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1251 - 챕터 1260

1405 챕터

제1251화

소이연은 돌계단을 하나씩 밟으며 별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녀는 끝까지 걸어가 멈췄다.고개를 돌리는 순간, 수많은 조명이 동시에 켜지면서 마치 하늘의 별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소이연은 그 광경에 진심으로 놀랐다. 이곳의 조명은 그들이 전에 갔던 섬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멋졌다.육현경이 이를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였을지 그녀는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이 모든 게 정말 자신을 위해 준비된 거란 말인가?진은지를 위한 게 아니라?만약 오늘 그녀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의 모든 준비는 헛수고가 아니겠는가?소이연은 육현경을 흘끗 쳐다보았다.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별장 정원 한가운데 커다란 전자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이때 그 스크린에서 갑자기 그녀의 사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습들이었다.소이연은 깜짝 놀랐다.그는 이 사진들을 어떻게 구한 거지?이 사진들은 그녀조차도 찾지 못한 것들이었다.육현경은 그녀의 의문을 눈치챈 듯 말했다.“너희 아버지를 찾아갔어.”소이연은 입술을 오므렸다.“네가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어. 그래서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았던 거야.”육현경이 말했다.“하지만 너희 집에서 사진을 많이 가져왔어. 이 사진들, 너도 굳이 그 집에 두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하긴.그녀는 어릴 적 사진들이 많았다. 그 사진들은 모두 어머니가 찍어준 것들이었다.소이연의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만약 어머니가 아직 계셨다면...“천씨 가문도 장안에 초대하려고 했지만, 혹시라도 네가...”육현경은 말을 잠시 멈췄다.소이연은 그가 자신이 결혼을 승낙하지 않을 경우, 이렇게 당돌하게 천씨 가문 사람들을 초대했다가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 걱정하고 있었다는 걸 눈치챘다.어쩌면 그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였을지도 모른다.육현경은 정말로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다.게다가 이제야 와서 육현경은 자신에게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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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2화

“괜찮아.”육현경이 웃으며 말했다.“네 엄마가 내 옆에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해.”소이연은 이 장면을 바라보며 육현경의 입가에 번진 그 다정하고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았다...그녀는 지금, 이 순간의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니까 그녀가 여전히 육현경과 진은지가 열애 중이라고 여기고 있을 때, 사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화면이 바뀌었다.육민이 육현경과 진은지에게 어떻게 가족사진을 찍을지 상의하는 장면이었다.세 사람이 잠시 논의한 후에 그녀가 등장했고 셋이서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이 이어졌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육현경을 바라보았다.그는 긴장된 모습으로 손을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지 못했다.화면이 다시 바뀌었다.이번에는 오후에 육현경이 주방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장면이었다.육민은 영상 속에서 재촉했다.“엄마가 곧 내려올 거예요. 아빠, 이모, 빨리 포즈를 취해요.”곧이어 육현경과 진은지가 함께 케이크를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바로 소이연이 지난번 별장에서 보았던 두 사람의 다정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알고 보니, 모두 거짓이었던 것이다.그녀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영상 속에서 육민은 육현경더러 그녀에게 쿠키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라고 부탁하고 있었다.당시 그녀는 온전히 쿠키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 육현경의 표정을 전혀 보지 못했다.게다가 육현경은 그녀의 뒤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도 볼 수가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 영상을 통해서야 그녀는 비로소 알았다. 육현경이 자기를 그렇게 깊고 애틋하게 쳐다보고 있었던걸...그때의 그녀는 오히려 그가 젊고 싱싱하고 스릴 있는 걸 좋아한다고 여겼었다.화면이 다시 바뀌었다.육현경이 자신을 취하게 하는 장면이었다.술에 취하기 전에, 육민은 그와 함께 어떻게 하면 하룻밤을 묵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정말 이 두 사람은...소이연은 육현경을 힐끗 쳐다보았다.육현경은 입술을 오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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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소이연은 하늘 가득 수놓은 불꽃을 바라보면서 그 아래 잘생긴 얼굴의 육현경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마음속 감정이 파도처럼 일렁였다...육현경은 여전히 그녀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고, 그녀를 위해 많은 걸 준비한 것 같았다.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코가 찡해졌다.다시는 감동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새 두 눈은 촉촉해져 있었다.육현경의 시선도 소이연의 붉어진 눈시울에 멈췄다.두 사람은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그들 사이에 있었던 안 좋은 기억들, 거리감,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이 순간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심지어 천지 만물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았다.그들의 눈에는 서로만 보였다.육현경이 고개를 숙이고 소이연에게 다가갔다.소이연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더니 살포시 눈을 감았다.육현경의 입술이 소이연의 입술에 가볍게 닿았다.입술이 포개지며 두 사람의 마음은 따스한 물결로 일렁였다.육현경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탐닉했다.소이연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지만, 거부하지 않고 육현경에게 모든 걸 맡겼다.그들의 키스는 처음엔 가볍게 시작되었으나, 점점 뜨거워져 숨이 찰 정도로 격렬해졌다.육현경은 소이연을 가볍게 들어 안았다.소이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숨소리는 무거워졌고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육현경은 소이연을 안고 거실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 넓은 신혼 방문을 열었다.눈앞에는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했다.하얀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소이연은 육현경에게 안겨 침대 위에 눕혀졌다. 그녀의 아담한 몸매와 커다란 침대는 묘한 대비를 이루었고, 수줍어하는 얼굴은 침대와 잘 어우러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했다.육현경은 서둘러 양복을 벗고 넥타이를 풀어버렸다.그는 아무렇게나 셔츠 단추 몇 개를 풀고 소이연에게 다가갔다.그의 커다란 몸이 그녀를 덮었다.소이연은 긴장해서 저도 모르게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서 아들도 이미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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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오니, 소이연은 여전히 씻고 있었다.그는 재촉하지 않고 침대 머리맡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기다렸다.하지만 집중할 수 없었다. 신경이 자꾸 욕실 쪽으로 쏠려,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면 긴장했다.약 10분이 지나, 소이연이 욕실 문을 열었다.머리에 수건을 두른 걸 보니 머리까지 감은 것 같았다.그녀는 핑크색 가운을 입고 있었는데 커플로 맞춘 파란색 가운도 있었다.그런데 그 가운은 안방 욕실에 두었기에 그는 입지 못하고 그냥 흰색 가운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있었다.소이연의 얼굴은 여전히 붉었고 샤워를 해서 그런지 가운 밖으로 드러난 피부는 조명 아래 반짝였다.육현경은 저도 모르게 바싹 마른 입술을 한 번 핥았다.지금의 소이연은 정말 매혹적이었다.그렇다고 흥분해서 소이연을 바로 덮치진 않았다. 그는 먼저 욕실로 가서 헤어드라이어를 들고 나왔다.소이연은 육현경의 모습을 바라보며 입에서 맴돌던 말을 끝내 내뱉지 못했다.“먼저 머리 말려, 감기 걸리겠다.”육현경이 말했다.그가 얼마나 큰 인내심으로 마음속의 욕망을 억눌러야 이런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이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그래.”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육현경은 직접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샴푸의 은은한 향이 배어 있는 머리카락이었다.분명 아주 정상적인 향기였다.그런데 육현경에게는 그 향기가 정신을 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자신에게 말했다.‘좀만 더 참자. 조금만 더! 어차피 오늘 밤은 길 테니까.’그는 급하지 않았다. 전혀 서두를 것 없었다.잠시 후, 육현경은 소이연의 머리를 다 말려주고 드라이기를 내려놓았다.그리고 그윽한 눈빛으로 소이연을 바라봤다.그의 눈빛은 뜨거웠고, 그 안에 타오르는 불길은 감출 수 없었다.소이연은 입술을 오므렸다.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끝내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러다 육현경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다시금 얼굴을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 들이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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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신혼 첫날밤, 한 침대에 누웠지만, 밤새 아무 일도 없었다.소이연은 사실 미안한 마음이 컸다.이미 육현경과 결혼을 결심했으니 부부의 의무를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어쨌든 결혼은 장난이 아니니까...일단 결혼을 했다면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오늘 밤은 정말 예상 밖이었다.우연히 서랍 속에 있던 콘돔을 보며 그녀는 더 미안해졌다.육현경은 정말 다 준비해뒀던 것이다...사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그녀의 속옷은 물론 생리대까지 다 챙겨놨으니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당황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하지만 육현경도 그녀가 오늘 밤 그걸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사실 그날 밤, 소이연은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새로운 장소가 낯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어쨌든 뒤척이면서 오랫동안 깨어 있었다.그리고 옆에 있던 사람도 밤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두 사람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어젯밤, 쉽게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육현경이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고모...”“아직도 집이야?”전화기 너머에서 육은숙의 약간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육현경은 시간을 보았다. 벌써 오전 10시였다.원래 신부는 결혼 첫날 시댁에 일찍 가야 하는 법이지만 그는 전혀 서두르지 않고 그냥 차분하게 말했다.“곧 갈게요.”“빨리 와, 한참 기다렸잖아.”“알겠어요.”전화를 끊고 육현경은 다시 잠을 청하려 했다.하지만 고개를 돌리니 소이연도 전화 소리에 깨어 있었다.그녀가 말했다.“고모가 또 재촉했어?”“괜찮아, 조금 더 자도 돼...”“그래도 일어나자. 나 돌아가서 고모한테 혼나기 싫어.”그녀는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났다.육은숙의 성격을 소이연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가장 편했다.안 그러면 그녀의 표정이 얼마나 무섭게 변할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걱정하지 마. 그럴 리 없어.”그는 소이연이 피곤함에 지쳐 있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모는 내가 혼자 늙어가는 게 두려워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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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그러고는 갑자기 전화를 끊었다.소이연은 육현경을 보며 말했다.“수진 씨랑 계 감독님은 이미 육 씨 별장으로 갔다고 하니 우리도 가자. 민이도 거기에 있잖아.”육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아침은 더 이상 편하게 자기는 틀렸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차례로 일어나 욕실로 가서 세수했다.세수하고 나오자 육현경은 욕실로 들어가면서 말했다.“네 옷은 드레스룸에 있어.”소이연은 침실과 연결된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드레스룸은 엄청나게 컸다.침실보다도 더 클 정도로 넓었다.그녀는 옷장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화려한 여자 옷들이 절반 넘게 걸려 있었는데 육현경의 옷보다 훨씬 많았다.모두 그녀의 사이즈였다.육현경은 정말로 이 신혼집을 정성 들여 준비한 모양이었다...만약 그녀가 오지 않았다면, 육현경은 그 충격을 어떻게 견뎠을까.소이연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다.이미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고 모든 일은 더 나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단아한 옷으로 갈아입고 가볍게 화장을 했다.육현경도 이미 정장으로 갈아입었다.두 사람은 함께 차에 탔고 소이연은 창밖의 거리를 바라보았다.분명 결혼도 했고 서로 낯선 사이도 아니었지만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으니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어색했다.그래서 소이연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창밖에 집중했다.이때 그녀가 시선을 살짝 돌리며 말했다.“현경아, 이건 육 씨 별장으로 가는 길이 아닌 것 같은데.”“구청으로 가는 길이야.”소이연은 잠시 멍해졌다.“우리는 아직 혼인신고를 안 했잖아.”육현경이 말했다.소이연은 그제야 생각이 났다.현장에서 바로 프러포즈에 응답하고 결혼식을 올렸기에 혼인신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난 주민증도 안 가져왔는데.”소이연이 급급히 말했다.“내가 다 챙겼어.”육현경이 말했다.“네 것도 있어.”“뭐?”“민이가 줬어. 결혼식 전날에.”“...”역시 육현경이 직접 키운 아이다웠다.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아빠 편이었으니까.차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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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7화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예수진 때문에 난감해져서 소이연은 대문 앞에서 걸음을 딱 멈추었다.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그 순간, 예수진이 뒤돌아보더니 소이연을 발견하고는 전혀 민망해하지도 않고 큰 소리로 말했다.“이연 씨, 오빠랑 드디어 왔군요... 아니지. 우리 큰조카 왔구나!”“...”육현경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예수진은 촌수가 높아지고 나서 완전 신이 난 것 같았다.하지만 문제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야말로 소인배가 득세한 느낌이었다.“육 여사가 너희를 엄청나게 기다렸어. 조금만 더 늦었으면 침대로 쳐들어갔을 거야.”예수진은 장난스럽게 말했다.“너 왜 이렇게 버릇없어.”육은숙이 예수진을 나무랐다.“버릇없다니요? 나도 이제 집안 어른이니 뭘 하든 상관없어요.”예수진이 반박했다.“...”육은숙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아니면 그냥 인사를 받는 게 어때요? 곧 점심시간인데, 다들 배고프잖아요. 애들은 특히 배고플 텐데.”계지원이 분위기를 풀어보려 말했다.그는 육은숙과 예수진이 다툴까 봐 진심으로 걱정됐다.요즘 모든 걸 내려놓은 예수진은 세상 두려운 게 없었다.육은숙은 예수진을 흘겨보며 무심하게 말했다.“민이는 지금 한창 클 때라서 배고프면 안 돼. 민이를 생각해서 오늘은 봐주는 거야. 아줌마, 차 준비해요.”“알겠습니다. 아가씨.”도우미가 공손하게 대답했다.육은숙은 육씨 가문의 맏누이로서 자연스럽게 상석에 앉았다.계지원과 예수진도 신혼부부였기 때문에 육은숙에게 차를 올려야 했다.예로부터 맏형은 아버지와 같고 맏누이는 어머니와 같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하지만 같은 항렬이기 때문에 그들은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이 그냥 서서 차를 올리면 됐다.도우미에게서 찻잔을 받아들고 계지원은 공손하게 말했다.“누나, 차 드세요.”육은숙은 계지원을 흘끗 쳐다보고는 차를 받아 마셨다.다 마신 뒤에 그녀는 계지원에게 봉투 하나를 건넸다.“고마워요.”계지원이 차를 다 올리고 나자, 예수진이 바로 찻잔을 내밀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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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그녀는 자신의 봉투를 다시 살펴보았다.20만도 안 될 것 같았다.그녀는 육은숙 앞에서 봉투를 열었다.열어보니 안에는 돈이 한 푼도 없었다.예수진은 화가 상투 밑까지 치밀어 올랐다.이건...그녀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그녀의 속을 뒤집는데 육은숙은 과연 일가견이 있었다.“봉투 안을 좀 더 잘 살펴봐.”육은숙은 예수진의 표정만 보고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뭘 더 찾으라고?”예수진은 어이가 없었다.“동전이라도 있다는 거예요?”하지만 안에는 정말 작은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육은숙의 비난은 이미 최악이었다.쪼잔한 여자 같으니라 고야.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다니.“안에 있는 걸 꺼내!”육은숙의 목소리가 확연하게 딱딱해졌다.그녀는 예수진이 오해하든 상관없었다.다만 불같은 성격의 예수진이 그 봉투를 그냥 던져버릴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예수진은 내키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육은숙의 말을 들어왔기에 고분고분하게 봉투 속 물건을 꺼냈다.꺼내는 순간, 예수진은 깜짝 놀랐다.동전이 아니었다.그것은 옥으로 만든 반지였다.게다가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반지였다.“네 외할머니의….”육은숙은 본능적으로 말을 하다가 멈췄다.“엄마가 돌아가실 때 나한테 남긴 유품이야.”“이렇게 귀한 걸 나한테 왜 주세요?”예수진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육은숙은 정말 예수진에게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왜 주냐니? 몰라서 물어?!’“설마 내 혼수로 주는 거예요?”예수진이 갑자기 놀라며 물었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랑 나랑 무슨 관계라고 내가 너한테 혼수를 줘.”육은숙은 단호하게 부정했다.“그냥 네가 지원의 아내니까 억지로나마 우리 육씨 가문의 사람으로 쳐서 우리 집 물건을 준 거야.”괜히 감동했다는 생각에 예수진은 입을 삐죽거렸다.하지만 그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 다시 물었다.“그러니까 내 신분을 인정한 거네요?”“전 국민이 네가 지원의 아내인 걸 다 아는데 내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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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화

“쓸데없는 소리!”육은숙이 태연하게 말했다.“적출과 서출이 같을 수 있어?”예수진은 잠시 이해하지 못했다.한참 후에야 육은숙의 말뜻을 알아챈 그녀는 계지원을 돌아보며 말했다.“누나는 지금 지원 씨를 서출이라고 욕하는 거잖아.”“...”계지원은 어이가 없었다.예수진은 정말로 문제를 만드는 걸 즐기는 것 같았다.육은숙은 예수진을 무시하고 소이연의 손목에 팔찌를 끼워주었다.볼수록 마음에 들었다.“현경의 할머니도 분명히 기뻐하실 거야. 이렇게 좋은 손자며느리를 얻었으니.”소이연은 칭찬을 듣고 조금 쑥스러워했다.육은숙이 재빨리 말했다.“이제 그만 일어나.”“감사합니다, 고모님.”소이연은 진심으로 말했다.가족의 환영을 받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동적인지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따뜻함을 경험하지 못한 그녀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인사가 끝난 후, 가족들은 육 씨 별장의 큰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예수진은 정말 배가 너무 고팠다.늦으면 육은숙한테 혼날까 봐 아침도 거르고 나왔던 것이다.뭐든 그녀 마음에 안 들면, 트집 잡을 게 뻔했으니까.하지만 생각밖에도 그들이 서둘러 왔지만, 육현경과 소이연은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다.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았던 것이다.역시, 적출과 서출의 차이는 육 씨 가문에서 너무도 분명하게 드러났다.자신이 서출의 며느리인 이상 그녀는 눈치껏 처신해야 했다.“이연아, 많이 먹어.”육은숙은 소이연에게 계속 음식을 권하며 혹시라도 소홀하게 대할까 봐 염려했다.예수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어차피 육은숙도 진심으로 자신을 잘 대해줄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빗자루로 쫓아내지 않는 것만 해도 그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음식을 먹었다.하지만 착각일까?오늘 요리는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던 것이다.심지어 그녀는 어린 시절에 먹었던 맛까지 느껴졌다.설마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육씨 가문의 요리사는 아직도 바뀌지 않았단 말인가?그 요리사도 이젠 꽤 나이가 들었을 텐데.예수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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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하지만 외할머니 맞잖아요.”하연이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그렇게 늙어 보이니?”육은숙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외할머니라고 불러도 기분이 별로였고 안 불러도 기분이 별로였다.“아니요.”하연은 고개를 흔들며 아주 진지하게 설명했다.“엄마의 엄마니까 외할머니라고 부르는 거 맞잖아요.”“...”“밥 먹어.”육은숙은 네 살짜리 아이와 더는 말다툼할 기운이 없었다.그녀는 하연을 옆 의자에 앉히고 어린이용 식기로 밥을 떠먹였다.“외할머니, 난 오이 싫어요.”하연이 투정을 부렸다.“난 고기 먹을래요.”“애들은 채소를 안 먹으면 머리카락이 노래진단다.”“노란색이 안 예뻐요?”하연이 물었다.“안 예뻐.”“그런데 외할머니 머리카락도 노란색이잖아요.”하연은 육은숙의 머리카락을 가리켰다.“...”“외할머니, 나 고기 먹고 싶어요.”하연이 다시 말했다.육은숙은 결국 생선을 집어 하연에게 줬다.하연은 다 먹고 나서 말했다.“외할머니, 나 국물도 마실래요. 목말라요.”육은숙은 국을 떠서 먹였다.“외할머니, 난...”“그냥 얌전히 먹으면 안 돼? 주는 대로 먹으라고!”육은숙은 참다못해 하연에게 소리쳤다.하연은 순간 눈물이 핑 돌며 입이 삐죽 나왔다.엄청 서러운 모습이었고 눈물이 곧장 넘쳐났다.그 모습은 어릴 적의 예수진과 똑 닮아서 화도 내기 힘들었다.육은숙은 얼른 하연을 달래며 말했다.“알았어.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자. 울지 마, 알겠지?”“그런데 나 속상해요.”하연은 서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외할머니가 잘못했다고 말해야 안 울 거예요.”육은숙은 하연을 노려보았다.하연은 육은숙의 마음을 읽은 듯 눈물을 다시 흘렸고 더욱 억울한 표정이 되었다.“그래그래. 내가 잘못했어. 강제로 밥 먹으라고 한 건 내 잘못이야. 이제 그만 울면 안 될까?”“그럼 안아주세요.”하연이 팔을 내밀었다.육은숙은 하연을 번쩍 들어 안아주었다.하연은 육은숙의 목을 꼭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용서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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