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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친구들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노래방 코너로 향하고 있었다.노래방 룸에 들어와 모두 분위기에 취해 즐기며 놀기 시작했다.룸은 많이 어두운데다 다들 술까지 마셨으니 말이다. 게다가 한 쪽 구석에서 장민영과 유정식 이 커플은 서로 꽁냥꽁냥하고 있는 중이었다.그 광경을 본 친구들은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허나 그것도 잠시 여자 세 명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삼총사중 임동현을 제외한 나무지 친구들은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각자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소파에 앉아 있던 임동현은 이 상황이 무지 지루하긴 했지만 또 자리를 뜨자니 예의에 맞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리하여 노래를 부르고 있는 여자애들에게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비록 연기 학과를 전공하고 있었지만 노래 실력도 훌륭하기 그지 없었다.시간이 점차 흘러가고 있었다.노래를 부르던 여학생들이 지쳐 휴식을 취하려던 그 시각유정식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와 주신 세 명의 미녀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표하겠습니다."그리고는 임동현을 가리키며 말을 덧붙였다. "옆에 있는 이 분은 제 절친 임동현입니다. 현재는 솔로 상태이고요, 남자친구가 없으시면 연락처 교환해 보는 거 어때요? 그렇게 알아가다 보면 사랑의 불꽃이 생겨날 수도 있는 거고, 다른 건 몰라도 제 친구 임동현은 한결같이 한 사람만 쭉 사랑하는 스타일이거든요."그 말을 들은 임동현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하긴 한결같이 바보였지, 여친한테 차인 후 화가 너무 치밀어 혼수 상태에 빠지기까지 했으니까.내막을 모르는 분들은 칭찬일격이겠지만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로써는 웃음거리 삼아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녔었다. 보아하니 유정식이 제대로 취했나 보다.말을 마친 유정식은 여학생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다. 장민영은 세 명 모두 남자친구가 없다고 유정식에게 미리 뀌띔해준 덕에 얘기를 꺼내게 된 것이다.그러나 임동현이랑 저기 키가 제일 큰 손세희는 전혀 매칭이 안 될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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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게다가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또 임동현한테 관심을 보인다는 게 말이나 돼?대체 임동현 이 자식을 좋아하는 여자가 몇 명인 거야?이게 무슨 여친한테 차이더니 행운의 신이라도 들이 닥친 건가?임동현도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그는 시스템이 생긴 후부터 연애운이 넘쳐나고 있다고 느꼈다.처음에는 조현영.그 다음에는 한소희.게다가 이번에는 또 손세희까지.전부 다 여신급으로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누구를 선택해야 될 까?선택은 어린아이들한테나 있는 거지.난 다 가질 거야.곧 정신을 차린 임동현도 일어서며 말했다. "손세희, 안녕, 나도 만나서 반가워."둘은 가볍게 악수를 한 후 연락처와 카톡을 교환했다.근데 바로 이때룸 문이 열렸다.종업원이겠지 했는데발을 들인 사람은 작고 뚱뚱한 중년 아저씨였고그 뒤를 따르던 사람은 어제 손세희와 만나기로 했던 감독 진성이었다.오늘 밤 다른 두 투자자와 함께 하려던 진상과 유성해는 길 가다 손세희와 몇몇 친구들이 여기에 있는 것을 우연히 지나쳤다.그러자 유성해는 비서를 시켜 룸 번호를 확인한 후 두 명의 투자자와 함께 여기로 장소를 옮겼던 것이다.룸에 들어와 진성은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학생 친구들, 안녕하세요, 저는 진성이라고 해요."그러고는 옆에 있는 작고 뚱뚱한 중년 남성을 소개했다."제 옆에 계신 이 분은 신원 엔터테이먼트의 유 회장이십니다. 저희가 여러분 들을 한 번 뵙고 싶어서 이 자리에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강남 미디어 대학교 학생분들 맞으시죠? 유 회장님과 제가 수십 억 투자를 얻게 된 영화의 캐스팅을 위해 강성까지 와서 여러분들 대학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함께 한 잔 하면서 자리를 해도 괜찮으시죠!"진성이 말을 마치자유성해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세희에게 다가와 말했다."그 쪽이 손세희 학생 맞아요? 저는 신원 엔테터이먼트의 회장 유성해라고 해요, 만나서 반갑네요, 그 쪽 이미지가 저희 회사가 투자한 영화의 주인공하고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앞에 있는 손세희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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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임동현과 손세희는 떠났다.룸에 남겨진 유성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신원 엔터테이먼트 회장님이 된 이후로 이렇게 난처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연예인에 관심이 없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여자에 대해 유성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주인공 역에 꼭 출연하고 싶었던 정유채와 진성현은 유성해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어찌됐든 진성은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감독이기도 하니 유정식을 제외한 삼총사들은 진성의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 박범호와 같은 사람들한테 있어서 진성은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각자 생각에 잠긴 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반면 임동현과 손세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중이었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손세희는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임동현, 여기 호텔이 너희 집 호텔이지?""어?" 임동현은 순간 멍해졌다.그러자 손세희는 말을 이어 갔다. "숨기지 않아도 돼, 너희 집 호텔은 아닐 지도 몰라도 이 호텔과 아주 깊은 사이인 건 틀림 없어 보이거든.""내가 뭘 숨겨? 지금 무슨 얘기하는 지 모르겠는데." 임동현은 답했다."임동현, 너 그거 알아? 아무리 호텔에서 이벤트를 한다고 해도 이삼천 만원이나 되는 술값을 할인도 아니라 전액 무료라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너무 과하다는 생각 안 들어?""이 호텔이 술값을 받든 안 받든 나랑 뭔 상관이야?""임동현, 인정 안 해도 상관없어, 여자의 촉이 얼마나 정확한 지 알아? 이런 큰 금액은 호텔의 관계자나 지분을 갖고 있어야 결정할 수 있는 거거든, 민영이랑 친구들이 학교에 돌아온 후에 우리 같이 분석해보지 뭐, 대체 누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 건지."임동현은 너무 놀라웠다, 아이큐가 높아도 너무 높은 거 아닌가? 술값 면제해 줬을 뿐인데 탐정도 아니고 어떻게 이것까지 추리해 낼 수 있는거지.사실 손세희는 어제 호텔에 들어설 때 종업원들이 그한테 굽신거리는 걸 보고 확신하게 됐다는 걸 그는 알지 못했다."그래, 손세희, 너가 진짜 대단해, 이번 일은 내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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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BJ는 지금 <배틀 그라운드> 라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재스민으로 불리는 아주 귀여운 소녀였다.천황 레벨의 임동현이 라이브로 입장하자그녀는 구석 모퉁이에 있는 자리에서일어나 엄지와 중지를 구부리며 중국식 난초꽃을 비롯한 아름다운 손짓에 허리를 굽히고 존경의 의미를 표했다."성냥개비 황제님이 제 채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서 인사를 올리겠습니다."이 분은 지극히 모셔야 할 슈퍼급 인물이시다.귀여운 BJ의 환영 인사에 임동현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역시 돈으로 안 되는게 없구만.임동현은 곧바로 댓글을 달았다."제스민, 이번 게임에서 최후까지 살아 남으면 내가 육백 육십개의 슈퍼 로켓 쏴 줄게."임동현의 댓글을 본 제스민은 감격에 차 올랐다. 이번 판만 이기면 평소에 백 번 아니 천 번의 게임을 하는 것보다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였다.바로 자리에 앉아 게임을 시작하며 말했다. "성냥개비 황제님 너무 감사해요, 이번 판 꼭 승리하도록 하겠습니다."지켜보던 채팅자들도 대댓글을 달기 시작했다."성냥개비 황제님 대단하십니다.""성냥개비 황제님 위대하십니다.""황제님 존경해요, 역시 포스가 남다르시네요."재스민은 신중하게 게임 캐릭터로 플레이하고 있었다. 평소 열 번 플레이하면 여덟 번은 승리할 정도로 게임 실력이 괜찮은 편이었다.그러나 혹시나 실패하면 이 억 원이나 되는 선물을 날려버릴 까 긴장감이 몰려왔다.조심스레 게임하다 끝내 최후 3인에 들어선 재스민은 성공이 곧 코 앞이라 생각하니 그제야 안도의 한심을 내쉬었다.하지만 수류탄 하나가 그녀의 옆으로 날아 왔다. 재스민은 서둘러 피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재스민은 사망했다.그 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이 억 원이나 되는 선물을 놓쳤다는 현실에 재스민은 컴퓨터만 멍하니 들여다 보고 있었다.채팅방에 있는 사람들까지 몹시 안타까웠다.게임 실력이 꽤 괜찮아 보였던 BJ가 불쌍한 임동현은 댓글을 하나 더 달았다."재스민, 오빠랑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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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곧 다가오는 어린이날로 인해대학교는 이번 주 주말 휴식을 취소했다.어린이날 예술 공연 역시 휴가 전날에 열리기로 결정되었다.임동현은 평소와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임동현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도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었다, 다만 학교의 유명인사로 그를 모르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임동현은 골든 호텔 인수인계를 마치고 호텔 이사로 임명되었다. 그 후 삼 조 사천 억을 사용해 백 팔십 개의 리치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었다.임동현은 사십 개 포인트를 사용해 체력과 정신력을 각각 오십 점까지 높인 후 사십 오 점이랑 오십 점의 차이가 크다고 보지 않아 여기에서 멈춰 버렸다.오십 점에 달하면 체력과 정신력은 "강함"범주에 들어선다.임동현은 남은 백 사십점은 추후 필요한 기능이 생기면 그때 사용할 계획이었다.어린이날 전날임동현은 오전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기숙사에 들어와 저녁에 참석할 학교 문예 공연 준비 중이었다.강남 미디어 대학은 이미 방학이 시작되어 가까운 곳에 사는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손세희도 짐을 정리하고 있던 찰나전화벨이 울렸다.어머니의 번호를 확인한 손세희는 곧장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마친 손세희는 넋이 나갔다.어머니는 당분간 집에 오지 않는게 좋겠다며 돈 이천 만원을 입금하고 좀 아껴쓰라고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그 말을 들은 손세희는 본능적으로 큰 일이 벌어졌다고 느껴 여러 차례 추궁을 거듭하자 어머니가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이 생겼다고 말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채권자들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으니 그녀가 집에 돌아오는 순간 잡힐 거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잠시 외할머니 집에 숨어 있다고 한다.그 충격으로 아버지는 이틀째 밥도 안 먹고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고 했다.아버지는 손세희에게 있어서 하늘과도 같으신 분이다. 그런데 몇 년이나 해 오던 사업인데 어떻게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리는지 손세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을 다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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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전화가 연결되었다."엄마, 나 지금 할머니 집 앞이야, 문 열어줘." 손세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세희야,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오지 말라고 했잖아?"어머니의 목소리는 많이 지쳐 있었지만 그나마 살아 계시다고 생각하니 손세희는 한숨을 내쉬었다.마침내 문이 열렸다.어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손세희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울음을 그친 모녀는 집안으로 들어왔다.집 안에 아무도 없자 손세희는 물었다. "엄마, 대체 무슨 일이에요? 아빠는? 외할아버지하고 외할머니는? 여동생은 다 어디에 있어요?""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삼촌 집으로 가고 아빠는 방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세희야, 아버지 좀 설득해 봐, 이틀째 밥도 안 먹고 저러고만 있는데 몸 상할까 걱정이야."손세희는 방 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를 보았다.손세희는 이미 반백이 되어 버린 이 분이 자신의 아버자라니 믿기지가 않았다.예전의 그는 농촌에서 올라와 이 큰 도시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며 얼마나 활기가 넘쳤었는데, 게다가 가장 먼저 출세하게 된 그를 동네에서는 우러러보게 되는 대상이었다.허나 지금 예순살로 돼 보이지만 사실상 마흔 살 중반인 이 분은 어깨가 축 처져 생기라곤 전혀 없어보였다."아빠!" 손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불렀다.뜻밖에도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담배만 계속 피우고 있었다.손세희는 고개를 돌려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 왜 저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휴, 너희 아빠 사기 당했어, 동업자가 회사의 모든 돈을 챙겨 외국으로 도망갔어, 그 뿐만이 아니야, 은행과 몇몇 사채업자 통해서 얻은 대출과 차용증을 다 너희 아빠 이름으로 해 놓은 거야, 문제는 너희 아빠가 회사 대표잖니, 이게 다 너희 아빠가 갚아야 할 돈으로 돼 버린거야, 그 충격이 너무 컸는지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얘져 밥도 안 드시고 멍하니 앉아만 있는 거야.""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잖아? 멀쩡하던 집안이 어떻게 한 순간에 이렇게 돼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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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강남대학!몇만 명의 학생이 운동장에 즐비하게 앉아있다."5.1절" 축제가 곧 시작된다.먼저 학교 윗분들의 축사가 진행되고이어 학생들의 공연이 시작된다.학생들은 노래, 춤, 단막극, 만담, 마술 등의 무대를 펼친다.하지만 축제가 진행되던 이때 임동현은 무대 아래 관객석에 없었다.그는 담당 교수님에게 강의실로 불려 갔는데, 물론 임동현뿐만 아니라 그 과의 모든 학생이 불려 갔다.모두들 어리둥절한 눈치였다.그때 담당 교수님이 입을 열었다."오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설화 학생이 몸이 불편해서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단다. 피아노 칠 줄 아는 학생이 있으면 설화 학생 대신 무대에 올라가도록 하자. 잘 치지 않아도 괜찮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정도면 된단다."학생들은 모두 소설화를 쳐다보았다.발그스레하던 소설화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담당 교수님은 한참을 기다려도 나서는 학생이 없자 이어서 말했다. "오늘 무대에 오르는 학생은 앞으로 결석 신청이든 뭐든 다 허락해 주겠다."그 말을 듣자 몇몇 욕심내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피아노 연주는 실력이 필요하기에 며칠 배운 정도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임동현 또한 의향이 있었다.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앞으로 결석 신청은 쉽게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임동현은 리치 포인트를 써서 기능란에 피아노를 추가했고, 리치 포인트 10개를 더 추가했다. 그러자 피아노 스킬이 입문 수준에서 마스터 수준으로 바로 업그레이드 되었다.이내 임동현은 머릿속에 어마어마한 지식이 쌓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감을 잡은 임동현은 일어서서 말했다. "교수님, 제가 해보겠습니다."학생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눈길로 임동현을 쳐다보았다. 삼총사와 소설화, 담당 교수님 또한 마찬가지였다.임동현이 피아노를 칠 줄 안다고?웃기지 마.대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만 했던 임동현인데 피아노 배울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피아노 칠 줄 알아?" 담당 교수님이 잠깐 머뭇거리더니 물었다."칠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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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손세희는 자신 집안의 빚은 그저 몇억 원 정도의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다. 임동현은 재벌 2세이기 때문에 그 정도 금액은 쉽게 빌려줄 것이었다.하지만 2조 원이나 빚을 졌을 줄이야.2조 원! 임동현이 아무리 재벌 2세라지만 이렇게 많은 현금을 내놓을 수 있을까?임동현 집안이라면 가능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임동현은 아직 학생이다. 그렇기에 임동현 집안에서 이렇게 많은 돈을 낯선 사람한테 빌려줄 리 만무했다.어떡하지???어떡하지???안 돼, 부모님께서 어렵게 희망을 품으셨는데 지금은 사실을 들켜선 안 돼."아빠, 임동현은 제게 돈을 빌려줄 거예요! 왜냐하면… 사실 임동현은 제 남자친구거든요. 저희 사귄 지는 반 년 정도 됐어요. 제가 아직 어려서 두 분께서 걱정하실까 봐 미리 얘기를 못 드렸어요."손위성과 진세연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남은 의심은 모두 사라졌다.딸이 이렇게 대단한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것에 대해 그들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그들은 딸에게 자부심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손위성은 이런 의문이 들었다.딸이 혹시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건 아닐까?그럴 수도 있겠다!그런 생각이 들자 손위성은 말했다. "그럼 지금 네 남자친구한테 전화해서 돈을 빌려줄 수 있는지 한번 물어봐."순간 당황한 손세희가 입을 열었다. "아빠, 내일 전화할게요...! 일단 뭐 좀 먹을까요? 저 배고파요."비즈니스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손위성은 딸의 미세한 변화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역시나. 손위성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이건 단지 딸이 시간을 끄려는 속셈일 뿐이었다.이때 진세연이 말했다."세희야, 지금 전화해봐! 만약 돈을 빌릴 수 있다면 너희 아빠도 준비를 할 거고, 만약 빌릴 수 없다면 우리는 너희 두 자매가 잘 정착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거야. 그러지 않으면 너희 아빠랑 난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거야."손세희는 어쩔 수 없이 전화기를 꺼내 임동현의 번호를 눌렀다.손세희는 속으로 절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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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2조 원이면 돼?손세희가 살면서 들은 말 중에 가장 감동적인 한 마디였다. 이 한 마디가 구렁텅이에 빠질 뻔한 손세희 가족을 살렸다.손위성과 진세연도 눈을 커다랗게 뜨고 서로를 쳐다보았다!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딸의 남자친구가 이렇게나 속 깊은 사람이었다니!2조 원을 저렇게 쉽게 빌려줄 줄이야.무려 2조 원이다. 그들 집안이 한창 잘 나갈 때 조차 2조 원은 쉽게 마련할 수 없었다.하지만 임동현이 저렇게 쉽게 빌려주다니.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우리 딸의 남자친구라고? 손위성과 진세연은 날아갈 듯이 기뻤다.게다가 2조 원을 빌려주는 것만 봐도 임동현은 딸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충분해! 완전 충분해! 고마워, 동현아!" 손세희는 한바탕 울음을 터트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오후부터 쭉 긴장해있던 그녀는 드디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이 기분을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었다."은행 계좌번호 보내줘. 이따가 입금할게!" 임동현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전해졌다."응! 정말 고마워, 동현아!"전화를 끊은 손세희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임동현에게 보냈다.그러고 나서 손위성과 진세연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아빠, 엄마, 왜 그러세요?""세희야, 임동현이 정말 네 남자친구니?""맞아요! 남자친구가 아니라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어떻게 2조를 선뜻 내놓겠어요!""그건 그래! 그러면 언제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올 거니? 남자친구한테 감사 인사라도 해야지.""언제 시간되나 보고요! 평소엔 엄청 바쁘거든요.""그래, 그럼 네 남자친구 시간 날 때 꼭 집에 데려오렴!""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엄마, 얼른 밥부터 해줘요! 아까부터 배고팠다고요."이때 손세희의 휴대폰 알람음이 울렸다."고객님의 은행 계좌에 2조 원이 입금되었습니다."세 사람 모두 동시에 멍해졌다.그리고 바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임동현이 돈을 빌려주겠다고 말했어도입금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런데 이렇게 바로 입금되었다니. 손세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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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뒤이어 임동현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그때""우연히""사랑에 빠졌지.""거침없던 그 시절에""잘 안다고""여겼기에""열정적으로 사랑했지.""두 손으로 꽉 잡고 놓지 못해.""마음 속 집착과 미래.""너의 사랑""잊지 못해.""하지만 결말을 바꿀 순 없어.""너를 붙잡지 못했어.""그 사람도""기대하는 사랑을 줄 순 없을 거야.""유치한 그 사람.""오......"노래 1절이 끝나자만 명이 넘는 관객석은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이내 2절이 시작되었다."너의""사랑을""마음속에 간직하다""아무도 없는 곳에서 다시 꺼내 봐.""너도""이젠""더는 슬프지 않은지.""태양 아래 바다처럼""정성껏 물들인 것처럼""네가 웃음 짓기를, 네가 용감해지기를.""잊지 못해."(PS. 보이스 차이나 우승자 량보의 <남자>라는 노래로, 이 책을 현실과 평행세계로 봐주시길 바랍니다.)노래가 끝났다.하지만 관객석은 여전히 쥐 죽은 듯 조용하였다.놀라운가?그렇다.임동현이 이렇게 정성껏 노래 부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기 때문이다.작사나 작곡, 가창력, 피아노 연주까지 그 모든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노래 가사가 자신의 이야기 같이 느껴진 몇몇은 눈시울을 붉혔다.강선미는 친구 주예은의 품속에서 눈물을 흘렸다.임동현이 쓴 가사 내용이 바로 그녀의 과거였다.노랫말 속 "그와 그녀"는 임동현과 강선미였다.주예은은 눈물 흘리는 친구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이렇게 멋지고 한결같은 임동현과 헤어지다니. 강선미는 임동현을 가질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무대 아래에 앉아 있던 소설화가 무대 위의 임동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소설화는 3년 동안 한 반 친구였던 임동현이 낯설게 느껴졌다.피아노 연주 실력과 가창력, 작사 및 작곡 실력까지 모든 것이 훌륭했다.가장 중요한 건 자기 경험을 담아 이토록 심금을 울리는 가사를 써내다니.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그는 어두운 밤하늘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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