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071 - Chapter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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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 유현진은 결국 휴대폰을 들고 이준에게 연락하게 되었다.이준은 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와 대본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걸려 온 유현진의 전화에 그는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다.여하간에 늦은 시각이었기에 급한 일이 아니라면 유현진은 그에게 연락하는 법이 없었다.이윽고 그는 통화 수락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이준 씨. 저예요.”유현진은 다소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이준은 눈치를 채지 못했고 오히려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인기가 많아져서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잠이 안 와요?”“...하하, 이준 씨 참 재밌는 분이시네요.”유현진은 헛기침을 내뱉으며 어색하게 말했다.이준은 예전에 그녀에게 놀림을 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는 이내 소파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유현진이 말했다.“아, 별건 아니에요. 그냥 전에 촬영할 때 입은 중전마마 의상이 있을까요?”“그건 아마 소품팀에서 관리하고 있을 거예요. 왜 그래요?”유현진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아, 그래요. 그 의상 세트 혹시 촬영팀에서 팔기도 하나요? 기념으로 사고 싶어서요.”이준은 멈칫했다.“그 의상 세트는 한복의 장인께서 직접 한땀 한땀 만드신 거라 2000만 원은 족히 넘을 거예요. 현진 씨 출연료가 얼마 안 되는 거로 알고 있는데, 2000만 원을 주고 기념으로 집에다 전시하다니요.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되신 건 아니에요?”유현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럼 제가 안 물어본 거로... 강한서! 내 휴대폰 이리 줘!”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더니 휴대폰 너머로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6000만 원을 드리죠. 가격에 만족하신다면 제가 당장 사람을 시켜 가져오라고 할게요.”유현진은 발꿈치를 들며 휴대폰을 빼앗으려 애를 썼다.“강한서! 이 호구야! 그 의상은 2000만 원이야. 돈이 너무 많아서 왜, 어디다 써야 할지 모르겠어?”이준이 멈칫하더니 바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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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유현진은 여전히 거부했다.“다 같은 옷인데 뭐가 볼 게 있다고 그래?”강한서는 그녀를 빤히 보더니 휴대폰을 들고는 누군가에게 연락했다.유현진은 그가 연락하고 있는 상대가 누군지 궁금해질 무렵, 강한서는 스피커폰으로 전환했고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서?”“!!!”유현진은 생각했다.‘이 자식이 지금 뭘 하는 거야?'강한서는 아주 태연하게 “응.”이라고 대답했다.주강운의 목소리는 다소 피곤하게 들려왔다.“아직도 안 자고 있었어? 이렇게 늦은 시각에 무슨 일이야?”강한서는 느긋하게 말했다.“성우가 이번 주에 모임을 만들겠다고 하던데, 너도 지난번에 데리고 온 여자친구를 데려와야 할 것 같아. 괜찮겠냐?”“...”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강운은 뜸을 들이며 답했다.“너희 둘은 모임을 할 때 파트너를 데리고 오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나?”강한서는 표정 변화 없이 뻔뻔하게 한성우에게 뒤집어씌웠다.“성우가 네 여자친구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에 진우 씨가 결혼할 때 제대로 인사를 못 했다면서 말이야.”유현진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얼른 그에게 전화를 끊으라는 사인을 보냈다.강한서는 의상 세트를 가리키며 알아서 선택하라는 의미의 눈빛을 보냈다.유현진은 바로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주강운은 입술을 틀어 물며 말했다.“최근에 업무로 많이 바쁘다고 했어. 아마 함께 갈 수는 없을 거야.”강한서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음악 선생님이라고 하지 않았나? 음악 선생님인데 바쁠 수가 있나? 차현진 씨 설마 우리랑 만나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거 아니냐?”주강운은 순간 조용해졌다.“내가 이따 물어볼게.”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유현진은 드디어 큰 소리를 내어 말할 수 있게 되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강한서는 몸을 뒤로 기대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원하는 보상을 못 받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라도 해야지 않겠어? 그래야 나도 공평함을 느끼지.”“그래서 주 변호사님을 난처하게 만들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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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그래요?”배우로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주강운에 유현진은 아주 기분이 좋았다.“일부러 듣기 좋은 말만 골라 말해주시는 건 아니죠?”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 변호사 사무실로 오게 되면 아실 거예요. 우리 사무실 직원은 전부 현진 씨 팬이거든요.”유현진은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운 씨도요?'주강운도 웃음기를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전 1호 팬일걸요. 제가 직원들과 현진 씨 드라마와 야근을 선택하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직원들은 전부 현진 씨 드라마가 재밌다며 드라마를 선택했어요.”유현진은 즐거운 듯 웃었다. 그녀가 이어서 말하려던 순간 허리 부근에서 손길이 느껴지더니 강한서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는 진득하게 그녀의 목에 키스했고 유현진은 저도 모르게 ‘아!'하며 소리를 내게 되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음 이탈로 닭과 같은 목소리를 낼 뻔했다.주강운이 멈칫하더니 바로 물었다.“현진 씨? 괜찮아요?”유현진은 강한서의 머리를 밀어내고 있었다. 그를 떼어낼 생각이었지만 강한서는 오히려 더 찰싹 들러붙으며 입술을 여전히 그녀의 목에 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손을 움직이며 그녀의 옷 속에 쑥 넣었다.뜨거운 그의 손길이 그녀의 살결에 닿자 유현진은 바로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그녀는 빨개진 얼굴로 강한서의 손을 꽉 잡고 눈을 부릅뜬 채 입 모양만 벙긋벙긋 냈다.“미쳤어?”강한서는 그만두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속 그녀의 목에 키스하다 어느덧 그의 입술은 빗장뼈까지 내려오게 되었고 살짝 이로 깨물기도 했다.유현진은 이런 자극에 아주 약한 사람이었고 숨소리마저 야릇하게 변해갔다.바로 이때, 휴대폰 너머로 주강운의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현진 씨? 괜찮아요? 왜 말이 없어요?”“아, 그, 그게... 아니,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유현진은 살짝 잠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더는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나중에 다시 연락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휴대폰을 대충 아무 곳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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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강한서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는 일부러 시크한 표정을 지으며 유현진을 보더니 불퉁한 어투로 말했다.“내가 원하는 건 애교라고, 발광이 아니라.”유현진의 입가가 바르르 떨려왔다.“강한서,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강한서는 바로 트집 잡을 것을 발견했다.“이거 봐. 나한테는 인내심이 하나도 없잖아. 인내심이 1분도 안 가는데 걔한테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긋나긋하게 말하고. 지난번에 승마할 때도 그래. 분명 내가 더 많이 다쳤는데 넌 걔를 잡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더라. 걔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다고 생각 안 해?”유현진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너 그때 멀쩡하게 일어나지 않았어?”강한서는 바로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나 어깨 탈골되었어! 주강운 걔는 그저 살짝 긁힌 것뿐이라고. 병원 가면서 피가 굳지 않았어?!”“... 그럼 왜 그때 말하지 않은 건데?”원래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유현진의 한 마디에 그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억울해졌다.“넌 그때 나한테 다짜고짜 화를 냈잖아. 갑자기 웬 승마냐고. 모든 탓을 나한테로 돌리는데,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해?'강한서는 시선을 떨구었다.“그리고 너 어차피 그때 날 원망하고 있었잖아.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도 안 쓸 거면서.”유현진은 입술을 달싹이다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난 그때 확실히 네가 다친 줄 몰랐어. 하지만 주 변호사님이 다쳐서 너한테 화를 냈던 거 아니야. 난... 네가 다칠까 봐 두려웠어.”강한서가 낙마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순간 심장이 멈추게 되었다. 그가 다시 일어나는 모습에 그녀는 바로 그에게 달려가 다짜고짜 화를 냈다.강한서에게 화를 낸 건, 첫째는 두려워서였고 두 번째는 이혼한 강한서에게 위로를 받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두 가지 감정이 그녀의 마음속에 충돌하니 그녀는 결국 모든 탓을 강한서에게 돌리게 된 것이었다.강한서는 멍한 표정을 짓더니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마음 한구석이 누그러진 그는 얼른 그녀의 손을 잡으며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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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어, 안 돼!”유현진은 삐친 척 말했다.“치사해!”얘기를 나누던 와중에 강한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유현진은 힐끔 확인했고 주강운의 연락이었다. 강한서는 유현진을 보며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옷 갈아입을래, 아니면 내가 전화를 받을까?”유현진은 이를 갈며 패배를 인정하였다.“내가 갈아입으면 되잖아!”원하던 바를 이룬 강한서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그럼 얼른 입어.”유현진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사실, 두 사람은 이미 오래된 부부 사이였기에 서로 앞에서 옷을 벗는 게 딱히 민망한 일은 아니었다.하지만 한쪽이 그걸 거부하고, 다른 한쪽이 그걸 지켜보겠다고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게 된다.강한서의 표정은 회사 중요한 서류를 보는 것보다 더욱 진지해졌고, 그 얼굴로 옷을 벗기 시작한 유현진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녀는 순간 수치스러움이 물밀듯 밀려왔다.그녀는 강한서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천천히 옷을 벗어버린 그녀는 한복 세트를 입기 시작했다.사람이 마음이 급하면 항상 버벅대기 마련이었다.유현진은 급하게 옷을 입으려고 하면 할수록 제대로 잘 입어지지 않았고 팔이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는가 하면 허리 부분이 이상하게 헐렁했다.그녀가 허둥지둥 움직이며 계속 옷고름을 묶기를 반복하고 있을 때, 언제 일어났는지 모를 강한서가 그녀의 손을 잡고 나직하게 말했다.“내가 도와줄게.”유현진의 귀가 빨갛게 물들어 버렸다.“넌 할 줄 모르잖아.”강한서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그럼 가르쳐줘.”이윽고 유현진의 가르침에 강한서는 드디어 한복을 그녀에게 입혔다.강한서는 시선을 떨군 채 그녀를 지그시 보았다.그녀는 그저 한복 의상을 입고 있었고 아무런 메이크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에 피부가 하얗고 입술에 혈색이 돌았던 터라 마치 폐위당한 중전의 퇴폐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졌고 도도하고 세련돼 보였다.강한서는 그녀가 처음 이 의상을 입게 된 걸 보자마자 드는 생각이 바로 직접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기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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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유현진의 귀가 빨갛게 익어버렸다.그녀는 강한서가 자신의 비위를 맞춰주는 상상을 수도 없이 해왔다. 그리고 그 상상이 이렇게 쉽게 현실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다만 이 상황은 조금 어딘가 이상했다.유현진은 그를 밀어내며 나직하게 말했다.“일단 나 옷부터 갈아입고 올게.”그러나 강한서는 그녀를 다시 끌어당겨 품에 안고 그녀의 귀를 살짝 깨물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6000만 원이나 이 의상을 왜 산 것 같아?”유현진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너...”강한서는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얼른 입술을 포갰다. 그리고 번쩍 들어 올렸다.떨어질까 두려웠던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그를 꽉 끌어안았다.강한서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더 진득하게 키스를 했다.사실, 이 방면에서 강한서는 아주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여하간에 그녀가 여우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그를 유혹해도 꿈쩍하지 않던 사람이었으니까.그렇게 그녀는 한동안 강한서가 성적 불능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었다.하지만 그녀는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강한서의 성적 로망은 그런 수인 코스프레가 아니라 그녀의 드라마 속 캐릭터였다.강한서가 그녀를 아래에 깔고 누웠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그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의 뜨거운 온기는 그녀를 나른하게 녹아들게 했고 목소리도 떨려왔다.너무나 흥분해 버린 그는 행동이 전처럼 그다지 부드럽지 않았고 다소 급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그녀의 옷을 다 벗겨버리기도 전에 그는 이미 허리 짓을 하고 있었다.유현진은 느껴지는 고통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게 되었다.강한서는 하던 허리 짓을 멈추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나직하게 물었다.“아파?”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는 듯하더니 다시 고개를 저었다.살짝 아프긴 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녀는 오히려 거칠게 대하는 것이 더 좋았다.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들어 자신의 어깨에 둘렀다. 그리고 그녀의 턱을 잡더니 고개를 들게 했고 이내 귓가에 대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아프면 내 얼굴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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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한성우가 의아한 어투로 물었다.“어떤 모임?”주강운이 뜸을 들이며 평온하게 말했다.“너 친구랑 함께 모일 거라고 하지 않았어? 한서가 나한테 알려주던데, 아니야?”“?”‘내가 주최한 모임을, 내가 모른다고?'‘강한서 이 자식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한성우가 제일 잘하는 것은 바로 말을 맞춰주는 것이었다. 이윽고 그가 말했다.“아, 그래. 그랬지. 그래서 올 거지?”“아직 잘 모르겠어. 이번 주에 재판이 두 개나 있거든. 갈 수 있으면 갈게.”주강운이 머뭇거리며 말했다.“그래서 너희들은 다 파트너 데리고 올 거야? 아니면 우리끼리만 모이는 거야?”한성우가 웃으며 말했다.“술판엔 당연히 남자들만 모여야지. 여자들이 끼게 되면 흥도 깨져.”특히 유현진이 말이다. 강한서는 그가 술잔에 따라주는 대로 마셨기에 유현진이 있으면 항상 강한서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주강운이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어.”전화를 끊자 차미주가 말했다.“여자가 끼면 흥이 깨진다는 사람이 여자친구를 사귀어?”한성우가 어색하게 웃었다.“너도 가고 싶은 거라면 너만 끼워줄게. 넌 절대 방해가 되지 않아.”차미주는 삐친 척 말했다.“난 지금 널 매일매일 간호해 주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그런데 이번엔 술 취한 것까지 보살펴달라고? 지금 새로운 방식으로 날 괴롭히는 거야?”“내가 언제 그랬는데?”차미주는 자신의 다크써클을 짚으며 말했다.“이거 봐. 내 상태를 보라고! 오늘 택배 가지러 갔다가 아주머니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최근에 삿된 것이라도 만졌냐고 그랬어! 전에 생기발랄하던 내 기운이 싹 사라지고 없대!”한성우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눈 밑에 짙게 걸려 있는 다크써클을 보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최근, 확실히 그가 너무한 것 같았다.그는 다쳤다는 이유로 수시로 차미주에게 연락했다.차미주는 죄책감에 번마다 그의 요구를 들어주었다.사실 그는 그녀를 불러 집안일을 시키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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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그녀의 절친한 친구라면 확실히 그런 말을 할 사람이었다.비록 유현진이 ‘양다리'를 경멸하는 것은 맞지만 차미주는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다만 그의 말을 다시 떠올리니 그녀는 다시 난처해졌다.“그럼 어떻게 해?”한성우는 차미주가 선뜻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나섰으면 했다. 하지만 그가 이런 생각을 차미주에게 말했다간 차미주는 분명 펄쩍 뛰며 그를 죽이려고 달려들 것이다.이윽고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나중에 친구한테 야구 동영상이라도 내려받아달라고 해놓고 나 혼자 따로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는 거지.”차미주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한성우가 말한 ‘야구 동영상'이 무엇인지 알게 된 그녀는 민망함을 느꼈다.어색한 공기가 흘렀지만, 그녀는 호기심을 숨길 수가 없었다.“모자이크 처리된 거야?”“...”‘지금 날 이성으로 보지 않은 것도 모자라 나한테 이런 걸 묻는 거야?'한성우가 답했다.“초짜나 모자이크로 가려지지 않는 걸 봐. 왜냐하면, 자극적인 걸 원하니까 그것만 하는 영상만 즐겨보거든. 하지만 난 스토리가 있는 걸 좋아해. 예를 들면 선생님과 학생의 금단의 사랑이나,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등 강압적인 그런 스토리가 있는 선정적인 고수위의 야동 말이야. 스토리가 있을수록 몰입도가 높아지거든.”차미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한참 우물쭈물하다 두 글자를 내뱉었다.“변태!”한성우가 옅게 웃어버렸다.“그래서 넌 어느 쪽을 좋아해?”차미주가 지금 무슨 상상에 빠졌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곧 터질 것 같았다.그녀는 한성우를 째려보더니 이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허! 내가 그걸 왜 너한테 알려줘?!”한성우가 느긋하게 말했다.“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보니까 사실은 나보다 더 변태인 거 아니야?”차미주는 그의 낚시에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걱정하지 마. 변태 중에서도 네가 제일 변태니까.”한성우가 한참을 웃었다.시계는 이미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차미주는 저도 모르게 몰려오는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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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차미주가 세상에서 무서워하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익사한 사람이었다.어릴 때 그녀는 어머니랑 함께 친척 장례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친척이 낚시를 하다가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키며 낚시터에 빠져 익사하게 되었고 수색대가 닷새를 거쳐 겨우 시체를 찾아 건져냈었다.그때 당시 아주 어렸던 그녀는 호기심에 아직 뚜껑을 덮지 않은 관 속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관 속에는 물에 불어 두 배나 퉁퉁 커진 시체가 누워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녀는 놀라 그해 동안 내내 악몽을 꾸게 되었었다.그녀의 꿈속엔 항상 익사한 친척이 몸집이 두 배나 부어오른 채 물속에서 그녀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그리고 현재, 아래층의 이웃이 익사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그녀는 순간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졌다.한성우는 그런 그녀의 안색에 나직하게 물었다.“왜 그래?”정신이 든 그녀가 바로 입을 열었다.“이 시간에 자기에는 좀 이르지 않을까 싶어서. 같이 게임을 하지 않을래?”한성우는 그녀의 안색을 살피더니 무언가 알아챈 듯했다.그는 태연하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말했다.“오늘 게임 점검 날이잖아. 그래서 내일 아침 7시 즈음에야 점검이 끝나는데, 잊었어?”“...”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는 그녀에 한성우가 말했다.“그럼 영화나 볼까? 친구가 나한테 영화 쿠폰 보내줬거든. 나 아직 안 봤는데, 같이 볼래?”행여라도 마음이 바뀔까 봐 차미주는 바로 대답했다.“그래, 난 좋아.”이윽고 두 사람은 거실에 앉아 모든 전등을 껐고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틀었다.영화는 유럽에서 제작된 영화였고 광고가 끝나자 차미주가 쿠션을 꼬옥 끌어안은 채 물었다.“어떤 장르인데?”한성우는 그녀에게 담요를 건넸다.“듣기로는 로맨스라고 했어.”차미주는 대충 대답하고는 담요를 무릎 위에 덮었다.영화는 참으로 허무맹랑한 내용이었다. 남주는 어느 조폭 세력의 보스 설정이었고 여주는 그런 보스에게 찍혀버린 평범한 여자 설정이었다.하지만 남주와 여주의 미모가 대박이었고 보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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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한성우는 그녀가 바닥으로 부딪치게 될까 봐 얼른 팔을 뻗어 그녀를 받으려고 했다. 결국, 그녀는 그의 몸 위로 넘어지게 되었다.그녀가 다치게 될까 봐 그는 넘어질 때 휙 몸을 돌려 자신의 등이 먼저 바닥으로 떨어지게 했고 차미주는 그렇게 그의 단단한 몸에 부딪히게 되었다.‘쿵'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의 머리가 먼저 바닥에 닿았다.차미주는 얼른 그의 머리를 감싸면서 부드럽게 매만졌다. 그녀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한성우는 무의식적인 그녀의 행동에 순간 마음이 사르르 녹아드는 것 같았다.“아파?”차미주가 그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으며 물었다.“날 밀쳐내면 되었잖아. 왜 나를 안고 같이 넘어져.”한성우가 답했다.“나도 밀쳐내려고 했지. 근데 네가 날 꽉 잡고 놓아주지 않더라.”그 말을 들은 차미주는 바닥을 짚더니 그의 몸 위에서 일어나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아주 넘어져 죽어버리지 그랬어!”한성우는 가슴에 손을 올리고 웃으면서 일어났다.“나 정말 아팠어.”차미주는 전혀 안쓰럽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글자를 내뱉었다.“쌤통!”한성우는 몸을 일으키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먼저 알아서 놀고 있어. 난 화장실 좀 다녀올게.”차미주는 그를 상대하기조차 싫었다.한성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화장실 문을 닫자마자 그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고개를 숙인 채 눈치 없이 빳빳해진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예전에 그는 차미주 앞에서 자신만만하게 전혀 꼴리지 않는다는 말을 내뱉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내뱉은 말과는 달리 그저 몸이 부딪친 것만으로도 쉽게 빳빳해져 있었다.그는 심지어 이런 일에 이렇게 인내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차미주의 맑은 두 눈을 보니 순간 그녀를 보며 생겨버린 성욕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거짓말을 들키게 되는 것보다 이 사실을 알고 그녀가 놀라게 될까 봐 더욱 두려웠다.그는 순간 강한서가 예전에 그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정말로 누군가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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