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충격을 자신이 이겨낼 수 있을지.실낱같은 희망도 결국에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기 때문이다.하여 육현경은 그저 말없이 서서 마른침만 삼켰다.그리고 두 주먹을 꽉 쥐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한눈에 보아도 지금 감정을 애써 참고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돌아서자마자 소이연과 눈을 맞췄다.지금 이 순간,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또다시 품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불빛 아래, 눈앞의 소이연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자신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순간 소이연의 눈시울도 젖어 있다는 걸 느꼈다.물론 자신도 이미 눈앞이 눈물로 가득차서 잘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이다.애써 참으려 했지만 눈물은 이미 두 볼을 타고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난 우리 사이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어.”소이연은 한껏 긴장된 모습의 육현경을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우리 사이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생사의 이별, 그리고 서로에 대한 끝없는 의심으로 결국 각자 자기의 길을 가게 되었잖아... 그래서 난 우리 둘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어.”육현경은 눈앞의 소이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그리고 당장에라도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기억을 잃었던 기간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일단 그녀를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영혼의 이끌림처럼 그녀에게 다가갔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자신이 울먹이는 모습을 그녀에게 들킬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여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없이 서로 눈빛만 주고받았다.“우리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지금 당신에 대한 내 감정이 어떤지, 또한 예전의 나처럼 어떤 감정도 섞이지 않고 당신을 좋아할 수 있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소이연은 한껏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두 사람 사이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서로 알게 된 지 고작 10년밖에 안 되는데 이미 누군가가 평생 겪어도 모자랄 가슴
Terakhir Diperbarui : 2024-10-18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