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111 - 챕터 1120

2305 챕터

제1111화

그녀가 말했다. “300년은 무슨, 요즘 유행하는 거거든?”강한서는 뉴턴의 사진을 검색하더니 그녀의 헤어스타일과 비교했다. 그러더니 “똑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화가 난 유현진은 다음날 바로 파마를 풀어버렸다. 할머니의 파마를 석가모니 같다고 하다니, 강한서 그 멍청한 입에서 나올만한 말이었다. 유현진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강한서한테 사진 몇 장 보내달라고 해서, 제가 할머니한테 보내드릴게요.”정인월이 말했다. “나 속일 생각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몇 장 찍어서 보내라고 하렴.”유현진은 알겠다고 대답한 뒤 계단을 내려가 미끼로 칠득이를 유인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강한서가 보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그녀는 한참 후에야 사진을 정인월에게 전송했다. 정인월은 본가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포도를 먹고 있었다. 휴대폰이 울리자, 정인월은 진씨에게 휴대폰을 가져오라고 했다. 전부 비단잉어를 클로즈업한 사진이었다. 정인월은 돋보기를 쓰고 진씨에게 말했다. “자네, 확대 좀 해주게.”진씨가 사진을 확대했고, 정인월은 마침내 반짝이는 물 위에서 한 인영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바로 휴대폰을 든 채 쭈그리고 앉아 비단잉어의 사진을 찍고 있는 유현진이었다. “이 자식이, 아직도 날 속여?”정인월은 돋보기를 벗어 옆에 두고는 입을 열었다. “황씨가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정원이 허전한 것 같다고 애완동물이라도 기르고 싶어 한다며 민 실장이 물고기를 가지러 오질 않나. 물을 그렇게 무서워하는 녀석이 물고기를 기를 리가 있어? 귀신을 속여야지!”“이 자식이, 다시 만나면서 날 속여!”진씨가 말했다. “아무래도 사모님이 일반인은 아니라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요.”“멍청한 것!”정인월이 코웃음을 쳤다. “지금 현진이한테 한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다가, 현진이가 슈퍼스타라도 되는 날엔, 한서가 현진이 눈에 차지 않을지도 모르네.”진씨: ...손주며느리 앞에서 그녀의 큰 손자는 정말 아무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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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강민서는 그 일을 겪으며 오히려 많이 성장했다. 정인월도 흐뭇하게 생각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나중에 한서에게 너한테 적당한 자리를 내주라고 얘기하마.”정인월의 말에 대답한 강민서가 말을 이었다. “할머니, 일이 정해지면, 저 원래 살던 집에 들어가 살아도 돼요?”정인월이 찻잎을 휘저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요즘 여기서 잘 지냈잖니. 왜 갑자기 돌아가려고 그래?”강민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거기서 사는 게 습관이 되어서요. 그리고 일 시작하면 아무래도 거기서 지내는 편이 편해요. 본가는 회사랑 너무 멀잖아요.”정인월이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 “회사가 멀면 진씨가 출퇴근 바래다주면 되잖니. 거기서 네가 혼자 있는 건,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강민서는 정인월의 눈치를 살폈다. 정인월이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자, 강민서는 용기를 냈다. “할머니, 제가 돌아가고 싶은 건 다른 이유도 있어요. 저 엄마를 모셔 와 살고 싶어요. 얼마 전에 낭종 제거 수술을 하셨는데, 회복이 잘되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지금 계신 곳은 집도 작고 환경도 좋지 않아서 잠도 잘 못 주무시는 것 같아요. 상처 회복이 더디니, 제가 걱정이 되어서요. 모셔 와서 몸조리 시켜드리려고요.”정인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물었다. “네 엄마가 너한테 말한 거니?”강민서가 얼른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한텐 수술하신 얘기도 안 했어요. 저도 다른 사람한테서 들었어요.”말하던 강민서는 참지 못하고 강한서를 원망했다. “오빠도 그래요. 아무리 엄마가 원망스러워도 그렇지 수술도 했는데, 어떻게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요?”정인월은 찻잔을 내려놓고 강민서를 쳐다보았다. “네 말은, 네 오빠가 네 엄마를 강씨 집안에서 내쫓은 게, 과한 처사라는 거니?”강민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래도 저희를 낳아주신 분이잖아요. 그 세월 동안, 특별한 공로는 없었어도 고생은 하셨잖아요. 할머니께서도 백 가지 선행 중에 효도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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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강민서는 정인월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정인월은 호흡을 가다듬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가 결혼한 뒤에 어땠는지는 둘째치고, 네 엄마가 한 짓이, 어른이 할 짓이니? 네 오빠가 결혼하기 전엔 또 어땠고?”“한서가 회사가 금방 들어가서 그렇게 고생했는데, 도와주기는커녕, 자금 유통을 위해 마련한 돈을 가져갔잖니. 그것 때문에 한서는 하마터면 사람을 잃을 뻔했고. 네 오빠가 회사에서 자리를 잡으니, 몰래 네 오빠 명의로 신씨 가문 사업을 끌어주기나 하고. 신씨 가문의 생산 라인이 어떤 수준인지 몰라? 하루가 멀다고 문제가 생겨서 그 뒷수습을 전부 네 오빠가 해줬잖니.”“넌 네 엄마가 널 키우느라 고생했다지만, 남편을 잃은 과부가 강씨 가문에 근 20년을 살았는데, 강씨 가문에서 푸대접한 적이 있기를 해? 널 키운 건 사실이지만, 신씨 가문 돈으로 널 키웠니? 넌 정말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고 재가도 가지 않은 게, 다 너희를 돌보기 위한 거라고 생각해? 네 엄마는 그저 강씨 가문이라는 배경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야!”강민서는 당연히 신미정에 대한 정인월의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인월은 강민서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20여 년을 키웠으니, 신미정을 향한 강민서의 감정은 이미 뼛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정인월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반박할 용기가 없을 뿐이었다. 정인월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이었다. “넌 어려서부터 네 엄마 그늘에서 자랐어. 네 엄마가 널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도, 네가 말한 것처럼 고생은 했지. 네가 효도하고 싶은 것도 당연한 거야. 하지만 네 오빠에게 네 엄마는, 낳아준 은혜만 있고 키워준 은혜는 없단다. 낳아준 은혜도 네 오빠는 진작 다 갚았어. 그러니 걔가 어떤 짓을 해도 과하지 않은 처사야. 너도, 신미정도, 네 오빠를 질책할 자격이 없어.”“네 엄마가 걱정되면, 가서 만나면 돼. 물론 원래 집으로 돌아가서 살아도 되고. 하지만, 네가 네 엄마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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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강민서가 신미정의 말을 새겨들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주강운 여자친구의 사진을 신미정에게 전송했다. 전화를 끊은 신미정은 바로 양시은에게 연락했다. 신미정이 강씨 가문에서 나온 사실은 이미 이 바닥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강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신분이 사라지자, 예전의 “절친”들은 점차 그녀를 멀리했다. 2개월 동안, 신미정은 세력에 돛다는 인간의 밑바닥을 수도 없이 봐왔다. 그녀가 잘나갈 때 받들어 주던 인간들은 그녀가 강씨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누구보다 빠르게 그녀를 멀리했다. 오직 양시은만이 전처럼 신미정을 대했다. 심지어 신미정이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뒤, 양시은은 오히려 더욱 다정하게 신미정을 대했다. 그녀가 지금 묵고 있는 별장도 양시은이 그녀에게 얻어준 것이었다. 신미정은 점점 더 양시은을 신임하고 의지했다. 전화 연결음이 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양시은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미정 언니, 무슨 일이에요?”“시은 씨, 누굴 좀 찾아줬으면 좋겠는데, 괜찮겠어요?”양시은이 웃으며 대답했다. “미정 언니, 저한테 그렇게 예의 갖추실 필요 없어요. 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오히려 어색해요.”잠시 말을 멈추던 양시은이 다시 말을 이었다. “누굴 찾고 싶으세요?”“주강운 여자친구요. 어떤 사람인지 찾아줬으면 해요. 제가 조금 이따 사진 보내줄게요.”“네, 알겠어요.”쿨하게 대답하는 양시은에 신미정이 오히려 뻘쭘해졌다. 특히 자신이 전에 양시은을 대했던 태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후회가 밀려왔다. 신미정이 말했다. “전 의원은 요즘 괜찮죠?”양시은이 웃으며 말했다. “전에 도와주신 덕분에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있어요. 위에서도 그이를 더 높은 자리에 발탁할 의향이 있어서, 요즘 선거에 나서려고 준비 중이에요.”신미정이 진심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좋은 소식이네요. 시은 씨가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그러게요.”양시은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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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유현진이 입술을 앙다물며 떠보았다. “돈이라면, 얼마요?”“그건 상대방이 얼마를 원하는지 봐야죠.”유현진이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얼마를 부르든 다 준다는 거예요?”양시은이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신미정은 지금 강씨 가문에서 쫓겨났어요. 강한서가 신미정의 카드를 막았다는데 무슨 돈이 있겠어요. 품위 유지를 하기도 이미 벅찰 텐데요.”“그럼 얼마나 줄 수 있을 것 같아요?”“말이야 하겠지만, 정말 돈을 주겠는가 하는 건 모르는 일이죠. 신미정이 정말 그렇게 호의적으로 남에게 돈을 줄 것 같아요? 상대방이 돈을 원하기만 하면, 갖은 방법을 써서 그 사람을 사기꾼으로 만들 걸요. 돈을 가지는커녕, 잘못하다간 감옥에서 몇 년 썩을 수도 있어요.”유현진: ...“그래서, 알아요, 몰라요?”양시은이 또 물었다. “대충 얘기라도 해줘야 신미정을 속이죠.”유현진이 말했다. “그건 저예요.”“뭐라고요?”양시은이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유현진은 간단히 그날 있었던 일을 양시은에게 전해줬다. 양시은은 어이가 없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신미정이 전생에 현진 씨에게 죽을죄를 진 것이 분명하네요. 이번 생에 현진 씨가 이렇게 신미정의 걸림돌이 되는 걸 보면 말이에요. 아들이 현진 씨 때문에 신미정을 집안에서 내쫓고, 예비 사위가 현진 씨와 사연이 있으니, 신미정이 알면 아마 열받아 죽으려고 하겠죠?”유현진의 눈가가 움찔 떨렸다. “사연이라뇨? 전 그저 도와준 것 뿐이에요.”양시은이 말했다. “어쨌든 신미정이 지금 급히 이 사람을 알아보고 싶어 하니까, 이 사람이 현진 씨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게 조심해요. 현진 씨에 대한 미움만 커지면 산 채로 벗겨질지도 모르니까.”유현진이 냉소를 지었다. “제가 무서워할 것 같아요?”양시은이 태연하게 말했다. “만약 강 대표와 만날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대하든 상관은 없지만, 다시 잘해볼 생각이라면 너무 극단적으로는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강 대표가 현진 씨를 감싸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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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유현진이 입을 삐죽였다. “누가 가짜 뉴스를 퍼뜨린대요? 하려면 당연히 진짜 뉴스를 해야죠.”양시은이 나지막이 물었다. “뭘 리트윗 하고 싶은데요?”“3년 전… 추락 사고요.”...전화를 끊고 얼마 후, 민경하가 그녀에게 카톡을 보냈다. 「사모님, 도착했습니다. 입주 준비 중이에요.」유현진은 고양이 두 마리가 부둥켜안고 머리에는 하트가 뿅뿅 올라오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룹 채팅을 힐끔 쳐다보던 강한서는 멈칫하더니 천천히 물음표를 보냈다. 민경하의 눈가가 움찔 떨리더니 그는 조심히 우애 깊은 자매의 정을 표현하는, 강아지 두 마리가 꼭 붙어있는 이모티콘으로 답장하며 유현진과의 사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어제 강한서는 갑자기 세 사람을 그룹 채팅으로 끌어들였을 때, 민경하는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말로는 유현진을 협조해 주기 위해 소통의 편리를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사람을 찾는 일은 강한서와의 소통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매번 민경하가 유현진과 말을 걸 때마다, 갑자기 튀어나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일반적인 대화였지만, 그는 어쩐지 강한서에게 감시와 경고를 받는 기분을 받았다. 그가 강한서에게 유현진을 뺏을 리도 없었고, 강한서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 이상한 소유욕은 어떻게 된 일일까?민경하는 아마 머리가 터지도록 고민해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강한서는 민경하한테 유현진을 뺏길 것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유현진이 민경하를 가로챌까, 그것을 경계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유현진이 이미 민경하에게 큰 관심을 보였기에, 만약 자신이 보고 있지 않다면, 유현진의 말발로 민경하를 가로챌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유현진은 당연히 강한서의 “쪼잔한”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순간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유현진이 강한서에게 개인톡을 보냈다. 「저녁 집에 와서 먹을 거야?」강한서가 말했다.「네가 해줄 거야?」유현진이 답장했다. 「네 집에 공짜로 있을 수는 없잖아. 그러면 나 불편해. 어떻게 고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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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유현진: …그녀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휴대폰 키보드를 두드렸다. 「다시 말할 기회를 줄게!」강한서는 이미 이를 악물고 휴대폰을 째려보고 있을 유현진이 그려졌다. 강한서의 입꼬리가 그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 그는 회의 브리핑을 들으며 타자했다. 「난 사랑을 표현한 거야. 못 알아들은 거야?」유현진: ???‘내가 눈이 먼 거야, 아니면 열독 능력에 문제가 있는 거야?’「날 디스하는 게 애정 표현이라고? 너 애정 표현에 뭔가 오해가 있는 거 아냐?」강한서가 답장했다. 「맛이 별로라는 건, 내가 하나하나 다 먹어봤다는 뜻이야. 비록 맛이 별로일지라도 네가 한 거면, 난 다 먹을 수 있어.」유현진: …그녀의 입가가 떨려왔다. 그녀는 비꼬는 말투로 문자를 작성했다. 「네 애정 표현은 정말 기발해. 네가 설명해 주지 않았다면, 난 네가 날 디스하는 줄 알았겠어.」강한서는 얄밉게도 그 와중에 착한 척했다. 「이해할 수 있어. 어차피 네 이해 능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으니까.」유현진: …‘대체 누구 이해 능력이 강하지 않다는 거야? 대체 누가 심어준 자신감이냐고?'그녀는 갑자기 강한서가 그런 외모를 가졌지만 괜히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사유 방식은, 일반인이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유현진이 콧방귀를 꼈다. 「그래서 대체 집에 와서 먹겠다는 거야, 뭐야?」「집에 가서 먹을 거야.」강한서가 더는 그녀를 놀리지 않았다. 「하지만 좀 늦을 것 같아. 회사에 아직 일이 많거든.」「괜찮아. 몇시던 기다릴 게.」강한서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유현진에게 486만 원을 보냈다. 유현진은 늘 그렇듯 눈 깜짝할 사이 입금된 돈을 확인했다. 강한서가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놓으려는데, 유현진에게서 4486만 원이 입금되었다. 멍해진 강한서는 갑자기 마음이 벅차올랐다. 바이브 엔터테인먼트. 한성우는 사무실에서 게임을 놀고 있었다. 차미주의 게임 랭킹이 떨어져 함께 게임을 놀 수 없었기에, 그가 차미주의 아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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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모든 요리가 한가지 맛밖에 안 나는데, 누가 먹어도 위병이 날 거야.」한성우는 칼을 쥐고 아픈 곳만 찔렀다. 자랑을 해대는 꼴사나운 커플은 될수록 많이 뜯어놓아야 했다. 강한서: ...그는 유현진을 따라다니면서 당연히 차미주가 한 요리를 맛본 적이 있었다. 같은 요리도 두 사람이 하면 비슷하기는커녕, 전혀 다른 맛이 났다. 하지만 차미주의 요리 솜씨가 아무리 뛰어나도 고집스러운 강한서의 마음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최대한 아내를 위해 핑계를 찾았다. 「모든 요리의 맛이 다르다는 건, 품질이 별로라는 거야. 맛이 같아야 안정적인 실력 발휘를 했다고 할 수 있지.」그 말에 한성우는 어이가 없어져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강한서, 넌 그런 말을 하면서 마음에 찔리지도 않아? 유현진이 방귀를 뀌어도 넌 향기롭다고 칭찬할 거지?」강한서는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한성우에게 「병신」이라고 답장한 뒤 그를 무시했다. 한성우는 기분이 산뜻해졌다. ‘강한서 이 개자식은 욕을 덜 먹었다니까. 내 앞에서 자랑질이라니. 내가 봐줄 리가 없잖아.’하지만 생각을 달리 하니, 그 개자식이 돈을 밝히는 유현진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한성우는 갑자기 그가 부러워졌다. 그는 게임을 끄고 생각에 잠기더니 곧 차미주에게 카톡을 보냈다. 「추석은 어떻게 보낼 생각이야?」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자 그는 기분이 나빠져 바로 차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미주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한성우가 조금 불만스럽게 말했다. “너 뭐해? 카톡에 답장도 안 하고.”“방금 약 가지러 가서 못 봤어.”한성우가 그녀의 말에 멈칫했다. “약? 무슨 약?”차미주는 조금 어이가 없어졌다. “네 약이지, 누구 약이겠어? 집에 있는 약 거의 다 발랐잖아, 지금 안 사면 써야 할 때 없어서 곤란하다고.”자기 약을 사러 갔다는 말에 한성우의 기분은 바로 좋아졌다. 그의 입가는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 “그럼 너도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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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말문이 막힌 한성우는 한참이 지나서야 물었다. “형수님은 우리 둘을 모두 알잖아. 형수님은 네가 본가에 가는지 알아?”차미주는 순간 마음에 찔려 한참 후에야 나지막이 대답했다. “알아.”한성우는 그 순간 성질을 부릴 핑계를 찾았다. “형수님이 아는데 나한테 안 알려준다고? 나중에 얘기하다가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면, 형수님이 날 죽이려고 들까 걱정은 안 되는 거야?”차미주: ...“아이고, 알겠어, 알겠어. 다음엔 알겠다고. 뭐 먹고 싶어? 이따 약 가져다줄 때 음식 해갈게. 너 다 챙겨주고 바로 공항으로 갈 거야.”한성우는 불퉁하게 말했다. “됐어. 안 먹어. 아파. 못 먹겠어.”“왜? 상처가 또 아파?”“마음이 아파.”차미주: ???한성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신경 쓰지 마. 약도 갖고 오지 마. 준비하고 가. 아주머니한테 인사 전해 드리고.”차미주는 그의 말투에 괜히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녀가 나지막이 물었다. “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왜 그래?”한성우가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명절이 별것 없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은 가족끼리 다 모이고 짝이 있는데, 나만 혼자잖아. 너도 그런 줄 알고 같이 보낼까 했는데. 결국은 나만 외톨이였네.“그 말에 차미주는 마음이 저릿했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명절인데 가족이랑 같이 안 보내?”한성우가 입술을 짓이기며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내가 가든 말든 신경도 안 쓸 텐데, 내가 왜 굳이 돌아가서 그런 대접을 받겠어.”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애써 너그러운 사람인 척 말했다. “내가 왜 너랑 이런 얘기를 하냐. 너도 나 신경 쓰지 마. 너 집이 멀다며, 차 타고 이동하느라 힘들 텐데, 미리 쉬어.”한성우가 내뱉은 말에 차미주는 더욱 그를 안타까워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니면, 너 나랑 우리 집에 가. 우리 집, 사람도 많지 않은데, 같이 북적북적하게 명절 보내.”한성우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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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깜짝 놀란 유현진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짐을 바리바리 든 주강운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눈을 아래위로 움직여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주저함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는 어쩐지 그녀가 맞는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유현진은 쉿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주강운은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물건을 들고 성큼성큼 그녀에게 걸어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타박했다. “왜 이런 때 이렇게 북적거리는 곳에서 장을 보고 있어요?”유현진도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잖아요. 제가 시장에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어요?”그러더니 그녀는 가방에서 귤 두 개를 꺼내 주강운에게 건넸다. “싼데, 달아요. 먹어봐요.”주강운은 손바닥에 놓인 파란 귤 두 개를 보며 그녀가 말한 달다는 것이 낚으려고 하는 얘기는 아닌지 의심했다. 주강운은 오늘 아래위로 옅은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머리도 평소처럼 스타일링을 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오늘따라 유난히 작아 보였다. 유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주강운에게 시선이 갔다. 운동복은 꽤 예뻐 보였다. 흰색은 없는지 알고 싶었다. 강한서가 입어도 예쁠 것 같았다. 주강운을 훑어보는 유현진의 시선이 너무 적나라했던지라, 조금 불편했던 주강운이 물었다. “제 옷이 뭐가 이상해요?”유현진이 가까이 다가와 나지막이 물었다. “어쩐지 변호사님들은 전부 정장 입는걸 좋아하더라니, 강운 씨가 이렇게 입고 있으니 소송에서 이겨줄 수 있는지 의심이 드네요.”멈칫하던 주강운이 얼른 가볍게 웃었다. 그도 가까이 다가가 입을 열었다. “만약 머리도 벗겨지면 더 실력 있어 보이지 않을까요?”유현진이 얼른 머리를 격하게 끄덕였다. “벗겨지는 건 머리가 아니라 변호사의 위신이겠죠.”한참을 웃던 주강운이 장난스레 말했다.“더 이상 일이 없을 때면 앞머리를 밀어야 하나 고민해 보죠.”유현진도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에요. 강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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