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1201 - Chapter 1210

1407 Chapters

제1201화

육민이는 소이연과 함께 육현경을 가까스로 침대에 눕히자마자 경악했다.“큰일 났어요!”소이연도 덩달아 긴장한 모습으로 걱정스럽게 물었다.“무슨 일이야?”육민이는 곧이어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늦었다니, 내일 브이로그를 제출해야 하는데 편집하지 못했단 말이에요.”“그러면 빨리 가서 편집해.”육민이가 또다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제가 편집을 하면 아빠를 돌봐줄 사람이 없잖아요...”소이연을 계속 바라보는 육민이의 눈빛은 분명히 도움을 바라는 거였다.소이연은 사랑하는 아들의 간절한 눈길을 거절할 수 없어서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알겠어, 그러면 엄마가 돌볼게.”“고마워요, 엄마! 엄마는 정말로 너무 좋아요!”육민이는 기쁨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나갔고, 소이연은 문득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해적선에 올라탄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이내 한숨을 쉰 후, 육현경의 겉옷과 양말을 벗겨줬고 화장실로 가서 수건을 젖혀서 그의 얼굴을 닦아주면서 속으로 신세한탄했다.‘육현경이 뭐라고 내가 돌봐줘야 하지? 솔직히 내가 술을 마시게 한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얘는 왜 혼자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마신 거야!’마음속으로 한참 동안 불평을 늘어놓다가 문득 진은지가 지금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모르지만, 다른 남자와 같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소이연은 곧장 육현경의 잘생긴 얼굴을 주시하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 잘생긴 얼굴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을 매료시켰을까? 결국은 어린 여자한테 속아 넘어갔군.’그녀는 좋은 마음이 우러나왔는지 육현경의 윗옷을 벗겨주고 얼굴과 윗몸을 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정성껏 돌봤다.곧이어 소이연은 문득 이상함을 감지했다.그도 그럴 것이, 육현경의 심장 소리가 멀리서도 들릴 것처럼 컸고 심박수도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뛰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육현경이 알코올 알레르기 때문에 혈액 공급이 안 돼서 심근경색이 온 건 아닌지 걱정되었고 이내 머리를 그의 심장 가까이에 대고 확인하고는 고개를 들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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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육현경은 그녀의 반짝이는 눈빛에 고개를 숙여 자기의 상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걸 발견하고 얼른 옆에 있는 옷가지를 집어 상반신을 가렸다.소이연은 마치 그녀가 이득을 본 것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는 그에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 눈살을 찌푸렸다.‘알몸을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그녀는 다급하게 옷을 입는 육현경을 가만히 바라봤고, 육현경은 옷을 다 입은 후에야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나도 내가 왜 윗옷을 벗고 있는지 모르겠어, 고의적인 행동은 아니야...”그는 일어나는 동작이 너무 과했는지 아니면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지러운 탓인지 중심을 잃고 넘어질 것처럼 비틀거렸다.소이연이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부축하자,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 손길을 황급히 피하다가 결국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넘어졌다.그 모습은 난처하기 그지없었고, 육현경도 당황한 나머지 바닥에 엎드린 채 한참 동안 멍해서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한편, 소이연은 그가 스스로 넘어져 죽을지언정 자기의 도움을 거부한다는 생각에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사실 그녀도 아무런 관계가 없는 그에게 절대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연신 심호흡하면서 속으로 화내지 말라고 다독였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천천히 일어났고 방 안의 분위기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평소 육현경한테 이 정도로 창피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육현경은 어색한 나머지 부랴부랴 한마디 했다.“시간도 늦었으니까 이만 돌아갈게.”그는 곧이어 말을 이어 나갔다.“이따가 은지를 데리러 가야 하거든.”소이연은 진은지가 지금쯤 다른 남자랑 쾌락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육현경이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일지 정확히 짐작 가지 않아도 아마 열받아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극도의 통제력을 발휘하면서 입술만 오므렸다.게다가 남녀 사이에 선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고는 막지 않았다.“그러면 기사님한테 널 데려다주라고 할게.”“고마워.”소이연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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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소이연은 육현경을 부축하면서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입구까지 배웅해 줬고 운전기사에게 그를 집까지 바래다 달라고 부탁했다.육현경이 차에 올라탄 후에도 인사 한마디 없이 매정하게 떠나자, 그녀는 크게 심호흡하면서 생각했다.“남자는 역시!’그 이후로 한동안 그녀는 육현경을 보지 못했고 가끔 육민이를 데리러 올 때 의례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뿐, 다른 때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어느 날 주말, 육씨 가문의 별장에서 돌아온 육민이가 그녀에게 한마디 했다.“엄마, 아빠가 은지 이모랑 결혼할 거래요.”마침, 물을 마시던 소이연은 갑작스러운 발언에 놀라 물을 그대로 육민이의 얼굴에 뿜었고 그의 억울한 표정에 급하게 사과했다.“미안해, 네 아빠가 은지 이모를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걸 듣고 조금 놀라서 그랬어.”이때 육민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엄마, 솔직히 기분이 나쁘죠?”“아니야.”“그럼, 왜 이렇게 흥분했어요?”“조금 놀랐을 뿐이야.”육민이도 별생각 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아빠가 나이 때문에 빨리 결혼하고 싶어 하는데 은지 이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은지 이모가 아직 젊어도 아빠를 사랑하니까 거절하지 않겠죠?”소이연은 육민이에게 육현경에 대한 진은지의 마음이 순수한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말해줘야 할지 말지 고민되어서 마음이 덩달아 서글퍼졌다.게다가 그녀의 한마디에 육현경과 육민이가 진은지의 실체를 알고 얼마나 실망할지 상상하기도 두려웠다.육민이는 그녀의 마음도 모른 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급하게 다시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야. 사실 엄마는 결혼이 인생에서 큰 선택이니까 무엇보다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감정에 휩싸여서 하는 건 아니라고 봐...”육민이도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엄마의 말에 동의하지만, 아빠는 급한 모양이에요. 아빠가 은지 이모를 만나고 나서부터 많이 젊어진 것 같아요, 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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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주말이 아니라 오늘 밤?”“네가 사장인데 시간은 자유롭게 쓸 수 있잖아.”소이연은 예수진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은 지 너무나 오래되어서 놀랄 따름이었다.“왜 갑자기 오늘 밤에 술을 마시자는 거야?”예수진은 신이 난 목소리로 답했다.“지원이가 출장을 갔거든.”소이연은 어이가 없어서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지원 씨가 알면 화낼 것 같은데 안 두려워?”“너랑 마시는데 뭐, 우리 지수도 부르자! 저번에 없어서 너무 아쉬웠단 말이야!”“좋아, 그런데 나 오후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조금 늦을 것 같아.”예수진은 예상외로 순순히 동의했다.“괜찮아, 우리가 기다릴게.”“알겠어.”소이연은 휴대폰을 끈 후, 피곤함이 몰려오는지 관자놀이를 연신 주물렀다.그동안 일을 힘들게 해서인지 긴장을 풀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그녀는 회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는 퇴근하자마자 약속 장소로 향했다.예수진이 있는 자리에 과음은 빠질 수 없었기에 세 여자는 만나서 예전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을 마셨다.얼마 후, 다들 취한 상황에서 예수지이 계속 술집에 가서 노래를 부르자고 제안했다.시간이 늦었다는 핑계로 안 가겠다던 하지수는 예수지가 끝까지 밀어붙이자, 결국 옆에 있던 소이연에게 의견을 물었다.소이연도 솔직히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집에 가고 싶었지만,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컸다.“그냥 가서 앉아 있자.”소이연이 당연히 거절할 거라고 믿었던 하지수는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반응에 놀랐고 결국 두 사람을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다.세 사람은 곧장 방 안에 들어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서 술을 마셨다.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술을 마시는 데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때 예수진이 갑자기 소이연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이연아, 너 요즘 마음이 답답하지 않아?”소이연은 자기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굳게 믿었는데 그녀의 날카로운 질문에 놀란 나머지 눈살을 찌푸렸다.“응?”예수진은 확신에 찬 얼굴로 다시 물었다.“내 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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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묵묵히 지켜보던 소이연의 다리가 뻐근해져서야 접착제처럼 붙어서 키스하던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졌다.두 사람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했고, 진은지는 남자의 품에서 나와 손을 잡고 떠나려다가 소이연과 눈이 마주치고 놀라서 짧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아!”놀란 마음을 좀처럼 진정시키지 못하는 진은지와 달리 소이연은 오히려 담담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남자가 하얗게 질린 진은지의 얼굴을 보고 놀라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자기야, 왜 그래?”진은지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나지막하게 답했다.“아니, 아무것도 아니야.”그러나 그 남자는 계속 진은지에게 물었다.“저 여자 누구야? 네 친구야?”진은지는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말했다.“내가 조금 있다가 찾아갈 테니까 먼저 저쪽 가서 기다릴래?”“우리 호텔을 가기로 약속했잖아. 자기야, 나 못 기다리겠단 말이야.”그녀는 난처한 상황에서 남자가 몸까지 비벼대자, 당황해서 얼른 밀쳐냈다.“빨리 내 말대로, 저쪽으로 가줄래?”남자는 단호한 그녀의 태도에 어쩔 수 없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그럼, 기다릴게.”곧이어 진은지는 소이연이 떠나가는 남자의 뒷모습과 자기를 번갈아 보자,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애써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이연 언니를 여기서 만나다니 너무 뜻밖인데요.”소이연도 덩달아 조롱 섞인 말투로 받아쳤다.“그러게요, 정말로 공교롭네요.”“혼자 왔어요?”“그게 중요한가요?”“전 친구들이랑 같이 왔거든요. 잘생긴 남자애들도 많은데, 이참에 같이 놀래요?”소이연의 눈빛이 차가워지고 안색도 어두워진 걸 발견한 그녀는 결국 이실직고했다.“이연 언니도 알다시피 제가 아직 젊어서 때로는 노는 걸 주체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가볍게 놀기도 하지만, 현경 씨에 대한 내 마음은 진심에요. 그러니까 오늘 일은 비밀로 하면 안 될까요?”그러나 소이연은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그럴 수는 없죠.”진은지는 결국 필살기인 애교까지 부렸다.“다 같은 여자끼리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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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소이연은 예전의 성격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육현경에게 연락했겠지만, 문득 육현경이 진은지에게 프러포즈할 거라는 육민이의 말이 떠올라 침묵을 지켰다.‘만약 육현경이 은지 씨의 실체를 알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겠다는 그녀의 말이 진심인 걸까?’진은지는 또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이연 언니, 지금 당장 여기를 나간 후부터 다시는 클럽에 발을 들이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현경 씨한테 제발 말하지 말아 주세요!”소이연은 결국 그녀의 말에 타협하고 말았다.“다음에는 정말로 봐주지 않을 거예요.”진은지는 그제야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그러면 전 이만 가볼 테니까 안녕히 계세요.”소이연은 총총히 떠나는 진은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육현경은 어쩌다가 은지 씨를 좋아하게 됐을까...’그녀는 이내 화장실을 갔다가 방으로 돌아갔고 여전히 술을 마시던 예수진과 하지수는 황급히 그녀를 잡아당겨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그런데 술을 마시던 중, 예수진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이연아, 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소이연은 순간 어리둥절했다.‘그렇게 티 났나?’“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어?”“아무것도 아니야,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이제 가자.”“아직 12시도 안 됐단 말이야.”소이연은 결국 계지원을 핑계 대면서 협박했다.“다음에 다시 모이면 되지. 네가 오늘 인사불성이 된다면 지원 씨가 다음부터 널 못 나오게 할 거야.”예수진은 이내 불쾌한 듯 입을 삐쭉 내밀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하지수도 이성적인 성격이었기에 집으로 가자는 제안에 금방 마음을 추스르고 떠날 준비를 했다.곧이어 세 사람은 술집을 나섰고 한 차에 올라타서 집으로 향했고 소이연의 별장이 가장 멀다는 이유로 그녀는 예수진과 하지수를 차례로 바래다줬다.얼마 후, 차 안에 혼자 남겨진 그녀는 마음을 더 이상 감추지 못했고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를 눌렀다, 지우기를 계속 반복하다가 마침내 용기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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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집으로 돌아온 소이연은 밤새도록 진은지가 육현경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장면이 떠올라 잠을 설쳤다.그러다가 다음 날 오전 진은지한테서 온 연락을 본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평소보다 격양된 소리로 물었다.“은지 씨, 어젯밤 저와 했던 약속을 잊은 건 아니죠?”진은지는 얼른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이연 언니, 내 말 좀 들어보세요. 어젯밤 술에 취한 채로 집에 들어갈 수 없어서 본가에 가서 잤어요. 현경 씨한테 미안할 일을 하지 않았으니까 제발 믿어 주세요.”그러나 소이연은 냉소적인 태도로 다시 물었다.“내가 은지 씨의 말을 어떻게 믿죠?”“그게...”진은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태도를 확 바꿨다.“언니 설마 아직도 현경 씨를 좋아해요?”어젯밤 황당한 상황에서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육현경에게 알리지도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던 소이연은 그녀의 한마디에 이성을 잃고 눈에 띄게 흥분하면서 되물었다.“무슨 소리예요?”이때 진은지가 더욱 세게 밀어붙였다.“설마 수치심 때문에 화내는 건 아니죠?”“진은지 씨!”“난 사실 언니의 인품을 굳게 믿었어요. 언니랑 현경 씨가 헤어졌음에도 가끔 연락하는 걸 보고 민이 때문이라고 믿으면서 존중했고 더욱이 민이의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노력까지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언니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네요.”소이연도 진은지의 말에 화가 나긴 마찬가지였다.“은지 씨, 내가 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서 당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충고하는 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어젯밤의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는 없었을 거예요.”진은지는 아까보다 더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는 건 오버 아닌가요? 난 언니가 우리의 일에 끼어드는 걸 원치 않아요.”“내가 끼어들었다고요?”소이연은 문득 진은지와 정상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내 말이 틀렸나요? 현경 씨랑 잘 만나고 있는 와중에 끼어드는 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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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육현경은 더욱 의아해하는 말투로 물었다.“은지 씨가 왜?”소이연은 최대한 평온을 유지하면서 되물었다.“너 은지 씨랑 정말 결혼할 생각이야?”육현경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음... 민이가 너한테 말했어?”“응.”“그러려고. 나 이제 나이도 들고 민이도 은지 씨가 괜찮다고 하니까 프러포즈를 할 계획이야.”소이연은 오히려 그가 마음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 것이 귀에 거슬렸다.“은지 씨가 그렇게 좋아?”소이연이 갑작스러운 물음에 의아했는지 그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응?”이에 소이연은 또박또박 다시 물었다.“은지 씨가 그렇게 좋아?”육현경은 또다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답했다.“좋아하는 것보다 잘 맞는 것 같아. 게다가 이제 나이도 있으니까, 마음을 정착할 사람이 찾고 싶어지나 봐.”“은지 씨는 너한테 안정감을 줄 수 없는 여자야.”소이연이 엄숙한 태도에 육현경은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왜? 넌 은지 씨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해?”소이연은 진은지에 대한 자기의 관점을 더 이상 감추고 싶지 않았다.“그런 것도 있지, 게다가 은지 씨는 너무 방탕해.”“방탕하다고?”“응, 방탕해!”“무슨 근거로 방탕하다고 말하는 거지?”“어제 술집에서 은지 씨를 만났어.”“그래?”“응, 그녀가 다른 남자랑...”소이연은 자기가 말을 잇지 못해도 그가 자기의 뜻을 이해했을 거로 굳게 믿었다.그러나 육현경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빗나갔다.“은지 씨가 평소 노는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해. 아직 어려서 술집을 드나들기 좋아하는 거니까 난 이해해.”“육현경,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다고.”육현경은 오히려 진은지를 위해 변명을 늘어놓았다.“술자리에 남녀가 섞여 있는 건 정상이잖아. 게다가 은지 씨는 처음부터 나한테 자기 주위에 친구가 많고 나가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고 확실하게 털어놨어. 그리고 난 그녀가 이 나이에 노는 걸 좋아한다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해.”소이연은 생각지도 못한 그의 반응에 화가 머리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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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육현경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진지한 말투로 물었다.“은지 씨에 대한 오해가 깊은 것 같은데, 혹시...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볼래?”그러나 소이연은 확신에 찬 말투로 답했다.“오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 난 이제 네 여자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했고 좋은 마음으로 너한테 일깨워준 것뿐이야.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응, 그래.”육현경의 간단한 답에 소이연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져서는 전화를 끊었다.소이연은 육현경이 조금도 고마워하지 않는 걸 보면서 오히려 자기가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한 것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단단히 화가 났다.그녀는 이내 심호흡하면서 다른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독였다.자기 절로 치욕을 자초한 건 맞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때마침 소이연의 전화가 울렸고 그녀는 감정을 조절하고는 연락을 받았다.“응, 수진아.”“너 기분이 안 좋아?”“아니야.”소이연의 부인에도 예수진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아닌데, 너 지금 기분이 굉장히 언짢아 보여.”그녀는 친한 친구 앞에서 자기의 속마음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입술을 오므렸다.“무슨 볼일 있어?”“아니, 그냥 속이 괜찮은지 궁금해서 연락했어.”“괜찮아, 그런데 더 마셨으면 힘들었을 거야.”예수진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었다.“그런데 방금 왜 화가 났던 거야?”소이연은 조금 전 일을 덮으면 답답하고, 또 말하면 자기가 쓸데없이 참견하는 느낌이 들어서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이에 예수진이 눈에 띄게 화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소이연, 난 너한테 모든 걸 털어놓는데, 넌 정말 말 안 해줄래?”소이연은 더 이상 아무것도 상관 안 하고 마음속의 응어리를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너 은지 씨가 밖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니는 걸 알아?”곧이어 예수진은 믿기지 않는 듯 목소리가 두 배 높아졌다.“뭐라고?”“넌 내가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으로 보여?”예수진은 곧장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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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맞아.”“그러면 그냥 내버려두자.”소이연은 예수진의 결론에 멍해져서는 되물었다.“응?”“그냥 내버려두자고, 여자한테 속은 것도 오빠의 일이잖아. 게다가 네가 충고까지 했는데도 듣지 않는 걸 나라고 어쩌겠어!”소이연은 예수진의 의외의 담담함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느껴졌다.그녀가 말리지 않는 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다.어쨌든 현재 두 사람의 관계에서 어렵게 꺼낸 그녀의 충고를 육현경이 듣지 않았으니 말이다.하지만 예수진은 육현경의 친척이라 소이연과의 입장이 완전히 달랐고, 그가 여자한테 속는 걸 지켜만 본다는 건 이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소이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넌 그래도 육현경한테 충고를 해줘야 하지 않아?”그러나 예수진은 태연하게 답했다.“내가 왜? 난 오히려 오빠가 여자한테 속는 걸 바라는데.”“...”“오빠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른 여자를 좋아할 줄 상상도 못했어. 난 오히려 네가 파혼한 이후로 오빠가 적극적으로 나올 거라고 믿었거든, 근데 갑자기 다른 여자랑 사랑에 빠질 줄 누가 알았겠어! 남자는 다 믿을 수 없는 것 같아!”소이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예수진은 오히려 말할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오빠 얘기만 하면 기분이 더 나빠질 뿐이니까 그만 말하자. 나중에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백인, 황인, 흑인 다 나올 거야! 상상만 해도 통쾌하지 않아?”소이연은 그래도 마지막 이성의 끈을 잡으면서 그녀를 타일렀다.“농담이라도 너무 심했어! 그리고 육현경이 아무리 싫어도 네가 말려야지!”“네 말을 무시하는 사람을 왜 아직도 감싸는 거야! 소이연, 넌 너무 착해 빠졌어!”소이연은 이내 자기를 위한 합당한 이유를 하나 찾았다.“난 그냥 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일 뿐이야.”“너 설마...”“아니야!”예수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이연은 그녀의 뜻을 알아채고 다급하게 부인했다.“그런데 왜 오빠 일에 이렇게까지 신경 써?”“말했잖아, 난 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난 내 눈앞에서 벌어진 이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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