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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작가: 조십일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유현진이 송민영에 대해 검색한다면 그건 아마 강한서 때문일 것이다.

비록 강한서와 이 여자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유현진은 쉽게 그 말에 울컥하고 말았다.

‘개자식. 나중에 제대로 된 해명을 할 수 없다면, 이 재혼, 너나 혼자 해!’

유현진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굳이 누가 말해줘야 해요? 당시 그 드라마는 모든 SNS를 휩쓸었잖아요. 저도 그 드라마 팬이었어요.”

옆에서 누군가 말했다.

“‘왕의 여인’ 그러시는 거죠. 그 드라마 정말 재밌었어요. 전 지금도 매년 다시 보고 있어요.”

“방송한 지 4년 정도 됐잖아요. 매년 저작권료만 몇십억은 된다고 하던데. 인기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송민영은 비웃듯 가볍게 웃어 보였다. 그녀는 한껏 잘난 척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성적이라면 누구든 그랬을 것이다.

이때, 메이크업을 마친 윤주가 걸어 나오며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제 기억으론 그 드라마는 신하리 선배가 이미지 변신 후의 첫 작품이었을 거예요. 처음으로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기도 했고요. 전엔 사람들이 신하리 선배가 로맨스 드라마만 찍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정극 연기도 그렇게 잘할 줄 몰랐었죠.”

“그 당시 경쟁률이 어마어마하지 않았더라면,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하리 선배였을 거예요. 하지만 그 드라마로 인해서 하리 선배의 스펙트럼은 더 넓어졌잖아요. 동기들은 여전히 로맨스를 찍고 있는데, 하리 선배는 정극에서도 알아주는 배우가 됐잖아요. 선배 드라마가 방영만 하면 저희 부모님은 꼭 본방 사수 하신다니까요.”

송민영의 표정이 굳어졌다.

신하리와 동기이고, 아직도 로맨스나 찍고 있는 배우, 송민영은 그 말이 어쩐지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어두운 얼굴로 입을 놀리고 있는 윤주를 힐끗 쳐다보았다. 하지만 윤주는 그런 송민영의 눈빛 공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다른 스태프와 열을 올리며 수다를 떨어댔다.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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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가람이 한현진의 표정 변화를 바로 캐치했다. 그녀는 비록 딱딱한 기계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놀란 척 연기하며 말했다. “정말요, 한서 오빠?”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드는 거로 골라.”“강한서!”강한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현진이 주체하지 못하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난 평소에 이 쓰레기 같은 것들을 조금만 건드려도 화를 내면서 송가람은 그저 구경만 했을 뿐인데 선물로 주겠다는 거야? 너 그거 대체 무슨 뜻이야?”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한현진의 분노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가람이가 저에게 선물을 줘서 저도 답례를 하겠다는 건데, 뭐 문제 있어요?”“네 생각엔 뭐가 문제인 것 같아?”한현진의 눈이 점점 빨개졌다. “난 건드릴 수도 없는 물건을 송가람이 대체 뭔데 가져가? 넌 진짜 기억을 잃은 거야, 아니면 송가람에게 가지지 말아야 마음을 품은 거야?”강한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소란 피우지 마요.”송가람은 기쁜 내색을 하지 않으며 능청스럽게 강한서를 위로했다. “됐어요, 한서 오빠. 현진 씨가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저 필요 없어요. 저 때문에 두 사람 괜히 싸우지 말아요.”강한서가 차갑게 말했다. “내 모형이야. 내가 선물을 하든 말든 그건 내 마음이야. 뭔데 참견이야. 신경 쓰지 말고 마음에 드는 거로 골라.”“한서 오빠, 괜찮아요. 현진 씨 화 많이 난 것 같아요.”한현진이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송가람을 쳐다보았다. “화 난 거 알았으면 얼른 꺼져!”송가람이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한서 오빠...”강한서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한현진 씨! 여긴 내 집이예요. 한현진 씨도 그저 저희 집에 오신 손님에 불과해요. 그러니 그쪽이 제 손님을 쫓아낼 자격은 없어요.”그 자리에 얼어붙은 한현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강한서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눈물을 머금은 채 주먹을 꽉 움켜쥔 한현진은 고집스레 눈물을 떨구지 않았다. “강한서, 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53화

    무려 20여 분을 대치하고 나서야 강한서는 책으로 송가람 목에 있던 벌레를 내쳤다. 하늘소는 파닥파닥 움직이더니 갑자기 날개를 펴고 날아올라 송가람의 얼굴에 떨어졌다. 꽥, 비명을 지른 송가람은 눈을 뒤집고 그만 기절했다. 송가람이 쓰러지자 벌레는 다시 날아가 버렸다. “가람아?”강한서가 송가람을 불렀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한현진에게 말했다. “현진 씨가 운전해요. 제가 가람이 안을게요. 병원에 가야겠어요.”강한서는 말하며 한현진에게 눈짓을 했다. 강한서의 눈빛을 읽은 한현진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귀찮게.”말하며 송가람 곁으로 다가온 한현진이 쪼그려 앉아 송가람의 두 뺨을 내리쳤다. 번쩍 눈을 뜬 송가람이 손을 뻗어 한현진을 밀쳤다. “뭐 하는 거야!”미리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던 한현진이 송가람이 밀치기 전에 먼저 물러섰다. 한현진은 저릿한 손을 흔들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가람 언니, 벌레 때문에 놀라서 쓰러지셨어요. 전 그저 언니를 구해주려고 그런 거예요. 못 믿겠으면 강한서에게 물어봐요.”송가람이 으스러질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내가 못 들은 줄 알아? 이 타이밍에 사적인 복수를 하겠다는 거잖아!’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동의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인중을 눌렀어도 됐잖아요. 왜 사람을 때리고 그래요.자신을 감싸는 듯 한 강한서의 말에 어깨를 으쓱한 송가람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제가 현진 씨를 오해했어요. 전 현진 씨가 여전히 제가 오빠를 구한 것 때문에 절 미워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그 말은 한현진의 철없는 행동을 나무라는 동시에 강한서에게 자신이 생명의 은인임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강한서가 질책의 눈빛을 담아 한현진을 지켜보았다. 한현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한현진은 마치 자신의 행동이 또 강한서의 불만을 자아낼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성질을 꾹 참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흥, 콧방귀를 뀌었다. 강한서는 그런 한현진을 신경 쓰지 않은 채 고개를 숙여 송가람에게 물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52화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려왔다. 긴장감을 제외하면 두려움보다는 흥분이 더 컸다. 주전자가 손을 떠나기 직전, 갑자기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람아, 움직이지 마.”움찔한 송가람은 저도 모르게 강한서가 모든 기억을 회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몸을 움직이자 강한서가 다시 한 번 큰 목소리로 그녀를 제지했다. “가만히 있어. 절대 움직이지 마.”송가람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목에서 뭔가 천천히 기어오르는 느낌이 그녀를 간지럽혔다. 온몸에 으스스 소름이 돋았다. 이때 몸을 돌린 한현진은 주전자를 들고 그 자리에 굳어있는 송가람을 보고는 상황을 살피기 위해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곤 곧 송가람의 목에서 기어 다니는 하늘소를 발견했다. 어떤 품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촉수를 제외한 몸길이만 해도 새끼손가락만큼 길었고 날갯짓하듯 움직이는 부리는 보고만 있어도 두려움을 자아냈다. 한현진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뭐가 저렇게 커.”목에서 기어 다니는 물체가 대체 뭔지, 사람을 무는 건 아닌지, 독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송가람은 그저 그 자리에 굳은 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송가람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 오빠, 대체 뭔데요? 놀리지 말고 빨리 떼어줘요.”강한서가 송가람을 달래며 말했다. “말 하지 마. 목에 있는 거 건드리지도 말고. 내가 천천히 가서 떼어줄게.”“네.”대답한 송가람은 더 이상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천천히 가서 떼어준다던 강한서는 정말 그 말처럼 천—천—히, 한 발 한 발 움직였다. 마치 다리가 불편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한현진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너무 발연기잖아. 송가람이 놀라 이성을 잃어서 망정이지, 안 그럼 다 들켰을 거야.’7, 8m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강한서는 2분을 들여 도착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미지의 공포를 마주한 사람에겐 단 1초도 칼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견디기 괴로웠다. 강한서는 드디어 송가람의 뒤로 다가갔다. 하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51화

    강한서를 본 한현진이 눈웃음을 예쁘게 지으며 나지막이 그를 칭찬했다. “연기력 좋던데요, 강 대표님.”강한서가 한현진을 노려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서 더 지켜봤다간 은서가 내일 나랑 연을 끊겠다고 하겠어.”한현진이 말했다. “안 그럴 거야. 세뱃돈을 받았으니까 널 조금은 더 참아줄 수 있어.”강한서가 말했다. “네가 이렇게 세뱃돈을 받으라고 가르친 거야?”“모함하지 마. 난 가르친 적 없어.”“네가 직접 가르치지 지는 않았겠지만 적지 않게 모범을 보이긴 했지. 평소에 나한테 어떤 식으로 선물을 받아냈는지 잊었어?”한현진: ...한현진은 강한서가 그녀에게 뭔가를 사주게 하기 위해 늘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선물은 내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직접 생각해서 해줘야 의미가 있는 거야. 계속 내가 눈치를 줘야하는 거라면 그건 날 좋아하지 않는 거지.”은서가 한현진의 포인트를 잘 캐치한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뻘쭘해진 한현진이 생각했다. ‘앞으로 부부 사이의 이런 낯간지러운 대화는 아이 앞에선 조심해야겠어. 우린 장난으로 하는 얘기였지만 어린애는 진심으로 받아들이잖아. 정신 건강에 안 좋겠어.’강한서가 위층으로 올라간지 얼마 되지 않아 한현진이 내려왔다. 한현진은 캐주얼한 후드티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조금 짧아진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어 반듯한 이마를 드러냈다. 빨간 입술의 한현진은 혈색이 좋아 보이기만 했다. 과분하게 건강한 한현진의 심신 역시 송가람에겐 질투의 대상이었다. 강한서가 보이지 않자 송가람도 더 이상 사이좋은 척 가식을 떨지 않았다. “얼굴 좋아 보이네요. 큰 병인 건 같지 않아요.”한현진이 씩 웃었다. “심심하면 픽 쓰러지는 가람 언니 체질을 보고나서 열심히 운동을 했더니 효과가 있더라고요. 몸이 안 좋다가도 빨리 회복하던데요.”한현진의 숨은 말뜻을 알아들은 송가람이 째릿, 그녀를 노려보았다. “한현진 씨, 들어와 산지도 이젠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 한서 오빠 기억을 회복하는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50화

    ‘이런 거로도 날 엿 먹이는 거야?’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실망한 기색으로 가득한 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이젠 내 말도 안 듣겠다는 거야?”시선을 올린 은서가 고개를 똑바로 들고 말했다. “현진 이모가 만약 다른 사람이 준 선물을 받고 싶지 않으면 거절할 권리가 있다고 알려줬어요. 전 이 머리핀 갖고 싶지 않아요.”“현진 이모가 마음에 안 들어도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 한다고도 가르쳤을 텐데?”입을 꼭 닫은 은서가 몇 초 후에야 송가람에게 말했다. “가람 이모, 고마워요. 하지만 전 안 받을래요.”손을 내밀고 있는 송가람은 머리핀을 주기도, 다시 가방에 넣기도 애매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녀는 한참만에야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은서는 뭘 좋아해? 다음에 이모가 사줄게.”은서가 말했다. “제 도움이 필요하세요?”송가람이 멍해졌다. “뭐?”은서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진 이모가 그랬어요. 아무 이유 없이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불순한 목적을 갖고 있는 거라고요. 이모는 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무 이유 없이 선물을 주려고 하잖아요. 설마 저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 거예요?’송가람이 겨우 미소를 지었다. “은서가 이렇게 귀여운데 이모가 왜 은서를 안 좋아하겠어. 현진 이모가 은서에게 농담한 거야.”자신의 앞길을 막는 건 한현진 하나면 충분했다.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꼬맹이가 덧붙은 지금, 송가람은 저도 모르게 오지랖 넓은 강한서를 원망했다. ‘대체 왜 개나 소나 불문하고 곁에 두는 거야. 한서 오빠와 결혼하면 꼭 이 꼬맹이를 다른 곳에 보내버려야겠어.’은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녜요. 가람 이모는 은서 안 좋아해요. 설 연휴에 성우 삼촌, 신우 삼촌, 미주 이모 그리고 다른 삼촌과 이모들도 저에게 세뱃돈을 줬어요. 어른들은 예뻐하는 아이에게만 세뱃돈을 주는 거라고 현진 이모가 그랬어요. 하지만 가람 이모는 저에게 세뱃돈을 안 줬잖아요. 절 싫어하는 게 분명해요.”‘돈귀신 같은 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49화

    한열의 일은 결국 서해금과 송가람의 의심을 사고 말았다. 송가람은 쉽게 속여 넘길 수 있었지만 서해금은 이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한서 오빠, 오늘 출근 안 하셨네요?”송가람은 직접 묻기로 결정했다. 강한서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마 전까지 신제품 발표회로 계속 바빠서 제대로 쉰 적이 없거든. 요즘 안 나쁠 때 휴가나 좀 보내려고.”송가람이 나긋하게 말했다. “쉴 때가 되긴 했어요. 돌아오고 나서 지금까지 계속 바쁘기만 했잖아요. 교수님이 재검 받으러 오라고 하셔도 계속 미뤘잖아요. 오빠 건강 때문에 전 정말 걱정이에요.”“마침 휴가 중일 때 오빠가 재검 받을 수 있게 제가 교수님께 연락드릴게요. 현진 씨도 계속 여기서 오빠가 기억을 회복할 수 있게 도운지도 시간이 꽤 지났는데 효과가 있는지 교수님께서 확인해주시면 좋잖아요. 안 그럼 아무 명분도 없이 미혼 남녀가 계속 같이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현진 씨 명성에도 안 좋아요.”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연락해줘. 고생해.”주저함 없이 쿨한 강한서의 대답에 송가람은 또다시 자신이 괜한 의심을 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강한서는 기억을 회복한 것이 아니라 같이 집안 아래 함께 지내다 보니 또 다시 한현진에게 마음이 흔들린 것일지도 몰랐다. 애초부터 황 닥터는 송가람에게 강한서처럼 건강한 심리를 갖고 있고 심지가 강인한 사람에게는 심리 암시의 지속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송가람이 말을 이으려던 그때, 은서가 갑자기 밖에서 들어왔다. 아이는 집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큰소리로 말했다. “한서 삼촌, 제가 뭐 잡았게요?”거실로 들어와 소파에 앉아있는 송가람을 본 은서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 은서는 송가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강한서가 금방 돌아왔을 당시 송가람은 강한서의 본가에 자주 드나들었고 친구가 없었던 은서는 줄곧 강한서 곁에 붙어있었다. 송가람은 강한서 앞에서는 은서를 예쁘고 귀엽다고 칭찬하며 먼저 얘기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48화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마침 그 얘기를 들은 한현진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젠장! 저런 걸 핑계라고!’강한서의 말에 송가람의 눈빛에 순간 혐오의 감정이 스쳐갔다. 그녀는 결국 강한서가 건네는 신발 커버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강한서가 송가람을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송가람의 눈빛은 끊임없이 집안 구석구석을 훑었다. 소파에는 커플 쿠션이, 테이블에는 커플 컵이 놓여있었다. 벽 여기저기에는 강한서와 한현진의 웨딩 사진이 걸려있었고 심지어 테이블에는 한현진의 머리핀과 머리끈이 있었다. 집안 여기저기 여자의 생활 흔적이 묻어있었다. 송가람의 눈빛이 우울하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커피 마실 건지, 아니면 차를 마실 건지 묻는 순간 그녀는 곧 다정하고 무해한 표정을 지었다. “차면 돼요.”송가람에게 앉으라고 얘기한 강한서는 황씨 아주머니에게 물을 떠달라고 부탁했다. 송가람이 나지막이 말했다. “한서 오빠. 전에 현진 씨에게 들었는데 오빠가 우린 홍차가 유난히 향이 좋다면서요. 차를 내리는 오빠만의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거예요?”한현진이 멈칫했다. 한현진은 자신이 송가람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음을 확신했다. ‘설마 강한서 기억 상실을 의심해서 일부러 이런 식으로 강한서를 떠보는 거야?’한현진은 혹시라도 강한서가 말실수는 하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그녀의 걱정과 달리 강한서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게 송가람의 질문에 대답했다.“현진 씨가 널 속인 거야. 난 차 내릴 줄 몰라. 그리고 홍차를 제일 싫어해.”송가람이 또다시 질문했다. “그럼 오빠는 무슨 차를 좋아하시는데요?”강한서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용정차.”송가람이 강한서의 작은 표정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왜요?”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어쩐지 용정차로 만든 계란장조림이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말하며 뭔가를 떠올린 듯 강한서가 나지막이 중얼였다. “나중에 아주머니에게 만들어보라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47화

    한현진이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서해금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현진아, 나야. 몸은 괜찮아? 푹 쉬었어?”“네, 괜찮아요.”서해금이 가식을 떨면 한현진 역시 가식으로 받아쳤다. “며칠 동안 출근을 못해서 일이 많았을 텐데 아주머니께 폐를 끼쳤네요.”“얘는, 우리 사이에 무슨 그런 말을 해.”서해금이 말을 이었다. “친구가 나한테 최상급 연와를 선물해줘서 가람이에게 너한테 가져다주라고 했어. 한동안 먹으면 기력회복에 좋을 거야.”“고마워요, 아주머니. 하지만 전 괜찮아요. 지금 집에도 있어요. 아주머니 드세요.”“품질이 좋은 연와야. 밖에서 쉽게 살 수도 없어. 네 아빠도 좋아하시는 거야. 전에도 계속 더 있으면 너한테 주라고 하셨어. 네가 거절하면 네 아빠는 내가 야박하게 군거라고 생각하실 텐데.”잠시 말을 멈춘 서해금을 다시 입을 열었다. “가람이가 이미 출발했어. 아마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야. 받으면 조금 먹어봐. 마음에 들면 내가 나중에 더 보내줄게.”한현진은 마음속으로 욕을 지껄였지만 겉으론 예의 바르게 말했다. “네, 알겠어요. 고마워요, 아주머니.”“아, 그리고 조향 대회 예선이 곧 시작될 거야. 나중에 참가자 명단을 너에게 보내줄게. 한 번 확인해 봐. 문제없으면 그대로 대회 신청할게.”“알겠어요.”전화를 끊은 한현진은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달려가며 강한서를 불렀다. 서재에서 서류를 프린트하고 있던 강한서는 한현진의 부름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줄 알았다.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그녀를 보고는 체념한 듯 말했다. “왜?”“빨리, 빨리, 빨리. 송가람이 온대. 집 정리 좀 해 놔!”강한서가 말했다. “뭘 정리해?”“사진이며 커플템 말이야. 송가람이 와서 보면 우리가 눈이라도 맞았다고 의심하면 어떡해?”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우린 합법적인 사이야.”“얼른 정리나 해.”한현진은 말하며 소파 위에 있던 쿠션과 테이블에 놓인 컵, 그리고 신발장에 있던 슬리퍼까지 전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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