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2305 챕터

제1081화

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아뇨, 그냥 배가 안 고파서요.”주강운의 어머니가 말했다. “배가 안 고파도 먹어야지. 매일 밤을 새우면 몸이 견디겠어?”주강운은 “네.”라고 대답하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요, 어머니. 조금 이따 먹을게요.”“대충 넘기려고 하지 말고, 지금 먹어. 너 안 먹으면 나도 안 갈 거야.”그에 주강운은 어쩔 수 없이 그릇을 들고 연와를 먹기 시작했다. 사실 주강운은 연와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은근한 비린 맛에 예민한 편이었다. 매번 다 먹고 나면 속이 뒤집어질 듯 메슥거렸지만 그는 거절할 줄을 몰랐다. 주강운의 어머니는 말을 잘 듣는 아들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침대맡에 앉아 주강운의 옷을 갰다. 그녀는 옷을 개며 입을 열었다. “강운아, 너 여자친구 사귀었니?”주강운은 행동을 멈추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 “어디서 들으셨어요?”“같이 게임을 하는 친구들한테 들었어. 신진우 결혼식에서 네가 어떤 여자와 같이 참석한 걸 봤다면서. 나한테 네 여자친구인지 묻더라고.”그녀의 말에 주강운은 감정이 없는 억지 미소를 보였다. “아주머니들께서 제 일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네요.”주강운의 어머니가 말했다. “전에 내가 조건이 좋은 여자애를 좀 봐달라고 했었거든. 그분들도 널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괜히 일을 그르칠까 봐.”그녀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다시 물었다. “네가 데려온 그 여자애, 어디서 일하고 있어? 나이는? 사진은 있니?”주강운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물었다. “만약 제가 좋다고 하면, 교제 허락하실 거예요? 어떤 집안 딸이든?”주강운의 어머니는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그래도 서로 부모님을 뵙고, 가족들에게 인사는 시켜야지. 아무래도 두 가정의 일이잖니.”주강운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는 어쩐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괴이함이 묻어있었다. 주강운의 어머니는 움찔하며 나지막이 물었다. “왜 그러니?”주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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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유현진은 그 목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고 잠이 완전히 깨어버렸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앉아 강한서에게 자기 대표에게 허튼소리를 하지 말라고 눈짓했다. 그녀는 아직 연애 때문에 위약금을 내고 싶지 않았다. 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태연하게 말했다. “현진이 자.”유현진: ...송민준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목소리도 변해버렸다. “자? 너랑?”유현진은 벌떡 일어나 강한서의 입을 잡고 “또 허튼소리 하기만 해 봐.”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강한서의 시선은 그녀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가슴을 훑더니, 손을 뻗어 가슴을 잡았다. 그 행동에 놀란 유현진은 얼른 입을 잡고 있던 손을 거두어 가슴을 막았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혼 전, 보수적이기가 순결을 지키는 “열남”과도 같아 성관계가 끝나면 다른 짓은 전혀 하지 않던 매너남의 표본이었다. ‘지금, 이게 무슨 가벼운 짓이지? 정관수술을 하면서 매너도 잘라 버린 건가?'강한서는 유현진의 반응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꼬집으며 휴대폰 너머의 사람에게 말했다. “어젯밤 한열과 밥을 먹으면서 현진이가 술을 많이 마셔서 호텔에 데려다줬어.”송민준이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너도 거기서 잔 거야?”강한서가 입술을 앙다물더니 말했다. “설마 내가 인사불성이 된 애를 혼자 호텔에 뒀어야 한다는 거야? 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해?”송민준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건 확실히 안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있다고 해서 특별히 안전한 것 같지도 않았다!송민준은 지금, 강한서를 벽 틈 사이로 자기 집 마당에서 키우는 왕관앵무를 노리는 미친개 보듯 생각하고 있었다. 호시탐탐 자기 집 귀한 보물을 노리던 미친개 말이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두 눈을 똑바로 부릅뜨고 지켜도, 그의 집 왕관앵무는 결국, 그가 집을 비운 틈을 타 미친개와 놀러 옆집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는 자기 집 왕관앵무도 지키지 못했고 그의 바보 같은 동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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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그랬기에 유현진이 말했다. “네, 그래요. 주소 보내주세요. 제가 일 끝나면 갈게요.”송민준은 뒤에 있던 사람에게 “OK”라는 손짓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괜찮아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전화를 끊은 유현진이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물었다. “나 선물이라도 가져가야 하지 않아?”강한서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넌 걱정 말고 촬영해. 그건 내가 준비할게.”유현진은 상으로 그에게 입을 맞추며 장난스레 말했다. “수업이 헛되지 않았나 봐.”강한서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어.”말을 하고 있는데 유현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발신자 표시를 확인했다. 뜻밖에도 차이현이었다. 어젯밤 한밤중에 촬영용 옷을 샀던 일을 떠올린 유현진은 조금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차이현은 그녀가 그 옷을 왜 샀는지 모르니 자신이 이렇게 어색하게 행동하면 오히려 이상해 보일 수 있었다. 그러니 그녀는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감독님.”차이현이 “네” 하더니 말했다. “방금 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최근 예능에 두 편 출연하셔야 해요. 시간은 제가 나중에 보내드릴게요.”유현진이 말했다. “알겠어요.”“그리고.”차이현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때 현장에서 당시 극 중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해서 중전마마 의상도 입어야 해요. 더럽히지 말아요.”유현진: ...그녀는 괜히 마음에 찔려 웃어 보였다. “집에 소장하려고 산 건데, 왜 더럽히겠어요?”차이현은 “그래요”라고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밤중에 소장하는 건, 또 처음 보네요.”유현진: ...어젯밤 그들은 한밤중에 차이현에게 옷을 구매했다. 여우처럼 능글맞은 차이현이 그들이 옷을 산 의도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유현진이 아무리 아닌 척 연기해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말할 낯이 없어 예능 녹화 시간을 묻고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러더니 강한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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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그 갈등은 이사라가 남자친구인 진상현의 집에서 노란색 머리띠를 발견한 후 발생했다. 비록 진상현이 그 머리띠는 담배를 살 때 거스름돈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사라는 전혀 믿지 않았다. 그 머리띠는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이었고 가격도 싸지 않았다. 판매량도 높은 물건이라 내놓으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었기에 거스름돈으로 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남자에게 말이다. 그러니 그녀는 주변에 머리띠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 친구에게서 윤여령에게 똑같은 노란색 머리띠가 있었는데 1주일 전 잃어버렸다고 전해 들었다. 콧대가 높은 이사라는 진상현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물건을 건드리는 것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특히 춤으로 그녀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윤여령은 더 신경이 쓰였다. 수업 후, 그녀는 윤여령을 가로막고 그 일에 대해 물었다. 윤여령은 당연히 부인했고 두 사람은 몸싸움을 일으켰다. 밀치는 도중 발을 헛디딘 윤여령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계단에 놓였던 유리를 깨뜨렸고 깨진 유리 파편에 그녀는 팔을 베었다. 윤여령은 병원으로 실려 갔고 이사라는 이 일 때문에 학교에서 경고 처분을 받았고 전교에 소문이 나면서 교환생 자격을 취소당했다. 집에서 그녀를 질책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사라와 윤여령의 원한은 그로 인해 더 깊어졌다. 그러니 윤여령에게 독을 탄 뒤로, 많은 증언들이 그 사건에서 제일 혐의가 컸던 그녀를 가리켰다. 오늘 촬영할 장면은 바로 계단에서의 몸싸움 신이었다. 대사가 있는 부분은 문제가 없었고, 문제라면 송민영의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장면이었다. 이건 두 사람이 합을 맞추어야 했다. 유현진은 밀치는 동작을 해야 했고 송민영은 스스로 방향을 잘 조절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면서 팔뚝의 피 주머니를 찔러야 했다. 배우의 운동신경이 중요한 장면이었다. 일반적으로 제작진은 배우에게 근접 촬영만 할 것은 요구했다. 먼 곳에서 촬영하는 계단 구르는 장면은 대역 배우가 완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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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샤워를 마친 윤여령은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샤워실에서 나오다 계단 모퉁이에서 이사라와 마주쳤다. 이사라는 아직도 연습복을 입고 곧게 서 있었다. 그들 모두 무용 전공이었지만, 그녀의 아우라는 다른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목도 길고 가늘어 서 있기만 해도 고고한 백조 같았다. 윤여령이 시야에 들어오자 이사라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었다. 윤여령이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친구들과 자리를 피하려는데, 이사라가 윤여령을 불러세웠다. “잠깐만.”함께 있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었지만 그녀가 누구를 부른 것인지는 몰랐다. 이사라가 윤여령 앞으로 걸어가 노란색 머리띠를 꺼내 태연하게 윤여령을 쳐다보며 물었다. “눈에 익지 않아?”윤여령이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머리띠를 알아보고 나지막이 이사라에게 말했다.“여령아, 이거 네가 며칠 전에 잃어버린 머리띠 아니야?”윤여령이 입술을 짓이기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 것 아냐. 내 것은 학교 밖에서 잃어버렸어.”“공교롭네.”이사라의 시선이 슥 그녀를 훑고 지나갔다. “이것도 학교 밖에서 주운 거야.”옆에 있던 친구들도 그제야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먼저 자리를 피했다. 그러니 그곳엔 두 사람만이 남아있었다. 윤여령이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녀는 갈아입은 옷을 안고 자리를 피하려는데 이사라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네 물건 안 가져가?”윤여령이 미간을 찌푸렸다.“말했잖아. 내 것 아니라고.”“그럼 네 머리띠는?”“내가 말하지 않았어? 잃어버렸다고!”“잃어버려?”이사라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너희 집 형편이라면, 이 머리띠. 너한텐 싼 물건은 아닐 텐데, 이렇게 비싼 물건을 네가 그렇게 쉽게 잃어버렸다고?”윤여령이 입술을 짓이겼다. “누구든 부주의할 때가 있잖아. 다른 일 없으면 난 갈게.”그녀가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자 이사라는 갑자기 반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상현아, 어쩐 일이야?”그 순간 윤여령은 멈칫했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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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모든 사람들이 아무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창수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다들 멍하니 서서 뭐 해, 얼른 부축하고, 의사 불러!”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급히 송민영에게 다가갔다. 송민영은 기이한 자세로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 몸에 매달았던 피 주머니가 터져 온몸을 적셨고 이마에는 핏자국이 나 있었는데 피가 콸콸 흘러나오고 있었다. 처참한 모습이었다. 스태프들이 부축하려고 송민영을 잡자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녀의 왼쪽 다리의 자세가 괴이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에 사람들은 감히 그녀를 부축하지 못하고 구급차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촬영장에 와있던 송민영의 팬들은 이미 그 광경에 충격을 받았고 자기 배우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데도 아무도 부축하지 않자 바로 달려와 송민영을 살펴보려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유현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안창수는 행여 팬들이 소란을 피울까 안색이 어두웠다. 그는 사람을 시켜 팬들을 제지하면서 비서에게 얼른 유현진을 데리고 대기실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책임을 묻는 것이 급한 일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송민영의 부상과 분노를 터뜨리는 팬이었다. 얼마 후,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송민영은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유현진은 아무 말 없이 밴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송민영이 왜 굳이 이렇게 위험한 액션신을 직접 하겠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유현진은 송민영이 자신을 끌어들여 팬들에게 그녀가 왕따당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여 해묵은 원한을 풀려는 줄로만 알았다. 송민영이 자신을 이용해 그녀를 “다치게” 만들려는 것이 목적일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유현진이 알고 있는 송민영에게는 이런 짓을 벌일 용기가 없었다. 다시 말해, 그녀는 연예인이었기에 자신의 외모를 소중하게 여겼다. 이렇게 자신을 다치게 해 목적을 달성하는 단순한 수단을, 유현진은 감히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크루즈 때처럼, 유현진이 송민영을 밀어 물에 빠뜨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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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유현진은 진희연이 시키는 대로 했다. 진희연은 유현진에게 페이스북의 댓글 기능을 잠시 꺼두라고 했다. 사건의 전말이 제대로 밝혀지기 전부터 일부 극단적인 팬들이 그녀의 페이스북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유현진이 페이스북을 열자 송민영이 다쳤다는 사실이 이미 실검에 올라 있었다.물론 그녀의 이름은 더 높은 실검 순위에 위치해 있었고 #송민영을 밀친 유현진#, #유현진 왕따#, #유현진 살해# 등이 태그되어 있었다. 페이스북에는 그녀가 손민영을 “밀친” 동영상들이 미친 듯이 나돌고 있었고 1시간 사이 조회수는 이미 몇백만이 되어 있었다.그 동영상은 유현진을 비스듬히 등지고 찍은 것인데 각도 선점이 굉장히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 각도에서는 송민영의 표정이 자세히 보였지만 유현진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유현진이 사람을 미는 행동은 똑똑히 찍고 있었다. 송민영은 떨어지는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송민영이 떨어진 뒤에도 계단에서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그녀의 냉담한 태도는 송민영 팬의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송민영의 팬이 아닌 사람도 눈살을 찌푸렸다. 「저게 민 거야? 저건 살해야!」「민영 언니 떨어질 때 표정. 세상에, 완전 무방비 상태였잖아. 방금 유현진 편을 들면서 촬영장에서 준비된 액션이라고 말하던 사람 나와 봐. 정말 준비된 거였다면 민영 언니가 저런 표정이겠어?」「같은 여자끼리 어떻게 저렇게 독한 마음을 먹을 수 있는 거죠?」「다들 알다시피 유재수는 오랫동안 민영 언니를 미워했었어. ‘비밀의 연인’ 때도 자주 실검을 조작하면서 민영 언니를 비하했잖아. 배우로 전향한 후엔 드라마가 방영될 때마다 꼭 민영 언니를 끌어들여 실검에 올랐잖아. 왜, 자기도 민영 언니 이름 없이는 실검에 오를 수 없다는 걸 알았나 보지?」「‘봄에 연인’도 원래 중전 역할을 하기로 했던 배우가 방송 정지를 먹은 게 다 유재수 양아버지 짓이라고 하더라고요. 민영 언니는 5년 동안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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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유현진은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진희연은 “네”라고 대답하면서도 그녀가 말을 듣지 않을까 봐 페이스북 앱을 삭제했다. 유현진도 굳이 그녀를 막지 않고 입을 열었다. “언니, 송민영 보호대 착용했었잖아요. 어떻게 다리가 부러진 거예요?”40개가 되는 계단이었고 보호 조치도 취한 상황에서 굴러떨어진 것이었는데 어떻게 다리가 부러질 수 있었을까. 도자기도 아니고 말이다. 진희연도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쩌다 일어난 사고라고 쳐도 송민영의 부상은 너무 심각했다. 생각에 잠겼던 진희연이 나지막이 말했다. “잠깐만 있어요. 어디 좀 다녀올게요.”진희연이 가자마자 안창수와 함께 사람들이 들어왔다. 주연 배우가 다친 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촬영장에 다친 것이니 촬영에도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작진에 대한 평가와 영화 상영에도 영향이 있었다. 안 그래도 송민영의 알레르기 사건과 방이진 사망 때문에 제작진은 이미 두 번이나 실검에 올랐었다. 촬영도 계속 미뤄지고 있는 와중에 송민영이 또 부상으로 입원했으니 정말 운이 더럽게 따르지 않는다고 할 수 있었다. 20여 년의 감독 생활 동안, 이렇게 다사다난한 경우는 처음이라 안창수의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는 이번 일이 이렇게 짧은 시간 사이에 회사 고위직에 계시는 분들까지 움직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의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이번 영화 제작사의 임원인 기태영이었다. 그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현장에 오자마자 유현진을 만나겠다고 했다. 안창수는 아직 자초지종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회사 임원의 요구를 한낱 감독이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를 데리고 대기실로 향했다. 유현진은 안창수가 들어오자 몸을 일으켰다. “감독님.”안창수는 말이 없었고 그의 옆에 서 있던 40대쯤 되어 보이고 키는 170cm 정도 되는 깡마른 남자가 곁눈질로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유현진 씨?”유현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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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강한서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아마도 인터넷의 소식을 보고 전화를 한 것 같았다. 유현진이 전화를 들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기태영이 눈짓을 하자, 한 남자가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을 뺏어갔다. 유현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 하시는 거죠?”“직접 올리시기를 거부하시니, 그럼 저희가 대신 올려드려야죠.” 그러더니 그녀의 휴대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유현진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누구의 것인지 모를 커피를 들어 상대방의 눈에 부어 버렸다. 눈에 커피가 들어간 기태영은 욕설을 퍼부으며 눈을 비볐다. 유현진은 단번에 자신의 휴대폰을 가로채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어떤 글을 올릴지는, 저희 소속사에서 알아서 해줄 겁니다. 제가 귀사와 체결한 계약은 상업 협력 계약이에요. 제 개인 계정까지 관리할 자격은 없으실 텐데요.”그녀가 말을 이었다. “제가 드릴 말씀은 다 한 것 같네요. 믿지 못하시겠으면 CCTV를 찾아 확인해 보세요. 인터넷에 올라 온 글만 보시고 조사도 없이 저를 질책하지 마시고요. 제가 맹세하는데, 만약 오늘 일이 제가 벌인 짓이라면, 전 곱게 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송민영이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면, 다리가 부러져도 싸죠.”기태영은 분노로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그는 뭔가 더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안창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기 대표님, 아직 이런 얘기를 하기엔 좀 이른 것 같네요. 억지로 사과하게 했다가 만약 진실이 밝혀지면, 수습하기 더 어려울 겁니다.”기태영은 안창수의 손을 뿌리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참 좋은 배우를 고르셨네요!”돌아오던 진희연은 차가운 얼굴로 자리를 떠나는 기태영과 마주쳤다. 기태영을 쳐다보던 그녀는 시선을 거두어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현진을 보았다. 그녀는 순간 자신이 없는 동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진희연이 무슨 일인지 깊게 생각할 새도 없이 안창수가 유현진을 불러세우며 나지막이 말했다. “집에 가서 먼저 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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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그는 유현진이 사람을 상대하는 수단에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뒷수습도 잘할 거라는 믿음은 없었다. 어르신 때문에 강민서를 혼쭐을 냈을 때든, 강연에서 유현아의 출생을 밝혔을 때든, 그녀는 너무 티가 났다. 전엔 일반인이라 상관이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 인지도가 있는 배우이니 그녀가 제때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유현진이 눈을 감았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연기만 잘하면 배우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열심히 일한 사람을 이상하게 여겼고 감사함과 기싸움은 많은 직장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여겼다. 송민영 한 사람의 실력으로는 절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여론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악플이 흘러가는 흐름을 보며 그녀는 자신을 모함하는 것은 그저 보여지는 것뿐이고, 송민영이 진정으로 끌어내리려고 한 것은 “봄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수직 상승하는 시청률은 너무 많은 사람의 이익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러니 “봄의 연인”의 조기 종영에 대한 여론은 여러 조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이 바닥의 무서운 진면모를 알게 되었다. 진희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현진 씨, 기태영이 방금 뭐라고 했어?”유현진이 정신을 차리고 진희연의 말에 대답했다. “그 골초처럼 생긴 남자가 기태영이에요?”진희연: ...이 묘사는... 꽤 어울렸다. “그 사람은 태상 엔터의 주주예요. 태상 영화사 책임자 중 한 명이기도 하죠. 기태영은 홍보관 출신이라 상당히 예민하고 수단도 악랄한 편이에요. 젊은 시절 홍보관을 하면서 많은 재산을 모았고, 나중에 태상으로 들어가면서 주주가 되었죠.”진희연이 나지막이 다시 말을 이었다. “기태영에게 또 다른 신분이 있어요. 말하면 현진 씨도 알 거예요.”유현진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무슨 신분이요?”진희연이 덤덤하게 말했다. “한세정 남편이요.”유현진: ...‘태상의 주주라, 어쩐지 한세정에게 그렇게 많은 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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