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1241 - 챕터 1250

1407 챕터

제1241화

모두가 하연의 귀여움에 반했다.육현경은 미소를 지으며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정하게 말했다.“오빠는 좀 어려울 것 같고, 노력하면 동생은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우리 아빠, 엄마처럼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하연이 진지하게 물었다.“그래.”“와, 나 여동생 생긴다!”하연은 흥분하며 말했다.“그럼 내일 바로 만날 수 있어요?”“...”로켓을 타도 불가능할 텐데.“하연아, 내려와!”밑에서 예수진이 불렀다.“오늘은 네 결혼식도 아닌데 왜 자꾸 시선을 끌려고 그래?”하연은 입을 삐죽거렸다.“엄마는 정말 나빠.”오늘 엄마는 아빠한테 뽀뽀도 못 하게 하고 말도 못 하게 했다.불만은 있었지만, 원래 말을 잘 듣는 아이였으니 하연은 총총걸음으로 내려갔다.사회자는 몇 마디 말로 분위기를 풀고는 크게 외쳤다.“신랑과 신부, 이제 결혼반지를 교환하도록 할게요!”육현경과 소이연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육현경이 먼저 반지를 꺼내 소이연의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약지에 끼워주었다.하지만 너무 긴장했던 탓인지 손이 떨려서 한참을 애를 써도 잘 안 되었다.“현경아, 진정해.”소이연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육현경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하지만 차분해지기는 쉽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반지를 겨우 끼울 수 있었다.그러고 나서, 소이연이 반지를 집어 육현경의 손에 끼워주었다.그녀 역시 묘한 감정이 교차했다.그들은 갑자기 이렇게 결혼을 해버리게 됐으니까.“좋아요. 신의 이름을 빌려 두 분이 정식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이제 신랑은 신부에게 키스해도 됩니다!”사회자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순간, 사람들의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육현경은 소이연을 그윽이 바라보았다.소이연도 그를 바라보았다.둘은 한참을 서로 응시했지만, 육현경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키스해!”무대 아래에서 누군가 재촉했다.하도경이었다.예수진도 속으로는 조바심이 났지만, 여자로서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긴 부끄러웠다.하도경은 역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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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에헴, 에헴!”사회자가 참다못해 끼어들었다.아까는 키스를 못 하더니 지금은 키스가 끝날 줄 모르니 말이다.연회 음식이 다 식어버리겠다.사회자의 일부러 낸 기침 소리에 그제야 정신이 든 육현경과 소이연은 천천히 떨어졌다.떨어질 때 보니, 서로의 입술은 정욕에 물든 붉은 빛을 띠고 있었고 자세히 보면 소이연의 입술은 약간 부어오른 상태였다.“자, 이제 신랑과 신부님은 방으로 가서 첫날 밤을 쭉 이어가시면 되겠습니다. 하객 여러분들도 음식을 기다리고 계시니까요.”사회자가 유쾌하게 말했다.육현경과 소이연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소이연은 아까 왜 그렇게 몰입했는지 자신도 모를 정도였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오므렸다.입술에는 아직도 육현경의 향기가 남아 있는 듯했다...“이것으로 오늘 이 두 커플의 결혼식을 마치겠습니다. 이제부터 기념 촬영 시간이 있겠습니다. 손님 여러분, 무대 위로 올라오셔서 사진을 찍으셔도 됩니다.”사회자가 크게 외쳤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많은 손님이 두 커플과 사진을 찍으려고 경쟁하듯 무대로 올라갔다.워낙 눈부신 커플들이었고 이렇게 아름다운 두 쌍을 만나는 것도 정말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사진을 다 찍고 나자 연회가 시작되었다.야외식장이라 음식은 서양식 뷔페로 준비되어 있었다.음식을 먹는 동안, 두 커플은 계속해서 손님들에게 술을 따랐다.소이연도 술을 따르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다.모두 그녀의 사이즈에 딱 맞는 옷이었다.옆에서 함께 걷던 예수진이 물었다.“이연 언니, 깜짝 놀랐죠? 전혀 예상 못 했죠?”“수진 씨는 미리 알고 있었던 거예요?”소이연이 예수진을 쳐다보며 물었다.예수진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스스로 무덤을 판 기분이었기 때문이다.“그러니까 현경이랑 짜고 나한테 숨긴 거예요?”“나도 일부러 숨기고 싶진 않았어요. 다 두 사람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거지. 내가 말하면 이연 씨는 또 현경을 안 만나줄 거잖아요.”예수진도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나도 두 사람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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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하도경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육가희는 더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하도경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신랑 신부들이 왔으니 술 따르러 가야겠어요.”그렇게 말하며 하도경은 육가희의 곁을 떠났다.육가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자신이 먼저 다가갔는데도 하도경은 여전히 저렇게 매정하게 굴어야 하나?육은숙은 계속 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늘은 예수진의 결혼식이니 그녀는 육가희가 마음 상할까 걱정되었던 것이다. 어쨌든 예수진과 육가희의 관계를 놓고 볼 때 예수진은 지금 행복하게 잘살고 있으니 육가희가 질투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그래서 육가희가 하도경에게 거절당하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던 것이다.그녀는 육가희 곁으로 다가갔다.“가희야.”육가희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엄마, 도경 씨가 정말 나를 무시해요.”“괜찮아, 엄마가 더 좋은 남자를 소개해줄게. 도경 때문에 속상해할 것 없어...”“하지만 난 그 사람만 좋아요.”육가희가 괴롭게 말했다.“이제 예수진도 결혼했는데 도경 씨는 아직도 잊지 못하는 걸까요?”“도경에게 시간을 좀 줘. 너희 둘에게는 시간이 필요해.”육은숙이 위로했다.육가희는 육은숙을 보며 말했다.“엄마, 나 정말 예수진보다 많이 부족한 걸까요...”“아니야.”육은숙은 단호하게 육가희의 말을 잘랐다.“너는 단지 아직 네 짝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야.”육가희는 고개를 숙였다.내 짝이라.누가 그녀의 짝일까?왜 예수진은 이렇게 쉽게 행복을 얻을 수 있는데 그녀는 왜 안 되는 걸까?!육은숙은 육가희를 달래며, 시선을 돌려 예수진을 바라보았다. 예수진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원래는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 법도 한데,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자신도 그 행복에 전염되는 것 같았다.그녀는 시선을 돌려 육가희를 데리고 한쪽으로 가서 조용히 위로했다.예수진은 손님들과 술을 마실 때, 우연히 육은숙과 육가희를 보았다. 그리고 또 하도경이 그쪽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도경아.”예수진이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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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그러니까, 이연 언니와 수진의 결혼식이 끝나면 우리 같이 집에 돌아가도 되냐고?”“그때 가서 보자.”송문수는 바로 거절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승낙하지도 않았다.“오늘 저녁에 다른 일정이 생길지 모르니까.”하지수는 입술을 오므렸다.송문수는 음식을 담은 접시를 들고 옆 테이블로 갔다.그녀에 대한 태도는 여전히 차가웠다.방금 송문수가 같이 밥 먹자고 한 건 그녀를 걱정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마 그냥 습관적으로 한 말이었던 것 같았다.너무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다....신혼부부들이 술을 돌리고 있을 때 예수진은 하도경을 자기 옆으로 불렀다.지금 그들 두 사람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시 친구 관계로 돌아갔다.그들의 지난 일은 이제 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고, 다 털어버렸다.“방금 내가 보니까, 육가희가 먼저 너를 찾아가던데.”예수진이 말했다.“넌 여전히 궁금한 것도 많아.”“그녀랑 다시 화해할 생각은 없어?”“내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마.”“난 네가 날 못 잊고, 외롭게 늙어갈까 봐 걱정돼서 그러지.”예수진이 진지하게 말했다.“수진아, 너 나르시시즘이야. 너도 이제 결혼했는데, 내가 너한테 미련을 가질 리가 있겠어?”하도경은 살짝 비웃듯 말했다.“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천지에 널렸는데 굳이 한 나무에 매달릴 필요가 없잖아. 나도 결혼하고 싶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예수진은 그가 허풍을 떠는 걸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내가 말하는데, 예수진, 내 일에 신경 좀 끄셔.”하도경이 짜증 내듯 말했다.“너는 계지원이랑 잘 살기나 해.”“육가희는 좀 까칠하고 얄밉기는 하지만 널 정말 좋아하잖아. 그리고 너희 집안도 서로 잘 맞고, 부모님들도 다들 좋아하시잖아. 그러니 한 번 더 생각해봐.”예수진이 설득했다.“당사자인 나도 육가희에 대한 선입견을 버렸는데 너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난 너처럼 속없는 사람이 아니야.”하도경이 경멸스럽게 말했다.“너야말로 속없는 사람이야.”예수진이 발끈했다.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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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예수진은 계지원의 말을 듣고 기분이 꽃처럼 확 밝아졌다.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계지원의 옆에서 함께 술을 돌렸다.누가 봐도 예수진의 행복은 숨길 수가 없었다.그들 네 사람은 육은숙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육은숙은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잠깐 예수진을 쳐다보고는 곧 시선을 돌렸다.예수진은 입술을 오므렸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아까 무대에서도 말했듯이, 육은숙이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었다.어차피 그녀는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결국, 화나는 건 육은숙 자신일 것이다.“현경아, 이연아, 축하해.”육은숙이 먼저 말을 꺼냈고 육현경 두 사람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게 굴었다.“고마워요. 고모.”육현경은 공손하게 대답했다.육은숙이 소이연을 바라보자 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육현경을 따라 말했다.“고마워요. 고모님.”육현경은 마음이 일렁였지만,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했다.육은숙은 그에게 있어서 유일한 어른이었다.그러니 소이연이 ‘고모’라고 부르는 것은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육현경은 마음이 벅차올랐다.육은숙이 말했다.“내일 일찍 집에 와. 내가 집에서 기다릴게.”“네.”육현경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예수진이 나섰다.“내일 저랑 지원 씨도 갈 거니까, 음식 좀 넉넉히 준비해주세요.”육은숙은 예수진을 쳐다봤다.예수진의 말투는 아주 당당했다.육은숙은 시선을 피하며 퉁명스럽게 말했다.“굶어 죽지는 않겠어.”예수진은 웃었다.육은숙의 태도는 별로였지만, 거절은 하지 않는 걸 보면 그녀에게는 완전히 속수무책인 것 같았다.술을 돌리고 난 뒤, 몇 사람은 또 다른 테이블로 갔다.이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나서야 겨우 술자리가 끝났다.예수진은 이미 배가 고파서 견디기 힘들었다.그들은 함께 주빈석에 앉았다.예수진은 밥을 먹으면서 소이연에게 물었다.“언니, 배 안 고파요? 나 진짜 배고파 죽겠어요. 결혼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네요.”소이연은 웃으며 말했다.“천천히 먹어요. 그래도 신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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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점심 피로연이 끝난 뒤, 예수진은 방으로 돌아갔다.이곳은 골프장 클럽이었고, 내부에는 객실도 있었다.오늘 결혼식을 올린 두 커플은 이곳을 전부 대여해, 손님들이 쉬거나 놀 수 있게 했다.예수진은 잠을 자러 갔다.반면 하지수는 여전히 소이연의 곁에 남아 그녀와 함께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꼭 마치 예수진이 고용한 일꾼 같았다.“지수 씨, 가서 좀 쉬세요.”소이연은 하지수의 피로를 느낄 수 있었다.아침부터 일찍 일어났고, 이제 술까지 마셨으니 분명 쉬고 싶을 터였다.“그럼 언니는요?”“난 괜찮아요. 일이 끝나면 나도 좀 쉬러 갈 거예요.”“알겠어요.”하지수는 하품하며 말했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요.”“알았어요.”하지수는 자리를 떠나 객실로 향했다.그녀는 룸서비스에서 방 카드를 받은 뒤, 비몽사몽 한 상태로 방으로 걸어갔다.솔직히 지금은 너무 졸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방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드레스가 예쁘긴 했지만, 너무 꽉 끼어서 답답했던 것이다그녀는 옷을 다 벗고 제대로 숨 한번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옷을 벗자마자 하지수는 침대로 기어 올라갔다.막 침대에 오르자마자, 그녀는 침대 위에 남자가 누워있는 걸 보았다.그녀는 깜짝 놀랐다.이거, 혼자 쓰는 방이 아니었나?!설마 같이 써야 하나?“소리는 왜 질러?”송문수가 나른한 목소리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오늘 계지원의 들러리를 서기 위해 일찍 일어난 그는 밥을 먹고 난 뒤, 방에 와서 먼저 자고 있었다.막 잠이 들었을 때 방에서 나는 소리에 잠에서 깬 그는 하지수가 옷을 벗고 나체로 자기 침대에 기어오르는 걸 보았다.이 상황에서 과연 누가 소리를 질러야 하지?하지수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잠시 멍하니 송문수를 바라보았다.어떻게 그가 여기 있는 거지?!송문수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누구를 예상했던 걸까.“너 왜 여기 있어?”하지수가 물었다.“내가 여기 있으면 안 돼?”“아니, 내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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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하지수의 몸이 송문수에게 닿았다.송문수는 얼굴을 찌푸렸다.하지수가 일부러 이러는 건가?송문수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고 혹시라도 이상한 소리가 나올까 봐 신경이 곤두섰다.몸은 점점 더 경직되어 갔지만, 그는 애써 무시하려 했다.어차피...그는 이런 일에 익숙해서 쉽게 흔들릴 리 없었다.그러니 하지수같이 순진한 사람에게 유혹당할 정도는 아니었다...음.송문수는 속으로 낮게 한숨을 쉬었다.하지수는 지금 불장난을 하고 있었다.그녀의 다리는 그의 허벅지 위에 얹혀 있었고, 몸은 그의 등에 밀착돼 있었다.“하지수, 너 지금 나 유혹하는 거야?”송문수가 물었다.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해서 오히려 무섭게 느껴졌다.하지수는 이 순간 송문수의 감정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그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했다.그럼에도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맞아.”“기술이 좀 부족한데...”“그럼 가르쳐줘.”하지수가 대담하게 말했다.“나는 즐길 줄밖에 몰라.”하지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난 다 잤으니 너 푹 자.”송문수는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하지수는 욕실 문이 닫히는 쪽을 바라보며 눈가가 빨개졌다.송문수는 도대체 얼마나 그녀를 싫어하는 걸까?!그녀의 몸이 닿기만 해도 씻어야 할 정도로 싫어하는 걸까.이런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어떤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그녀는 계속 버텨야 하는 걸까?...결혼식 저녁 파티는 점심에 비해 훨씬 자유로웠다.특별한 격식 없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축하하는 자리였다.이런 연회는 주최자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물론 너무 일찍 자리를 뜨는 것도 안 되지만, 너무 늦게까지 있을 필요도 없었다.예수진의 상태는 괜찮았다.그녀는 점심에 술을 마시고 방으로 가서 잠을 잤고 손님을 접대하는 일은 육현경과 소이연에게 맡겨버렸기 때문이다.저녁이 되자 예수진은 기운이 넘쳤지만, 소이연은 연신 하품을 하며 정신이 없어 보였다.“졸려? 이제 돌아가서 잘래?”육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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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모습만 봐도 예수진의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었다.오늘의 예수진은 조금 얄미웠지만, 이렇게 즐거워하는 걸 보니 모든 게 다 용서될 것 같았다.이 순간 예수진은 지나가는 손님들과 계속해서 술을 마셨고, 점점 더 흥겨워했다.계지원은 예수진과 약간 떨어진 자리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활짝 핀 꽃처럼 웃고 있는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자, 내 행복을 빌...”예수진은 술을 따르다가 말을 멈췄다.그녀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육은숙이었기 때문이다.‘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안 갔나? 육 여사님은 자기관리에 가장 철저한 사람이었잖아?’예수진은 입술을 오므리고 조금 더 침착해지려 애썼다.그녀는 술잔을 들며 말했다.“형님, 제가 한 잔 올릴게요.”“...”육은숙의 안색은 원래도 좋지 않았지만, 예수진의 형님이라는 호칭을 듣고는 더 심각해졌다.“촌수로 따지면 맞잖아요.”예수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그녀가 잘못 부른 것도 아닌데.육은숙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여자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술을 찾다니, 이게 무슨 꼴이냐.”“당신이 그랬잖아요. 인생은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내가 성인 됐을 때 당신이 날 데리고 술집에 가서 어른들의 세계를 보여줬고 내 주량도 테스트해주면서 그 주량만 넘지 않으면 맘껏 마셔도 된다고 했잖아요. 나 아직 그 주량도 안 넘었거든요.”예수진의 말에 육은숙은 말문이 막혔다.사실 어릴 때부터 육은숙은 예수진을 꽤 자유롭게 키웠다.예수진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았고 그녀가 술을 좋아하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같이 마셔주곤 했다.“나한테는 축하하러 왔어요?”예수진은 갑자기 화제를 바꿨다.육은숙이 먼저 다가온 게 신기했던 것이다.육은숙은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축하 같은 건 안 해.”육은숙은 냉랭하게 말했다.“그럼, 여기 왜 왔어요? 돌았어요?”예수진이 툭 내뱉었다.“예수진!”육은숙은 진심으로 화가 난 표정이었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자신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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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육은숙은 예수진을 바라봤다.‘예수진은 지금 설교를 하는 거야? 무슨 자격으로 나를 가르쳐? 내가 딸을 어떻게 대하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물론, 그냥 내 생각을 말한 것뿐이에요. 당신이 육가희를 어떻게 대하든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할 일이니까.”예수진은 어깨를 으쓱했다.육은숙은 예수진의 말에 다시 할 말을 잃었다.갑자기 예수진한테 말려버린 느낌이었다.“난 저쪽으로 가볼게요. 아직 술 마시자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예수진은 술잔을 흔들며 말했다.“형님도 편하게 노세요.”그 말을 남기고 그녀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육은숙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형님’이라는 호칭만 들으면 가슴이 벌렁거려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예수진은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엄마.”육가희가 다가와서 물었다.“예수진이랑 무슨 얘기 했어요?”“별 얘기 안 했어.”육은숙은 대답할 기분이 아니었다.육가희도 더는 묻지 않았다.예수진이 뻔뻔한 건 그녀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더군다나 그녀는 지금 하도경과의 일에만 관심이 있을 뿐 다른 건 관심도 없었다.“엄마, 희연 아줌마한테 얘기 좀 해줄래요? 도경 씨는 아예 나한테 신경도 안 쓴단 말이에요. 도경 씨는 아줌마 말을 잘 듣잖아요. 엄마는 아줌마랑 친하니까 아줌마더러 도경 씨를 설득하라고 하면...”“가희야.”육은숙이 육가희의 말을 끊었다.육가희는 놀라서 그녀를 바라봤다.“많은 일은 네가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 해.”육가희는 믿기지 않는 듯 육은숙을 쳐다봤다.육은숙은 항상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었고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오늘은 왜 이러는 걸까?“너도 이제는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 네 나이도 적지 않잖아. 그러니 더 이상 나한테 의지할 수만은 없지. 나도 늙을 테니까.”육은숙은 솔직히 말했다.“감정 문제는 우리가 끼어들면 오히려 일이 복잡해져. 이번엔 네가 스스로 해결해보는 게 좋을 거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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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소이연은 잠시 멍해졌다.육현경은 서둘러 손을 놓았다. 방금은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이었는데 소이연이 싫어할 줄은 몰랐다.“미안해, 난...”그러나 소이연이 먼저 육현경의 손을 잡았다.육현경은 잠시 멈칫했다.“가자.”소이연이 말했다.육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가에는 뚜렷한 미소가 번졌다.두 사람은 웨딩카에 탔다.어쩐지 조금 우스웠다. 올 때는 안 탔는데, 돌아갈 때는 타고 있으니 말이다.차 안은 다소 고요했다.소이연도 말이 없었고 육현경도 아무 말이 없었다.육현경은 아직도 조금 긴장한 듯했다.대체 왜 긴장하는 걸까?그 순간 소이연의 마음이 살짝 멈칫했다.오늘 밤은 신혼 첫날밤이잖아...소이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순간 그녀의 심장도 저절로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민이는?”소이연은 긴장을 감추려 말문을 열었다.“민이는 문 씨 아저씨가 먼저 데리고 갔어.”육현경이 말했다.“아직 어려서 밤을 새우기엔 무리야.”“응.”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다시 물었다.“우린 지금 육 씨 별장으로 가는 거야?”“아니. 내가 따로 준비한 신혼집으로 가.”육현경이 대답했다.소이연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러니까 그들만 따로 산다는 얘기다.따로 산다면...그녀가 또 물었다.“그럼 민이는 신혼집에 있어?”“아니. 육 씨 별장으로 보냈어.”육현경이 말했다.그러니까...오늘 밤은 육현경과 둘만 있는 거였다.목적이 너무, 분명했다.두 사람 사이에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한참 후, 웨딩카는 마침내 육현경이 준비한 신혼집에 도착했다.이것도 별장이었고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이 사람은 정말 산 중턱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은둔 생활을 선호하는 건가?육현경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그러고 나서 신사답게 소이연 쪽의 차 문을 열어주었다.소이연은 차에서 내려 눈앞의 별장을 바라보았다.왜 이렇게 어두컴컴한 거지?설마 별장에 정전이 된 건가?이곳은 주변이 너무 조용했다. 불빛도 없고, 소란스러운 소리도 없이 그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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