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서는 정인월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정인월은 호흡을 가다듬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가 결혼한 뒤에 어땠는지는 둘째치고, 네 엄마가 한 짓이, 어른이 할 짓이니? 네 오빠가 결혼하기 전엔 또 어땠고?”“한서가 회사가 금방 들어가서 그렇게 고생했는데, 도와주기는커녕, 자금 유통을 위해 마련한 돈을 가져갔잖니. 그것 때문에 한서는 하마터면 사람을 잃을 뻔했고. 네 오빠가 회사에서 자리를 잡으니, 몰래 네 오빠 명의로 신씨 가문 사업을 끌어주기나 하고. 신씨 가문의 생산 라인이 어떤 수준인지 몰라? 하루가 멀다고 문제가 생겨서 그 뒷수습을 전부 네 오빠가 해줬잖니.”“넌 네 엄마가 널 키우느라 고생했다지만, 남편을 잃은 과부가 강씨 가문에 근 20년을 살았는데, 강씨 가문에서 푸대접한 적이 있기를 해? 널 키운 건 사실이지만, 신씨 가문 돈으로 널 키웠니? 넌 정말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고 재가도 가지 않은 게, 다 너희를 돌보기 위한 거라고 생각해? 네 엄마는 그저 강씨 가문이라는 배경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야!”강민서는 당연히 신미정에 대한 정인월의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인월은 강민서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20여 년을 키웠으니, 신미정을 향한 강민서의 감정은 이미 뼛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정인월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반박할 용기가 없을 뿐이었다. 정인월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이었다. “넌 어려서부터 네 엄마 그늘에서 자랐어. 네 엄마가 널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도, 네가 말한 것처럼 고생은 했지. 네가 효도하고 싶은 것도 당연한 거야. 하지만 네 오빠에게 네 엄마는, 낳아준 은혜만 있고 키워준 은혜는 없단다. 낳아준 은혜도 네 오빠는 진작 다 갚았어. 그러니 걔가 어떤 짓을 해도 과하지 않은 처사야. 너도, 신미정도, 네 오빠를 질책할 자격이 없어.”“네 엄마가 걱정되면, 가서 만나면 돼. 물론 원래 집으로 돌아가서 살아도 되고. 하지만, 네가 네 엄마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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