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2091 - Chapter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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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1화

갑작스러운 주강운의 말을 이상하게 여긴 강한서가 간민혜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간민혜는 그저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녀는 강한서에게 이미 결혼을 한 것은 물론 곧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간민혜에게 그녀와 주강운 사이에 있었던 일은 전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의 남편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주강운과 함께 해외로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강한서의 말을 들은 한현진은 곧바로 당시의 주강운이 발병했음을 알 수 있었다. 주강운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서 그와 간민혜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간민혜는 진작 과거에서 벗어나 있었고 여전히 그 시간에 머물고 있는 것은 주강운 뿐이었다. 어떻게 주강운을 설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쯤, 돈 때문에 강한서의 사인을 받으러 온 신미정이 갑작스레 주강운과 간민혜의 얘기를 꺼냈다. 그녀는 예전부터 재벌가 며느리가 되기를 꿈꾸는 여자들을 마땅치 않은 시선으로 봤었다. 신미정에게 간민혜 역시 신데렐라를 꿈꾸는 그런 여자였다. 투덜거리며 몇 마디 늘어놓던 신미정이 일을 마무리 짓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주씨 가문에 그런 여자를 받아들일 리가 없잖니. 지금 시윤 씨가 찾아갔으니 그 성격에 간민혜가 두 번 다시는 강운이에게 매달리지 못하게 할 거야.”신미정의 말에 멈칫한 강한서는 순간 불안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만약 주씨 가문은 주진철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면 주시윤은 바로 그의 생각을 실현하는 행동대장에 가까웠다. 주시윤의 수단은 간민혜처럼 힘없는 여자 아이가 상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강한서는 최대한 빨리 주강운에게 연락해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주강운이 주시윤을 막아 간민헤가 상처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한 얘기였다. 하지만 그 뒤로 일어난 일은 갑작스레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으로 흘러갔다. 어째서인지 갑자기 돌변한 주강운은 간민혜를 택시에 태워 급히 한주를 벗어나려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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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2화

간민혜는 제왕절개로 딸을 낳았다. 출산하자마자 그녀는 또 다시 수술을 시작했다. 전화번호를 건네받은 강한서는 바로 전화번호의 주인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은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병원에서 6일 동안 버티던 간민혜는 결국 부상이 너무 심했던 탓에 감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강한서는 간민혜의 가족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한주의 사람도 아니었으니 경찰서에서는 간민혜의 거주지 관할서에 연락했다. 하지만 그쪽에서는 간민혜의 가족은 이미 이사를 간 상황이라 여전히 연락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강한서가 연락할 수 있는 건 간민혜가 준 그 전화번호뿐이었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꽤 신중한 편이었다. 처음엔 강한서가 장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상대방은 아이의 울음소리와 간민혜의 주민등록번호를 듣고는 순간 침묵했다. 그날 밤, 병원의 안치실에 어두운 피부의 남자가 도착했다. 우람한 덩치의 남자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강인해 보이는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는 어림잡아 강한서보다도 몇 살은 더 많아 보였다. 화상을 입었던 터라 간민혜의 시신은 흉측해 보였다. 그 남자는 간민혜의 시신 앞에 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강한서에게 물었다. “민혜 맞아요?”강한서는 그 질문에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그 남자 역시 대답이 필요한 건 아닌 듯싶었다. 그는 화상으로 굳어져 뼈가 선명한 손을 잡고 무명지에 끼워진 반지를 확인하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민혜네...”그는 꽤 오랫동안 안치실에 머물렀다. 눈물도 흘리지 않고 그저 팔소매로 묵묵히 간민혜 몸에 묻은 얼룩을 닦아냈다. 차마 세게 힘을 줄 수도 없었다. 피부가 이미 짓물러 조금만 건드려도 피가 새어나왔기 때문이다. 더는 보고 있을 수가 없어 강한서는 먼저 안치실을 나와 밖에서 그 남자를 기다렸다.안치실에서 나온 문지상은 강한서에게 담배가 있냐며 물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강한서는 문지상을 데리고 병원 밖의 마트로 가 담배 두 갑을 샀다. 문지상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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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3화

문지상이 말했다. “당신이 누군지 알아요. 한성 그룹의 강한서 씨. 제가 당신 찾을 수 있어요.”강한서가 다시 거절하려고 했지만 문지상이 말을 이었다. “강한서 씨는 주강운 제일 친한 친구잖아요. 그 인간이 내 아내와 딸을 이 지경으로 내몰았으니 친구인 강한서 씨가 대신 이정도 죄를 갚는 건 충분히 할 수 있겠죠.”“...”문지상이 말했다. “지금은 정말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그래요. 아직 못한 일이 있어요. 아이는 강한서 씨 곁에 있는게 제일 안전해요. 강씨 가문 사람이라면, 아무도 쉽고 못 건드릴 거예요. 나중에 모든 것이 해결되면 제가 아이 데리러 올 거예요. 그러니 그때까지만 잘 숨겨줘요. 절대 그 아이의 신분이 노출되어서는 안 돼요. 그 아이는 민혜가 남기고 간 유일한 핏줄이에요. 절대 그 아이까지 휘말려서는 안 돼요...”당시의 강한서는 문지상이 말 한 “휘말리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대체 무슨 일이기에 갓 태어난 아이를, 그것도 아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기를 두고 가야만 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문지상은 필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 전화 한 통을 받은 그는 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떠나기 전, 문지상은 주강운에게 한 마디만 전해달라고 했다. 간민혜의 일은 이게 끝이 아니라고. 강한서는 그 말을 전하지 못했다. 주씨 가문에서 주강운을 해외로 보냈기 때문이었다. 주강운의 해리성 장애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그의 가문에선 많은 교수를 모셔와 주강운의 기억을 지워버렸다. 그들은 한결같이 주강운의 해리성 장애는 간민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주강운의 어머니는 심지어 그의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절대 두 번 다시는 간민혜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며 부탁했다. 심지어 인맥을 동원해 그 교통사고에서 주강운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강한서는 주씨 가문의 결정이 맞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주강운이 기억을 되찾은 후 간민혜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또다시 미친 X처럼 발병할까, 그것이 걱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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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4화

편지 봉투를 건네받은 한현진이 천천히 봉투를 열었다. 한현진은 안에 증명서 같은 물건이 들어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편지 봉투에 든 물건은 경찰 견장이었다. 물건을 확인한 한현진이 멍해졌다. 그녀는 조금 전 강한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빛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어. 이름도, 과거도, 미래도 없는 사람들이.”한현진의 표정이 순간 진지해졌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문지상 씨는 마약수사팀 형사였던 거야?”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모르겠어. 나한테 명확하게 얘기한 적 없어. 하지만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하우스클럽의 사건이 있기 전, 은서를 보러 한 번 왔었어. 출장을 간다고 했어. 이번엔 좀 오래 걸릴 거라고. 그러면서 은서가 다 나으면 데리러 온다고 했었거든.”말을 이어가던 강한서의 목소리가 점점 잠겼다. “그게 내가 문지상 씨를 마지막으로 본 거였어. 그 뒤로 내 계좌로 매년 돈이 들어왔어. 돈을 보낸 사람은 문지상 씨였고. 하지만 한 번도 나타난 적은 없어. 난 줄곧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생각했지. 여전히 임무를 마치지 못해서 은서를 보러 오지 못하는 거라고. 그래도 은서에게 돈은 보냈으니까. 본인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 건 아니니까.”“돌아올 거라고 생각했어. 명예롭게 은서를 집으로 데려갈 거라고 믿었어. 하지만 어떻게 6년 전에 이미 사망했을 수가 있는 거지? 심지어 약물 과다 투여로 추락사했다니. 문지상 씨가 마약에 손댔을 리가 없어...”“경찰 측에서는 문지상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한 적도 없어.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한 적도 없었던 사람처럼, 모든 정도가 전부 말살되었어.”한 번도 변한 적 없던 강한서의 신념이 지금 이 순간,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지상의 죽음은 범죄 수사를 위한 희생으로조차 기록되지 않았다. 그의 자료는 전부 말살되었다. 마치 팀의 오점을 지우기라도 하듯. 은서를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고, 문지상의 남겨진 아이를 책임질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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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5화

나중에라도 정설희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장씨 가문에서 강한서를 방패막이로 삼을 것을 막을 목적으로 하우스클럽에서 있었던 사고를 조사해 장씨 가문을 제압할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지나간 옛일을 알아내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었다. 한현진은 강한서의 손등을 토닥토닥 다독이며 나지막이 물었다. “나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 있어.”“뭔데?”한현진이 말했다. “주강운 씨는 왜 널 원망하는 거야?”주강운이 간민혜를 잊도록 최면 당한건 강한서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강한서는 주강운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어떻게든 그를 도와주려 했다. 강한서에 대한 주강운의 적의는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나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야.”그는 당시의 상황을 반복적으로 회상했다. 강한서의 전화를 받고 주강운이 간민혜를 찾으러 간 후에 일어난 일이 유일하게 강한서가 모르는 부분이었다. 설마 그 시간 사이 그들과 주시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걸까? 그게 강한서와는 또 어떤 관련이 있을까?한현진이 제안했다. “아니면 네가 그냥 직접적으로 강운 씨에게 물어봐.”“어떻게 물어? 납치 사건이 너와 연관되어 있냐고 물어? 네가 강운이면 그렇다고 인정하겠어?”강한서가 한숨을 내쉬었다. “강운이는 간민혜 씨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어. 강운이는 생각이 많은 애야. 절대 얘기하지 않을 거야. 직접적으로 묻는 건 오히려 역효과일 거야.”멈칫하던 강한서가 다시 질문했다. “너 강운이랑 만나서 또 무슨 얘기했어?”“아.”한현진이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했다. “별 말 안 했어. 그냥 내가 막 뭐라고 해서 분위기가 좀 안 좋았어.”강한서가 의아한 눈빛을 짓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 줄곧 강운이를 안쓰러워했잖아. 강운이 몸에 난 상처만 보면 마음 약해지고. 이번엔 어떻게 욕할 생각을 한 거야?”말문이 막힌 한현진이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다 너 때문이잖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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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6화

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끌려 다닐 수만은 없어. 나도 강운이가 왜 날 원망하는지 알아야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강운이는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주강운의 해리성 장애의 제일 큰 증상은 바로 편집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한현진은 강한서가 준 임무를 깔끔하게 완성했다. [불굴의 남매단]의 알람이 울렸다. 휴대폰 화면을 힐끔 쳐다본 한성우는 한현진이 보낸 문자임을 확인하고는 코웃음을 치더니 들어가 보지도 않았다. 그는 여전히 얼마 전 차미주를 덮치라던 한현진의 태도를 잊을 수가 없었다. ‘의리 있는 척 가식 떨긴.’그가 문자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보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잠시 후, 차미주가 방에서 나오며 휴대폰을 한성우에게 건넸다. “개자식, 현진이랑 강한서 싸웠어.”“오.”한성우는 별다른 리액션 없이 짧게 대답했다. “두 사람 자주 싸우잖아. 이상할 것도 없지. 네가 그렇게 오랫동안 이혼하라고 설득해도 두 사람 여전히 꼭 붙어 있었잖아. 신경 쓰지 마. 다 싸우고 나면 괜찮을 거야.”“이번엔 달라.”차미주가 한성우의 다리 옆에 붙어 앉으며 그에게 쫑알거렸다. “현진이 임신하고 입맛이 변했잖아. 어제 새벽에 물만두가 먹고 싶다고 강한서에게 사오라고 했는데 강한서가 싫다고 했대. 영업하는 가게가 없다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말이야. 하지만 오늘 아침 은서가 히비스커스 호텔의 새우 만두가 먹고 싶다고 하니까 이번엔 두말 않고 바로 4, 50km가 되는 거리를 운전해서 다녀왔대. 현진이가 그 사실을 알고 강한서에게 따지니까 강한서가 괜히 어린 아이와 비교하며 트집잡는다고 해서 현진이가 지금까지 울고 있다잖아.”한성우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형수님이...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었어?”한성우가 알고 있는 한현진은 강한서가 원하는 것을 사오지 않으면 그를 때리면 때렸지 홀로 주저앉아 울 캐릭터가 아니었다. 한현진의 좌우명은 다른 사람을 화 나게는 해도 절대 내가 화 날 일은 만들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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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7화

차미주가 한성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현진이는 그렇게 가벼운 애가 아니야. 현진이가 강한서를 좋아한 건 그때 교통사고에서 강한서가 현진이를 차에서 꺼내줬기 때문이야. 현진이가 그랬어. 그냥 지나가는 사람일 뿐인데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은 절대 인성이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그러니 생각해봐. 강한서가 왜 아무 연고도 없이 그 교통사고 현장에 나타났겠어?”“구경하려고?”욱, 화가 올라온 차미주가 한성우를 걷어찼다. “내가 지금 너한테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잖아. 넌 왜 말장난인데.”한성우가 피식 웃을 흘리더니 차미주를 품에 안았다. “알겠어, 알겠어. 이젠 장난 안 할게. 얘기해.”차미주가 말했다. “강한서와 주강운은 죽마고우잖아. 주강운이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강한서가 현장에 달려갔겠지. 그러다 우연히 현진이를 만난거고.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퍼즐이 맞춰지잖아.”농담은 하고 있었지만 한성우는 사실 차미주가 하는 모든 말을 놓치지 않고 전부 듣고 있었다. 전혀 흠 잡을 데 없이 논리적인 추측이었다. 다만...“형수님이 본게 임산부가 확실해?”“그냥 임산부가 아니라 곧 출산을 앞둔 것 같았대. 배가 엄청 컸대.”차미주가 한성우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며 비밀스럽게 얘기했다. “혹시, 은서가 당시 간민혜 씨 배속에 있던 아이 아닐까? 그 사고로 어른과 아이 모두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라 간민혜 씨만 사망한 거지. 살아있던 아이는 강한서가 숨긴 거 아닐까?”미간을 찌푸린 한성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은서가 간민혜 씨와 주강운의 딸이라고?”차미주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 “어떻게 주 변호사님 딸이 되는 거야? 난 간민혜 씨와 강한서 아이 같아. 두 사람이 눈이 맞아서 주 변호사님을 배신한 거지.”“...”“은서가 강한서 딸이 아니라면, 강한서는 미친 거 아냐? 왜 그 아이 때문에 현진이와 싸워? 전엔 못 느꼈었는데 지금 이렇게 생각해 보니까 어쩐지 은서가 강한서와 닮은 것 같아. 눈이며 코며 그리고 그 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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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8화

한현진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성우처럼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도 왜 얼른 소문을 퍼뜨리지 않고 오히려 한현진이 차미주가 얘기하도록 부추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걸까? ‘대체 어떤 뇌구조를 갖고 있는 거야.’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한현진도 더 이상은 방법이 없었다. 필살기를 꺼낼 수밖에.[성우 오라버니는 저와 미주가 어떤 사인지 제일 잘 알잖아요. 전에 두 사람이 만난다고 했을 때 제가 제일 반대했었잖아요.]한성우가 말했다. [형수님이 그 얘기를 꺼낼 자격이 있어요?]한현진이 말했다. [성우 씨에게 전 여친이 얼마나 많았어요. 게다가 그 어떤 사람과도 오래 만남을 유지하지 못했었잖아요. 전 성우 씨가 가벼운 마음으로 미주를 만나다가 미주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 되어서 계속 반대했던 거잖아요.]한성우에게서 답장이 오지 않았다. 한현진의 말에 수긍한 것이 분명했다. 한현진이 말을 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까 저도 성우 씨가 진심으로 미주를 좋아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나중엔 반대하지 않았잖아요. 그때 성우 씨가 꾀병을 부리며 미주를 속였을 때도 제가 의사를 찾아서 성우 씨가 먹을 음식 레시피를 받아왔었어요. 심지어 강한서에게 대신 음식 효과를 테스트하기도 했다고요. 정말 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제가 그렇게까지 신경 썼겠어요?]한성우가 흥, 콧방귀를 뀌었다. ‘구경거리가 없어질까 봐 그렇게 열정적으로 굴었던 거겠지. 그리고 그게 날 돕는 거야? 그 보약 덕에 몇날 며칠을 코피를 흘렸다고!’하지만 한현진이 강한서에게도 보약을 먹었다는 말에 한성우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졌다. 한성우가 입술을 짓이기며 대답했다. [저한테 감정 호소는 하지 마요. 방금 제 장모님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성우 씨 그 병, 아주머니 귀에까지 들어갔어요. 아주머니께서는 성우 씨가 정말 그쪽으론 문제가 있는 줄 아시고 미주에게 그런 요구를 하신 거예요. 결혼이 하고 싶으면 먼저 임신을 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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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9화

차미주가 부끄러운 듯 말했다. [내가 봤는데 너무 노출이 심한 것 같아. 내가 이걸 어떻게 입어.]한현진이 말했다. [그냥 입어. 입고 코스프레용 의상인데 어떠냐고 성우 씨에게 직접 물어봐.]차미주는 충격에 사로잡힌 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문자를 작성 중인 한현진에게 한성우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현진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도둑이가 직접 현진 씨에게 얘기한 거예요?”“네. 아니면 제가 어떻게 성우 씨에게 먼저 아이를 가지라고 조언할 수 있겠어요? 성우 씨가 저한테 미주가 부모님을 만나 뵈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봐달라고 했잖아요. 미주는 진작 아주머니께 얘기했고 아주머니께서는 그런 조건을 내거셨죠. 미주는 본인이 직접적으로 얘기하면 성우 씨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 봐 계속 말을 하지 못했던 거예요.”한성우가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그 분은 정말 본인 딸이 손해 볼 걱정은 안 하시나 봐요.”한현진이 말했다. “아주머니는 성우 씨보다도 돈이 많잖아요. 아주머니께 사위는 그저 딸의 비위를 맞춰주는 장난감 같은 거예요. 장난감이 말을 듣지 않으면 바꾸면 그만이죠. 주인이 손해 볼 게 뭐가 있어요. 다음 사위는 말을 잘 듣는 놈일 테니까요.”한성우가 바득, 이를 갈았다. “제대로 된 비유를 못할 바엔 차라리 닥쳐요.”말이 없던 한성우가 다시 말을 이었다. “형수님 혹시 미주 어머니 전화번호 알아요?”한현진은 곧바로 차미주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한성우에게 알려주었다. 학창시절 차미주의 어머니가 과일을 잔뜩 사들고 기숙사에 온 적이 있었다. 당시의 한현진은 말을 예쁘게 한 덕에 차미주의 어머니와 얘기가 잘 통했고 그렇게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다. 비록 한 번도 연락한 적은 없었지만 말이다. 전화번호를 저장한 한성우는 장모님이라는 이름으로 번호를 저장했다. 한현진이 아부하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한 대표님, 제가 아는 건 전부 얘기 드렸어요. 제 일은 어떻게...”한성우는 누구보다 빠르게 모르쇠를 시전했다. “죄송해요.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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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0화

한성우가 멍하니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그제야 지금 전화를 끊는 건 매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전화 받은 아주머니는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야. 내가 언제 아이가 생겼다고 했어.’아주머니의 말과 갑자기 전화를 끊은 한성우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 한 행동은 여자를 임신하게 해놓고 책임지지도 않는 쓰레기와 비슷했다. 한성우는 안절부절 못하며 서성거렸다. 그는 머리속으로 최대한 빨리 해야 할 말을 정리했다. 조금 이따 다시 전화를 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으로 아이디어 하나가 스쳤다. 차미주가 최고의 증인이었다. 자신이 허튼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줄 증인.곧바로 화장실에서 나온 한성우는 차미주의 방 문앞에서 그녀를 불렀다. “도둑아, 너 안에 있어?”방 안에서는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차미주의 목소리가 울렸다. “어, 왜?”“별 일은 아니고, 문 열어. 할 말 있어.”한성우는 말하며 김경선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어찌되었든 김경선이 딸을 사랑하는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그러니 차미주만 있다면 딸을 생각해서라도 한성우를 조금이라도 봐 줄 수도 있었다. 차미주의 방문을 등지고 선 한성우는 휴대폰을 높이 들고 셀카 찍는 자세를 취했다. 차미주와 자신이 모두 앵글에 담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모든 준비를 마친 한성우가 밖에서 또 다시 차미주를 불렀다. “도둑아, 빨리 나와.”조금은 짜증 섞인 차미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촉하지 마. 금방 나가.”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한성우가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나와. 나랑 잠깐 얘기하고 다시 들어가도 돼.”“알겠어, 알겠어.”차미주는 거울을 보며 옷깃을 끌어올렸다. ‘젠장, 이건 대체 어떤 놈이 디자인 한 거야. 올리면 허리도 안 가려지고, 내리면 가슴이 안 가려지잖아. 이렇게 짧은 바지에 저렇게 긴 꼬리까지 달리다니.’‘캣우먼 코스튬은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 현진이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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