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서가 말했다. “나도 참지 못하고, 바로 욕해버렸어.”어리둥절하던 유현진은 폭소를 터뜨렸다. 강한서는 애교와 상극인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유현진이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강한서가 그 여자에게 욕설을 내뱉은 것은 단순히 그 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 여자는 신세를 지는 동안 강한서 앞에서 여러 번 유현진의 뒷담화를 했었다. 그녀는 유현진이 돈을 밝히고, 허영심이 많고, 학창 시절엔 친구들을 괴롭히고, 일진 놀이를 했다며 심지어 유현아의 일까지 들먹이며 고아도 봐주지는 않는 동정심도 없는 인간이라고 했다. 강한서는 유현진을 봐서 한두 번 정도는 대꾸하지 않았지만 뒷담화의 횟수가 점차 많아지자 그도 더 이상 그녀를 봐줄 생각이 없어졌다. 자신의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고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이 그의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릴 필요가 없었다. 애교를 극혐하는 강한서의 모습을 보며 유현진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너한테 애교 부리면 넌 속으로 몰래 웃어야지, 어디서 까탈스럽게 굴어?”강한서가 대답했다. “네 애교보다는, 네가 애원하는 걸 난 더 좋아해. 특히... 울먹일 때. 굉장히 매력 있어.”유현진: ...“이 변태야!”강한서가 진지하게 말했다. “난 악당한테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네 연기를 말한 거였어. 넌 무슨 생각한 거야?”유현진의 입꼬리가 움찔거렸다. 그녀는 강한서에게 중지를 날렸다. 한참 얘기를 나누던 중, 한열의 매니저가 다가왔다. “유현진 씨, 아직 메이크업 못 받으셨어요?”유현진은 휴대폰을 내리며 예의 있게 대답했다. “몇 명 안 남았으니 곧 제 차례가 올 거예요.”한열의 매니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열이는 이미 다 마쳤어요. 은지한테 메이크업 도와드리라고 할게요.”유현진이 막 거절하려는데, 매니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열이가 저녁에 스케줄이 하나 더 있어서요. 너무 늦게 끝나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한열 씨 시간 아끼려고 그러시는 거였구나.’거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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