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Bab 1231 - Bab 1240

1407 Bab

제1231화

하객들은 가만히 예수진을 바라보았다. 계지원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직접 보게 된 사람들은 분명 다시 한번 그에게 사랑 고백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예수진의 성격이라면 전 세계에 자랑하고도 남는 사람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때.예수진이 마이크에 대고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저는 오늘 두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은 저의 엄마인 가연 여사님.”가연은 지금 하객석에 앉아 있다.그리고 무대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내려온 하연이를 품에 안고 있었는데 갑자기 예수진이 자신을 언급하자 순간 긴장해서 온몸이 굳어버렸다.“맞아요. 저분은 제 어머니지만 전 한 번도 엄마라고 불러본 적이 없습니다. 한동안 아주 미워했었거든요. 저 사람만 아니었다면 제 인생이 그렇게까지 무너지지 않았을 테니까요. 누가 고고한 육씨 가문의 아가씨가 사실은 한 가정부의 딸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예수진의 말에 장내는 삽시에 고요해졌다.그들도 당시 예수진이 얼마나 힘들고 절망적이었을지 대략 짐작이 갔다.“정말 제 엄마로 받아들이기도 싫고 아예 인연을 끊어버리고 싶었습니다...”예수진은 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는데 가연의 눈시울은 어느새 빨개진 채 조용히 눈물을 쏟고 있었다.사실 예수진이 그녀를 많이 원망하고 미워했지만 모질지 못한 그녀는 결국 엄마로 받아들였다.“하지만 전 그렇게 하지 못했죠.”예수진이 말을 이었다.“제가 만약 그런 선택을 했었더라면 아마 평생 후회했을 겁니다.”가연은 하연이를 안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후회하는 건 분명 가연, 그녀였기 때문이다.그때 일시적인 충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저분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엄마이고 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줬으나 그 방법이 세상 사람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죠.”그러다가 다시 가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세상 모든 사람이 이해하지 못해도 저는 이해해요. 엄마!”예수진은 처음으로 그녀를 불러보았다.가연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마구 흘러내렸다.하연이는 자기 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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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예수진은 몇 번이고 심호흡해서 마음을 가라앉힌 뒤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두 번째로 고마웠던 사람은...”“남편!”예수진이 머뭇거리자 하객 중 누군가가 먼저 그녀의 말을 가로채는 바람에 현장은 또다시 웃음바다가 되어버렸다.예수진은 애써 웃음을 참고 계속 말을 이었다.“하도경, 너 빨리 밥 먹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맞다.방금 큰 소리로 외친 사람은 다름 아닌 하도경이었다.하도경은 지금 애써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고 축복해 주고 있는 모양이다.예수진의 말에 하객들은 저마다 미소를 지었다.오늘 이 결혼식은 웃기기도 또 감동적이기도 했다.예수진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하도경, 실망하게 해서 미안한데 내 남편이 아니야. 그리고 아직 할 말이 많아서 식사하려면 멀었어.” 하도경은 아쉽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그리고 하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예수진은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두 번째로 고마운 분은 바로 육은숙, 육 여사님.”육은숙도 당연히 이 자리에 있었다.육현경의 결혼식이자 또 계지원의 결혼식이기도 하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참석해야 했다.하여 방금 예수진이 가연에게 한 고백도 모두 듣게 되었는데 사실 아무렇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예수진을 싫어했고 심지어 지금도 여전히 미워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우스갯거리가 되는 것도 너무 싫었다.근데 오늘 예수진이 자기 결혼식에서 가연을 언급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심지어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다.“제 존재 자체가 아마 당신에게는 아주 큰 고역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를 미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요. 근데 어떡해요. 제가 그만 남동생한테 시집가게 된 바람에 이제부터는 아주 시도 때도 없이 만나게 되어버렸네요.”예수진의 말을 들은 육은숙의 얼굴은 삽시에 어두워졌다.역시나 저 여자한테서는 뭔가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잠시나마 예수진이 정말로 그들의 옛 모녀의 정을 그리워할 줄 알았는데...모녀라...육은숙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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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하여 저는 여태껏 저를 키워주신 은혜에 감사드리고 아낌없이 사랑해 줘서 감사하다고 꼭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아무리 큰 충격을 받았더라도 의연하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까지 비록 저희 사이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아직까지 저를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예수진은 허리를 굽혀 그녀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육은숙은 비록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런 반응도 없어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어느새 눈가가 빨개져 있었다.그리고 두 눈에서는 눈물이 마구 차올랐지만 애써 삼켰다.육은숙은 그녀가 지금까지도 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저 여태껏 자신이 모질게 대했던 일들만 기억하고 자신처럼 서로가 미워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또다시 예수진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아직 그녀의 출생 비밀을 몰랐을 때 예수진은 아주 귀엽고 또 기특해서 육은숙이 많이 예뻐해 줬다.육은숙은 고개를 돌려 애써 예수진의 눈빛을 피했다.예수진은 그녀의 냉담한 모습을 보고는 살짝 실망했지만 아예 예상 못 했던 건 아니었다.육은숙이 얼마나 고고한 사람인데 어떻게 한순간에 과거의 그 한을 다 풀 수 있겠는가!자존심도 센 사람인데 당시 믿었던 사람에게 심하게 배신당하고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육은숙은 아마 평생 예수진을 원망할 것이다.예수진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셨다.그녀는 단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내뱉고 싶었는데 실제로 말하고 나니 엄청 후련했다.“이제부터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겠어요. 제가 미워도 어쩔 수 없네요. 어쨌든 이 일에 대해서 저는 이제 더 이상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으려 합니다. 나중에 당신과 만나게 되어도 제가 먼저 인사할 것이고 말도 걸 거예요. 싫어도 참아주세요. 화를 내도 그냥 못 본 척할거니까요.”예수진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푸흡!”눈치 없는 하도경이 또다시 웃음소리를 냈다.“저기 도경아, 잠시라도 진지해 줄 수 없을까?”이제 보니 일부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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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내 마음이 느껴져?”예수진이 물었다.그녀의 적극적인 행동에 계지원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이제 시작한다.”예수진이 무대 쪽을 가리키며 계지원에게 말했다.계지원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그는 예수진의 감정에 익숙해져야 했다. 이런 분위기를 2초도 못 견디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그러다가 계지원도 무대 쪽을 바라보았다.어쩔 수 없이 예수진의 말대로 오늘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지금이라고 인정해야 했다.사회자의 말대로 육현경은 다시 무대 위에 올라가 중앙 자리에 섰다.그리고 사회자는 아까보다 긴 오프닝 멘트를 하다가 다시 맞은 편의 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우리 신부님의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부 입장!”성의 커튼이 또다시 천천히 걷어지며 문이 열렸다.모든 하객의 시선이 한곳을 쏠렸는데 안에 서 있는 신부의 복장이 하얀 드레스가 아니었다...그렇다.안에 서 있던 신부가 진은지가 아닌 그녀의 들러리였다.그녀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명하면 좋을지, 이걸 지금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신도 잘 모르는 듯 한껏 난감한 얼굴로 서있었다.웬 들러리의 등장에 하객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소이연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보니 육현경이 한껏 실망한 얼굴로 자리에 서 있었다.결혼 당일 신부에게 바람맞게 되었으니, 아마 그 누구도 이런 일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사실 소이연은 처음부터 진은지가 오늘 결혼식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했었다.진은지의 성격이라면 지금까지 얌전히 안에서 기다리지 못했을 것이고 아무런 기척도 없을 리가 없었다.게다가 아직 충분히 자유롭게 놀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여자라 일시적으로 결혼을 후회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그리고 결혼해서도 지금처럼 노는 행동은 아주 도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도 생각했을 것이다.이때.성안에 있던 들러리는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어쨌든 자신의 결혼식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어 재빨리 육현경에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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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진은지는 여기까지 말하다가 몇 초간 머뭇거렸다.순간 하객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저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리고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육현경과 소이연 쪽으로 향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소이연은 그저 말없이 입술만 달싹거렸다.진은지가 자신을 언급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이때, 진은지가 다시 말을 이었다.“현경 씨가 다정한 사람이란걸 알고 있고 진심으로 당신과 남은 인생을 함께하고 싶었어요. 근데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저보다는 소이연 씨가 현경 씨랑 더 잘 어울리네요. 당신이 소이연 씨에게 마음이 있단 걸 알고 있지만 계속 애써 숨기는 느낌이었는데 혹시 소이연 씨가 당신을 거절할까 두려워서인가요?”“사실 같은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데 소이연 씨도 여전히 당신한테 마음이 있어요. 두 사람이 지금 왜 일부러 서로를 멀리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진심으로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몰래 민이한테도 물어봤는데 비록 저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가 다시 원래 사이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어요.”소이연이 고개를 돌려 육민이쪽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아까부터 쭉 육현경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얼굴은 아직 앳되어 보였지만 키는 이미 170cm가 훌쩍 넘어 있었는데 이번 육현경의 결혼식에도 자신이 그의 들러리가 되어주겠다고 했다.그는 양복 차림에 입술을 앙다물고 있었는데 한눈에 보아도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있는 것 같았다.진은지가 계속 말을 이었다.“육현경 씨, 비록 오늘 저는 그 자리에 가지 않았지만 당신이 조금 더 용감했으면 좋겠어요. 당당하게 한 발짝 나아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기 행복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당신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게요.” 진은지는 활짝 웃으며 한마디를 더 추가했다.“화이팅!”그렇게 영상은 끝났다.이렇게 되면 육현경의 오늘 결혼식에는 신부가 없다.신부가 식전에 도망쳤다고 봐야 한다.하객들의 의견도 분분했다.사실 오늘 결혼식에 온 하객 중 신부가 누군지 모르고 온 사람들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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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그렇게 육현경을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보고 있었지만 눈시울은 어느새 빨개져 있었다.지금 육현경이 오늘 결혼할 신부한테 바람맞은게 가슴이 아파서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지...순간 자신이 지금 어떻게 답해야 할지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도 모를 정도로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했다.“진은지 씨가 한 말이 다 맞아. 사실...”육현경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오늘 이 결혼은 바로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소이연은 순간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오늘 진은지의 부재가 사실 그녀로서는 진작에 짐작했던 일이다. 예전부터 놀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 한순간에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그와 결혼하기에는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 이 결혼식이 자신을 위해 준비했다는 육현경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육현경은 진은지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녀가 오늘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단 말인가.소이연은 약간 기분이 나빴다.만약 그녀더러 빨리 이 민망할 상황에서 구제해달라고 부탁했더라면 오히려 좋았을 것이다.필경 오늘 이 일은 참으로 두고두고 창피한 일이니까.상류 사회를 놓고 말하면 거의 매장당할 수준과 마찬가지였다.“나랑 진은지 씨는 그저...”육현경이 심호흡을 한번 한 뒤 다시 말을 이었다.“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연기였을 뿐이야.”소이연의 눈살이 순간 찌푸려졌다.‘무슨 연기?’“난 이런 방식으로라도 널 붙잡고 싶었어. 심지어 날 불쌍하게 여겨줄 줄 알았거든. 어쨌든 진은지 씨의 사생활도...”육현경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굳이 진은지의 사생활까지 들먹이기는 싫었다.“나도 결혼 전날까지 혹시나 네가 이 결혼을 막아주지 않을까 하는 환상도 잠시 갖고 있었어. 물론 넌 나에게 계속 주의를 주었지. 근데 그건 나 때문이 아니라 네가 너무 착해서 그저 인도주의적인 조언을 나에게 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육현경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소이연과 눈을 마주치며 다시 말을 이었다.“방금 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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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길어지는 침묵은 사람들의 기대감만 더욱 크게 만들었다.모든 사람이 소이연의 답만 기다리고 있었다.어쨌든 오늘 육현경의 절절한 사랑을 눈앞에서 보았다.하지만 소이연쪽은...지금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아직까지도 잘 몰랐다.하여 두 사람은 그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육민이도 옆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이것이 자기 아버지의 마지막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만약 어머니가 이 상황에서도 아버지를 거절한다면 이제 그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그는 두 사람이 다시 합쳐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만약 여기서 어머니를 잃게 되면 자기 아버지가 얼마나 슬퍼할지...소이연을 위해서 육현경이 사실 많은 일을 했다.싫으면서도 진은지와 커플 연기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의 마음을 붙잡고 싶어 했고 어떻게 해서든지 그녀와 결혼하려 했다...“미안해.”소이연이 드디어 입을 열었는데 첫 마디가 그에 대한 사과였다.육현경은 허탈함에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눈시울은 어느새 빨개져 있었다.마음 아픈 건 둘째로 치고 이렇게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녀에게 준 상처가 너무 커서 이제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건가?자신이 무리했단 사실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욕심을 부리고 싶었다.그는 다시 일어서려다가 순간 어지러움에 몸이 휘청거렸다.몸집도 커다란 사람이 지금 이 순간 누군가 건드리기만 해도 픽 쓰러질 것 같아 보였다.예수진은 그런 육현경의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그리고 처음으로 그가 불쌍하다고 여겨졌다.어릴 때부터 육현경은 무엇 하나 부러운 것 없이 자란 아이라 영원히 거만하고 고고하고 두려울 게 없는 사람일 것 같았으나 지금 이 순간은 너무 초라해 보였다.유일하게 울던 모습을 본 것도 바로 오래전 자기 아버지가 돌아갔을 때였으니. 그것도 육현경이 어렸을 때라 가족을 잃었을 때의 나약함을 당연하게 여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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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더 이상의 충격을 자신이 이겨낼 수 있을지.실낱같은 희망도 결국에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기 때문이다.하여 육현경은 그저 말없이 서서 마른침만 삼켰다.그리고 두 주먹을 꽉 쥐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한눈에 보아도 지금 감정을 애써 참고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돌아서자마자 소이연과 눈을 맞췄다.지금 이 순간,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또다시 품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불빛 아래, 눈앞의 소이연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자신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순간 소이연의 눈시울도 젖어 있다는 걸 느꼈다.물론 자신도 이미 눈앞이 눈물로 가득차서 잘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이다.애써 참으려 했지만 눈물은 이미 두 볼을 타고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난 우리 사이가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어.”소이연은 한껏 긴장된 모습의 육현경을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우리 사이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생사의 이별, 그리고 서로에 대한 끝없는 의심으로 결국 각자 자기의 길을 가게 되었잖아... 그래서 난 우리 둘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어.”육현경은 눈앞의 소이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그리고 당장에라도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기억을 잃었던 기간에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일단 그녀를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영혼의 이끌림처럼 그녀에게 다가갔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자신이 울먹이는 모습을 그녀에게 들킬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여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없이 서로 눈빛만 주고받았다.“우리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지금 당신에 대한 내 감정이 어떤지, 또한 예전의 나처럼 어떤 감정도 섞이지 않고 당신을 좋아할 수 있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소이연은 한껏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두 사람 사이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서로 알게 된 지 고작 10년밖에 안 되는데 이미 누군가가 평생 겪어도 모자랄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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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소이연은 신부 대기실로 향했다.누가 들러리로 온 사람이 갑자기 신부가 될 줄을 상상이나 했을까?지금껏 결혼식 중에서도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소이연은 웨딩드레스를 한번 입어 봤는데 마치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한 것 처럼 핏이 딱 맞아 본인도 약간 어리둥절했다.전혀 실감이 안 났다.어제만 해도 아주 멀어 보였던 사람과 오늘 갑자기 결혼하게 되다니.“와! 신부님도 너무 아름다우신데 웨딩드레스도 너무 이쁘네요.”옷을 입혀주던 직원은 그녀를 칭찬하기에 바빴다.하지수도 소이연 따라 같이 옷 갈아입으러 들어왔다가 웨딩드레스를 보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말을 잃게 만들었다.순간 무조건 신부가 더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솔직하게 웨딩드레스가 신부의 미모를 살렸다고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신부와 드레스가 잘 어우러졌다.그러다가 하지수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했다.“오늘 이 드레스가 너한테 맞춤 제작한 게 아니었다면 아마 믿지 않았을 거야.”소이연은 하지수의 말에 커다란 전신거울을 통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하지수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진짜 내가 오늘 두 신부의 들러리가 되었단 사실을 누가 믿겠냐고.”소이연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미소를 지었다.사실 그녀도 오늘 결혼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가자. 좋은 시간이 다 지나가겠어. 다들 오늘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잖아.”하지수가 그녀를 재촉했다.그러자 소이연은 수줍은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원래 진은지가 서 있었어야 했을 그 성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성안에 서서 커튼 너머로 멀리에 서 있는 육현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정말이지 너무 환상적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그녀의 결혼식이 이렇게나 갑작스럽게 진행될 줄은 몰랐다.여태껏 예수진이 자신한테는 이미 충분히 놀라운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결혼식이 그보다 더할 줄은 몰랐다.소이연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사회자가 한창 그녀를 소개하고 있었다.그러다가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울리며 눈앞의 커튼이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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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곧바로 소이연의 뒤쪽을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뒤에는 바로 육민이 서 있었다.하지만 어찌 되었든 소이연이 그를 받아줘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고 이외의 일들은 지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소이연에게 덜 거부감을 줄 수 있는지 안절부절못했다.그런 육현경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소이연은 단번에 발견했다.‘오늘 날씨가 덥지도 않고 바람도 적당히 상쾌한데 왜 땀을 흘리지? 그 정도로 긴장한 건가?’사실 방금 육현경이 자기 손을 잡으려 하는 걸 보고 그녀도 같이 잡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다시 온몸이 굳은 채 손을 다시 거둔 걸 보면 그녀보다 더 떨려 하는 것 같았다.입술을 오므리고 잠깐 고민하던 소이연이 갑자기 손을 뻗어 육현경의 손을 덥석 잡았다.그녀의 돌발행동에 육현경은 깜짝 놀란 나머지 온몸이 떨렸다.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예수진은 그만 웃음이 터졌다.이 세상에 무엇 하나 두려운 게 없던 육현경이 소이연의 행동 하나에 이 정도로 떨다니.완전히 그녀의 카리스마에 제압된 것이다.이제 평생 소이연한테 절절매면서 살듯싶었다.벌써 그 장면을 상상만 해도 예수진은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누가 어릴 적부터 육현경더러 그렇게 잘난체하라고 했던가?잘난체하는 것도 둘째가라고 하면 서운할 정도였다.그런 사람이 소이연한테 걸렸으니 고소다고 할 수 밖에.소이연이 육현경의 손을 잡아보니 이미 땀으로 흥건해 있었고 어느새 두 사람의 마음도 촉촉이 젖어 들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사회자는 더는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을 놀리기 시작했다.“우리 신랑분보다 신부님이 더 용감하시네요. 자, 그럼 우리 아름다운 신부님께서 신랑분의 손을 잡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주세요.”현장은 또다시 웃음바다가 되어버렸고 소이연은 깜짝 놀란 나머지 얼굴까지 빨개졌다.그 모습에 육현경은 그저 말없이 그녀의 손만 더욱 꽉 쥐었다.이때 주례가 무대 위에 다시 올라와 두 사람에게 물었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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