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과 눈이 마주치자, 그들은 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유현진이 의아해하는 사이, 옆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컵을 사고 싶어요? 텀블러 아니면 그냥 물컵?”정신을 차린 유현진이 대답했다. “평소에 사용할 물컵이요.”그러더니 그녀가 물었다. “강운 씨는요?”주강운이 대답했다. “손님들이 쓰실 찻잔이요.”“집에 그런 잔이 없어요?”유현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주강운의 말대로라면, 매년 명절 때마다 가족 모임을 하는데, 어떻게 그런 잔이 없을 수 있을까? 주강운이 말했다. “얼마 전에 다기를 놓았던 찬장이 넘어져서, 안에 있던 물건이 전부 깨졌는데 계속 새로 사지 않았었거든요.”유현진은 “아~”하고 짧게 대꾸하고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다기를 두는 찬장이면 꽤 클 텐데, 어떻게 갑자기 쓰러져서 망가질 수가 있지? 설마 집에서 누구랑 싸우다가 망가진 건가?’엘리베이터는 곧 4층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쏟아져 나왔고, 주강운은 그녀를 데리고 곧장 다기 전문 매장으로 향했다. 예쁜 컵은 많았지만 전부 수입 브랜드라 가격이 꽤 나갔다. 유현진은 매장을 한 번 슥 훑었고 유리컵 한 세트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컵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컵은 꽤 두꺼웠고, 유리도 방폭 재질인데다 조금 그러데이션이 되어있어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이었다. “예쁘네요.”주강운이 다가오며 말했다. “이걸로 하실래요?”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하죠. 많이 보면 더 못 골라요.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게 항상 마음에 들더라고요.”주강운이 고개를 돌려 직원에게 말했다. “이것들을 포장하고 같이 계산해 주세요.”당황한 유현진이 얼른 그를 말렸다. “아뇨, 아뇨, 아뇨. 따로 계산해 주세요.”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얼마 하지도 않아요. 제가 낼게요.”유헌진이 손을 저었다. “강운 씨한테는 얼마 안 하겠지만, 저한테 몇만 원은 절대 싸지 않아요. 계속 제가 빚지게 만들지 말아요.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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