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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51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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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오늘 일은 아내가 알면 안 돼요.”태윤은 경호원들에게 일러두었다.이 부잣집 도련님은 이미 가정을 꾸렸다. 그런데 성소현이 공개적으로 고백을 하다니, 당연히 아내가 알면 안 된다.성소현의 고백 때문에 전 씨 그룹 사람들이 이 일을 알게 됐다. 태윤이 회사 로비로 걸어 들어갔을 때 직원들은 슬쩍 태윤을 쳐다보았다.그러나 태윤은 평소처럼 차가웠고 입술도 꾹 다물고 있었다. 경호원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그 멋있는 자태, 마치 왕이 행차하는 것 같았다. 이런 남자는 젊은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아주 쉬울 것이다.회사안에도 많은 젊은 여직원들이 태윤의 실물을 보고 감탄했다. 그러나 당연히 고백하는 사람은 없었다. 태윤을 쫓아다니는 사람은 더욱이 없었다.전씨 가문의 문턱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높다. 전씨 가문의 아들이 일편단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무나 전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넘볼 수 없다는 말이다. 문제는 전씨 가문 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태윤은 핸드폰을 꺼내 성기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전화를 받았다.“이야,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전 대표가 전화를 다 하고, 무슨 일이길래?”성기현은 히죽거리며 놀렸다. “야, 성기현, 네 여동생 관리 좀 잘해!”태윤이 여동생을 언급하자 성기현은 갑자기 목소리가 바뀌었다.“소현이가 왜?”성기현은 여동생이 태윤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짝사랑한 지 벌써 몇 년째란걸 안다. 사실 최근 소현은 태윤에게 고백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이 일이 떠오른 성기현은 심장이 마구 뛰었다.‘설마 소현이가 정말로 태윤한테 고백한 건 아니겠지? 아니, 대체 왜 그렇게 나무토막처럼 생긴 태윤을 좋아하는 거지?’“걔가 지금 사고 치고 있다고! 아직 회사 앞에 있으니까, 네가 와서 데려가!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서 쫓아내라고 한다?”“아냐, 아냐. 내가 아내한테 데리고 오라고 할게. 전 대표 귀찮게 할 순 없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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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태윤은 걔가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그냥 마음 접으라고 설득 좀 해봐. 태윤은 자기 주위에 가족 빼고는, 한 번도 젊은 여자 문제에 얽힌 적이 없어. 정도 없고 배려도 없는 사람이라니까. 아무리 말해도 소현이 걔는 안 들리나 봐.“성기현은 여동생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지금 일이 좀 있어서, 내가 갈 수 없으니까 당신한테 부탁 좀 할게.”“그래, 당신 일 봐. 지금 아가씨한테 가볼게. 아가씨 데리고 어머니랑 같이 쇼핑하지 뭐. 어머니 기분이 많이 가라앉아계신 것 같아....”성기현의 아내는 시어머니와 사이가 아주 좋다. 요즘 시어머니가 우울해하는 것 같아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쇼핑하러 나왔다. 쇼핑하다 보면 어머니 기분이 좀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였다.기현은 순간 침묵했다.기현의 엄마, 이경혜가 우울한 이유가 바로 자기 여동생, 즉 기현의 이모인 이경희가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는 평생 여동생을 그리워했다.이경혜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그녀가 어렸을 때 가족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 그녀와 네 살짜리 여동생만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이 자매는 그렇게 보육원에 보내졌고 나중에 돈 많은 부부가 입양할 아이를 찾으러 보육원에 왔다.그 부부는 이 자매 중 여동생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경혜는 당시 8살이였고 여동생은 4살이였다. 그녀는 동생을 매우 아꼈지만, 여동생이 부잣집에 입양된다는 사실을 알고 보육원에서 자라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부부가 동생을 입양하는 것을 찬성했다. 자매는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남겼다. 그날 이후로 자매는 헤어졌고, 몇십 년이 흘렀다.이경혜는 성인이 된 후 보육원을 나왔다. 그녀는 똑똑하고 강인한 사람이어서 자신의 노력으로 비즈니스계의 엘리트가 되었다. 사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으며, 사장 아들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결국 재벌 집에 시집가 성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었다.이경혜는 여유가 생긴 후, 여동생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나 몇십 년이 지나도록 소식 하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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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성소현은 결국 올케언니에게 끌려갔고, 부서진 스포츠카는 보험회사에 전화해 견인차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올케언니에게 끌려갈 때, 성소현은 말했다. “태윤이 내 차를 박았어요. 딱 내가 그 사람의 빌미를 잡은 셈이 된 거지. 언니, 내가 이미 이렇게 한 걸음 내디딘 이상, 계속 밀고 나가볼까 해요. 한 삼사 년 정도 노력할 거예요. 안되면 어쩔 수 없죠. 할 수 있는 만큼 해볼 거예요.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언니, 언니가 나한테 제일 잘해주는 거 알아요. 우리 오빠도 언니 말을 제일 잘 듣고요. 그러니까 언니가 우리 오빠한테 말 좀 전해줘요. 내가 행복할 권리를 추구하는 거, 그거 간섭하지 말아달라고요.”성소현은 올케언니의 열정이 부러웠다. 결혼 전 올케언니는 오빠에게 열심히 대시했다. 1년 정도 오빠를 따라다녔으나 결혼 후에는 반대가 되어 지금은 성기현이 올케언니를 여왕 모시듯 한다.올케언니는 그때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용감히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행복한 생활은 없었을 것이라고 언니가 한두 번 말한 것이 아니다.기현의 아내는 운전하며 말했다.“아가씨, 나는 아가씨의 행복을 응원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 태윤은요, 우리 관성시에서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사람으로 소문났잖아요. 태윤 근처에 젊은 여자 있는 거 봤어요?” “우리 집이랑 전씨 가문이랑은 라이벌이잖아요. 남편이랑 태윤이 원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경쟁하는 사이라서 서로 잘되는 꼴을 못 볼 걸요? 그래서 나는 태윤이 아가씨를 이용할까 봐, 혹시 학대라도 할까 봐 그게 걱정돼요.”“설마 학대하겠어요? 전씨 가문도 꽤 고상한 집안이잖아요. 전씨 가문 아들들은 아내에게 잘하기로 아주 소문 났던데.”성소현은 오빠와 올케언니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자연스레 자신도결혼하고 나면 남편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관성의 상류사회에서는 전씨 가문의 남자들이 아내에게 잘하기로 가장 소문 나 있다.“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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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김진우는 웃으며 말했다.“나도 잘 몰라, 누나, 그냥 나한테 맡겨. 내가 내일 멀쩡한 오토바이 타게 해줄 테니까.”절친의 사촌 동생이기도 하고 알게 된 지 꽤 된 사이라서, 예정은 김진우를 믿었다.“그래, 그럼, 부탁 좀 할게.”김진우는 자기가 예정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기뻐서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었다. 누구한테 전화하는지는 모르지만, 상대방에게 주소를 알려주었다.그리고 둘은 오토바이를 견인해 갈 때까지 기다렸다. “도련님!”기사는 눈썰미가 좋아 신호등 건너에 있는 여자를 보았다. 보기에는 사모님인 듯 했다. 녹색 신호등을 기다리는 틈을 타 고개를 돌려 눈 감고 쉬고 있는 도련님을 향해 말했다.“도련님 저기, 저분 사모님 아닌가요?”태윤은 기사의 말을 듣자마자 눈을 뜨고 앞쪽을 보았다. 길가에 여자 한 명 남자 한 명이 있었다. 좀 멀어서 그런지 남자는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 여자는 진짜 예정을 닮은 듯했다.아무래도 한집에서 살다 보니 태윤도 점점 그녀의 모습이 익숙해진듯 싶다.“지나갈 때 조금 천천히 가요. 와이프가 맞는지 확인 좀 하게요.”태윤은 핸드폰을 꺼내 예정에게 전화하려고 했다가, 다시 핸드폰을 넣어두었다.신호등은 빨간색에서 녹색으로 변했다.기사는 천천히 그곳을 지나갔다. 태윤이 자기 아내 예정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그 남자가 누구인지는 태윤의 차가 그곳을 지나가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김진우잖아! 나쁜 새끼.’‘잠깐, 예정이 김진우랑 같이 있다고? 심지어 공교롭게 딱 거리에서 마주쳤다고?’태윤의 마음속은 의문 덩어리로 가득 찼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예정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다.태윤의 차는 점점 멀어졌다.김진우는 멀리 지나가는 외제 차들을 보고 예정에게 말했다.“아까 지나간 차들 있잖아. 그중 한대가 전씨 가문 손자가 평소에 타고 다니는 전용차야.”차들이 지나가고 나자 김진우는 그제야 생각이 났다.“어느 전씨?”“그 재벌가 손자 있잖아. 사람들이 부잣집 도령이라고 부르는. 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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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그 사람이 일반적이라고 해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랑은 만나주지도 않을 거야.”예정은 기껏해야 그날 저녁 그 부잣집 도련님 얘기를 몇 마디 했을 뿐이다. 그 후에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예정이 한 말처럼 그 부잣집 도련님이 아무리 평범해도 그녀같이 평범한 사람을 만날 리 없다.그녀는 지극히 평범한 서민이다. 아무리 잘나가도 거기서 거기다. 게다가 아는 사람 중 진짜 돈이 많은 사람은 절친 심효진 말고는 김진우뿐이고.김진우도 사실 어떻게 보면 부잣집 도령에 속한다.부잣집 도령은 그녀와 같은 세계에 있지 않다. 이번 생에는 어떤 관계로도 엮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진우는 웃으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한 번도 예정을 얕본 적 없다. 그러나 다른 부잣집 도령들까지 그녀를 얕보지 않을지는 알 수 없다. 그는 상류사회라는 집단이 대부분 집안 배경과 신분으로 사람을 대한다는 걸 알고 있다..큰 행사에 참석하면 이 김씨 도령조차도 꽤 주동적으로 대표들과 교류하는데, 사실 그도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차 왔다!”김진우가 부른 차는 길가에 섰다. 차 안에 있는 사람은 차에서 내려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고 김진우를 도련님이라고 불렀다.예정은 그제야 김진우가 자기 기사를 불렀다는 것을 알았다.왕 기사님이 누구에게 트럭을 빌렸는지는 모르지만, 그와 김진우는 힘을 합쳐 예정의 움직이지 않는 오토바이를 트럭에 실었다. 트럭 위에서 김진우는 예정에게 말했다.“누나,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수리점이 문을 닫았으니까, 왕 기사님이 내일 수리점에 맡기고, 다 고쳐지면 가게로 가져다줄 거야.”“응, 고마워.”예정은 진심으로 김진우에게 고마웠다. 만약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예정은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오토바이를 끌고 해가 뜰 때까지 집까지 걸어가야 했다.김진우는 싱글 벙글거리고 있었다.“우리 사이에 고맙긴 무슨.”“누나, 얼른 차에 타. 지금 집으로 데려다줄게. 아직도 예진 누나 집에 살아?”“아니, 나 발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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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깨워야 하나? 할머니가 태윤 씨가 잘 때 전화하면 엄청나게 화낸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시간을 보니 이미 자정이 넘었다.‘태윤 씨가 평소의 집에 오면 보통 이 시간이었으니, 아마 아직 안 자지 않을까?’예정은 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태윤이 안 자고 있다면 일부러 문을 잠갔다는 건데, 왜 이렇게 한 것인지 예정은 알 리가 없었다.아무튼 예정이 김진우와 함께 있었고, 둘이 또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바로 이 때문에 태윤은 꽤 불쾌한 것이 틀림없다.‘꽃뱀한테 걸린 게 분명해. 막상 시집와서 보니 나한테서 가져갈 것이 없다고 생각되니까, 급하게 다른 남자를 찾는 거 아냐?’할머니가 그 꽃뱀한테 속은 게 분명하다.따지고 보면, 할머니도 예정을 안지 석 달밖에 안됐는데, 알면 얼마나 잘 알겠는가.하필이면 할머니가 예정에게 은혜를 입어, 감사한 마음에 그녀를 믿고 태윤을 장가보낸 것인데….핸드폰이 계속 울렸으나 태윤은 예정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자 예정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몇분 지나지 않아 또 전화를 걸어왔다.세 번째 전화하자 그제야 전화를 받았다.“태윤 씨, 자요?”“무슨 일인데?”태윤은 차갑게 되물었다.“당신이 문을 잠궈서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태윤은 잠시 침묵한 후, 여전히 차갑고 가시 박힌 말투로 말했다.“나는 당신이 오늘 밤 7성급 호텔에 간 줄 알았네.”예정은 가시 박힌 듯한 말을 듣고 어찌 된 영문인지 몰랐다. 그녀가 왜 그런 고급 호텔에 가서 잔단 말인가. ‘나한테 갑자기 왜 날을 세우는 거야?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예정은 성격이 좋아 왜 이렇게 이상하게 구는지 따지지 않았다.태윤은 말이 없었다.몇초간의 적막이 흐르고 예정은 말했다.“태윤 씨, 나보고 호텔가서 자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아무튼 난 항상 당신이 준 카드를 가지고 다니니까. 그럼, 관성 호텔가서 자죠, 뭐.”태윤은 말이 없었다.“기다려봐!”차갑게 한마디 던지고는 전화를 끊었다.몇분이 지나서야 문이 열렸다.문이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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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우리 이미 계약서 썼잖아. 반년만 버티면 이혼할 수 있어. 이혼하고 나서 다른 남자 만나면 되는데, 꼭 지금 그래야겠어? 우리 아직 법적으로 부부잖아. 지금 그렇게 하는 건 날 바람 맞히는 꼴인 거 알지?”“솔직히 내가 널 좋아하지도 않고, 널 사랑하게 될 일은 더더욱 없지만, 남자라면, 정상적인 남자라면, 바람맞는 걸 절대 좋아할 리가 없잖아?”다시 말해 태윤은 예정이 진우와 함께 있는 게 싫었다.그는 마치 약이라도 먹은 듯이 말을 했다.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가 예정이 이렇게 빠르게 다른 남자를 만나 그를 바람 맞혔기 때문이다.김진우는 예정을 짝사랑하고 있다.바로 태윤의 라이벌이라는 뜻이다!이것은 사랑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체면이 걸린 문제다. 한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말이다.예정은 두리번거리며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으나 마땅한 물건을 찾지 못했다.결국 그녀는 열쇠와 핸드폰이 든 손가방을 손에 쥐고 태윤의 가슴을 향해 힘껏 밀며 내리쳤다. 그녀는 킥복싱을 배운 적이 있어서 그런지 내리치는 자세도, 힘도 모두 수준급이었다.태윤은 예정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전혀 눈치채지 못 한 체 그녀의 손가방으로 맞고 말았다.가방 안에 열쇠와 핸드폰이 있어서 가방이 꽤 무거웠다. 가방은 하필이면 태윤의 입에 맞았다.태윤은 매우 아파하며 시퍼레진 얼굴로 예정을 노려봤다.지금까지 단 한 명도 감히 태윤을 이렇게 대한 사람은 없었다.예정은 걸어서 다가와 허리를 굽혀 손가방을 주웠다. 말투도 거침없었다.“태윤씨, 그거 알아요? 허튼소리 지껄이기 좋아하는 입은 좀 맞아야 해요!”“이유도 안 묻고, 달린 입이라고 그렇게 맘대로 생각해도 되는 거예요? 태윤씨, 평소에도 이렇게 막무가내에요?태윤은 아픈 입술을 만지며,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노려봤다.“노려보긴 뭘 노려봐요? 누가 눈 큰지 내기하자는거에요? 나도 당신한테는 안 질 걸요?”예정은 퉁명스럽게 손가방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또… 또 때리……?”‘이 여자 용기가 어디서 났길래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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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태윤의 표정이 굳어졌고, 귀도 빨개졌다. 왜냐하면 그가 예정을 완전히 오해했기 때문이다. 결코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태윤이 감히 부끄러움을?“이건 남자의 자존심 문제야!”“흥!”이 순간 태윤의 얼굴이 붉어졌다.“생각을 좀 해봐. 나는 널 좋아하지도 않고, 사랑하는 건 더더욱 아닌데 질투는 무슨! 당신이 불륜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이 누구랑 있던 무슨 상관이야?”“날 안 좋아한다고, 안 사랑한다고 계속 반복해서 강조할 필요 없어요. 나는 뭐 당신 좋아하는 줄 알아요? 마치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엄청나게 사랑하는 것처럼 말하네요. 우리가 혼인신고는 했지만, 기껏해야 한솥밥 먹는 것뿐이에요. 솔직히 말하는 건데요, 언니가 나 때문에 형부랑 싸우는 게 싫어서 급하게 언니 집을 나온 거예요. 그래서 그제야 당신 할머니가 당신이랑 결혼하라고 하신 것에 응한 거고요. 그럼, 일단 묵을 곳은 생기잖아요.”“의도가 있다면 바로 내가 당신이 집이 있다는 걸 노린 거예요. 내가 돈 안 내고 살 수 있으니까요. 방값도 아끼고 언니도 마음 놓고.”태윤은 할 말이 없었다.태윤의 집이 태윤 자신보다 더 매력이 있다니. “그녀를 좋아하지 않아. 태윤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뭔가 라임이 맞는 것 같다.그러나 “예정은 그를 좋아하지 않아. 예정은 그를 사랑하지 않아.” 이 말은 굉장히 귀에 거슬렸다.“나도 불륜 같은 짓은 안 해요. 당신이 아까 한 말처럼, 반년 뒤에 우리 이혼 후 당신이 진짜로 나한테 차랑 집을 준다면, 그때까지 참았다가 나는 당신이 나에게 준 집에 아예 들어앉고 당신이 나한테 준 차도 운전해보고. 당당하게 다른 남자도 좀 만나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뭐하러 지금 내가 당신한테 억울하게 바람피웠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런짓을 하겠어요?”태윤은 역시나 아무 말이 없었다.한참 지나자, 태윤은 자세를 낮추어 예정에게 사과했다.“미안해, 내가 오해했어.”그는 입이 열 개라도 하나도 반박할 수 없었다. 그저 사과만 할 뿐이었다.“다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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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그 후 밤새도록 서로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다음날 이른 아침, 예정은 일어난 후 베란다에 가서 화분에 물을 주며 꽃들을 감상했다.매일 아침 일어나 이 작은 화원을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것 같았다. 태윤에 대한 불만도 사라지는 듯했다.왜냐하면 이 화원을 완성시킨 것이 태윤이 사 온 꽃들 덕분이기 때문이다.이렇게 마음을 다잡은 후 주방으로 가 둘을 위한 아침을 준비했다.태윤도 일어났다. 그는 주방 앞으로 걸어가 예정의 분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꾹 다물었던 입술을 움직였다.“좋은 아침.”예정은 고개를 돌려 태윤을 쳐다봤다.“네, 좋은 아침이에요.”“뭐 도와줄 거 있어?”“없어요. 그렇게 심심하면, 옷이나 좀 널어주고 청소기나 한번 돌려요.”태윤은 순간 멍해졌다.‘이제 막 나가자는 거야?’그러나 입으로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어. 알았어.”그는 몸을 돌려 거실로 걸어가 옷도 널고 청소기로 거실도 밀었다.이렇게 큰 집에 부부만 살고 있다. 게다가 둘 다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와서 사실 집은 아주 깨끗했다. 그래서 태윤은 청소기로 구석을 위주로 밀었다.예정이 아침밥을 다 만들었으나, 태윤은 아직도 청소기를 돌리고 있었다.“왜 이렇게 느려요?”예정은 중얼거리며 태윤에게 다가가 그의 손에 있던 청소기를 뺏었다.“…….”그녀의 움직임은 아주 빨랐다. 몇 분 만에 청소가 끝났다.태윤은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듯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정의 얼굴을 몇 번이나 흠칫흠칫 쳐다보았다. 어젯밤에 오해받은 그녀는 화가 나서 태윤을 때리기까지 했다.다행인 건 오늘 아침에도 여느 때처럼 아침 밤을 차려주었고, 안색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아, 이 여자, 진짜 쉽지 않네!’태윤은 예정의 성격을 조금 알 것 같았다.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얼굴 보고 해결하고, 뒤끝이 없다. 바로 해결할 수 없다면, 적절한 때를 기다린다. 그녀를 억울하게 하거나 화나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니까, 그녀의 성격이 꽤 괜찮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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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태윤은 예정의 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김진우가 아무리 잘생겼어도, 전태윤과 비교가 되냔 말이다!전태윤이 김진우보다 훨씬 잘생겼다.예정 주소록에 태윤은 어떻게 저장되어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태윤은 순간 아주 궁금해졌다.예정이 진우의 전화를 받았다.“예정 누나, 좋은 아침이야.”“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누나, 아침 먹었어? 내가 가게에 데려다줄게. 가게 가는 길에 아침도 먹고 가자. 누나가 사주면 더 좋고!”진우는 조금 기대하는 듯했다.그는 어젯밤 예정에게 큰 도움을 줬다. 그러니 오늘 예정을 데려다줄 핑곗거리를 찾은 셈이다. 아침도 같이 먹을 수 있고!“아냐, 괜찮아. 방금 아침을 만들어 먹었어. 이따가 남편이 가게에 데려다주기로 했고. 그러니 굳이 먼 길 올 필요 없어.”예정은 진우가 자신을 짝사랑한다는 것을 모른다. 그녀는 단순하게 김진우 집이 발렌시아 아파트와 꽤 멀고, 아침 출근길에 차도 막히니까 진우에게 먼 길을 오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분명 차가 막혀 길 위에 서 있게 될 테니까.김진우의 기대는 “남편이 데려다주기로 했어.”라는 말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졌다.그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듯 했다.김진우는 예정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예정 누나는 계속 남자친구 하나 없었는데, 갑자기 초고속으로 결혼하다니. 결혼 상대도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라던데……. 날 기다리지도 않고…….’진우가 어리긴 해도 그녀의 초고속 결혼의 상대가 되고 싶었다. 안타까운 것은 예정은 아직 진우를 남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고 친한 동생으로 대할 뿐이다.알고 지낸지 몇 년 된 진우가 사랑을 알기 시작할 때부터, 예정을 결혼 상대로 생각했다.안타깝게도 모두 무산되었지만….“잘됐네, 그럼. 누나 오토바이 다 고쳐지면 가게로 가져다주라고 할게.”진우는 마음속으로는 씁쓸했지만, 예정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평정심을 유지했다.“응, 고마워.”“고맙긴 무슨, 그럼 얼른 아침 먹어, 더 방해 안 할게.”진우는 먼저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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