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121 - Chapter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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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탕을 하려면 그렇게 크거나 실한 것으로 고르지 않아도 돼요.”주강운은 붕어를 살펴보더니 그중에서 눈이 조금 들어간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렇게 눈이 불룩하지 않거나 혼탁한 것은 신선하지 않은 거예요. 고르지 마요. 색깔이 어두운 것도 안 돼요. 하얀 걸로 골라요. 너무 크지 않고 비늘이 완전한 걸로요.”그는 말하더니 손바닥 크기만 하고 몸뚱이가 납작한 붕어를 가리켰다. “이걸로 해요. 탕을 하기엔 딱 좋을 거예요.”유현진은 얼른 사장님을 불러왔다. 물고기를 건져 올린 사장님이 칭찬했다. “젊은 사람이 보는 눈이 있네.”무게를 재고 고기 손질까지 한 번에 이루어졌다. 가격은 총 9000원이었다. 유현진은 물고기를 봉투에 넣고 고개를 들어 주강운에게 물었다. “강운 씨는 안 사요?”주강운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생선 안 먹어요.”유현진은 의외라는 듯 말했다. “생선에 대해 잘 아시기에, 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주강운이 말했다. “전 낚시를 좋아해요. 하지만 먹지는 않죠.”유현진이 자연스럽게 물었다. “왜 안 드세요, 생선 식감이 싫은 거예요?”주강운은 몇초간 침묵하더니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어렸을 때 숙제도 안 하고 성우랑 강에서 잡다가 가족한테 들켰거든요. 노느라 정신이 팔려 학업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제가 잡아 온 물고기를 직접 죽이라고 했었어요. 아마 그 장면이 충격이 컸던지 그 뒤로 생선이 넘어가질 않더라고요. 어쩐지 죄짓는 기분이라.”유현진: ...그녀의 멍청한 입은 늘 주강운의 아픈 곳을 쿡쿡 찔렀다. 유현진도 어렸을 때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렸었다. 하지만 하현주가 그녀에게 주는 제일 큰 벌은 고작 손을 몇 대 때리거나 저녁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어떤 보호자가 노는 것을 탐해서는 안 된다며 직접 잡아 온 물고기를 죽이라고 강요할까. ‘그게 무슨 변태적인 교육이지?’“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유현진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그를 위로했다. “아이가 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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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유현진은 바로 말을 바꿨다. “그럼 장은 다 보셨어요?”주강운은 한번 쓱 확인하더니 말했다. “컵만 사면 돼요.”잠시 말을 멈추던 그가 유현진에게 말했다. “바빠요? 안 바쁘면 절 도와서 좀 골라주세요. 전 그런 건 잘 고를 줄 몰라서요.”유현진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시간이 있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말했다. “좋아요. 저도 마침 필요했는데, 같이 고르면 되겠어요.”주강운이 지나가듯 물었다. “차미주 씨랑 같이 쓰시게요?”유현진이 멈칫하더니 마른 웃음을 지었다. “네.”그녀는 사실 강한서의 새집에 살 컵을 고를 생각이었다. 비록 인테리어는 끝났지만, 별장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식기와 세면용품은 전부 민경하가 가져온 일회용이었다. 강한서는 그와 유현진이 모두 시간이 될 때 함께 고르고 재혼하면 여기로 신혼집을 옮기자고 했다. 왜냐면 정인월이 이곳 풍수지리가 좋아 행복한 결혼생활은 물론 아이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도 강한서와 같은 무신론자와 요즘 왜 이렇게 신학적인 것을 보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함께 쇼핑을 한다는 것은 꽤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컵은 그녀가 골라야 했다. 강한서는 못생기고 사무적인 컵을 고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쳐야 했다. 유현진은 물건을 차에 실어놓고 주강운의 차로 함께 근처의 백화점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주강운은 틈틈이 유현진의 근황을 물었다. 요즘 송민영이 계단에 굴러떨어진 사건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특히 송민영의 인터뷰가 나온 뒤로, 인터넷에서는 또 그녀에게 나와 사과를 하라며 유현진을 외쳐댔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유현진이 아무런 소식이 없자, 조금 걱정이 되었다. 주강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홍보 일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요.”멈칫하던 유현진은 그가 요즘의 여론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뇨,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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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유현진과 눈이 마주치자, 그들은 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했다. 유현진이 의아해하는 사이, 옆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컵을 사고 싶어요? 텀블러 아니면 그냥 물컵?”정신을 차린 유현진이 대답했다. “평소에 사용할 물컵이요.”그러더니 그녀가 물었다. “강운 씨는요?”주강운이 대답했다. “손님들이 쓰실 찻잔이요.”“집에 그런 잔이 없어요?”유현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주강운의 말대로라면, 매년 명절 때마다 가족 모임을 하는데, 어떻게 그런 잔이 없을 수 있을까? 주강운이 말했다. “얼마 전에 다기를 놓았던 찬장이 넘어져서, 안에 있던 물건이 전부 깨졌는데 계속 새로 사지 않았었거든요.”유현진은 “아~”하고 짧게 대꾸하고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다기를 두는 찬장이면 꽤 클 텐데, 어떻게 갑자기 쓰러져서 망가질 수가 있지? 설마 집에서 누구랑 싸우다가 망가진 건가?’엘리베이터는 곧 4층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쏟아져 나왔고, 주강운은 그녀를 데리고 곧장 다기 전문 매장으로 향했다. 예쁜 컵은 많았지만 전부 수입 브랜드라 가격이 꽤 나갔다. 유현진은 매장을 한 번 슥 훑었고 유리컵 한 세트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컵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컵은 꽤 두꺼웠고, 유리도 방폭 재질인데다 조금 그러데이션이 되어있어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이었다. “예쁘네요.”주강운이 다가오며 말했다. “이걸로 하실래요?”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하죠. 많이 보면 더 못 골라요.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게 항상 마음에 들더라고요.”주강운이 고개를 돌려 직원에게 말했다. “이것들을 포장하고 같이 계산해 주세요.”당황한 유현진이 얼른 그를 말렸다. “아뇨, 아뇨, 아뇨. 따로 계산해 주세요.”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얼마 하지도 않아요. 제가 낼게요.”유헌진이 손을 저었다. “강운 씨한테는 얼마 안 하겠지만, 저한테 몇만 원은 절대 싸지 않아요. 계속 제가 빚지게 만들지 말아요.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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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입술을 앙다물고 모래를 더 아래로 꾹 눌러썼다. 유현진은 문득 방금까지 자신을 몰래 찍고 있던 여자가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자기 옆에 서 있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 여자는 아마도 유현진이 마스크를 내렸을 때 알아본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강운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지만 주강운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주강운에게 카톡을 보냈다. 「절 알아본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컵은 다음에 사요. 저 지금 내려가서 이곳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기다리지 마세요.」문자를 남기고 유현진은 컵을 직원에게 건네며 나지막이 말했다. “죄송해요. 다음에 살게요.”그러더니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그녀를 찍고 있던 여자는 유현진이 자리를 벗어나려 하자 얼른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 여자는 유현진을 잡고 말했다. “유현진 씨죠? 맞죠?”유현진은 잡힌 손목을 빼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잘못 봤을 리가 없어요. 유현진 씨 맞아요!”여자는 잔뜩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며 유현진의 마스크를 내리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유현진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여자의 휴대폰은 심지어 유현진의 턱에 부딪혔다. 턱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손을 밀어냈다. 그 결과 여자의 휴대폰을 쳐내게 되었고 휴대폰은 손에서 미끄러져 “탁”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사람들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자는 얼른 허리를 숙여 휴대폰을 주었다. 입술을 달싹이던 유현진이 막 입을 열려는데, 다른 여자가 씩씩거리며 다가와 유현진을 밀어냈다. “뭐 하는 거예요? 때리기라도 하려고요?”비틀거리던 유현진이 중심을 잡고 바로 섰다. 그녀는 여자의 휴대폰이 깨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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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휴대폰을 떨어뜨린 여자가 친구를 붙잡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됐어. 내 휴대폰 망가지지도 않았어.”그 친구는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유현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전화가 연결된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달려들어 유현진의 마스크를 벗겨버렸다! “유재수! 정말 너네!”그러더니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기 보세요! 대스타 유현진이 백화점에서 제 친구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사과하기를 거부했어요. 저희를 협박하기도 했고요! 연예인이면 이렇게 마음대로 사람을 협박해도 되는 거예요?”안 그래도 사람이 많은 백화점에서 소리를 지르니 매점 밖에 있던 사람까지도 모여들었다. “대스타”라는 세글자는 꽤 이목을 끌었다. 얼마 후, 매점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유현진은 입술을 짓이겼다. 통화가 연결된 휴대폰은 여자에 의해 바닥에 떨어졌다. “왜요, 또 어디 도움이라도 구해 보시게요?”그러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여기 좀 보세요. 요즘 인터넷에서 시끄럽던, 송민영을 밀어뜨린 대스타 유현진 씨예요. 사고가 있고 사고하기를 거부하는 인간이요. 어떤 사람은 유현진 씨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시는데, 대체 어디가 억울하다는 거죠? 그 여자는 현실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떨어뜨리고도 사과는커녕 저와 제 친구를 협박하는 사람이라고요. 이런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 연예인을 해요?”그녀는 말하며 유현진의 마스크와 모자를 잡아당기며 그녀의 얼굴이 사람들에게 노출되게 만들려고 했다. 유현진은 얼굴이 긁히는 것은 방지하기 위해 밀치는 와중에 뒤로 물러나며 휴대폰을 떨어뜨린 여자와 부딪혔다. 그 여자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기도 전에, 그녀를 밀어붙이던 여자가 소리를 질렀다. “연예인이 사람 때리네! 연예인이 사람을 때려!”그 여자는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친구에게 눈치를 줬다. 그러자 바닥에 쓰러진 여자는 일어나지 못하는 척했다. 현장에는 젊은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게다가 송민영의 팬층은 대부분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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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유현진이 밀쳐버린 그 소녀는 바닥에 떨어진 유리 조각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만약 유현진이 그녀를 밀쳐내지 않았더라면 유리컵에 다친 사람은 바로 그녀였을 것이다.“현진 씨!”사람들 속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사람들을 헤치고 유현진에게 다가왔고 급히 손수건을 꺼내 상처 부위를 눌러주었다. 피가 손수건을 젖히자 그는 차가운 얼굴로 주위 사람들을 훑어보았다.“누가 그런 거죠?”방금까지 기세등등하게 유현진에게 사과를 원하던 사람들은 전부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서로 눈빛을 마주했다. 누구 하나 나와서 자신이 그랬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없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기고만장해져 말했다.“그러길래 누가 우리 민영 언니 밀어놓고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으랬어요? 그렇게 된 것도 쌤통이네요!”주강운은 싸늘하고 매서운 눈길로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현진 씨가 밀었다는 거 직접 보셨어요? 경찰 측에서도 현진 씨가 밀었다고 확정 지었나요?”그 사람은 당황한 듯 말을 버벅거리며 반박했다.“민영 언니를 밀지 않았다면 왜 해명하지 않은 건데요? 꼬리 말고 숨어 있은 사람이 누군데요!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고 사과하지 않은 게, 그게 옳은 행동인 건가요?”주강운이 싸늘해진 목소리로 말했다.“그쪽들이 인터넷이 떠도는 헛소리를 믿고 현진 씨가 밀었다고 확정 지은 거잖아요. 그리고 막무가내로 찾아와 욕해놓고 지금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왜 해명하지 않았냐고 하시네요. 현진 씨가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구도 밀지 않았다고 해명해도 당신들은 현진 씨의 말을 믿어줄 건가요?”“아무리 밀지 않았다고 말해도 당신들은 현진 씨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믿고 있었겠죠. 해명하지 않으면 지금처럼 또 막무가내로 사람을 해치고는 인정도 안 하고 말이죠. 무슨 말을 하든 당신들에게 공격을 받을 거고 정말로 밀었든, 아니든 당신들은 그 어떤 결과에도 만족하지 않을 테죠. 당신들이 말하는 정의는 정의란 이름을 뒤집어쓴 폭행일 뿐이에요. 당신들이 미쳐있는 연예인을 대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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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여자아이는 고개를 저었다.“저 언니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왜 유리컵을 던진 거야?”여자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던 언니를 보았다. 그러자 언니가 바로 대답했다.“제 동생도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런 거예요. 절대 고의는 아니에요.”주강운은 담담한 눈길로 아이의 언니를 흘겨보았다.“그 쪽에게 묻지 않았습니다.”여자는 딸꾹질하더니 바로 입을 다물었다.주강운은 다시 한번 여자아이를 보며 말했다.“내 질문에 대답해 줄래?”여자아이는 붉어진 눈가로 말을 더듬거리며 대답했다.“전... 전 저 언니가 싫어요.”“싫어하는 것도 사람을 해치는 이유가 되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져야 해.”말을 마친 그는 바로 몸을 일으켜 여자아이의 손을 잡았다.“가자. 당장 나랑 경찰서로 가야겠다.”경찰서로 가자는 말에 여자아이는 순간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고 바로 버둥거리며 주강운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애를 썼다.“안 갈 거예요... 경찰서 가기 싫어요. 오빠, 잘 못 했어요. 경찰서로 보내지 말아요. 엉엉...”여자아이는 발버둥을 치면서 울어댔고 덜덜 떨리는 몸을 보니 놀란 것이 분명했다.여자아이의 언니는 바로 아이를 당겼다.“제 동생이 이미 잘못을 알고 사과까지 했잖아요. 그만 하세요. 어차피 배상금을 원하는 거 아니에요? 제가 치료비 드리면 되잖아요!”통곡하는 여자아이에 구경하던 사람들도 저마다 나서 아이의 편을 들기 시작했다.“아직 어린아이잖아요. 애가 뭘 알겠어요!”“사과했으면 된 거 아닌가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아이도 잘못했다고 사과도 했으면 그만이죠. 다 큰 어른이 굳이 어린 아이랑 그래야겠어요?”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주강운은 시종일관 싸늘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고 여자아이의 팔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안 갈래요-”끄떡없는 주강운에 여자아이는 말을 가리지 않고 내뱉었다.“전 아직 14살이 되지 않아서 언니가 처벌받을 수도 없을 거라고 했어요. 전 안 갈 거예요...”주강운은 멈칫하더니 이내 천천히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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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아직 사건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는데, 지금 가시면 안 되죠. 안 그런가요?”여자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어차피 유리컵을 던진 건 제가 아닌데, 저랑 무슨 상관이 있죠? 비키세요!”주강운은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누가 던진 거든 CCTV를 찾아보면 알 수 있는 겁니다. 아무리 이 여자아이라고 해도 당신은 아이의 보호자이니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CCTV를 찾아보겠다는 주강운의 말에 그녀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제가 던졌다고 한들 뭐 어쩌시게요? 저 여자는 쌤통이라고요! 뜨기 위해 동료 배우를 계단에서 밀어놓고, 저런 사람은 애초에 배우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요! 전 미리 저런 사람을 처리한 거예요!”주강운이 차갑게 피식 웃음을 흘렸다.“범죄를 저질러 놓고 미성년자인 동생에게 범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했으면서 모든 게 들키니까 이젠 적반하장으로 나오시네요. 이것도 당신들이 말하는 정의인 거예요? 아니면, 당신들이 추종하는 연예인이 당신들에게 세뇌한 생각인 건가요. 좋은 연예인이란 말이죠,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만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해요. 팬들의 부정적인 마음을 부추겨 이런 짓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연예인 할 자격이 없는 거 아닌가요?”유현진은 의외라는 눈빛으로 주강운을 보았다.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송민영 탓을 하지 않았다. 팬덤 문화는 사고를 치면 바로 탈덕을 하는 한 있어도 자신의 연예인 탓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강운은 한 마디 한 마디 전부 송민영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주강운은 마치... 일부러 여자가 송민영 탓이라고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역시나 여자는 주강운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부인했다.“송민영은 누구죠? 전 그 사람을 몰라요! 괜히 엄한 사람에게 잘못을 돌리지 마세요! 전 그 누구의 팬도 아니에요! 그냥 저 여자가 꼴 보기 싫었을 뿐이라고요!”주강운은 담담하게 여자를 흘겨보며 느긋하게 말을 꺼냈다.“제가 송민영 씨라고 말했나요?”여자의 표정이 빠르게 변했고 그제야 자신이 주강운의 유도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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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유현진은 애초에 상처 때문에 괴로웠던 상태였다. 상대가 갑자기 달려들어 깜짝 놀란 그녀는 머리가 더욱 지끈거리며 아파졌다.그녀는 입술을 틀어 문 채 말했다.“일어나세요. 이러면 더 보기 흉해질 뿐이에요.”여자에게선 조금 전까지의 기고만장한 태도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울면서 말했다.“전 도저히 일어날 면목이 없어요. 제가 여론의 말만 믿고 충동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되었어요. 정말로 제가 한 모든 행동이 부끄럽고 죄송해요.”옆에 있던 여자아이는 자신의 사촌 언니가 곧 잡혀갈 것 같은 분위기에 놀란 나머지 울면서 유현진에게 다가와 애원했다.“언니, 언니 제발 우리 사촌 언니를 잡아가지 마세요...”유현진은 천천히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고개를 돌려 주강운에게 말했다.“일단 이 아이는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 줘요.”주강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이는 가지 않으려고 떼를 쓰면서 유현진을 잡았다.“언니, 저희 사촌 언니 안 붙잡아 가실 거죠?”유현진은 아이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다른 대답을 했다.“네 언니는 꼭 돌아가게 될 거야.”아이는 아직 어른 만큼의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사촌 언니가 꼭 집으로 돌아올 거라는 말에 아이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는지 작게 유현진을 향해 말했다.“고마워요, 언니.”아이가 돌아간 후, 유현진은 다시 시선을 옮겨 여자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일어나세요.”여자는 여전히 울먹이며 말했다.“용서해 주실 때까지 안 일어날 거예요.”여자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이 일이 분명 커지게 될 것을 말이다. 그녀가 유현진에게 유리컵을 던진 모습은 CCTV에 아주 명확하게 찍혀 있을 것이고 유현진이 그 일을 물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면 그녀가 무슨 이유로 그랬든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없었다.구속되면 민사든, 형사 처분이든 학교엔 커다란 피해가 갈 것이고 대학원생이 될 수 없는 것은 물론 퇴학 조치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 왔던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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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그녀는 뜸을 들이다 다시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모든 일에 자신의 탓을 하지 마요. 그러면 인생이 너무 힘들어지거든요.”핸들을 잡은 주강운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한참 뒤에야 그가 입을 열었다.“현진 씨가 저를 원망하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그래요.”유현진은 살짝 웃으면서 장난스레 말했다.“그럼 그냥 불편하게 있어요. 강운 씨가 편해지면 제가 불편해질 것 같거든요.”주강운도 그녀를 따라 나직하게 웃더니 이내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일은 걱정하지 마요. 절대 쉽게 넘어갈 생각 없으니까요.”유현진은 담담하게 그저 두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연예인을 대신해 이렇게 일을 벌이는 팬들은 참 무슨 생각일까요? 그런다고 연예인들이 죄를 대신 뒤집어써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주강운이 답했다.“젊고 백수니까 체력이 남아도나 보죠. 결혼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가 있으니까 인터넷에 그런 글을 올릴 시간 여유도 없고요.”처음 듣는 해석에 유현진은 순간 참지 못하고 그만 웃어버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운 씨는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네요.”말을 하고 있던 와중에 휴대폰이 울렸다.일을 마친 강한서는 드디어 여유가 생겨 카톡을 한 것이었다.「그냥 대충 적당한 거로 사줘. 비싼 거는 낭비야. 어차피 난 비싼 거 먹을 자격이 없으니까 그 돈 아껴뒀다가 네 가방이나 사.」괴상한 그의 어투는 유현진의 말투를 그대로 똑같게 재현한 것이었다.유현진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답장을 보냈다.「알긴 아네.」강한서는 살짝 웃으며 바로 답장했다.「사고 얼른 돌아가. 밖에 오래 있지 마. 실험실 쪽에 문제가 생겨서 난 오늘 늦게 들어갈 것 같아.」유현진은 오늘 일을 그에게 알리려 문자를 절반이나 작성했지만 일이 남았다는 그의 말에 문자를 삭제하고 다시 작성했다.「알았어. 올 때 전화해.」강한서가 답장을 하려던 순간, 민경하가 그를 불렀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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