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17화

Author: 조십일
유현진: …

그녀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휴대폰 키보드를 두드렸다.

「다시 말할 기회를 줄게!」

강한서는 이미 이를 악물고 휴대폰을 째려보고 있을 유현진이 그려졌다.

강한서의 입꼬리가 그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 그는 회의 브리핑을 들으며 타자했다.

「난 사랑을 표현한 거야. 못 알아들은 거야?」

유현진: ???

‘내가 눈이 먼 거야, 아니면 열독 능력에 문제가 있는 거야?’

「날 디스하는 게 애정 표현이라고? 너 애정 표현에 뭔가 오해가 있는 거 아냐?」

강한서가 답장했다.

「맛이 별로라는 건, 내가 하나하나 다 먹어봤다는 뜻이야. 비록 맛이 별로일지라도 네가 한 거면, 난 다 먹을 수 있어.」

유현진: …

그녀의 입가가 떨려왔다. 그녀는 비꼬는 말투로 문자를 작성했다.

「네 애정 표현은 정말 기발해. 네가 설명해 주지 않았다면, 난 네가 날 디스하는 줄 알았겠어.」

강한서는 얄밉게도 그 와중에 착한 척했다.

「이해할 수 있어. 어차피 네 이해 능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으니까.」

유현진: …

‘대체 누구 이해 능력이 강하지 않다는 거야? 대체 누가 심어준 자신감이냐고?'

그녀는 갑자기 강한서가 그런 외모를 가졌지만 괜히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사유 방식은, 일반인이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유현진이 콧방귀를 꼈다.

「그래서 대체 집에 와서 먹겠다는 거야, 뭐야?」

「집에 가서 먹을 거야.」

강한서가 더는 그녀를 놀리지 않았다.

「하지만 좀 늦을 것 같아. 회사에 아직 일이 많거든.」

「괜찮아. 몇시던 기다릴 게.」

강한서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유현진에게 486만 원을 보냈다.

유현진은 늘 그렇듯 눈 깜짝할 사이 입금된 돈을 확인했다.

강한서가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놓으려는데, 유현진에게서 4486만 원이 입금되었다.

멍해진 강한서는 갑자기 마음이 벅차올랐다.

바이브 엔터테인먼트.

한성우는 사무실에서 게임을 놀고 있었다. 차미주의 게임 랭킹이 떨어져 함께 게임을 놀 수 없었기에, 그가 차미주의 아이디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18화

    「모든 요리가 한가지 맛밖에 안 나는데, 누가 먹어도 위병이 날 거야.」한성우는 칼을 쥐고 아픈 곳만 찔렀다. 자랑을 해대는 꼴사나운 커플은 될수록 많이 뜯어놓아야 했다. 강한서: ...그는 유현진을 따라다니면서 당연히 차미주가 한 요리를 맛본 적이 있었다. 같은 요리도 두 사람이 하면 비슷하기는커녕, 전혀 다른 맛이 났다. 하지만 차미주의 요리 솜씨가 아무리 뛰어나도 고집스러운 강한서의 마음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최대한 아내를 위해 핑계를 찾았다. 「모든 요리의 맛이 다르다는 건, 품질이 별로라는 거야. 맛이 같아야 안정적인 실력 발휘를 했다고 할 수 있지.」그 말에 한성우는 어이가 없어져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강한서, 넌 그런 말을 하면서 마음에 찔리지도 않아? 유현진이 방귀를 뀌어도 넌 향기롭다고 칭찬할 거지?」강한서는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한성우에게 「병신」이라고 답장한 뒤 그를 무시했다. 한성우는 기분이 산뜻해졌다. ‘강한서 이 개자식은 욕을 덜 먹었다니까. 내 앞에서 자랑질이라니. 내가 봐줄 리가 없잖아.’하지만 생각을 달리 하니, 그 개자식이 돈을 밝히는 유현진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한성우는 갑자기 그가 부러워졌다. 그는 게임을 끄고 생각에 잠기더니 곧 차미주에게 카톡을 보냈다. 「추석은 어떻게 보낼 생각이야?」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자 그는 기분이 나빠져 바로 차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미주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한성우가 조금 불만스럽게 말했다. “너 뭐해? 카톡에 답장도 안 하고.”“방금 약 가지러 가서 못 봤어.”한성우가 그녀의 말에 멈칫했다. “약? 무슨 약?”차미주는 조금 어이가 없어졌다. “네 약이지, 누구 약이겠어? 집에 있는 약 거의 다 발랐잖아, 지금 안 사면 써야 할 때 없어서 곤란하다고.”자기 약을 사러 갔다는 말에 한성우의 기분은 바로 좋아졌다. 그의 입가는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 “그럼 너도 네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19화

    말문이 막힌 한성우는 한참이 지나서야 물었다. “형수님은 우리 둘을 모두 알잖아. 형수님은 네가 본가에 가는지 알아?”차미주는 순간 마음에 찔려 한참 후에야 나지막이 대답했다. “알아.”한성우는 그 순간 성질을 부릴 핑계를 찾았다. “형수님이 아는데 나한테 안 알려준다고? 나중에 얘기하다가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면, 형수님이 날 죽이려고 들까 걱정은 안 되는 거야?”차미주: ...“아이고, 알겠어, 알겠어. 다음엔 알겠다고. 뭐 먹고 싶어? 이따 약 가져다줄 때 음식 해갈게. 너 다 챙겨주고 바로 공항으로 갈 거야.”한성우는 불퉁하게 말했다. “됐어. 안 먹어. 아파. 못 먹겠어.”“왜? 상처가 또 아파?”“마음이 아파.”차미주: ???한성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신경 쓰지 마. 약도 갖고 오지 마. 준비하고 가. 아주머니한테 인사 전해 드리고.”차미주는 그의 말투에 괜히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녀가 나지막이 물었다. “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왜 그래?”한성우가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명절이 별것 없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은 가족끼리 다 모이고 짝이 있는데, 나만 혼자잖아. 너도 그런 줄 알고 같이 보낼까 했는데. 결국은 나만 외톨이였네.“그 말에 차미주는 마음이 저릿했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명절인데 가족이랑 같이 안 보내?”한성우가 입술을 짓이기며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내가 가든 말든 신경도 안 쓸 텐데, 내가 왜 굳이 돌아가서 그런 대접을 받겠어.”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애써 너그러운 사람인 척 말했다. “내가 왜 너랑 이런 얘기를 하냐. 너도 나 신경 쓰지 마. 너 집이 멀다며, 차 타고 이동하느라 힘들 텐데, 미리 쉬어.”한성우가 내뱉은 말에 차미주는 더욱 그를 안타까워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니면, 너 나랑 우리 집에 가. 우리 집, 사람도 많지 않은데, 같이 북적북적하게 명절 보내.”한성우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하지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20화

    깜짝 놀란 유현진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짐을 바리바리 든 주강운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눈을 아래위로 움직여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에서 주저함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는 어쩐지 그녀가 맞는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유현진은 쉿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주강운은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물건을 들고 성큼성큼 그녀에게 걸어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타박했다. “왜 이런 때 이렇게 북적거리는 곳에서 장을 보고 있어요?”유현진도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잖아요. 제가 시장에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어요?”그러더니 그녀는 가방에서 귤 두 개를 꺼내 주강운에게 건넸다. “싼데, 달아요. 먹어봐요.”주강운은 손바닥에 놓인 파란 귤 두 개를 보며 그녀가 말한 달다는 것이 낚으려고 하는 얘기는 아닌지 의심했다. 주강운은 오늘 아래위로 옅은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머리도 평소처럼 스타일링을 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오늘따라 유난히 작아 보였다. 유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주강운에게 시선이 갔다. 운동복은 꽤 예뻐 보였다. 흰색은 없는지 알고 싶었다. 강한서가 입어도 예쁠 것 같았다. 주강운을 훑어보는 유현진의 시선이 너무 적나라했던지라, 조금 불편했던 주강운이 물었다. “제 옷이 뭐가 이상해요?”유현진이 가까이 다가와 나지막이 물었다. “어쩐지 변호사님들은 전부 정장 입는걸 좋아하더라니, 강운 씨가 이렇게 입고 있으니 소송에서 이겨줄 수 있는지 의심이 드네요.”멈칫하던 주강운이 얼른 가볍게 웃었다. 그도 가까이 다가가 입을 열었다. “만약 머리도 벗겨지면 더 실력 있어 보이지 않을까요?”유현진이 얼른 머리를 격하게 끄덕였다. “벗겨지는 건 머리가 아니라 변호사의 위신이겠죠.”한참을 웃던 주강운이 장난스레 말했다.“더 이상 일이 없을 때면 앞머리를 밀어야 하나 고민해 보죠.”유현진도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에요. 강운 씨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21화

    “탕을 하려면 그렇게 크거나 실한 것으로 고르지 않아도 돼요.”주강운은 붕어를 살펴보더니 그중에서 눈이 조금 들어간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렇게 눈이 불룩하지 않거나 혼탁한 것은 신선하지 않은 거예요. 고르지 마요. 색깔이 어두운 것도 안 돼요. 하얀 걸로 골라요. 너무 크지 않고 비늘이 완전한 걸로요.”그는 말하더니 손바닥 크기만 하고 몸뚱이가 납작한 붕어를 가리켰다. “이걸로 해요. 탕을 하기엔 딱 좋을 거예요.”유현진은 얼른 사장님을 불러왔다. 물고기를 건져 올린 사장님이 칭찬했다. “젊은 사람이 보는 눈이 있네.”무게를 재고 고기 손질까지 한 번에 이루어졌다. 가격은 총 9000원이었다. 유현진은 물고기를 봉투에 넣고 고개를 들어 주강운에게 물었다. “강운 씨는 안 사요?”주강운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생선 안 먹어요.”유현진은 의외라는 듯 말했다. “생선에 대해 잘 아시기에, 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주강운이 말했다. “전 낚시를 좋아해요. 하지만 먹지는 않죠.”유현진이 자연스럽게 물었다. “왜 안 드세요, 생선 식감이 싫은 거예요?”주강운은 몇초간 침묵하더니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어렸을 때 숙제도 안 하고 성우랑 강에서 잡다가 가족한테 들켰거든요. 노느라 정신이 팔려 학업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제가 잡아 온 물고기를 직접 죽이라고 했었어요. 아마 그 장면이 충격이 컸던지 그 뒤로 생선이 넘어가질 않더라고요. 어쩐지 죄짓는 기분이라.”유현진: ...그녀의 멍청한 입은 늘 주강운의 아픈 곳을 쿡쿡 찔렀다. 유현진도 어렸을 때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렸었다. 하지만 하현주가 그녀에게 주는 제일 큰 벌은 고작 손을 몇 대 때리거나 저녁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어떤 보호자가 노는 것을 탐해서는 안 된다며 직접 잡아 온 물고기를 죽이라고 강요할까. ‘그게 무슨 변태적인 교육이지?’“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유현진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그를 위로했다. “아이가 노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22화

    유현진은 바로 말을 바꿨다. “그럼 장은 다 보셨어요?”주강운은 한번 쓱 확인하더니 말했다. “컵만 사면 돼요.”잠시 말을 멈추던 그가 유현진에게 말했다. “바빠요? 안 바쁘면 절 도와서 좀 골라주세요. 전 그런 건 잘 고를 줄 몰라서요.”유현진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시간이 있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말했다. “좋아요. 저도 마침 필요했는데, 같이 고르면 되겠어요.”주강운이 지나가듯 물었다. “차미주 씨랑 같이 쓰시게요?”유현진이 멈칫하더니 마른 웃음을 지었다. “네.”그녀는 사실 강한서의 새집에 살 컵을 고를 생각이었다. 비록 인테리어는 끝났지만, 별장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식기와 세면용품은 전부 민경하가 가져온 일회용이었다. 강한서는 그와 유현진이 모두 시간이 될 때 함께 고르고 재혼하면 여기로 신혼집을 옮기자고 했다. 왜냐면 정인월이 이곳 풍수지리가 좋아 행복한 결혼생활은 물론 아이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도 강한서와 같은 무신론자와 요즘 왜 이렇게 신학적인 것을 보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함께 쇼핑을 한다는 것은 꽤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컵은 그녀가 골라야 했다. 강한서는 못생기고 사무적인 컵을 고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쳐야 했다. 유현진은 물건을 차에 실어놓고 주강운의 차로 함께 근처의 백화점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주강운은 틈틈이 유현진의 근황을 물었다. 요즘 송민영이 계단에 굴러떨어진 사건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특히 송민영의 인터뷰가 나온 뒤로, 인터넷에서는 또 그녀에게 나와 사과를 하라며 유현진을 외쳐댔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유현진이 아무런 소식이 없자, 조금 걱정이 되었다. 주강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홍보 일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요.”멈칫하던 유현진은 그가 요즘의 여론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뇨,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어떻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23화

    유현진과 눈이 마주치자, 그들은 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유현진이 의아해하는 사이, 옆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컵을 사고 싶어요? 텀블러 아니면 그냥 물컵?”정신을 차린 유현진이 대답했다. “평소에 사용할 물컵이요.”그러더니 그녀가 물었다. “강운 씨는요?”주강운이 대답했다. “손님들이 쓰실 찻잔이요.”“집에 그런 잔이 없어요?”유현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주강운의 말대로라면, 매년 명절 때마다 가족 모임을 하는데, 어떻게 그런 잔이 없을 수 있을까? 주강운이 말했다. “얼마 전에 다기를 놓았던 찬장이 넘어져서, 안에 있던 물건이 전부 깨졌는데 계속 새로 사지 않았었거든요.”유현진은 “아~”하고 짧게 대꾸하고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다기를 두는 찬장이면 꽤 클 텐데, 어떻게 갑자기 쓰러져서 망가질 수가 있지? 설마 집에서 누구랑 싸우다가 망가진 건가?’엘리베이터는 곧 4층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쏟아져 나왔고, 주강운은 그녀를 데리고 곧장 다기 전문 매장으로 향했다. 예쁜 컵은 많았지만 전부 수입 브랜드라 가격이 꽤 나갔다. 유현진은 매장을 한 번 슥 훑었고 유리컵 한 세트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컵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컵은 꽤 두꺼웠고, 유리도 방폭 재질인데다 조금 그러데이션이 되어있어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이었다. “예쁘네요.”주강운이 다가오며 말했다. “이걸로 하실래요?”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하죠. 많이 보면 더 못 골라요.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게 항상 마음에 들더라고요.”주강운이 고개를 돌려 직원에게 말했다. “이것들을 포장하고 같이 계산해 주세요.”당황한 유현진이 얼른 그를 말렸다. “아뇨, 아뇨, 아뇨. 따로 계산해 주세요.”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얼마 하지도 않아요. 제가 낼게요.”유헌진이 손을 저었다. “강운 씨한테는 얼마 안 하겠지만, 저한테 몇만 원은 절대 싸지 않아요. 계속 제가 빚지게 만들지 말아요. 그러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24화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입술을 앙다물고 모래를 더 아래로 꾹 눌러썼다. 유현진은 문득 방금까지 자신을 몰래 찍고 있던 여자가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자기 옆에 서 있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 여자는 아마도 유현진이 마스크를 내렸을 때 알아본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강운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지만 주강운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주강운에게 카톡을 보냈다. 「절 알아본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컵은 다음에 사요. 저 지금 내려가서 이곳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기다리지 마세요.」문자를 남기고 유현진은 컵을 직원에게 건네며 나지막이 말했다. “죄송해요. 다음에 살게요.”그러더니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그녀를 찍고 있던 여자는 유현진이 자리를 벗어나려 하자 얼른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 여자는 유현진을 잡고 말했다. “유현진 씨죠? 맞죠?”유현진은 잡힌 손목을 빼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잘못 봤을 리가 없어요. 유현진 씨 맞아요!”여자는 잔뜩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며 유현진의 마스크를 내리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유현진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여자의 휴대폰은 심지어 유현진의 턱에 부딪혔다. 턱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손을 밀어냈다. 그 결과 여자의 휴대폰을 쳐내게 되었고 휴대폰은 손에서 미끄러져 “탁”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사람들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자는 얼른 허리를 숙여 휴대폰을 주었다. 입술을 달싹이던 유현진이 막 입을 열려는데, 다른 여자가 씩씩거리며 다가와 유현진을 밀어냈다. “뭐 하는 거예요? 때리기라도 하려고요?”비틀거리던 유현진이 중심을 잡고 바로 섰다. 그녀는 여자의 휴대폰이 깨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125화

    휴대폰을 떨어뜨린 여자가 친구를 붙잡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됐어. 내 휴대폰 망가지지도 않았어.”그 친구는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유현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전화가 연결된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달려들어 유현진의 마스크를 벗겨버렸다! “유재수! 정말 너네!”그러더니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기 보세요! 대스타 유현진이 백화점에서 제 친구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사과하기를 거부했어요. 저희를 협박하기도 했고요! 연예인이면 이렇게 마음대로 사람을 협박해도 되는 거예요?”안 그래도 사람이 많은 백화점에서 소리를 지르니 매점 밖에 있던 사람까지도 모여들었다. “대스타”라는 세글자는 꽤 이목을 끌었다. 얼마 후, 매점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유현진은 입술을 짓이겼다. 통화가 연결된 휴대폰은 여자에 의해 바닥에 떨어졌다. “왜요, 또 어디 도움이라도 구해 보시게요?”그러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여기 좀 보세요. 요즘 인터넷에서 시끄럽던, 송민영을 밀어뜨린 대스타 유현진 씨예요. 사고가 있고 사고하기를 거부하는 인간이요. 어떤 사람은 유현진 씨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시는데, 대체 어디가 억울하다는 거죠? 그 여자는 현실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떨어뜨리고도 사과는커녕 저와 제 친구를 협박하는 사람이라고요. 이런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 연예인을 해요?”그녀는 말하며 유현진의 마스크와 모자를 잡아당기며 그녀의 얼굴이 사람들에게 노출되게 만들려고 했다. 유현진은 얼굴이 긁히는 것은 방지하기 위해 밀치는 와중에 뒤로 물러나며 휴대폰을 떨어뜨린 여자와 부딪혔다. 그 여자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기도 전에, 그녀를 밀어붙이던 여자가 소리를 질렀다. “연예인이 사람 때리네! 연예인이 사람을 때려!”그 여자는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친구에게 눈치를 줬다. 그러자 바닥에 쓰러진 여자는 일어나지 못하는 척했다. 현장에는 젊은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게다가 송민영의 팬층은 대부분 나이가

Latest chapter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0화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9화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8화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7화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6화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5화

    [그래도 학교 측에서 끝까지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재수강하라고 하면 어떡해요?]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넌 언제든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내가 대신 신고해줘?]진윤은 그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에 도배된 악플로 잔뜩 지친 진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는 심지어 학교 측에 새로운 시험 문제를 내도록 제안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한마디는 진윤의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뛰어 드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그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윤이 라이브 방송으로 결백을 증명한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또 미리 답을 알고 있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쇼를 하는 것이라며 의심하게 뻔했다. 부정행위의 증명해야 할 사람은 진윤이 아니라 그를 의심한 사람들이었다. 진윤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얼른 엄마를 말려야겠어요. 교수님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요. 전 당당하니까 얼마든지 조사하라고 해요.][잠깐만.]강한서가 진윤을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 봐.][왜요?]입술을 깨물던 강한서가 중얼거렸다. [고작 학생인 네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이 이 정도로 들끓는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그게 뭔데요. 얼른 얘기 해줘요.]성격 급한 진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강한서 때문에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마. 어머님께도 오 교수님이라는 분 만나보라고 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들어 보고 다시 대책을 세워야해.]진윤이 조금 전처럼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 인간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시려는 거예요?]강한서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매형이라고 불러]진윤: ...홍혜림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4화

    법적 장모님이라는 여섯 글자에 멍한 표정을 짓던 강한서가 물었다. [서해금 대표 말하는 거야?][네. 그 분, 현진 누나 새엄마잖아요. 그럼 형님에겐 법적 장모님 아녜요?]강한서: ...‘맞긴 하네.’[난 오성빈 교수님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야.]멈칫하던 강한서가 물었다. [그건 왜 묻는데?]강한서의 말에 기분이 축 처진 진윤이 한참만에야 대답했다. [학교에서 제 재시험 성적을 취소하더니 재수강하래요.]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학교에서는 네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거야?][명백하게 얘기한 건 아닌데 사실은 그런 셈이죠. 하지만 다른 처분은 없이 그냥 재수강만 하래요. 친한 친구에게 들은 건데 학교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었데요. 홈페이지에도 전부 부정행위 진상 규명을 바라는 댓글로 도배됐다고 하더라고요.][아마도 학교의 이미지 회복을 위한 판단이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 적당한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고 대중들에게는 그들이 원하던 조치를 취했다고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강한서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럼 교수님에게는 무슨 일로 연락을 하려는 거야?][조교님께서 이번 일은 오 교수님 담당이라고 하셔서요. 비록 재수강으로 결론이 났다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결정된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엄마는 오해를 풀기 위해 오 교수님을 한 번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세요.][아는 분께 부탁해 오 교수님과의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결국은 연락이 닿지 않았어요. 하지만 마침 형님 법적 장모님께서 제 병문안을 오셨다가 그 얘기를 들으시더니 오 교수님과 아는 사이라고 하더라고요.][꽤 가까운 사이인 것 같아 엄마는 만약 가능하다면 그분께 다리를 놔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세요.]진윤이 한숨을 내쉬었다. [워낙 지적인 얼굴을 하고 계서서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던데요. 딸인 현진 누나에게도 가식적으로 대하는 것 같던데 전 그런 사람이 진심으로 저희를 도와줄 리가 없잖아요.][방금 형님과 얘기를 하면서 혹시 형님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3화

    홍혜림이 서해금에게 얘기를 꺼내려던 그때, 진윤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 “잠깐 실례할게요.”홍혜림이 곧바로 하려던 말을 삼키고 몸을 일으켰다. “엄마가 부축해줄게.”“네.”진윤이 대답했다. 진윤을 부축하며 병실을 나서는 홍혜림을 쳐다보던 서해금이 고개를 돌려 성월에게 물었다. “아무 문제없이 잘 해결했죠?”성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했어요.”멈칫하던 성월이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정말 사모님께서 저희에게 부탁하러 오실까요?”서해금이 덤덤하게 말했다. “평소라면 부탁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면 분명 부탁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홍혜림은 지금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안달이 나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 저를 통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아무리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어요.”“조향 대회의 마지막 경기는 OM향 협회의 투표로 승패가 결정돼요. 홍혜림은 OM향 협회의 오래된 회원이에요. 게다가 이번 조향 대회 열 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요.”“홍혜림은 누구보다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큰 도움을 준다면 어떻게든 그 빚을 갚으려고 할 거예요. 전 준비가 안 된 싸움은 시작하지 않아요.”피식 웃음을 흘린 서해금의 눈빛이 멸시로 가득했다. “전 조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어요.”성월은 이토록 치밀한 서해금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성빈의 친척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를 꺼내는 서해금의 모습에 성월은 그녀가 단지 빼앗긴 고객을 다시 찾아가기 위해 던지는 미끼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해금이 바라는 것은 자신에게 마음에 빚을 진 홍혜림이 조향대회에서 관건적인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었다. 서해금이 이렇게까지 서포트 해주고 있으니 송가람은 조금만 노력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순간 뭔가를 떠올린 성월이 목소리를 잔뜩 낮추며 물었다. “대표님, 인터넷에서 진윤 씨에 관한 여론이 들끓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2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가면 걔들은 거짓말을 들킨 네가 양심에 찔려서 해외로 도피하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진윤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걔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출국하면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할 텐데.”“그럼 너 평생 해외에만 있을 거야? 안 돌아올래?”입술을 달싹인 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럴 수는 없었다. 부모님도, 집도, 가족도 전부 한주에 있으니 지금 당장 해외에 나간다고 해도 결국 돌아와야만 했다. 홍혜림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윤아, 사람의 명성이라는 게 한 번 나빠지면 다시 좋아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해외로 도망쳐 이번 일을 지나보낸다고 해도 졸업하면 결국 여기 동기들과 다시 마주해야 한 텐데, 걔들이 널 보고도 옛날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 같아?”“다들 널 안 좋게 보고 있는 지금, 네가 끝까지 네 결백을 증명해야 나중에 걔들이 다시 이 얘기를 꺼내도 억울하지는 않을 거야. 알겠어?”“결백을 뭐로 증명해요? CCTV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전 당당하다는 걸 아무도 증언해줄 사람이 없어요. 절 믿는 사람도 없다고요.”진윤이 잠김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저 어떡해요?”홍혜림은 미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 “아무도 널 안 믿어도 엄마는 널 믿어. 네 아빠, 형 그리고 네 형수님도 널 믿어. 그러니까 아들, 괜찮아. 엄마가 있는 한 아무도 우리 아들 못 건드려. 엄마가 꼭 네가 정정당당하게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할게.”홍혜림이 말에 진윤이 대답하려던 그때,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 진윤이 고개를 돌려 얼굴을 닦으며 감정을 추슬렀다. 홍혜림 역시 심호흡을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문을 열자 보이는 의외의 인물에 홍혜림의 눈이 동그래졌다. 서해금이었다.서해금은 성월과 함께 진윤의 병실로 찾아왔다. 두 사람은 손에 선물을 잔뜩 들고 서 있었다. 병실 문이 열리자 서해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