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식물인간 회장님에게 아이가 생겼다: Chapter 271 -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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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차유담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은서는 수현이 국내에서 이쪽의 상황을 걱정할까 봐 손을 내밀어 녀석을 자신의 뒤로 들어 올렸다."안심해. 내가 유담이 잘 챙길 테니까 넌 그쪽에서 일만 열심히 하면 돼. 이쪽은 걱정할 필요 없어."은서가 말 못 하게 하자 유담은 기분이 나쁜 듯 눈을 가늘게 떴다."안심해요, 엄마, 나도 여기서 은서 아빠 잘 지켜볼 거예요. 절대 밖에 있는 다른 여자들이 넘보지 못하게 할 거예요."수현은 녀석의 말에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녀는 유담에게 이상한 말 하지 말라고 하려던 참에 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수현아, 너도 비행기 꽤 오래 타서 피곤할 테니까 얼른 택시 타고 가연 씨네로 가. 유담아, 엄마랑 인사해."두 사람은 수현과 작별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다.수현은 방금 전화한 내용을 생각하며 고개를 살살 흔들었다.요 몇 년 동안 그녀와 은서의 관계는 줄곧 제자리였고 그녀와 그는 그때의 그 느낌을 찾을 수 없었다.더군다나 그때 그녀는 임신할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고, 밤마다 불면증으로 인해 뱃속의 아이의 발육 상황도 좋지 않아 이로 인해 그녀는 임신 기간의 준비가 부족하여 출산할 때 난산했다.수현이 구사일생으로 유담을 낳은 후 의사는 자신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앞으로 다시 임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알려주었다.이번 고통스러운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쳐 수현도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고 또 유담에게 모든 사랑을 주고 싶었기에 이런 일도 중요하지 않았다.그러나 은서는 달랐다. 그와 유담이 함께 지내는 것을 보면 수현은 은서가 아이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만약 그녀 때문에 은서가 앞으로 자신만의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다면, 수현은 은서에게 있어 매우 불공평한 일이라고 느꼈다.아이를 낳은 후 수현은 그의 도움에서 벗어나 혼자 나가 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엄마와 유담은 모두 은서를 의지하고 있어 이 일은 계속 방치되고 있었다.수현은 자신이 국내로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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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그러나 수현은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은수의 이름은 그녀에게 있어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존재였다.마스크에 가려진 수현의 얼굴은 삽시에 창백해졌다.이 세상은 정말 작았다. 그녀는 귀국하자마자 뜻밖에도 은수와 부딪히다니.그녀는 자신이 이미 과거의 일들을 전부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온은수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수현은 자신이 그 쓰라린 기억들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저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다.수현은 고개를 숙인 채 트렁크를 끌고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그녀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걸음걸이도 점점 빨라졌다. 그러다 그녀는 실수로 앞으로 가고 있는 한 여자와 부딪쳤다.이 여자는 다름 아닌 유예린이었다.수현은 미처 입을 열지 못했지만 예린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비꼬았다."당신 뭐예요? 왜 이렇게 이상하게 차려입었어요? 무슨 양심에 찔린 일이라도 한 모양이죠?"예린은 진작에 예쁘게 차려 입고 은수를 마중하러 올 준비를 했지만 뜻밖에도 올 때 차가 막혀서 길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막혀있어 옷이 모두 구겨졌기 때문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그래서 앞에 있는 이 이상한 여자를 보고 그녀는 눈을 부라렸다.눈앞에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예린이라는 것을 보고 수현은 흠칫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울 수 있을까?그녀는 예린이 은수를 데리러 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보면 그들의 감정은 나름 괜찮은 것 같았다.수현은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웃겼지만 예린과 여기서 얽매이고 싶지 않아 눈을 드리우고 사과했다."미안해요, 방금 길을 보지 않아서요."말이 끝나자 수현은 트렁크를 잡고 빠른 걸음으로 은수의 반대쪽으로 향했다.예린은 원래 수현을 호통치려 했지만 그녀가 간 것을 보고 따라잡기가 귀찮아 재빨리 눈에 띄는 위치로 가서 은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은수 씨, 나 여기 있어요!"은수는 비행기에서 내려 예린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담담한 그는 수현의 뒷모습을 볼 때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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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수현은 택시 뒷좌석에 앉아 남자와 예린이 함께 떠나는 것을 보며 심란했던 감정이 비로소 서서히 평온을 되찾았다.그녀는 이런 곳에서 의외로 은수를 만날 줄 몰랐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마음이 진정되자 수현은 또 자신이 너무 흥분하고 있다고 느꼈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예린과 은수가 여전히 함께 있는 걸 보면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설명했다.은수는 이미 몇 달 밖에 같이 지내지 못한 자신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설사 정말 마주쳤다 하더라도 그는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녀도 이렇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은수는 그곳에 서서 슬픔에 잠겼다.요 몇 년 동안 그는 자신이 이미 그 일로 인한 고통을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방금 단지 수현과 비슷한 뒷모습만 봐도 그 추억들이 모두 순식간에 밀려왔다.그는 단 한순간이라도 그 여자를 잊은 적이 없었다.예린은 은수가 아무도 없는 거리를 보고 멍 때리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었다.수현이 죽은 후 은수는 항상 어디론가를 보며 멍을 때렸다. 이럴 때, 아무도 그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그의 영혼은 마치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가까이 갈 수도, 건드릴 수도 없게 만들었다.예린은 순간 짜증이 났지만 재빨리 자신의 마음을 조절했다.은수가 아무리 생각해도 수현은 이미 죽었고 그녀는 유일하게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는 여자였다.비록 은수는 그녀에게 명분을 주려 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미 그녀가 바로 온가네 사모님이라고 인정했고 그녀는 또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으니 부족한 게 뭐가 있겠는가?"은수 씨, 방금 뭐 봤어요? 한 번 조사해 볼래요?"예린은 상냥하게 입을 열었고 은수는 정신을 차리며 눈빛은 다소 어두워졌다."아니에요, 그냥 내가 잘못 본 것일 거예요.""그럼 우리 먼저 돌아가요. 본가 쪽에서 이미 저녁을 식사를 준비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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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은수는 싸늘한 화원에 앉아 멍을 때렸고 날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그는 시간의 흐름을 눈치채지 못한 듯 조각상처럼 그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차가네 유일하게 남겨진 하인 복이는 일상 순시를 하다 여기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눈여겨보고 나서야 그 사람이 은수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일하는 요 몇 년 동안 은수는 줄곧 복이가 이곳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처음에 그녀는 왜 은수처럼 돈이 많은 사람이 직접 화원을 가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야 그녀는 이것이 그가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특유의 방식이라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도련님, 날도 이미 늦었고 도련님께서는 아직 식사를 하지 않으셨잖아요. 밖은 추우니까 이만 돌아가세요. 남은 일은 제가 다 할게요."은수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복이는 자신이 소 귀에 경 읽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며 나갔다.그러나 은수의 상태가 좀 이상한 것을 보고 복이는 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육무진 도련님, 오늘 은수 도련님의 기분이 엄청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네요. 이곳에 와서 도련님 좀 말려 주셨으면 해서요."무진은 또 어떻게 요 몇 년 동안의 은수의 상황을 몰랐을까. 그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승낙했다."그래, 알았어."......수현은 택시를 타고 회사에 가서 먼저 보도를 했다.수현이 외국에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회사의 상사는 즉시 그녀에게 일을 안배하지 않고, 그녀에게 3일의 시간을 주며 먼저 잘 휴식한 뒤 출근하러 오라고 말했다.수현은 회사가 통일적으로 배치한 호텔을 거절하고 직접 가연에게 연락했다.수현은 돌아오기 전에 이미 가연에게 잠시 그녀의 집에서 묵겠다고 말했다.이렇게 여러 해 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그녀들도 제대로 한 번 모이고 싶었다.수현은 회사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가연의 집으로 갔다.택시에 앉은 수현은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이 도시 전체가 그녀가 떠난 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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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수현은 짐을 끌고 차에 타며 가연이 사는 곳에 도착했다.차 문을 열자마자 가연은 얼른 달려들어 그녀와 포옹을 했다.두 사람은 그동안 한 번도 연락을 끊은 적이 없었지만 만나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전화로 연락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번에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뻤다.두 사람은 밖에서 잠시 얘기를 나눈 뒤 수현은 가연에게 자신의 스케줄을 말했다.수현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연은 무척 기뻐했다. 잠시 후, 가연은 옆에 놓여 있는 트렁크를 보았다."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너무 기뻐서 널 안으로 데려가는 것도 깜박했네."가연은 얼른 가서 트렁크를 끌고 수현을 집으로 데려갔다.그녀는 깨끗이 정리된 방 하나를 가리켰다."수현아, 넌 이 방에서 지내면 돼. 안의 장식은 마음에 들어?"수현이 온다는 것을 듣고 가연은 특별히 방을 미리 치우며 모두 수현이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로 장식했다."고마워, 가연아, 난 너무 좋은 걸."이렇게 열심히 꾸민 방을 보며 수현은 감동을 엄청 받았으니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는가.가연은 그녀의 대답을 듣고 방긋 웃었다."마음에 들면 돼. 오늘 오랫동안 비행기를 탔으니 피곤하지? 일단 가서 좀 쉬어. 저녁에 내가 축하하는 의미로 네가 전에 가장 좋아했던 그 레스토랑에 데리고 갈게."이 말을 듣자 수현은 오히려 좀 쑥스러웠다. 그녀는 이번에 돌아오며 가연의 집에서 지내는 데다 또 가연더러 한 턱 내라고 하다니."수현아, 거절할 생각하지 마. 나더러 한 턱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네가 나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 거야."가연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수현도 더 이상 흥을 깨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가연은 한 편으로 약간 실망했다."이번에 유담이도 데려올 줄 알았는데, 난 유담이가 엄청 보고 싶었다고. 심지어 용돈까지 엄청 준비했는걸."가연은 평소 매우 바빴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외국에 가서 그녀의 귀여운 양아들을 직접 보지 못하고 수시로 영상을 볼 수밖에 없었다.그 녀석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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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무진은 그가 마침내 자신을 학대하는 행위를 그만둔 것을 보고 재빨리 그에게 깨끗한 옷을 갈아입으라고 재촉하고서야 차를 몰고 수현이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레스토랑에 갔다.은수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밥을 먹으러 나오면 반드시 이곳에 와야 했다. 그래서 무진도 차차 이 가게의 단골손님으로 되였다.무진은 은수를 태우고 익숙한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수현은 방에서 잠시 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 또 샤워를 한 후 정신이 들었다.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을 보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가연은 벌써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냥 수현이 자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푹 쉰 것 같아 가연은 기쁘게 입을 열었다."가자, 이미 예약해 놨어."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연과 함께 차를 타고 레스토랑에 갔다.룸에 앉자 수현은 다시 인테리어를 한 이 레스토랑을 보며 추억에 잠겼다.예전에 혜정이 아직 아프지 않았을 때, 매년 기념일에 그녀들은 이곳에 와서 축하하곤 했다.수현은 이곳에서 수많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으니 그녀는 들어오자 익숙하면서도 친절함을 느꼈다.가연은 수현이 즐거운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입을 열어 그녀의 생각을 방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의 입맛은 자신이 잘 알고 있었으니까.가연은 수현이 좋아하는 요리 몇 개를 주문한 뒤 또 새로운 요리 몇 개를 주문했다.얼마 기다리지 않아 음식은 차츰 올라오기 시작했다.음식 냄새를 맡은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화장실에 가서 손 좀 씻고 올게."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빨리 가라고 했다.수현은 화장실에 가서 손을 깨끗이 씻고 나가려던 참에 은서가 보낸 문자를 받았다. 그는 자신에게 가연의 집에 잘 찾아갔는지, 돌아가면서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에 대해 물었다.은서가 최근 매우 바쁘다는 것을 알고 수현은 그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걸으면서 답장을 보냈다."이미 가연 집에 도착해서 지금은 밖에 나와서 밥 먹는 중이야. 난 별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타자를 마친 수현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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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수현은 남자의 말을 듣고 다소 뻘쭘하다고 느꼈지만 방금 확실히 자신이 조심하지 않아서 그와 부딪쳤기에 그녀는 재빨리 손을 놓았다."미안해요, 방금 조심하지 못해서 그쪽과 부딪쳤네요. 정말 미안해요."수현은 고개를 숙이고 진심으로 사과했지만 남자는 그녀가 사과한 후에도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수현은 더욱 난처해졌다. ‘이 남자 뭐지, 이게 그렇게 화날 일인가?’그녀는 계속 설명을 하려고 고개를 들자,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지금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온은수였다!수현은 멈칫했다. 그녀는 뜻밖에도 이렇게 공교롭게 여기서 이 남자를 만날 줄은 전혀 몰랐다.은수는 예전 그대로였다. 얼굴은 조각처럼 완벽해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5년 전보다 더 음울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음울함은 그의 잘생김에 손색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우울한 기질을 더해줘 사람들로 하여금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수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 마침내 정신을 차렸고, 바로 두 걸음 뒤로 물러나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은수는 그녀의 동작을 알아차리며 바로 수현의 허리를 꽉 잡아 그녀가 도망갈 수 없게 했다.그녀의 온도를 느끼며 은수는 비로소 약간의 실감이 났다.이 모든 것은 그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돌아간 지 5년이 됐어야 할 이 여자가 이렇게 생생하게 그의 앞에 나타났다!은수는 눈 한 번도 깜빡이지 않고 이렇게 뚫어지게 그녀를 쳐다보았다.5년이 지났지만 세월은 수현의 얼굴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에게 성숙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늘 걱정이 많았던 예전의 수현에 비해 지금의 그녀는 무척 밝았다.은수의 마음은 무엇인가에 찔린 것 같았고, 짧은 놀라움 후,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다.그가 고통과 절망에 빠지며 심지어 그녀와 같이 죽으려고 할 때, 수현은 오히려 매우 순조로운 삶을 지내고 있었다.그녀의 모습을 보니,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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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수현은 이 뺨을 매우 세게 때렸고, 은수는 심지어 반응하지 못했다. 그의 얼굴은 아예 다른 한쪽으로 돌려졌다."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나를 질문하는 거죠? 왜요? 또 한 번 날 죽이려고요?"여자의 원한으로 가득 찬 말에 은수는 수현을 잡고 있던 손을 자신도 모르게 놓았다.수현의 손은 여전히 저렸고 몸은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그녀는 자신이 은수를 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화가 치밀어 오르자 통제력을 잃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또 이 남자에게 보복당할까 봐 걱정했기에 은수가 맞아서 멍해지며 반응이 없는 틈을 타 수현은 몸을 돌려 바로 도망쳤다.은수는 방금 수현의 한으로 가득 찬 눈빛을 생각했다. 그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으며 한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고 수현은 이 기회를 틈타 이미 종적을 감추었다.이때, 룸에서 밥 먹길 기다리던 무진은 은수가 한참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주동적으로 사람을 찾으러 나왔다.그는 한 바퀴 찾다가 은수가 한쪽에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았다.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겨우 몇십 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는 왜 또 이러는 것일까?무진은 다가가서야 은수의 얼굴에 빨간 손바닥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졌다.이렇게 큰 도시에서 누가 은수의 신분을 모르겠는가. 그가 바로 이 도시의 왕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누군가가 감히 그를 때리다니...... 그것도 뺨을.도대체 누가 이렇게 겁이 없는 것일까? 미친 거 아니야?"은수야, 괜찮아?" 무진은 잠시 생각했지만 결국 입을 열어 누군지 물어보지 못했다.은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들어 무진을 쳐다보았고 그의 어깨에 한방 날렸다. 무진은 그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라 미처 피하지 못했고 팔을 감싸며 물었다."왜 그래? 아파 죽겠어.""아파? 그럼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거지.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 그녀가 정말 돌아온 거야."무진이 아프다고 했지만 은수는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재빨리 나가서 수현을 찾으려고 했다.그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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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수현이 이미 떠났다는 말에 은수는 약간 실망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그럼 CCTV 확인 좀 부탁할게요."레스토랑의 CCTV는 일반적으로 외부인에게 함부로 보여주지 않지만, 요구하는 사람은 은수였으니 사장님도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그가 말한 대로 CCTV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감시실에서 수현이 나오는 화면을 찾고 있었다.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현이 찍힌 화면을 찾았다.수현이 작은 스크린에 나타나는 것을 본 은수는 처음으로 이렇게 간단한 화면이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설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그는 홀린 듯 화면에 비친 여자를 쳐다보며 시선 떼기조차 아까워했다.무진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5년이나 지난 오늘, 수현에 대한 은수의 집착이 시간에 따라 점차 사라질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은수는 그 여자를 마음속의 집념으로 만들었다니.무진은 수현이 다시 나타난 일이 좋은지 나쁜지조차 몰랐다."은수야, 진정해. 넌 그녀가 지난 5년 동안 어디에 있는지, 또 누구와 함께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돌아왔다고 해서 너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겠어?"무진은 은수를 걱정해하며 이성적으로 분석했다.그는 은수가 5년 전처럼 더 이상 고집을 부리며 큰 잘못을 저지르게 하고 싶지 않았다.만약 수현이 이미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면, 두 사람은 차라리 이대로 헤어지고 각자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무진의 말에 은수는 서서히 냉정해졌다.그는 수현을 보자마자 너무 흥분해서 심지어 그날 수술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생각하지 않았다.지금 생각해 보면 수술실에서 있었던 일들은 허점 투성이였다.어쩌면 그녀는 죽은 척하고 자신에게서 도망쳤을지도.그럼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은서와 외국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단 말인가?은수의 안색은 점차 어두워졌다. 사실 앞에서 그는 자신이 그때 누군가한테 단단히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그는 매일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지내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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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그러나 가연은 그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고 손을 내밀어 수현의 이마를 만졌다. 온도는 정상이었지만 수현은 여전히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수현아, 너한테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안색이 안 좋은데."방금 레스토랑에 있을 때, 가연은 수현이 엄청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묻지 않았지만 지금은 집에 돌아왔으니 당연히 똑똑히 물어봐야 했다.수현은 입술을 오므리고 눈빛은 막막했다."나 온은수 만났어, 바로 그 레스토랑에서!"수현은 자신이 화장실 갔을 때 일어난 일을 모두 가연에게 말했다.가연은 그녀가 뜻밖에도 은수를 만났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S시는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로서 사람도 너무 많아 서로 마주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들은 공교롭게도 이렇게 부딪쳤다.이것은 정말 우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가연조차도 감탄했다. 이 두 사람이 이렇게 얽히는 것은 도대체 인연일까 아니면 악연일까?가연은 요 몇 년 동안 가끔 수현의 “묘비”에 가서 제사를 지내곤 했는데, 그녀는 은수가 수현이 좋아하는 것을 가득 사와 하루 종일 묘비 앞에 앉아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오래되자 가연도 은수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다. 필경 그는 시종일관 이렇게 찾아오는 것을 견지할 수 있었으니 그도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었다.그때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었는지도.그러나 가연도 수현 앞에서 주동적으로 이런 일들을 꺼내지 않았다.그녀는 수현의 절친으로서 당연히 수현의 각도에서 출발해야 했다."그럼 기분은 어때? 이런 느낌이 싫으면 그냥 돌아가고."가연은 수현을 위로했고 수현은 고개를 저었다.회사 쪽에서 이미 안배를 마쳤으니 그녀가 이대로 가버리면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데다가, 그녀는 이번에 돌아오면서 아직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제사를 올리지 않았으니 이대로 가기엔 너무 아쉬웠다.방금 레스토랑에서 은수를 보았을 때, 수현의 마음속에는 분노 말고 두려움이 있었다.그날 은수의 독단적인 잔인한 행위는 그녀의 마음속에 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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