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061 - 챕터 1070

2305 챕터

제1061화

한열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아버지한테 들은 얘기가 없는데요.”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어요. 어머니한테 들었는데, 집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서요.”한열: ...사실 그는 처음엔 강한서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점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저희 부모님을 아세요?”강한서가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휴대폰 너머로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한열이 눈을 부릅떴다. 정말 하연희의 목소리였다. 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하 선생님. 저예요, 한서.”“한서야, 오랜만에 전화를 다 하네. 요즘 어떠니, 바빠?”“조금요. 일이 많이 밀려서 정신이 없어요. 민준이한테 들었는데 곧 한주에 오신다면서요. 날짜는 정하셨어요?”한열이 불현듯 끼어들었다. “엄마 한주 와?”그의 목소리에 하연희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열이? 너 한서랑 같이 있어?”한열이 입술을 앙다물며 내키지 않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같이 밥 먹고 있어.”“너희 둘... 어떻게 알게 된 거야?”한열이 입을 꾹 닫고 대답하기를 거부했다. 그러자 강한서가 대답했다. “한열 씨가 제 여자친구랑 같이 촬영하거든요. 촬영장에 놀러 가서 만났어요.”한열: ...그 말에 하연희는 굉장히 기뻐하며 인연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녀는 강한서와 한참 수다를 떨더니 그에게 한열을 잘 부탁한다며 나중에 한주에 가면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전화를 끊은 강한서가 한열을 쳐다보았다. “이제 믿겠어?”한열이 입술을 삐죽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현진이 오히려 수다스럽게 굴었다. “한열 씨 어머니는 네 선생님이고 아버지는 형이라니, 어쩐지 이상한 것 같아. 나이도 안 맞는 것 같고.”강한서가 말했다. “형이 21살에 아빠가 됐어. 하 선생님은 형보다 6살 연상이시고. 내가 4살 때, 우리 집에서 3년 동안 내 과외를 해주셨거든. 생각해 보면 두 분 우리 집에서 만나신 거지.”유현진은 얼른 마음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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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한열은 주량이 좋은 편이었다. 물론 유현진도 주량이 좋았지만 강한서는 술을 잘 못 마셨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량을 잘 알고 있었기에 식사하는 동안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오히려 유현진이 술을 많이 마셔 얼굴이 빨개지고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 “동생,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너처럼 톱스타가 되면 일 년에 얼마를 벌 수 있어?”한열: ...강한서는 태연한 얼굴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돈을 탐내지 않고 그저 주머니 사정만 궁금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발전한 거야.’한열이 말이 없자 유현진은 자기가 알아서 추측했다. “60억?”한열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100억?”한열이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마, 200억?”이번엔 한열이 가만히 있었다. 유현진이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 “세금 떼고?”한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현진은 바로 그에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동생, 어떻게 하면 너처럼 톱스타가 될 수 있는지 알려줘. 나도 작은 거 몇 장 벌고 싶어.”한열: ...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끌어와 자신의 팔에 올리며 태연하게 말했다. “네가 빌붙을 곳은 여기야.”유현진은 그의 팔을 감싸 안으며 취기가 잔뜩 묻은 말투도 말했다. “너보다 더 많이 벌어야 해.”강한서는 그녀의 볼에 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나지막이 물었다. “그리고? 프로포즈하러 올 거야?”유현진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한참 후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많이 벌면, 네 시간을 살 수 있어.”그녀가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널 그렇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나랑 동해 갈 시간도 없고.”그녀의 말에 강한서는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며 한껏 풀어진 표정을 지었다. 그의 얼굴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그가 말했다. “올해 첫눈이 오면, 가자.”“두 주일 가도 돼?”강한서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휴가를 최대한 10날 이상으로 빼볼게.”그의 말에 유현진은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만약 이때 강한서의 대답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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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강한서는 그를 힐끗 쳐다보며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소개받지 않아도 돼. 게임 버그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계속 연기나 하면서 게임 투자 손실을 메꿔도 상관은 없어. 돌려막기만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건지고 다 잃으면 송민준 놀림거리나 되겠지.”한열: ...그는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제 뒷조사하셨어요?”강한서는 그의 분노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품에 안긴 사람을 위로 끌어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내 여자친구 옆에 대체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는 알아야 하니까. 그냥 쓸데없는 말 했다고 생각해.”그러더니 그는 유현진을 안고 몸을 돌렸다. 잠시 망설이던 한열이 그를 불러세웠다. “많은 사람을 고용해 봤지만 한 명도 최적화에 성공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 친구라는 분, 뭐 하는 사람이에요? 정말 할 수 있어요?”강한서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걸으면서 물었다. “네가 보기에 ‘정상에서’ 이 게임, 어떤 것 같아?”한열이 그 나이다운 대답을 했다. “쩔죠!”강한서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 게임 최적화를 계속 걔가 하고 있었어. 그 정도 수준이면, 합격인가?”한열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런 거라면 너무 합격이지.’하지만 곧 이성이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강한서를 바라보았다. “굳이 절 도와주려는 목적이 뭐죠?”“문 열어줘.”두 사람은 이미 차에 도착했고 강한서가 한열에게 눈짓했다. 한열이 차 문을 열자 강한서가 조심스럽게 유현진의 머리를 감싸며 천천히 그녀를 뒷좌석에 내려놓았다. 차 문이 닫힌 뒤, 강한서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한열을 쳐다보았다. “현진이가 널 동생으로 대하면, 넌 걔 가족이나 다름없어. 내가 널 도우면 그건 현진이를 돕는 게 되는 거지.”한열은 그의 말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설마 저랑 경쟁해서 우위가 없을까 봐 절 매수하려는 거 아니죠?”강한서: ...그는 순간, 송민준이 한열을 쳐다보는 표정이, 지금 자신이 그를 바라보는 표정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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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한열이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형이 저 인간한테 전화했어요?”매니저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았다. “한성 그룹의 도련님을, 내가 무슨 수로 연락해?”한열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팔이 밖으로 굽는 이 매니저 말고는, 그가 여신과 “데이트”한다는 사실을 발설할 사람은 없었다. “그럼 저 인간이 어떻게 온 건데요?”매니저가 말했다. “네가 그 사람 전 와이프를 보는 눈빛을 그 사람이 모를 것 같아? 눈이 먼 것도 아니고. 계속 널 경계하고 있었어. 네가 전에 현진 씨랑 배드신 찍을 때, 현진 씨가 왜 계속 NG를 냈는지 알아?”그의 말에 한열이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를 모르는 것이 분명한 얼굴이었다. 그의 매니저는 안쓰럽다는 말투로 말했다. “전남편이 두 사람 머리 위에서 반사판을 들고 서 있었잖아! 정말 전남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왜 그 사람 앞에서 너한테 다가가지 못했겠어?”멍해진 한열은 어렴풋이 마스크를 쓰고 있던 남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남자의 눈이 천천히 강한서의 눈과 겹쳐 보였다. 한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그제야 그날의 유현진이 왜 그렇게 어색하게 행동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젠장! 개 같네!’차 안. 유현진은 진정하지 못하고 몸을 뒤척였다. 강한서가 그녀의 어깨를 누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유현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대답했다. “목 아래에 뭐가 있어.”강한서는 이상하다는 듯 손을 뻗어 만져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더니 그는 유현진을 달래며 말했다.“꺼냈어. 누워.”유현진은 그제야 다시 누웠다. 하지만 곧 다시 튀어 오르듯 일어나 앉아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도 있어.”강한서는 알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찾아보았다. 하지만 뭐가 있다는 것인지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유현진이 세 번째로 목 아래에 뭔가가 있다고 말했을 때, 강한서는 문득 뭔가를 떠올리고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를 만지더니 그 안에서 반지 하나를 꺼냈다.바로 이것이 유현진이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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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손님이 가게로 들어오는 소리에 그는 그제야 리모컨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물건 보러 오셨어요, 아니면 픽업하러 오셨어요?”유현진이 말했다. “악세서리 보러 왔어요. 사장님, 가게에 있는 금반지 다 보여주세요. 저희 반지 좀 보려고요.”알겠다고 대답한 가게 사장이 유리 뚜껑이 있는 악세서리 함을 두 사람 앞에 하나씩 꺼냈다. 한번 쓱 훑어보던 강한서는 이 가게의 스타일이 의외로 괜찮다는 것을 발견했다. 많은 디자인은 시중에 없는 것들이었다. 심플한 디자인도 있고 빈티지 스타일도 있었다. 아무리 간단한 무늬라도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유현진은 카운터에 엎드려 꼼꼼하게 고르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이 그녀는 실망스러운 것 같았다. 사장님이 물었다. “두 분 어떤 디자인 원하세요. 저한테 말씀해 주시면 제가 찾아드릴게요. 만약 원하는 디자인이 없으면 저희가 제작도 해드리거든요. 사지만 보여주시면 할 수 있어요.”유현진이 말했다. “깔끔하고 심플한 커플링이요.”유현진의 말에 사장님이 세 가지 디자인을 꺼내 유현진에게 건넸다. “이건 어떠세요?”고개를 숙여 반지를 확인하던 유현진의 눈에 반쪽은 광택을 내고 다른 반쪽은 스크럽이 있는 반지가 들어왔다. 반지의 가운데는 구름 모양으로 조각을 내었다. 간단하면서도 느낌 있는 디자인이었다. 그녀가 급히 사장님에게 물었다. “남자 반지도 있나요?”“있어요.”사장님은 대답하며 한 쌍의 반지를 모두 꺼냈다. “만약 반지 사이즈가 맞지 않으시면 제가 손님 사이즈에 맞게 제작해 드릴게요.”유현진은 남자 반지를 꺼내더니 강한서의 손을 끌어와 그의 손가락에 끼워보았다. 공교롭게도 그의 손가락에 꼭 들어맞았다. 고개를 숙여 반지를 보던 강한서가 막 입을 열려는데, 유현진이 다른 한 쌍을 자기 손가락에 끼웠다. 강한서: ...‘이렇게 무드가 없다고?’‘약혼반지를 그냥 이렇게 대충 낀다고?’“얼마예요?”유현진이 카운터에 몸을 기대며 사장님에게 물었다. 사장님은 반지 무게를 재더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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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그는 TV를 보다 다시 유현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내 놀란 표정을 짓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정말... 닮았네.”“그렇지?”유현진은 눈웃음을 예쁘게 지으며 말했다.“이건 나랑 친구가 같이 찍은 사진이야. 그 친구가 그때 우리 둘이 함께 찍으면 누구도 못 알아볼 거라고 했었거든.”“...”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술 취한 거 아니었나? 왜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 거지? 얼굴도 발그레하지 않고 정신도 말짱한 것 같은데, 착각인가?'그러나 사장님은 이미 그녀의 장난에 속아 넘어간 것 같았다.“정말이네요. 눈은 아주 똑 닮았는데 입이 살짝 다른 것 같네요.”유현진은 바로 드라마를 찢고 나온 중전의 표정을 지으며 다시 사장님에게 물었다.“이러면은요?”사장님은 바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너무 닮았네요.”유현진은 가까이 다가가 사장님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사장님, 좀 싸게 해주세요. 1g에 1500원이라도 깎아주세요. 그럼 제가 같이 사진 찍어드릴게요. 나중에라도 만약 저 여배우가 뜨기라도 한다면 저와 함께 찍은 사진은 대문짝만하게 내걸면 되잖아요. 그러면 분명 많은 사람이 연예인 다녀갔다던 가게라면서 사진 찍으러 올 거예요. 손님도 많아지고 직접 다른 사람에게 광고 홍보를 의뢰하는 것보다 더 나을걸요? 심지어 광고비도 한 푼도 안 쓰게 되잖아요.”사장님은 눈썹을 꿈틀거렸다.“나를 속이는 거라면 그만둬요. 내가 정말로 연예인 이름을 걸고 사진을 내걸면 그 연예인이 날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면 벌금만 광고비보다 더 나갈 거예요.”“에이, 사장님은 저랑 사진을 찍으시는 거잖아요. 사진에 이름도 안 써뒀는데 어떻게 알고 고소를 하겠어요? 그럼 전 그 배우랑 닮았으니까 저도 초상권을 침해한 거네요, 아닌가요? 이 얼굴이 저 배우만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아무리 배우 측에서 끝까지 고소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관심만 더 받게 될 뿐 초상권 침해로 판결받을 수 없을 거예요.”너무나도 기세등등하게 말하는 유현진에 사장님은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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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그래도 금이 더 가치가 있잖아. 네가 전에 사준 결혼반지도 작년에 금은방으로 가서 물어봤더니 2억 좀 넘게 쳐주더라고. 그때 우리가 6억 주고 산 거잖아. 가격 차이가 너무 나. 그리고 네가 결혼식 때 선물한 금팔찌는 이번 해 금값이 오르면서 전보다 200만 원이나 올랐어! 그래도 금이 다이아보다 더 안전하잖아. 만약 네가 어느 날 갑자기 파산이라도 하게 되면 우린 그 금으로 그래도 생활할 정도는 될 거야.”“...”역시 그녀였다.그는 유현진에게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는 줄 알았지만 결국은 현실적인 이유였다.유현진의 마음속에는 역시 돈이 일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그럼 왜 하필 저 가게로 온 건데?”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걸으면서 물었다.방금 그 가게의 위치는 보통 사람이라면 찾기 힘든 곳에 있었다. 유현진이 그런 가게를 단번에 찾아갔다는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소리였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유현진이 말했다.“학교 다닐 때 미주가 아주머니한테 어버이날 선물을 사드리려고 했거든. 근데 걔가 유명한 주얼리 가게들은 브랜드값이라고 추가한다 하더라고. 그래서 나를 데리고 이리저리 쏘다니면서 가격을 비교해 보고 결국 아까 우리가 갔던 그 주얼리 가게를 선택하게 된 거야. 그리고 거기서 귀걸이 한 세트를 샀지.”“사실 나도 예전에 그 가게에서 목걸이 하나를 눈여겨보고 있었거든. 줄은 얇고 약간 미니 뱀 같은 디자인이었나? 하여튼 반짝반짝 빛도 나고 예뻤어. 엄마한테 선물하고 싶었지. 하지만 그때는 나한테 돈이 없었거든. 아빠한테... 아니 유상수한테 달라고 말할 수도 없었어. 달라고 하면 주지도 않을 거면서 엄청 뭐라 하거든.”“여하간에 그 사람은 식물인간이 된 사람한테 드는 병원비만으로도 부담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었으니 당연히 더는 선물 같은 것도 엄마한테 선물하지 않았거든. 난 돈이 없으니 아르바이트로 쇼핑몰 모델 일을 하면서 하루에 10만 원씩 받았었어. 레이싱 모델은 하루에 20만 원에서 25만 원 정도 버는데 난 운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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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강한서는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슬프게 우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그녀는 울음소리를 최대한 참으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았다. 그 덕에 울음소리는 별로 크지 않았지만 흐느낄수록 더욱 세게 떨리는 어깨에 보는 사람도 가슴이 아프게 만들었다.그를 배웅하던 담당자가 그에게 그녀가 겪은 일을 말해주었다.그녀가 바로 방금 어떤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한 레이싱 모델이었고 상대에게 뺨까지 맞았다는 것이었다.그녀의 보호자를 불러오긴 했지만, 그녀의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녀가 창피하다며 급여도 못 받게 했다고 했다. 그래서 아마 많이 속상한 듯했다.강한서는 그녀의 뒷모습을 모며 물었다.“알바비가 얼마죠?”옆에 있던 담당자가 솔직하게 말해주었다.6날 전부 채우면 160만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오늘 사건으로 주최 측에 영향을 주게 되어 배상금만 160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가 알바비를 못 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았고 그녀에게 배상금을 요구하지 않은 것만 해도 이미 많이 봐줬다는 뜻으로 말했다. 여하간에 사람은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에 책임을 져야 했으니까.담당자의 말을 들은 강한서는 그저 한 가지 궁금한 점만 물었다.“만약 담당자님이 이곳처럼 뻥 뚫린 환경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담당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이내 황당하기 그지없는 회사의 규정만을 줄줄이 읊었고, 결론은 회사의 이미지를 지키겠다는 뜻이었다.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갑자기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여자였던 담당자는 저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면서 그를 밀어내려는 태세를 보였다.강한서는 그녀의 몸에 손을 대기도 전에 허공에서 손을 멈추었다. 이내 의아한 눈길로 여담당자를 보면서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여자가 자신을 보호하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사람을 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이미지도 그럼 그저 우스갯소리가 되겠네요.”강한서의 말 때문인지, 아니면 VIP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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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유현진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내가 취해 있을 때, 나한테 어떤 형언할 수 없는 짓이라도 하려고?”강한서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난 네가 맨정신일 때 너랑 형언할 수 없는 짓을 하는 걸 더 좋아해.”“... 10점 감점이야.”“...”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왜 아직도 점수가 감점되는 거야? 그거 나랑 정식으로 사귀게 되면 없어지는 거 아니었어?”“내가 언제부터 너랑 정식으로 사귀고 있었는데?”유현진은 한 입으로 두말하기 시작했다.“넌 아직 인턴 기간이라고. 정직원으로 승급하지도 않았으니 당연히 너한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감정해야지.”“...”‘아니, 내가 지금 연애도 회사 출근하는 형식으로 해야 하는 거야?'강한서는 순간 말하고 싶지 않아졌다.유현진은 그의 손을 잡으며 앞으로 먼저 걸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입을 열었다.“유상수가 결혼식 올린대.”강한서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유현진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만나기 전에 이미 나한테 연락이 왔었거든. 시간과 날짜를 이미 다 정해뒀다고 하더라. 다음 주 주말에 할거래.”강한서는 순간 정신이 들었다. 어쩐지 오늘 밤의 유현진은 평소보다 더 감성적이었고 말끝마다 유상수를 언급하고 있었다.“가려고?”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가야지. 그렇게 직접 연락까지 했는데 가야지. 난 내 두 눈으로 직접 그 두 사람이 망하는 꼴을 볼 거야.”강한서는 입술을 틀어 물더니 몇 초 뒤에야 나직하게 말했다.“너 혹시 네가 어머님이랑 안 닮았다는 생각 해본 적 있어?”“난 외할아버지를 닮았어.”유현진은 자신 있게 답했다.“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외할아버지께서 젊었을 때 아주 미남이셨다고 했어. 그러니 분명 한 세대를 뛰어넘고 미모가 유전된 거지.”“... 난 네가 외할아버님이랑도... 안 닮았다고 생각해.”“넌 전에 나랑 송가람 씨도 헷갈렸잖아. 괜찮아, 정상이야 너.”강한서의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내가 말했잖아. 잘못 본 게 아니라고.”유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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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유현진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뻔뻔한 얼굴로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코어 힘을 좀 더 키우면 되겠어. 다른 건 그래도 봐줄 만해.”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강한서는 그녀를 도망치게 할 위인이 아니었다. 그녀의 허리를 꽈악 끌어안더니 이내 세면대 위에 그녀를 앉혔다.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온 덕에 욕실 안은 수증기로 가득 찼고 유현진의 등 뒤에 있던 거울도 뽀얗게 수증기가 한층 생기게 되었다. 강한서는 팔을 거울로 턱 받치고 고개를 떨군 채 그녀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선생님, 혹시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그런 죄도 있었거든요, 음란죄라고. 선생님 같은 사람들이 그런 죄를 저지르죠. 플러팅은 시도 때도 없이 해놓고 도망가 버리는 무책임한 사람 말이에요. 가볍게는 3년, 심하게는 10년 징역이라고 하더군요.”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고 샤워기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섞여 아주 섹시하게 들려왔다.유현진은 원래 고개를 돌려 그의 뜨거운 시선을 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고개를 숙인 순간 강한서가 알몸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시 고개를 드니 뜨거운 그의 시선과 마주하게 되었다. 유현진은 순간 눈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평소와 같은 어투로 말했다.“헛소리야. 그거 네가 만들어 낸 거지? 나도 알아,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한쪽이 거부하면 성추행이라는 거.”강한서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더 바짝 다가가 그녀의 귀를 살짝 깨물었고 한 글자씩 느릿하게 말했다.“97년 때 음란죄가 취소되었어. 그때의 선생님은 나이가 아직 어렸으니 모르는 것도 당연하지. 하지만 난 법을 지키는 착한 시민으로서 선생님이 이렇게 자꾸 플러팅해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지. 그러니까... 벌을 받아야지...”그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고 그의 입술이 곧 그녀의 얼굴에 닿을 정도였다.강한서는 평소처럼 진지하게 말했지만, 유현진은 다소 낯 뜨거운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매력을 모두 꺼내 보여주고 있었기에 유현진은 안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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