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진이 생각 없이 말을 내뱉었다. “강 대표님, 연구원이시니까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계시겠죠? 정확하게 작성하셔야지, 데이터를 위조하시면 어떡해요?”입을 파르르 떨던 강한서가 냉소 지었다. “또 헛소리하면 비교 실험을 진행해서 데이터를 다시 한번 수집할 거야.”그 말에 한현진은 비록 입을 꾹 다물었지만 여전히 눈을 반짝이며 깜박거렸다. 강한서는 손을 뻗어 한현진의 눈을 막고는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그가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 “눈 감고 잠이나 자.”피식 웃음을 흘린 한현진이 강한서의 팔을 베고 그를 꼭 끌어안았다. 의식이 흐릿해지며 잠이 들려던 그때, 한현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강한서가 한현진를 톡톡 두드렸다. “왜 무음으로 안 해 놓은 거야?”“깜빡했어.”휴대폰을 가져온 한현진이 무음 모드로 전환하려던 그때, 주강운이 그녀에게 카톡을 보내왔다.[현진 씨, 정설희 씨 알아요?]메시시지 아래에는 사진이 한 장 있었다. 문자를 확인한 한현진이 갑자기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행동에 깜짝 놀란 강한서가 눈을 뜨고는 물었다. “왜 그래?”한현진이 말했다. “주 변호사님이 어릴 적 친구에 관해서 물으시네.”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친구인데 이 저녁에 너에게 묻는 거야?”한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어봐야겠어.”주강운이 보낸 사진 속 여자 아이의 이름이 바로 정설희였다. 한현진의 대학 동기였다. 대학교 시절엔 꽤 사이가 좋았었다. 청순한 외모의 정설희는 대학교 3학년이 되던 그해, 한 제작사의 눈에 띄어 로맨스 한 편을 찍고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후 정설희는 여러 드라마에 캐스팅되었고 당시 제일 핫한 라이징스타가 되었다. 바쁜 스케줄과 일을 시작하면서 겪은 심경의 변화로 인해 점차 연락이 줄었지만 연락이 완전히 끊긴 건 아니었다. 드라마로 인한 인기는 순식간에 그녀를 스타로 만들었지만 그 인기는 곧 거품처럼 사라졌다. 정설희의 소속사는 수익을 위해 전부 비슷한 느낌의 대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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