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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수현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은수를 노려보았다. 남자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라 천천히 손을 놓았다.

칼은 땅에 떨어졌고, 그 위의 핏자국은 땅에 뿌려져 요염한 빛깔을 보였다.

청부업자는 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제야 용기를 내어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칼을 발로 찬 다음 곧바로 은수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경찰에 신고할까요?”

은수는 이 말을 듣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필요 없어요.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니까 상관하지 마요."

수현은 그 자리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누구랑 부부 사이라는 거야?’

그들은 이혼한 지가 벌써 몇 년이나 됐는데.

청부업자는 두 사람이 부부라는 말을 듣고 멍해졌다.

설마 이건 부부 사이의 애정을 돋우기 위한 것이란 말인가? 청부업자는 자신이 촌놈이라서인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청부업자는 이 두 사람을 이상한 눈빛으로 한 번 보고는 서둘러 떠났다.

수현은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방금 걷어차인 칼을 주우러 갔다. 보아하니 오늘 그녀의 계획은 완전히 망했다.

수현은 칼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막 떠나려 했지만 참지 못하고 뒤돌아보았다.

그녀는 은수의 얼굴이 창백한 채 몸에 핏자국이 또 퍼진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았다.

수현은 입술을 깨물고 잠시 망설이다가 걸어갔다.

"당신, 괜찮은 거예요?"

은수는 수현이 몸을 돌며 자신을 보지도 않고 떠나는 것을 보며 마음속으로는 이미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다시 돌아오며 심지어 자신을 관심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며 그는 죽어가는 심장이 다시 희망을 불태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상처가, 좀 아파."

은수는 보기 드물게 힘없이 말했다.

적어도 수현은 종래로 그가 이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치 다른 사람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운 불쌍한 강아지인 것 같았다.

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화가 나며 한숨을 쉬었다.

비록 그 상처가 그리 깊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가 여기에서 길을 잃거나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그녀는 틀림없이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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