침 업무 보고하러 들어온 직원이 그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걱정스레 물었다.

“대표님, 어디 아프세요?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나요?”

사실 소이연은 몇 년 동안 일에만 몰두했었기에 멍때리고 있는 이 상황이 평소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괜찮아요, 쉬고 싶으니 먼저 나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곧장 정신을 차리기 위해 비서에게 커피 한 잔을 부탁했고, 창밖의 고층 빌딩들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추슬렀다.

잠시 후, 소이연은 육현경의 결혼이 자기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설마 은지 씨의 행동 때문에 계속 신경 쓰이는 건가?’

곧이어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생각을 비우자고 자기를 다독였고 한참 동안 조용하게 통유리 창 앞에 서 있었다.

때마침 메시지 알람 소리가 울렸고, 확인해 보니 예수진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이연아, 봐봐! 나 너무 예쁘지 않아?”

소이연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예수진의 사진들을 보면서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자기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자기가 여태껏 얼마나 불행한 인생을 삶았는지 다시금 되새기면서 행복이 멀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첫 번째 남자는 바람둥이였고, 그 후에 만난 육현경과는 결과적으로 성격 차이로 헤어진 것이 틀림없었으며, 지극 정성으로 아껴주던 심문헌 마저 결혼식 당일에 파혼을 선언했었다.

소이연은 예수진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자기는 아마 평생 외롭게 살 운명이라면서 인생을 한탄했다.

곧이어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기의 사진을 보고는 메시지를 작성하던 손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새하얀 드레스는 소이연을 위해 맞춤 제작한 것처럼 잘 어울리는 것도 모자라, 아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18화

    게다가 소이연의 모습은 마치 결혼을 앞둔 신부 같았다.그녀는 사진에서 시선을 떼고 입술을 앙다물면서 문자를 보냈다.“다른 사람한테 보내지 말고, 인스타에도 올리면 안 돼! 나쁜 영향만 미칠 거야.”예수진은 이내 감정이 격해져서는 물었다.“무슨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거야? 아무리 봐도 우리 네 사람 너무 잘 어울린단 말이지, 연예계에서도 이 정도면 대박이야!”“수진아, 결혼한 상대가 내가 아니란 걸 잊지 마.”예수진은 소이연의 분노가 화면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 같아 급히 답장을 보냈다.“인스타에 올리지 않을게. 난 그냥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너한테 공유했을 뿐이야. 우리 그냥 기념으로 간직하자.”그러나 소이연은 이 사진의 존재 자체가 파장을 일으킬 거라는 생각에 예수진한테도 삭제하라고 강요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자유를 박탈할 수는 없었다.이때 예수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이연아, 너 솔직히 기분 나쁘지?”“아니.”“현경 오빠가 결혼한다니까 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착각이야.”“가끔은 자기한테 솔직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 나도 오빠랑 은지 씨가 안 어울린다고 느끼거든.”“수진아, 두 사람 곧 결혼할 사이인데 그런 말 하면 안 되지.”예수진은 소이연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용기를 내서 전화를 걸었다.“이연아, 내가 참으려고 했는데 더 이상 안 되겠어.”소이연은 예수진이 무슨 말을 할지 알면서도 이번에는 입술만 오므릴 뿐, 거절하지 않았다.“난 너랑 현경 오빠가 이대로 가다가는 평생 후회할 거로 믿어서 마지막으로 엮어주고 싶어. 오랫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객관적 요소들이 다 해결된 상황에서 주관적인 이유로 헤어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객관적인 이유가 뭐고, 주관적인 이유는 또 뭔데? 어떤 감정은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게 좋을 때도 있어. 나랑 현경이는 그냥 인연이 아닌 거야.”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마음이 울렁거리고 짜증이 밀려오는 지금도 육현경과의 재결합을 생각해 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19화

    소이연은 덤덤한 태도로 반문했다.“그의 확고한 선택을 존중해주는 게 맞지 않아?”예수진은 그 한마디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사실 소이연도 예수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예수진이 그녀와 육현경의 관계를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이렇게 흥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그러나.두 사람 사이에는 이런 단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놓친 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거니까.예수진도 결국 괜한 헛소리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자포자기했다.“됐어, 나도 인제 그만 말할게.”소이연은 그녀가 받은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느껴졌지만, 다른 일은 몰라도 이번 일만큼은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줄 수 없었다.잠시 후, 예수진이 다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시간 맞춰서 결혼식에 참석해.”소이연은 웃으면서 답했다.“알겠어, 꼭 참석해서 신부 들러리 잘할게.”“끊어, 안녕.”“안녕.”전화를 끊자마자, 소이연의 입가에 있던 미소가 사라졌고 앞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당분간만 지나면 심란했던 마음도 가라앉고 괜찮아 질 거야.’...얼마 후, 육현경의 결혼 소식은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예수진, 계지원과 동반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도 엄청난 화젯거리였다.그러나 이상한 건 육현경이 끝까지 신부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거였다.결국 그의 결혼 상대는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다들 궁금해서 난리였다.곧이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소이연이 베일에 싸인 신부라는 소문이 돌았다.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육현경과 스캔들이 난 사람은 소이연밖에 없었고, 육민이가 소이연의 아들이라는 사실로 한동안 뜨거웠던 데다가 지난번 신문헌의 파혼 선언으로 그녀가 아직 솔로였기 때문이었다.여러 가지 정황들로 인해 소이연이 결혼 상대라고 확신한 언론사들은 너도나도 그녀에게 찾아가 육현경과의 “결혼”에 관해 물었다.그녀가 아무리 부인해도 듣지 않으면서 오히려 두 사람이 결혼으로 인기를 끈다고 비난했다.두 사람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육현경이 운영하는 SYX그룹과 소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0화

    그날 아침, 소이연은 6시도 안 된 시간에 예수진의 집으로 향했다.이제 막 일어난 예수진도 비몽사몽인 상태로 소이연과 하지수가 온 걸 보고는 기운 없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결혼하기 너무 힘드네.”하지수가 이내 그녀를 놀렷다.“네가 원한 거잖아.”“그럴 리가! 지원이가 결혼식을 올리자고 고집을 부렸지, 난 아무 말도 안 했어!”“난리 났네!”예수진은 말로만 불평을 늘어놓을 뿐, 기분이 좋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하지수의 농담에 혀를 내밀면서 웃었다.세 사람은 곧장 간이 화장대에서 동시에 메이크업을 받기 시작했다.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소이연은 예수진의 복잡한 신부 메이크업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평소 미모가 타고난 편이라고 자부했는데 이렇게까지 공들여서 해주니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다.‘무슨 메이크업이 이렇게 오래 걸리지? 날 꽃으로 만들 생각인가?’소이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한테 물었다.“아직도 안 끝났어요?”메이크업 아티스는 곧장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을 지으면서 답했다.“죄송해요, 제가 아직 서툴러서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그래도 예쁘게 해드릴 테니, 저만 믿으세요!”소이연은 아무리 봐도 그녀의 실력이 서툰 것 같지 않아 의심스러웠지만, 별생각 없이 말했다.“괜찮아요, 오늘의 신부는 내가 아니라서 대충 하면 돼요.”이때 예수진이 갑자기 메이크업 아티스트한테 말했다.“그건 안 돼요!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실력 발휘하세요!”그러더니 곧장 소이연을 보면서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설마 네가 나보다 더 빛날까 봐 걱정하는 거야? 그게 신경 쓰였다면 애초에 너한테 신부 들러리를 부탁하지도 않았어. 어차피 넌 나보다 더 빛날 거잖아.”“...”소이연은 더 이상 말해도 입만 아플 것 같아서 조용히 있었다.얼마 후, 마침내 메이크업을 마친 그녀는 주객 전도될 정도로 지나치게 정교한 얼굴을 보면서 머쓱했지만, 예수진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칭찬을 아끼지 않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1화

    “나는 몰라, 어쨌든 쉽게 문 열지 않을 거야.” 예수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수진아, 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말해봐.” 하도경은 한숨을 쉬었다. “먼저 계지원에게 나한테 좋은 말을 해보라고 해, 기분 좋게.” 예수진이 요청했다.하도경은 밖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신랑님, 신부가 좋은 말 좀 해달래!”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예수진이 있는 곳에는 항상 즐거움이 가득하다. 웃음이 가시자, 밖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이 계지원이 사랑의 말을 할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처음에는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기대하는 눈빛을 보였다. 계지원이 말주변이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비록 대감독님이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의 말을 하게 하다니...역시 신부가 어떻게 신랑을 난처하게 하는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한동안 조용했다. 오랫동안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예수진은 처음에는 우쭐해했지만, 지금은 확실히 초조해졌다. 그녀는 큰 소리로 외쳤다. “계지원, 왜 안 말해?” 밖에서도 그를 재촉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지원아, 빨리 말해! 좋은 날을 망치지 말자.” “지원아, 서둘러! 신부가 너를 기다리고 있잖아.” “부끄러워하지 마, 우리는 없는 사람으로 생각해도 괜찮으니, 어떤 멋진 말이든 다해봐...” 밖에서는 웃고 떠들며 분위기가 다시 활기차졌다.예수진은 입술을 물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냥 계지원에게 몇 마디 사랑의 말을 하라고 했을 뿐인데, 그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더 생각할수록 그녀는 억울해졌다... 그러다 결국 눈가가 붉어졌다. 소이연은 예수진의 감정 변화를 눈치챘고, 급히 위로했다. “수진 씨, 조급해하지 마요. 계 감독님은 본래 외향적인 사람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고백하게 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하지만...” 예수진은 여전히 억울함을 느꼈다. 오늘은 그들의 결혼식 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2화

    “수진아” 문밖에서 갑자기 계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수진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데, 그의 부드러운 애칭에 여전히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지금 너무 긴장돼,” 그는 말했다. “최고 감독상 수상할 때보다 더 긴장되고 흥분돼.” 예수진의 심장은 계속해서 두근거렸다. 그녀는 조금의 죄책감이 들었다. 정말로 그를 너무 힘들게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렇게 오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어. 좋은 날을 망칠까 봐 걱정이야.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하늘만이 알 거야.” 계지원는 문밖에서 조용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우리의 이 결혼식을 위해 나는 오랫동안 준비해왔어. 결혼 증서를 받을 때부터 이날을 기다려왔고, 너에게 잊지 못할 결혼식을 선물하고 싶었어. 오늘이 육현경의 결혼식이라서 우리가 함께 결혼하는 게 아니야. 이 결혼식은 내가 진심으로 준비한 거야.” 예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동의했다. 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무신경한 사람이 아니었다. 최근 계지원이 자주 집에 없고 몰래 준비하는 걸 보며, 그녀는 그가 결혼식을 위해 계속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좋은 말 해주길 원한다고 했지? 내 생각엔, 너는 내가 사랑의 말을 해주길 바라는 거지?” 계지원이 예수진에게 물었다. 예수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또 혼자 말을 이어갔다. “나는 사랑의 말을 잘하지 못해. 많은 사랑 영화를 찍었지만, 이 부분에선 정말 서툴러. 어떻게 말해야 너를 기쁘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어떤 식으로든 나는 기뻐.” 예수진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이 사람을 사랑했다. 이 사람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저 조금 아쉬울 뿐이었다...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도 그녀를 사랑한다는 걸 알면 충분했다. “그럼, 그냥 마음대로 말할게.” 계지원가 말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3화

    예수진은 계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연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 정말 감동해서 울고 싶어졌다. 눈앞의 장면은 그녀 인생에서 본 가장 행복한 모습이었다. “엄마.” 하연이의 어린 목소리가 그녀를 불렀다. 통통한 작은 손으로 손에 쥔 꽃다발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예수진은 다시 눈물이 고여서 참을 수 없었다. “엄마, 왜 울고 있어요?” 하연이는 이해하지 못했다. “오늘은 엄마와 아빠가 결혼하는 날인데, 기뻐해야죠!” “엄마는 안 울어, 엄마는 그냥...” 예수진이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아빠도 오늘 아침에 울었어요.” 하연이가 갑자기 말했다. 예수진은 잠시 멈칫했다. “엄마랑 똑같이 눈이 붉어졌었어요. 제가 왜 우냐고 물어봤더니, 아빠도 울지 않았다고 했어요.” 하연이가 동글동글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아빠랑 엄마 둘 다 너무 웃겨요.” 예수진은 계지원을 바라보았다. 계지원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오늘 아침에 정말 조금 감정이 격해졌다. 눈물이 고일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하연이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 예전 같았으면 그는 매우 부끄러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는 단호한 눈빛으로 예수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응, 내가 곧 너를 데리러 가서 결혼하게 될 생각을 하니까,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려고 했어.” 예수진은 계지원이 이렇게 솔직하게 인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계지원, 사랑해!” 예수진은 정말 참지 못하고 계지원의 품에 안겼다. 하연이는 엄마에게 눌려 얼굴이 일그러졌다. ‘엄마는 아빠를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한다.’‘엄마는 항상 나와 아빠를 차지하려 한다.’하지만 오늘의 하연이는 의외로 엄마와 아빠를 두고 다투지 않았다. 왜냐면 할머니가 오늘 아빠와 엄마가 결혼한다고 말해줬고, 아빠는 오늘 엄마의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좋아, 오늘 하루 아빠를 엄마에게 양보해 줄게.’예수진은 계지원을 꽉 끌어안았다. 계지원도 그녀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4화

    ‘이거 진짜인가?’ 이렇게 수줍고 내성적인 계지원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키스를 했다...그렇다. 누가 누굴 두려워해? 누구한테도 지는 성격이 아닌 예수진은 반응하기 시작하고, 능동적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동안 끈적하게 키스를 했다. 주변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헤헤, 오늘 너희가 주인공이지만, 좋은 시간을 놓칠 수는 없잖아.” 예수진과 계지원은 잠시 얼떨떨해졌다. 이 순간, 두 사람은 조금 너무 몰입했다는 걸 깨달았다. 예수진은 급히 떨어져 나갔다. 계지원의 얼굴은 빨개졌다. 귀도 붉어졌다. 어쩌지? 예수진은 계지원을 더 사랑하게 된 것 같았다. 마치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었다. 결혼식은 무슨, 치열한 전쟁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너희 둘 그 눈빛 교환, 그만 좀 해라.” 하도경이 옆에서 못 참고 말했다. “오늘 결혼식에 이미 많은 사랑을 퍼뜨렸는데, 우리 같은 싱글들의 감정을 좀 생각해 줄 수 없겠어? 호텔에 가서 계속 결혼식을 할 거야 말 거야?” 계지원은 입술을 다물었다. 입술에는 분명 예수진의 방금의 촉감이 남아 있었다. 그는 속으로 심호흡을 했다. 손을 뻗어 예수진의 손을 잡았다. 예수진도 계지원의 손을 꽉 잡았다. 두 사람은 함께 나가기로 했다. 비록 예수진의 집이 크긴 크지만 사람은 정말 많아서, 곳곳이 붐비고 통행이 불편했다. 심지어 갑자기 누군가 신랑이 아직 돈 봉투를 안 주고 신부를 데려갔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절차를 잊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일부러 돈 봉투를 빼먹은 건 아니냐며 너무 인색하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리고 이 말이 나오자마자, 누군가 급히 대문을 막아버렸다. 계지원은 서둘러 하도경에게 돈 봉투를 주라고 했다. 하도경은 재빠르게 돈 봉투를 막 흩뿌리며 말했다. “모든 분들께 돈봉투를 드립니다! 자, 이쪽으로 오세요!” 순간, 거실은 혼란스러워졌다. 소이연과 하지수는 서둘러 옆으로 비켰다. 이 분위기라면 몇 명은 넘어질 것 같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5화

    리무진 안에서 예수진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신부의 행복이 정말로 숨길 수 없는 것이었다. 오늘 계지원의 대담한 고백과 키스 덕분에, 소이연은 예수진이 평생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무진이 골프장에 도착했다. 두 개의 결혼식이 함께 진행되므로 일반 호텔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장안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골프장에서 야외 결혼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행이 차에서 내리자, 기자들이 입구에서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대 감독과 인기 스타의 결혼식이니, 장안시의 미디어가 거의 총출동한 셈이었다. 계지원은 예수진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공인으로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예수진의 신념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결혼식은 기자들이 내부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오직 입구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기자들은 신나 있었다. “계 감독님, 들은 바로는 수진 씨의 결혼식 드레스를 당신이 직접 해외에서 맞춘 것이 라던데, 사실인가요?” “계 감독님, 수진 씨와는 선입견 없이 결혼하게 되었는데, 결혼식에 대한 기대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결혼식은 계 감독님과 수진 씨 외에도 육현경의 결혼식이 함께 진행되나요?” “육현경은 신부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혹시 소이연인가요?” 현장은 혼란스러웠다. 예수진과 계지원은 누가의 말을 듣고 누구에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모두가 동시에 질문을 하니, 그들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듣지 못했다. 계지원은 좋은 날을 망칠까 걱정하며 크게 외쳤다. “모두 조용히 해 주세요! 한 번에 한 명씩 질문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정말 답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도무지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질문하시기 전에, 제가 준비한 기자 회견문을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계지원은 원고를 꺼냈다. 예수진은 놀랐다. 계지원이 이렇게 준비해온 줄은 몰랐다. 그는 예수진에게 애정 어린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원고를 읽기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4화

    그리고는 간호사 하나가 걸어 나오며 말했다.“소이연 씨 보호자 계세요?”“네!”“아기 나왔습니다. 3.15킬로...”“산모는요?”간호사의 말에 우렁차게 대답한 육현경은 아이는 신경도 안 쓰고 소이연의 상태부터 물었다.“산모분은 아주 건강하십니다. 지금 선생님께서 상처 처리하고 계시니까 곧 나오실 겁니다.”“아빠 맞으시죠? 아이 한 번 안아보실래요?”그제야 안도한 육현경이 아이를 안아 들자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오며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어머, 어쩜 이렇게 하얗지? 내가 본 아기들 중에 제일 예쁜 것 같아.”“지금 네 아들은 못생겼다는 소리야?”“솔직히 말하면 좀 못생기긴 했어.”하도경의 시비에 예수진이 너무 솔직히 답하자 계지원이 그게 사실인 걸 알면서도 자기 아들 외모를 저렇게 평가하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았는지 헛기침을 해댔다.“나도 안아볼래.”예수진의 말에 육현경은 바로 아이를 넘겨주었다.“우리 공주님, 너무 귀엽다. 왜 하필 혈연관계인 거야!”피가 섞인 남매라서 자기 아들과 맺어줄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예수진에 하지수도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나도 봐봐.”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떡잎부터 남다른 예쁜 아이였다.장차 아주 예쁘게 클 것 같아서 하지수는 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딸이야?”“딱 보면 딸이지, 이 얼굴이 남자일 리는 없잖아.”간호사가 대답하려던 그때 분만실 분이 또 한 번 열리고 소이연이 휠체어를 타고 나오자 육현경은 다급히 달려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고생했어.”“이제 돌아가서 쉬자. 우리 이제 아이는 그만 가지자.”소이연이 고생하는 게 마음 아팠던 육현경은 잔뜩 굳은 얼굴로 간호사에게서 휠체어를 받아 병실로 향했다.친구들도 그런 육현경을 따라 병실로 향하고 있었는데 성큼성큼 걷던 하지수가 휑한 옆자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송문수가 아직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왜 움직이지 않는지 의아해진 하지수가 그를 바라보자 송문수가 그녀와 시선을 맞추며 입꼬리를 올려 보였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3화

    “뭐라고요?!”놀란 예수진이 언성을 높이자 육현경도 표정을 굳히고 소이연을 바라보았다.늘 소리소문없이 일을 처리하던 육현경은 이번에도 다들 벙쪄있는 틈을 타 소이연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예수진도 그 뒤를 따라 나가려 하자 계지원이 그녀를 잡아 세웠다.“수진아, 오늘 이 자리 우리가 만든 거야.”“그래도 갈 거야. 당신은 엄마랑 현경 오빠 어머님한테 손님들 좀 부탁한다고 전해줘. 난 언니한테 가봐야겠어.”예수진을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한 계지원도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가자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감을 눈치챈 송문수와 하지수도 아쉬운 듯 서로에게서 떨어졌다.“키스 다 했으면 빨리 병원 가. 이연 씨 출산한대.”출산이라는 말에 하지수도 다급히 뒤 따르려 하자 송문수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천천히 가. 그래도 안 늦어.”그렇게 몇 분도 안 된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파티장을 빠져나갔다.예수진이 둘째를 위해 연 백일잔치는 사라진 엄마 아빠 때문에 아이 혼자 남겨진 채로 끝이 나버렸다.그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양수가 터진 소이연이 분만실로 옮겨진 뒤였다.상황이 많이 급박한지 늘 침착함을 유지하던 육현경조차도 많이 초조해 보였다.아까부터 입구에서 서성이는 육현경을 보다 못한 예수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오빠, 가만히 좀 있어 봐. 지금 다들 긴장하고 있는데 오빠 때문에 더 진정할 수가 없잖아.”직설적인 그녀의 말에 육현경이 예수진을 보자 계지원이 다급히 나서며 분위기를 풀었다.“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마. 수진이도 그때 오래 걸렸잖아. 낳으면 된 거지 뭐.”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계지원도 육현경 못지않게 초조해했었다.당장이라도 분만실로 뛰어 들어가 예수진 대신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 했었다.그런데 그때, 분만실에서 소이연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주먹을 쥐고 있던 육현경의 손이 점점 하얗게 질려감에 따라 지켜보던 친구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었다.다들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가 갑자기 하지수의 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2화

    “임신 때문에 살쪄서 그런 거야. 문수 씨 탓 아니야.”하지수가 당황한 송문수를 달래주자 그는 벙찐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어떡하지?”“살 빼고 나서 다시 끼지 뭐.”“그래.”하지수에게 반지를 직접 끼워주는 건 송문수가 꿈에서도 그리던 장면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이유로 못하게 되는 그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하지수가 자신과 결혼만 해준다면 앞으로의 날은 길 것이기에 송문수는 그만 몸을 일으켰다.그런데 그가 일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소리높이 외치기 시작했다.“키스해! 키스해!”갑작스러운 호응에 하지수의 얼굴이 빨개지자 송문수는 그녀가 난처해지지 않게 당분간은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기로 했다.사실 그날 밤, 하지수와의 잠자리는 송문수에게 많은 미련을 남겨주었다.잠을 자다가도 쉴 새 없이 흥분해서 밤에 속옷을 몇 번이나 씻기도 했었다.그렇게 그녀를 원했어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송문수는 하지수의 손을 잡고 내려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의 입술이 송문수에게 닿아왔다.그녀가 먼저 한 입맞춤은 송문수의 심장을 뒤흔들기 충분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맞춤을 당한 송문수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그때 하도경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뽀뽀 한 번에 바보 된 거야?”“...”그 말에 욱한 송문수였지만 여자친구도 없는 친구를 위해 한번은 참아주기로 했다.“신경 쓰지 마. 우리 내려갈...”그런데 그때, 하지수가 또다시 입을 맞춰왔다.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처럼 닿았다가 금방 떨어지는 입맞춤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어지는 키스였다.작은 그녀의 혀가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송문수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의 심장박동 또한 정직하게 빨라졌다.정말 자신을 죽이려 드는 하지수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송문수는 하지수의 뒤통수를 손으로 잡고 키스를 이어가기 시작했다.임신을 해도 작기만 한 체구의 하지수는 금방 송문수에게 주동권을 뺏겨버렸다.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라도 하듯 무대 위로 장미꽃잎이 흩날리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1화

    다들 숨을 죽이고 송문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수의 눈엔 눈물이 가득해서 눈을 조금만 깜빡여도 쏟아질 정도였지만 그녀 역시 온 힘을 다해 참아내고 있었다.송문수는 그 정적 속에서 입술을 말아 물며 많은 고민을 거쳐 마침내 입을 열었다.“결혼하자.”그 대답이 들리기까지의 몇 분이 하객들에게는 한 세기만큼 길게 느껴졌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수도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고 송문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한 번 더 소리높이 외쳤다.“하지수, 결혼하자. 너랑 결혼하는 게 내 평생의 소원이었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네가 지금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라 해도 넌 이제 평생 내 여자야. 다시는 너 다른 남자한테 안 보내. 아주 박력 넘치는 남자가 될 거라고.”“난 후회 안 해.”송문수와의 결혼을 하지수가 후회할 리는 없었다.그때 예수진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 송문수는 그제야 이 자리의 주인공이 예수진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다급히 하지수를 데리고 내려가려 했다.그런데 그때 예수진이 빨간 보석함 하나를 송문수에게 보여주었다.“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지?”그 안에 들어있는 건 송문수가 하지수를 위해 준비한 프러포즈 반지였다.익숙한 상자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사실을 기억해낸 송문수였다.송문수는 하지수에게 가장 특별한 반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까지 초빙하며 큰 공을 들였었다.“이제 네가 가져.”예수진이 그것을 송문수에게 건네주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는 천천히 보석함을 열어보았다.반짝이는 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반짝이는 반지를 집어 든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자신이 상상해왔던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하지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송문수 역시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목멘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지수야.”송문수의 부름에 하지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내가 진짜 나쁜 놈이었어. 맹세할게, 앞으로는 진짜 좋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0화

    그런데 하지수가 이런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송문수가 그 먼 타지로 떠나버린 것이다.그래도, 송문수가 정말 자신을 싫어한다 해도, 정말 자신과 헤어지고 싶어 한다 해도 송승우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하지수의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물론 자신을 쉽게 포기하는 송문수에 잠깐 실망도 했었다.그러면서 송문수에게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예수진과 소이연이 저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송문수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하지수는 영원히 송문수가 오래도록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눈에 눈물을 가득 매단 하지수를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와 손을 뻗으려 했지만 다시 움츠러들었다.지금 송문수는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지 몰랐다.혹여나 자신의 선택이 하지수에게 부담으로 다가갈까 봐,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송문수는 괴로워하고 있었다.너무 괴로워서 생긴 착각인지, 송문수는 하지수도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하지수 배 속의 아이였다.물론 송승우의 아이라 해도 송문수는 상관없었지만 하지수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까가 그의 의문이었다.“나 너랑 결혼하고 싶어. 네가 나한테 잘해줘서가 아니고, 네가 오래전부터 날 좋아해서도 아니고, 날 위해 많은 걸 준비해줘서도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래서 결혼하고 싶어. 다른 거랑은 아무 상관없어.”하지수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송문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네가 좋아하는 건 송승우잖아.”“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난 송승우 안 좋아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끝난 사이였어. 말했잖아, 그때 좋아한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고.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아!”매번 좋아한다고 할 때마다 믿질 못하는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물론 송문수가 자신을 믿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송문수가 본인한테 자신감이 너무 없는 것 같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9화

    파티장 안의 모든 불빛은 송문수와 하지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무대 중앙에 선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송문수도 사람들 틈에서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지금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냥 가버릴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하지수는 자신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도 마지막일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조용한 그 공간에서 송문수가 갑자기 무대로 향해 걸어갔다.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확실했다.그래서 하지수의 심장박동도 빨라졌다.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로.모두들 숨죽인 채 송문수와 하지수를 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예수진과 소이연이었다.겁이 많은 송문수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송문수가 책임감은 있어서 하지수를 혼자 남겨두진 않았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송문수가 하지수에게로 다가섰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송문수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울대는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심경에 크나큰 변화가 일었지만 애써 본인을 진정시키려 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지수야, 이건 마음에 담아두지 마.”그러다 갑자기 내뱉은 말에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걸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송문수는 이번에도 장난인 척 너스레를 떨며 상황을 넘기려 했다.“너도 알잖아 나 이상한 거. 충동적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말을 마친 송문수가 직원을 찾아가 영상을 지우려 하자 하지수가 입을 열었다.“난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그 말에 발이 잡힌 송문수는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애써 늦추며 말했다.“미안해.”송문수의 갈등과 무력함을 보아낸 하지수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너 헷갈리게 해서 미안해. 만약 네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네 앞에 안 나타날게. 너도 나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 그럴 가치 없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8화

    오늘 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외향형인지 호응도 아주 잘해줬다.“네! 궁금해요!”“한 여자를 위해선데요.”“누구예요?”“바로 하지수입니다.”영상 속의 자신이 한 자 한 자 내뱉는 말들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이게 자신의 프러포즈 영상이었음을 깨달았다.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여기 있는지 당황스러웠지만 항상 일 처리에 미흡한 예수진이 이번에도 실수한 거라 생각해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 영상을 멈추려 했다.그런데 그가 발을 내디디자마자 육현경과 하도경이 그 앞을 막아섰다.그리고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다.“하지수는 제 아내입니다.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랑해준 적이 없었죠. 사실 저는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제가 너무 비겁해서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저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늘 유치한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상처만 줬어요.”영상 속 송문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지수야. 나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괜한 질투로 널 몇 년 간 힘들게 한 걸. 매일 밤 널 안고 자고 싶었는데도 난 자존심 때문에 그런 말 한마디 못했어. 그래서 내 인생이 좀 덜 재밌었던 것 같아. 너라는 복지가 부족했잖아.”감동하며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참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하는 고백 영상이었다.“사랑해, 지수야.”뒤이어 마침내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때 송문수의 눈은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널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었어. 그런데 네가 좋아하는 게 내가 아니니까 점점 비참해지더라. 그래서 네가 싫어하는 방법으로 네 시선을 끌려고 했어. 그때만 생각하면 아무리 나라도 너무 멍청한 것 같더라.”“하지만 이젠 아니야.”“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못 돼도 세상에서 너한테 가장 잘해주는 남자는 될 수 있어.”“더 이상 너한테 성질도 안 내고 부려먹지도 않을게. 괜한 질투 때문에 너 상처받게 하지도 않아. 우리 집은 이제 너한테 맡길 거야. 돈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7화

    파티장에 들어와 보니 계지원과 예수진이 아들딸과 함께 와준 손님들에게 인사를 해주고 있었다.인사를 마친 예수진은 흥분된 목소리로 하지수를 불렀다.“이번에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아들의 영원한 이모일 하지수 씨를 모셔보겠습니다.”파티장 한구석에 선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는 제대로 볼 엄두가 안 나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그녀의 배가 꽤나 불러온 것 같았다.옷을 입어도 다 가려지지 않는 게 이미 임신 몇 개월은 된 것 같았다.정말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는지 이렇게 빨리 임신한 하지수가 송문수는 조금은 원망스러웠다.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하지수는 누군가를 찾는 듯 무대 아래를 훑어보았다.한참이 지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시선에 다급히 눈을 피하던 송문수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하지수의 시선은 이미 사라져있었다.그에 송문수는 그녀가 찾던 건 아마 송승우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그런데 끝까지 모습을 비추지 않는 송승우 때문에 그저 시선을 거둔 것 같았다.“우선은 수진이 아들 이모가 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고요.”“수진이가 제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딸이면 꼭 사돈을 맺자고 그러더라고요.”“저도 우리 조카 귀여워서 너무 사랑하거든요.”“하지만 사돈은 저 혼자 맺는 게 아니잖아요. 애 아빠 입장도 있고 하니까요.”그러자 예수진의 격앙된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그럼 얼른 애 아빠부터 불러서 오늘 사돈 한번 맺자!”“아이 아빠는...”그녀의 말에 담담히 웃던 하지수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마른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보던 송문수는 정말 송승우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내어줬는데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런 날에 하지수를 혼자 이곳에 보내고 또 혼자 무대 위에 올리는 게 어떻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싶었다.“수진아, 내가 무대 좀 써도 돼?”“당연하지, 오늘 이 자리는 널 위한 거야.”“아, 아니다. 내 미래의 며느리를 위한 거지.”예수진의 한마디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6화

    하지수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시선이 맞물리자 송문수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연하지.”“진짜야?”“내가 왜 널 속이겠어?”“그런데 왜 안 데려왔어?”“이번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괜히 고생만 할까 봐 안 데려왔어.”“나중에 기회 되면 데리고 올 거야.”“예뻐?”“내가 안 예쁜 여자 사귀는 거 봤어? 외국 여자들은 몸매도 좋아. 원래 S라인이 내 취향이잖아.”“사진 있어?”하지만 저 질문에는 송문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다시 능청스레 대답했다.“있지.”“내가 봐도 돼?”“왜? 뭐 심사라도 해주게?”“아니, 그냥 궁금해서. 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는 어떻게 생겼는지.”“보면 너 상처받을까 봐 안 보여줄 거야.”“괜찮아.”송문수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려 했지만 하지수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다음에 직접 데려와서 보여줄게.”“지금 보고 싶어.”“카메라는 잘 안 받아서 실물보다 별로야.”“왜 안 보여주는 거야? 설마 없는 거야?”“설마 내가 너 못 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걱정 마. 난 원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거든. 절대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 거야.”송문수가 확신에 찬 말을 하자 하지수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매달린 적이 있긴 해?”그런 하지수의 모습을 보니 또 가슴이 아파왔지만 송문수는 꾹 참기로 했다.송승우의 아이를 가진 하지수는 이미 자신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으니까.“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하지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멀어져가는 송문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한편 화장실로 들어온 송문수는 물을 틀어놓고 손을 몇 번이니 씻어댔다.더 이상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까부터 한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더 씻으면 손 터져.”그 모습을 본 하도경이 직접 물을 꺼주자 송문수는 넋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도경이 건넨 휴지를 받아 손을 닦아냈다.“고마워.”“이게 진짜 뭐 하는 짓이냐. 그렇게 좋으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