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 후, 육현경은 소이연과 함께 낮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예수진이 또 놀려댔다.소이연은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었다.예수진 이 계집애는 대체 맨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수진은 괜히 그러는 게 아니야.”육현경은 마치 소이연의 마음을 읽은 듯 한마디 툭 내던졌다.“어?”소이연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자 육현경은 그녀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몇 마디를 속삭였다.소이연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육현경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잡시다. 사모님.”“아니면... 우리 따로 자는 게 어때?”소이연은 육현경의 건강을 염려하며 말했다.“싫어.”육현경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차라리 여기서 터져버리는 게 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보다 훨씬 나아.”소이연은 가슴이 찡했다.육현경은 그녀가 사라질까 봐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육 씨 별장.계지원은 하연을 데리고 재우러 갔다.하연을 재우지 않고서는, 계지원은 예수진과 함께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란 아예 없기 때문이다.예수진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앉아 있으니 뭔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었다.그녀는 무심코 한 편의 예술 영화를 골라 보기 시작했다.천천히 주변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고개를 돌려보니 육가희였다.솔직히 말해, 언젠가 이렇게 육가희와 마음 편히 앉아 있을 날이 올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오늘 그녀가 육 씨 별장으로 왔을 때, 육가희는 비록 반가워하지는 않았지만 막 대하지는 않았다.그냥 그저 조용히 존재감 없는 상태였을 뿐이었다.결국, 보면 육가희는 자존감이 낮았다.지금은 분명 좋은 집안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래 가정에서 받았던 상처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듯했다.그래서 그녀는 육가희를 미워할 수 없었다.비록 육가희가 과거에 그녀에게 다소 좋지 않은 일을 저질렀고 그로 인해 그녀가 몹시 화가 났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