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1261 - Chapter 1270

1405 Chapters

제1261화

점심 식사 후, 육현경은 소이연과 함께 낮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예수진이 또 놀려댔다.소이연은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었다.예수진 이 계집애는 대체 맨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수진은 괜히 그러는 게 아니야.”육현경은 마치 소이연의 마음을 읽은 듯 한마디 툭 내던졌다.“어?”소이연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자 육현경은 그녀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몇 마디를 속삭였다.소이연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육현경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잡시다. 사모님.”“아니면... 우리 따로 자는 게 어때?”소이연은 육현경의 건강을 염려하며 말했다.“싫어.”육현경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차라리 여기서 터져버리는 게 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보다 훨씬 나아.”소이연은 가슴이 찡했다.육현경은 그녀가 사라질까 봐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육 씨 별장.계지원은 하연을 데리고 재우러 갔다.하연을 재우지 않고서는, 계지원은 예수진과 함께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란 아예 없기 때문이다.예수진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앉아 있으니 뭔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었다.그녀는 무심코 한 편의 예술 영화를 골라 보기 시작했다.천천히 주변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고개를 돌려보니 육가희였다.솔직히 말해, 언젠가 이렇게 육가희와 마음 편히 앉아 있을 날이 올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오늘 그녀가 육 씨 별장으로 왔을 때, 육가희는 비록 반가워하지는 않았지만 막 대하지는 않았다.그냥 그저 조용히 존재감 없는 상태였을 뿐이었다.결국, 보면 육가희는 자존감이 낮았다.지금은 분명 좋은 집안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래 가정에서 받았던 상처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듯했다.그래서 그녀는 육가희를 미워할 수 없었다.비록 육가희가 과거에 그녀에게 다소 좋지 않은 일을 저질렀고 그로 인해 그녀가 몹시 화가 났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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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예수진은 육가희를 바라보며 살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그녀는 육가희가 이렇게 쉽게 마음을 내려놓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육가희도 예수진의 생각을 눈치챈 듯 설명했다.“육씨 가문에서 몇 년 동안 지내면서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우리 엄마였어요. 엄마는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모든 것을 내게 주셨죠. 부와 명예, 그리고 가족의 따뜻함까지 말이에요. 엄마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나에게도 중요했고 엄마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나에게도 중요하지 않았어요.”그러니까 육가희는 그녀에 대한 육은숙의 태도가 바뀌자 자연스럽게 함께 변한 것이었다.예상 밖이긴 했지만, 그럴 만도 했다.하지만 예수진은 솔직하게 말했다.“가희야, 너도 너만의 개성을 가져야 해. 너는 누구에게 의지해서 사는 사람이 아니니까.”육가희는 예수진을 쳐다보며 잠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왜냐하면, 어젯밤에도 엄마가 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네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은 기분은 이해해. 모든 게 꿈같아서 맨날 전전긍긍하고 자신감도 없어졌을 거야. 네가 가진 행복이 어느 날 사라질까 봐 말이야.”육가희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어쩌면 예수진은 그녀와 정말로 비슷한 상황이라서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봤을지도 모른다.아니면...육가희는 그동안 이 관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그녀는 예수진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왔다.하지만 그들이 친자매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엄마가 다른 배다른 자매 말이다.“오늘 네가 먼저 나한테 화해하자고 한 이유 중 하나가 도경 때문이지?”예수진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육가희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예수진이 이걸 알아차릴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그녀는 예수진을 항상 단순하고 순진해서 사람의 속을 잘 읽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난 단순한 게 아니라 복잡하게 사는 게 싫을 뿐이야. 세상에서 굳이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는 없잖아.”예수진은 솔직하게 말했다.“맞아요. 난 수진 씨가 나와 도경 씨와의 관계를 좀 도와줬으면 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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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이연과 육현경은 육민을, 예수진과 계지원은 하연을 데리고 육 씨 별장을 나섰다.육은숙은 현관까지 나와 그들을 배웅했다.그들이 차에 타는 순간, 그녀가 말했다.“현경아, 자주 집에 놀러와.”육현경은 응수했다.“그럴 일 없을걸요. 곧 서울로 가야 하거든요.”예수진이 괜히 너스레를 떨었다.“서울로 가면 이연 씨의 친정집도 들러야 해서 한동안 오기 힘들 거예요. 그러니 기다리지 말아요.”예수진도 뒤늦게야 소이연과 천씨 가문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그녀는 소이연이 미안해서 더는 숨기지 못하고 알려준 거라고 짐작했다.하지만 실제로는 위기가 끝났기 때문에 소이연이 솔직해진 것뿐이었다.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고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난 서울로 간다고 한 적 없는데요?”육은숙이 말하기도 전에 소이연이 먼저 예수진을 향해 말했다도대체 누가 서울에 간다고 한 거지?“오후에 현경이가 지원 씨랑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예수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설마 소이연은 모르고 있었던 건가?소이연은 육현경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육현경이 설명했다.“어젯밤에 얘기했잖아.”“...”그는 오늘이라고 말한 적은 없었다.예수진은 옆에서 웃었다.“어젯밤에는 무척 피곤했을 텐데 누가 기억이나 하겠어.”“나 그날이에요.”소이연이 결국 욱해서 말했다.예수진의 놀림에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뭐라고요?”예수진은 잠깐 멈칫했다.“그럼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거예요?”소이연이 침묵했다.침묵은 곧 긍정이었다.예수진은 육현경을 향해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어젯밤 육현경의 심정은 정말 죽는 것보다 괴로웠을 것이다.“내일 서울로 갈 거야. 천우진하고 연락해뒀어.”육현경이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왜 그렇게 서두르는 거야?”“내가 서두르는 게 아니야.”사실 육현경은 며칠 뒤에나 가고 싶었다.소이연도 그날이니 이렇게 먼 길을 가는 건 분명 피곤할 터였다.하지만 천우진은 그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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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천우진은 이미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마치 그에게 수십억의 빚을 진 것처럼 그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아마 그에게 수십억의 빚을 졌다고 해도 이렇게까지는 기분 나빠하진 않을 것이다.소이연이 의아했던 것은 심문헌도 여기에 있다는 점이었다.그는 지금쯤이면 분명 낙성에 있어야 할 텐데 왜 여기까지 온 걸까?“오빠...”소이연이 입을 떼려는 순간, 천우진은 바로 몸을 돌려버렸다.정말로 화가 난 것이다.소이연은 옆에 있는 육현경을 흘끗 쳐다보았다.그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뜻이었다.‘당연히 넌 아무렇지도 않겠지. 네 형이 아니니까.’소이연은 서둘러 천우진을 쫓아갔다.하지만 승용차가 정원 초과여서 그들은 두 대로 나눠 타야 했다.처음에는 나름 괜찮았지만, 천우진의 차가운 태도에 소이연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걱정하지 마.”육현경이 말했다.“나도 네 오빠의 약점을 알고 있으니까.”“뭔데?”소이연이 호기심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천우진에게 무슨 약점이 있다는 거지?육현경은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승용차는 곧 천 씨 저택에 도착했다.소이연은 조심스럽게 천우진에게 다가갔다.“오빠, 외할아버지는 괜찮으세요?”“외할아버지가 걱정되긴 한 거야?”천우진이 비꼬았다.비록 서울에 자주 오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카톡으로 자주 외할아버지의 상태를 물어보곤 했다.“아직 깨어나지 않으셨어.”천우진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지만 대답해 주었다.“그럼 잠깐 후에 할아버지 뵈러 갈게요.”천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묵인한 셈이었다.“내가 현경이랑 결혼한 건...”소이연은 설명을 시작하더니 단호하게 말했다.“사실은 현경이한테 강제로 결혼 당한 거예요.”천우진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리더니 육현경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응시했다.육현경은 소이연을 흘끗 쳐다보았다.‘이런 배신자, 바로 책임을 떠넘기다니!’소이연은 그의 눈길을 피했다.어차피 그에게 떠넘기기로 생각했던 일이었다.천우진의 약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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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천우진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육현경의 진심에 감동한 것이 분명했다.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소이연의 신분을 공개하겠다고 했다.사실 천우진은 오래전부터 소이연이 천씨 가문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했다.다만 소이연이 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소이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육현경을 응시했다.그녀는 공개하겠다고 한 적이 없었다.육현경은 곧바로 소이연의 불쾌함을 느끼고 작은 목소리로 소이연의 귀에 대고 설명했다.“형님을 기쁘게 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어.”사실 그는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소이연의 신분은 진작에 외부에 공개됐어야 했다.물론 허영심 때문은 아니었다.다만 소이연은 더 빛나는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었다.그녀는 그럴 자격이 충분했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했다.소이연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녀도 천우진이 자신이 몰래 결혼한 사실에 엄청 화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혈연이라는 건 원래 쉽게 끊을 수 없는 거잖아.그녀가 천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도 나쁠 건 없었다.“나도 한 가지 요구가 있어.”천우진이 입을 열었다.육현경은 경계하며 그를 바라보았고 동시에 눈빛으로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경고를 보냈다.소이연이 진심으로 화가 나면 그 또한 수습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천우진은 육현경의 눈빛을 무시한 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가 소이연과 결혼한 만큼 이제 너도 천씨 가문의 일원이야. 앞으로 천 씨 가문으로 와서 일하도록 해.”육현경은 순간 멍해졌다.천우진이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문제라도 있나?”천우진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저는 지금 막 육씨 가문을 다시 일으켰고 새로 세운 회사도 아직 처리할 일이 많아서 천씨 가문에 올 여유는 없어요.”“육씨 가문의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지만 천씨 가문의 사업은 미룰 수 없어.”천우진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근데 지금 천씨 가문은 잘 돌아가고 있잖아요?”육현경이 되물었다.주변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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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그는 구경에는 관심도 없었고 그저 휴대폰으로 코딩에만 몰두하고 있었다.어쨌든, 이제 아빠랑 엄마가 다시 잘 지내니까 다른 건 관심 밖이었다.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이름을 부르자 그는 잠시 멍하니 당황한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천우진은 워낙 똑똑해서 금방 육현경의 의도를 알아챘다.즉, 나중에 나이가 들면 육민에게 일을 이어받게 하겠다는 뜻이었다.역시 육현경은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왜요, 아빠?”육민이 의아하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하던 거 마저 해.”육현경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육민은 그 미소에 왠지 소름이 돋았다.자신이 팔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아무리 그래도 자기는 주워 온 게 아닌 친아들이니 자신을 팔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래서 그는 안심하며 다시 코딩을 시작했다.“괜찮겠어요?”육현경이 확인하듯 물었다.천우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은 전혀 난감하지 않았다.사실 그도 천씨 가문의 사업을 완전히 놓을 생각은 없었다. 어쨌든, 이건 조부와 윗세대들이 힘들게 쌓아 올린 것이니 장손으로서 당연히 책임이 있었다. 처음에 그는 일단 육현경에게 천씨 가문을 맡기려 했었다. 육현경은 그가 믿고 인정하는 뛰어난 인재였으니 그에게 천씨 가문을 맡긴다면 더 번창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남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육씨 가문도 지금 육현경이 홀로 지탱하고 있는데 그에게 천씨 가문을 위해 육씨 가문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건 조금 비도덕적이었다.하지만 육민은 달랐다.어릴 때부터 천천히 키우면 그가 은퇴할 때쯤에는 육민은 혼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었다.이런 생각에 천우진은 다시 한번 육현경의 문제 해결 능력에 감탄했다.육현경이 천씨 가문을 관리하는 것보다 육민이 맡는 게 훨씬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어쨌든 육현경은 외부 사람이라 천씨 가문 내 다른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육민은 천씨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았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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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내가 알아야 해?”소이연이 되물었다.“그건 아니지만 난 네가 짐작할 줄 알았거든.”육현경이 일부러 뜸을 들였다.소이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짐작?뭘 짐작하라는 거지?!설마 심문헌과 천우진 사이에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건 아니겠지...잠깐!소이연은 순간 멍해졌다.육현경을 쳐다보며 그녀는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미소를 지었다.마치 자기 아내는 정말 똑똑해서 금방 눈치챌 줄 알았다는 듯이 말이다.이때,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여기는 고급 개인 병원이었다.천제진이 입원한 곳은 일반 병원과는 확연히 달랐다.두 대의 차에서 사람들이 차례로 내렸다.심문헌과 천우진을 바라보는 소이연의 눈빛은 아무래도 의심스러웠다.“왜 그래?”천우진이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뚫어지라 쳐다보는 소이연의 눈빛에 어쩐지 당황했던 것이다.“아무것도 아니에요.”소이연은 정신을 차리고 천우진을 따라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병원에 올 때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지곤 했다.특히 외할아버지가 여전히 병상에 누워 계신 걸 생각할 때면 더 그랬다...이때 따뜻한 손이 갑자기 소이연의 손을 감싸주었다.소이연은 육현경을 쳐다보았다.육현경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를 위로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소이연도 미소를 지었다.사실, 천제진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걸 그녀는 이미 받아들이고 있었다.그렇지만, 사람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희망을 조금씩 품게 된다.병실 문이 열렸다.소이연은 천제진을 보자마자 눈가가 붉어졌다.잠시 떠나 있는 동안 그는 한층 더 여위어 있었다.하긴.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영양제로만 몸을 유지하는데 어떻게 몸이 좋아질 수 있겠는가.계속 누워 있으면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었다.소이연은 천제진 옆에 앉아 살며시 불렀다.“외할아버지.”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외할아버지, 저 결혼해요.”소이연은 말하며 살짝 웃었다.“아니지, 이미 결혼했어요. 제가 말없이 결혼한 거 화내지 않으시겠죠? 그리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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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그리고 미래는 바로 눈앞에 있었다.그들은 병실에서 오랜 시간 동안 천제진의 곁을 지켰다.떠날 때 소이연의 눈가는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마치 외할아버지에게 육현경의 존재를 이야기한 후로 그녀는 정말로 과거와 화해하고 끝을 맺은 기분이었다.그녀는 육현경이 앞으로도 자신의 삶에 계속 함께할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천 씨 저택으로 돌아온 뒤, 육현경은 소이연을 방으로 데려가 쉬게 하려 했다.“난 이따가 쉴 테니까 너 먼저 들어가. 난 문헌 씨랑 얘기 좀 해야겠어.”소이연이 솔직하게 말했다.육현경은 소이연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심문헌도 마다하지 않았다.지난번 결혼식이 무산된 이후로 그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다른 건 그렇다 치고, 그들은 여전히 사업 파트너였다.그러니 완전히 인연을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알았어.”육현경도 길게 말하지 않았다.“방에 데려다줄게.”천우진이 나섰다.그도 소이연과 심문헌에게 단둘이 있을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다.육현경과 천우진이 떠난 후, 소이연과 심문헌은 천 씨 저택 밖에 있는 찻집으로 갔다.둘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 미소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서로 마음을 내려놓고 모든 걸 이해했다는, 그리고 축복까지 담긴 미소였다.소이연이 말했다.“언제부터 우리 오빠랑 그런 사이였어요?”심문헌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그녀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물어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답했다.“이연 씨가 받아들이기 힘들까 봐 걱정했어요.”“못 받아들일 게 뭐가 있어요? 난 오빠도 받아들였는데...”솔직히 말하자면, 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아무리 생각해봐도 천우진은...그래.그녀는 문득 천우진과 전처와의 감정이 왜 그렇게 서먹서먹했는지, 왜 계속 천씨 가문의 후계자를 찾으려고 했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다.그가 후사를 이을 수 없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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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내가 이연 씨는 못 받아들일 거라고 했잖아요”심문헌은 소이연의 표정을 보고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못 받아들이는 건 아니지만,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그러니까 결국에는 못 받아들이는 거잖아요.”심문헌은 어깨를 으쓱했다.“근데 문헌 씨는 원래 정상 아니었어요?”“그럼 지금 내가 우진 씨랑 있는 게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심문헌은 약간 기분이 상한 듯 말했다.“...”소이연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런 게 아니라, 난 당연히 개인적 취향을 존중해요. 다만 우리는 결혼할 사이였는데 마음이 너무 빨리 변한 거 아니에요? 마음만 바뀐 게 아니라 성적지향도 바뀌었잖아요!”“나 원래 이랬던 거 너 몰랐어요? 난 그냥 이연 씨 때문에 잠시 마음을 바꿨던 것뿐이에요.”심문헌이 말했다.“세상에서 내가 좋아했던 유일한 여자는 이연 씨뿐이었거든요.”소이연은 가슴이 살짝 아파져 왔다.아직도 심문헌에게 약간의 미안함이 있었다.물론, 심문헌의 성향을 존중했고 진정한 사랑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세상 흐름에 맞춰 사는 게 사회적으로는 더 인정받기 쉬웠다. 다만 문제는 심문헌과 천우진은 둘 다 나름 사회적 위치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마치 자신이 심문헌의 앞길을 막아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미안해할 필요 없어요.”심문헌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그 덕분에 나도 우진 씨를 만났잖아요. 괜찮은 사람이에요.”소이연은 그를 바라보았다.“전에 만났던 사람들보다 훨씬 나아요.”“어떤 면에서?”소이연이 물었다.“이연 씨, 제발 좀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내가 말하는 건 당연히 그 사람의 행위죠.”“그 사람의 행위?”“이연 씨!”심문헌이 목소리를 높였다.이 여자는 분명 일부러였다.“몇 달 만에 어떻게 이렇게 개방적으로 변했어요?”심문헌이 농담했다.“육현경이 정말 이연 씨에게 큰 변화를 줬네요.”“그 사람과 무슨 상관이에요?”소이연은 개의치 않는 듯 말했다.“그냥 모든 걸 내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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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찻잔을 들고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던 소이연은 심문헌의 말을 듣고는 차를 뿜어냈다.심문헌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해하며 물었다.“걱정되지 않아요?”“...”‘현경은 철벽남이거든.’“이연 씨는 그 두 남자의 매력을 잘 몰라서 그래요.”심문헌이 진지하게 말했다.“육현경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잘 아시잖아요. 편견 없이 보세요. 아무튼, 나는 이연 씨를 두고 그와 경쟁했을 때, 진심으로 인정했어요. 그리고 우진 씨는...”심문헌의 얼굴에 보기 드문 교태가 어렸다.“정말 만나보고 나니까, 이 남자가 진짜 대단한 걸 알겠더라고요.”“그렇게 대단해요?”소이연은 반신반의했다.“어떻게 우진 씨의 매력을 의심해요?”심문헌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벌써 이렇게 감싸주는 거야?!’“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난 그 두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 보러 가야겠어요.”심문헌은 한마디 남기고 떠났다.소이연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천우진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기라도 하듯 정말 초조한 모습이었다.소이연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오히려 홀가분하게 웃었다.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심문헌에게 큰 죄책감을 느끼며 세상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미안한 사람은 그뿐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제는 드디어 마음속의 큰 짐을 내려놓았다.어쨌든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은 모두 중요하니까.현재 심문헌이 가진 것은 그에게 가장 완벽한 것이었다.소이연도 천천히 방으로 돌아갔다.방안에 들어서니 육현경도 막 돌아온 것 같았고 씻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아까는 어디 갔었어?”소이연이 물었다.“네 오빠랑 잠깐 이야기했어.”육현경이 대답했다.“...”심문헌의 짐작이 맞았다.“무슨 일이야?”육현경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의아하게 물었다.“아니야.”소이연이 말했다.“앞으로 우리 오빠랑은 멀리해.”“널 괴롭혔어?”“널 괴롭힐까 봐 그래.”소이연의 입에서 말이 툭 튀어나왔다.이에 육현경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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