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회장님에게 아이가 생겼다의 모든 챕터: 챕터 281 - 챕터 290

1593 챕터

제281화

말하면서 수현은 눈빛이 차가워졌다.외국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는 수업 듣고, 출근하는 것 외에 특별히 여자 킥복싱 코치를 찾아 몇 년 동안 호신술을 배웠다.그녀의 실력은 일반 남자들은 그녀를 가까이할 수 없고, 심지어 그녀의 반격에 머리를 안고 도망갈 정도였다.은수를 만나기만 하면 자꾸 이렇게 도망가는 이유는 그녀가 완전히 당황해서 머리가 새하얘지며 모든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그렇지 않으면, 오늘 그녀는 은서에게 간단한 뺨 한 대 때리는 게 아니라 기필코 그를 몇 번 더 두들겨 패며 매운맛을 보여줬을 것이다.가연은 원래 수현이 이 일로 기분이 가라앉고 놀라고 두려워할까 봐 걱정했다.그러나 수현의 이 확고한 모습을 보고 그녀는 안심했다.보아하니, 이 5년 동안 수현은 헛되이 보내지 않았고 그녀는 이미 그때의 그 연약하고 누구나 괴롭힐 수 있는 그런 약한 여자가 아니었다."그래, 네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상 두려워할 것도 없지. 온은수도 너무 지나친 일을 하지 못할 거야."가연은 수현을 위로한 다음 또 얼른 그녀더러 쉬라고 재촉했다.수현은 거절하지 않고 욕실에 들어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그녀는 이미 내일의 스케줄을 정했고 유담이를 데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제사를 올리려면 일찍 자야 정신이 날 수 있었다.샤워를 한 뒤 수현은 머리를 닦으면서 유담에게 영상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떠나기 전에 매일 그에게 굿나이트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비록 오늘은 다른 일 때문에 시간이 좀 늦었지만 아이에게 한 말은 반드시 지켜야 했다.통화가 연결되자 유담의 작은 얼굴을 보며 수현의 원래 초조한 마음은 많이 차분해졌다.유담은 수현이 피곤해하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엄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수현은 기분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유담은 예민한 아이라서 늘 섬세한 것들을 주의하곤 했다."아니, 그럴 리가. 엄마는 그냥 여기로 오느라 좀 피곤해서 그래. 그리고 우리 유담이도 너무 보고 싶고."수현은 멈칫하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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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윤찬은 오랜 조사한 끝에 찾아낸 정보는 별로 많지 않았다."죄송합니다, 도련님,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다 차수현 씨는 외국에서 자신의 행방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다른 신분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단지 일부 간단한 정보만 알아낼 수 있을 뿐, 다른 수단을 동원해서……."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결과는 사실 그의 예상대로였다. 수현이 그렇게 힘들게 그의 눈앞에서 도망친 이상 당연히 무척 조심하고 폭로를 하지 않으려고 신중할 것이다.그러나 온 씨의 능력으로 그녀의 모든 일을 파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만약 수현이 알아차렸다면, 그녀는 아마 자신을 더욱 싫어할 것이다.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자신은 이미 악랄하고 나쁜 놈이었다……"됐어, 조사하지 마."은수는 눈을 드리웠다."그럼 그녀가 최근에 갑자기 귀국한 이유는 뭐지?""차수현 씨는 요 몇 년 동안 m국에서 지내셨는데, 이번에 회사에서 특별한 출장 임무를 안배해 준 데다 돌아와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싶어서 특별히 귀국하셨습니다."m국을 듣자 남자는 손에 든 종이를 세게 쥐었다.은서도 요 몇 년 동안 m국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줄곧 같은 나라에 있었고 이 5년 동안 함께 있었을 것이다.이 결과는 결코 그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그는 수현과 은서의 감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가짜로 죽은 것도 기필코 은서와 재회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매일 밤 후회와 고통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할 때, 그들은 달콤하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은수의 마음은 마치 수많은 개미에 의해 갉아먹고 있는 것 같았다.씁쓸함, 질투가 뒤섞여 무척 복잡했다.그러나 은수는 여전히 마음속의 불쾌함을 강제로 억눌렀다. 그는 만약 자신이 여전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수현은 그저 갈수록 자신을 싫어하게 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때의 일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윤찬은 알아낸 일부 정보를 상세하게 말했다. 수현이 수술을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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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수현은 냉정해지며 기분이 많이 가라앉은 후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차를 타고 시골로 내려갔다.수현은 기억 속의 노선에 따라 곧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묘지를 찾았다.수현은 오랫동안 수리되지 않은 그 무덤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많은 추억을 떠올렸다.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딸 온혜정 하나밖에 없었고 수현은 또 혜정의 외동딸이기 때문에 그들은 수현을 각별히 아껴주었다.어릴 때부터 그들은 항상 그녀에게 먹을 거 노는 거를 아낌없이 남겨 주었다.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인해 두 노인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차한명도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냈다.엄마가 자신의 부모님을 잃어 고통에 시달릴 때 한명은 이미애와 차예진을 데리고 차 씨네로 들어왔고, 엄마와 그녀가 가장 취약할 때, 그들 모녀를 핍박해서 쫓아내며 차 씨 집안을 떠나게 만들었다.수현도 후에 차한명이 불의의 사고로 반신불수 되었고 이미애는 회사의 일로 감옥에 들어갔으며 차예진은 차가네가 망한 후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예진은 공주병에 성격이 까다로웠으니 수현은 그녀가 앞으로 사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느꼈다.이것도 아마 차가네 사람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겠지.수현은 잠시 멍을 때리다 곧 무릎을 꿇고 종이돈에 불을 붙였다."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수현이 못나서 이렇게 여러 해 지나서야 찾아뵈러 왔네요. 그러나, 이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려고요. 내 아이는 이미 다섯 살이 됐는데 무척 똑똑하고 귀엽고 또 철이 엄청 들었어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나도 반드시 우리 유담이 데리고 꼭 찾아뵐게요.“그리고, 엄마의 병세도 이미 안정되었고, 차가네 집안 그 사람들까지 모두 벌을 받았어요. 아마도 이것이 그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일지도 몰라요. 두 분도 하늘에서 보셨다면 엄청 기뻐하시겠죠."수현은 무덤 앞에 서서 요 몇 년 동안 발생한 일을 일일이 말했고, 종이돈이 다 타서야 눈가의 눈물을 닦고 천천히 일어나 일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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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수현은 경계심이 가득했다.설마 은수는 그때의 결과에 대해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지금 그녀를 계속 괴롭히려는 것일까?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수현은 무한한 상상을 펼치기 시작했다.그녀는 재빨리 손을 뒤로 쥐며 열쇠고리에 꽂혀 있는 작은 군도를 잡았다.만약 은수가 정말 그녀에게 무슨 짓이라고 하려고 한다면, 그녀는 죽더라도 그와 같이 죽을 것이다.은수는 수현이 자신을 경계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자신을 이토록 두려워하고 이토록 싫어한단 말인가?"수현아, 긴장하지 마, 난 너한테 악의가 없어."은수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두 손을 들어 간절하게 말했다.수현은 그의 두 손이 텅 빈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럼, 뒤로 물러나요, 3미터 물러나라고요!"은수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지만 수현의 무척 진지한 표정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이러면 됐어?"은수는 수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위치로 물러나 그녀를 바라보았다."네, 할 말 있으면 거기서 해요, 가까이 오지 말고요."수현은 은수가 즉시 이곳에서 떠나 자신의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 남자가 특별히 이곳까지 찾아왔으니 틀림없이 할 말이 있을 것이다.수현은 은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어서, 그더러 말을 다 하지 못하게 하면 그는 떠나지 않을 것이기에 그녀도 나름 양보를 했다.그녀는 이번에야말로 은수가 자신과 깔끔하게 헤어질 수 있기를 바랐다. 그와 그녀는 원래 같은 차원의 사람이 아니었다.은수는 잠시 침묵했다. 줄곧 긴장을 한 적이 없었던 남자는 지금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한참 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수현아, 그때의 일은 내가 오해했어. 난 병상에서 깨어나 당신이 없는 것을 발견했고 또 차예진의 이간질에 넘어가 당신이 나를 돈 때문에 팔아먹은 것으로 오해했어. 그래서 나는 분노에 정신을 잃고 그런 일을 저질렀고."수현은 5년이나 늦은 그의 설명을 들었지만, 감동받지 않았고 오히려 좀 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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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그리고 지금, 은수는 간단한 말로 자신의 상처를 벗기고 있었으니 수현은 가슴이 찢어지고 아픈 것 외에 증오감을 느꼈다.왜, 어째서, 그는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 뻔한 후에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일까?그는 그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 세계의 지배자? 마음대로 그녀를 통제할 수 있고, 그가 그녀를 싫어할 때 망설임 없이 그녀와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그런 사람?그가 후회하면 다시 손을 흔들어 그녀가 모든 것을 잊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가길 원했다.‘이렇게 좋은 일이 어딨다고?’은수는 수현이 증오를 조금도 숨기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마음은 바늘에 찔린 듯 아팠다.그는 심지어 약간 후회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이렇게 무모하게 수현을 찾아와서 수현이 자신에 대한 증오를 조금도 줄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에 대한 반감을 더욱 불러일으켰다."미안해. 당신을 일부러 괴롭히려고 한 건 아니야. 수현아, 난 그냥, 당신이 떠난 후에야 내가 당신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 난 다른 아무것도 개의치 않아. 그리고 그 아이는……."은수는 원래 그 아이를 지우려고 했던 것은 확실히 자신의 잘못이라고, 그는 일생 동안 이 잘못을 메울 것이며 그들은 앞으로 또 아이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이 말들이 수현에게 있어 완전히 다른 뜻으로 되었다.은수가 뜻밖에도 그녀의 아이를 언급하자 수현은 몸을 떨었다. 은수는 어떻게 유담이의 존재를 알았을까. 그는 이미 그녀를 조사했단 말인가? 그는 도대체 또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온은수 씨, 당신은 어쩜 이렇게 비열한 거죠? 또 나를 조사하고 있다니. 당신이 말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게 바로 나의 모든 프라이버시를 들춰서 날 마음대로 조종하려고요?""난......"은수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확실히 수현을 조사하려고 했었다.그러나 그는 역시 그녀의 모든 것을 알아내려는 충동을 참았다."수현아, 진정해. 나는 당신을 조사하지 않았어. 난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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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수현은 칼을 잡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비록 그녀의 키는 은수보다 많이 작았지만, 그녀의 기세는 조금도 지지 않았다.그것은 일종의 본능이었다."온은수 씨, 내가 경고하는데, 다시는 이런 말 하지 마요. 당신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어요. 난 죽더라도 다시는 그런 상황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거라고요."수현은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애초에 은수 때문에 그녀는 엉뚱하게 임신했고, 또 은수 때문에 하마터면 강제로 유산해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이 일은 수현의 마음속에 극복할 수 없는 트라우마였다.은수는 멈칫했다. 칼끝은 그의 가슴에 닿아 약간 아팠지만, 지금 마음에서 전해오는 아픈 것보다 못했다.그녀의 눈에 자신은 이렇게 비열하지만, 그는 또 어떻게 그녀를 다치게 하고 그녀가 아끼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겠는가?그러나 수현은 믿지 않았다.은수는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어 수현의 손을 잡았다.수현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은수가 자신이 든 칼을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가슴으로 칼을 찔렀다.수현은 당황했다. 그녀는 단지 은수에게 자신의 결심을 보여주려 했을 뿐, 그를 다치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재빨리 몸부림치며 칼을 빼앗으려 했다.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는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까 봐 수현은 그저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며 남자의 비싼 맞춤 제작한 셔츠를 붉게 물들이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나도 어떻게 설명해야 당신이 내 말이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믿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아.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다는 거 잘 알아.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당신이 직접 나의 가슴을 꺼내서 내 마음을 봐. 그럼 아마도 난 정말 당신을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야."칼이 피부를 찔러 무척 아팠지만, 은수는 뜻밖에도 상쾌함을 느꼈다.그때 수현은 비록 마지막에 죽음을 피했지만, 결국 그의 잘못이었기 때문에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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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수현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은수를 노려보았다. 남자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라 천천히 손을 놓았다.칼은 땅에 떨어졌고, 그 위의 핏자국은 땅에 뿌려져 요염한 빛깔을 보였다.청부업자는 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제야 용기를 내어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칼을 발로 찬 다음 곧바로 은수를 바라보았다."괜찮아요? 경찰에 신고할까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필요 없어요.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니까 상관하지 마요."수현은 그 자리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누가 누구랑 부부 사이라는 거야?’그들은 이혼한 지가 벌써 몇 년이나 됐는데.청부업자는 두 사람이 부부라는 말을 듣고 멍해졌다.설마 이건 부부 사이의 애정을 돋우기 위한 것이란 말인가? 청부업자는 자신이 촌놈이라서인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청부업자는 이 두 사람을 이상한 눈빛으로 한 번 보고는 서둘러 떠났다.수현은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방금 걷어차인 칼을 주우러 갔다. 보아하니 오늘 그녀의 계획은 완전히 망했다.수현은 칼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막 떠나려 했지만 참지 못하고 뒤돌아보았다.그녀는 은수의 얼굴이 창백한 채 몸에 핏자국이 또 퍼진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입술을 깨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걸어갔다. "당신, 괜찮은 거예요?"은수는 수현이 몸을 돌며 자신을 보지도 않고 떠나는 것을 보며 마음속으로는 이미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다시 돌아오며 심지어 자신을 관심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며 그는 죽어가는 심장이 다시 희망을 불태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상처가, 좀 아파."은수는 보기 드물게 힘없이 말했다.적어도 수현은 종래로 그가 이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치 다른 사람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운 불쌍한 강아지인 것 같았다.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화가 나며 한숨을 쉬었다.비록 그 상처가 그리 깊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가 여기에서 길을 잃거나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그녀는 틀림없이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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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수현은 은수의 눈빛을 눈치채지 못했고 그저 열심히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이곳은 마을과 그리 멀지 않았지만 산길은 여전히 가파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늦추고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여기는 좀 위험하니까, 조심해요."수현은 즉시 은수에게 일깨워 주었고, 말이 끝나자 그녀는 또 약간 후회했다.이 남자는 사고가 나도 그 자신의 잘못일 뿐, 그녀는 왜 이렇게 시시콜콜 신경 쓰는 것일까?"나는 단지 당신이 넘어져서 나까지 다치게 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수현은 인차 한 마디 보충했지만 귀는 여전히 서서히 빨개졌다.은수는 이 말을 듣고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이 여자는 여전히 예전처럼 거짓말을 하면 귀가 빨개져 엄청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걱정 마, 떨어져도 내가 밑에서 당신을 잘 보호할 거야."수현은 고개를 들자 은수의 눈과 마주쳤고 그는 무척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수현은 영문도 모른 채 긴장했고 약간 당황해지며 시선을 돌렸다."흥, 당신은 죽지 않으면 다행인데, 나까지 보호하려고 하다니."말이 끝나자 수현도 더는 은수와 말을 하지 않고 걷기에 전념했다.두 사람 모두 조심하게 그 산길을 순조롭게 통과했다.얼마 안 되어 그들은 마침내 마을의 작은 보건소에 도착했다. 수현은 그를 부축해서 들어간 다음, 재빨리 유일한 의사를 불러 은수의 상처를 처리해 주라고 했다.그 의사는 나이가 많은 노인이었고 들어와서 은수의 가슴이 온통 피투성이인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왜 피를 이렇게 많이 흘린 게야?"수현은 또 가슴이 덜컹 가라앉았다. 이따 의사가 이것이 칼로 낸 상처라는 것을 알아차리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까?그녀는 들어가서 경찰에게 이 복잡한 일을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은수는 수현의 우려를 알아차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먼저 입을 열었다."조심하지 않아서 넘어졌어요.”의사는 어이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넘어졌길래 가슴에 온통 피투성이인 것일까?아마 똑같이 피투성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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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수현은 옆에 서서 의사가 상처를 처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의사는 검사해 보니 그 상처는 비록 피투성이라서 보기엔 섬뜩했지만 다행히 그리 깊지 않아서 잘 싸매고 며칠만 쉬면 되었기에 더 이상 복잡한 처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의사는 주위의 핏자국을 깨끗이 닦은 후 알코올로 상처의 염증을 없앴다.그러다 은수의 상처를 싸매려 할 때, 그는 은수를 한 번 보았고 남자의 시선은 지금 또 그 여자에게 떨어졌다. 마치 은수에게 싸매고 있는 사람은 그가 아니라 수현인 것만 같았다.보건소에 온 후, 이 남자의 행동을 생각해 보면 의사는 그가 좀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젊은이, 자네 이 아가씨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자네 이 상처는 그녀가 한 거 맞지?"의사도 많은 일을 겪었기에 그들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은수는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그녀에게 빚진 거예요. 내 죗값이죠."의사는 그의 이런 표정을 보고 속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그들도 한 쌍의 불쌍한 커플이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 거즈를 한쪽에 놓고 머리를 짚었다."아이고, 내가 급한 일 있는 거 깜박했구나. 아가씨, 내가 꼭 나가봐야 해서 말인데, 이 젊은이의 상처는 내가 다 처리했으니 싸매는 임무는 아가씨에게 맡기마. 나도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으니까 먼저 가보겠네."의사는 말을 다 한 후 쏜살같이 나갔는데, 그가 그렇게 빨리 달리는 것을 보면 백발이 성성한 노인 같지가 않았다.수현은 심지어 반응도 하지 못했는데, 사람은 이미 아주 멀리 떠났다.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은수도 약간 놀랐지만 지금 이 상황은 딱 그가 원하던 것이었다.은수는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거즈를 가져왔다."난 별일 없으니까, 당신 만약 바쁘다면 먼저 가봐."말하면서 은수는 거즈를 열고 스스로 싸매려 했다.이를 본 수현은 간담이 서늘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상처가 다시 찢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인가?수현은 다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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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수현은 줄곧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은수가 자신과 날카롭게 맞설 줄 알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이렇게 흔쾌히 사과했다.그녀는 문득 좌절감을 느끼며 유난히 답답하다고 느꼈다."나는 이런 심심한 일로 기뻐하지 않을 거예요. 온은수 씨도 더 이상 헛수고하지 마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말을 한꺼번에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계속 입을 열었다."요 몇 년 동안 나 없이도 당신은 잘 살았고, 그리고 유예린도 줄곧 당신의 곁에 있었으니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누구도 더 이상 상대방을 방해하지 말자고요. 이게 우리에게 있어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수현은 말을 마친 후, 뒤로 물러서며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유예린?’설마 그녀는 그날 공항에서 예린이 차를 몰고 자신을 마중하러 온 것을 보았단 말인가? 그럼 그날, 그는 착각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은 정말 수현이었던 것이다.그녀는 자신과 예린의 관계에 대해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는 얼른 수현의 손을 잡았다."수현아, 나와 유예린 씨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만약 그녀가 신경 쓰인다면 난 즉시 그녀를 내 곁에서 쫓아낼 수 있어. 그러니까……."수현은 은수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냈다. 남자의 설명은 그녀를 기쁘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포를 느끼게 했다.이 남자는 정말 야박했다.그때 그는 예린을 위해 큰돈까지 쓰며 심지어 그녀와 이혼할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또 5년 동안 그의 곁에 있었던 예린을 마음대로 차버리려고 했다.수현은 심지어 자신이 아직 진정으로 은수라는 사람을 잘 모르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아마 얻지 못한 사람만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보지?그는 사랑이 무엇인지 몰랐고 그저 가장 본능적인 소유욕이 그를 좌우하고 있을지도."온은수 씨, 말 조심하세요. 유예린은 그동안 줄곧 당신 곁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신은 그녀를 쫓아내고 싶다면 바로 쫓아내다니, 그럼 언젠가 내가 정말 당신이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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