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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그 후 밤새도록 서로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예정은 일어난 후 베란다에 가서 화분에 물을 주며 꽃들을 감상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이 작은 화원을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것 같았다. 태윤에 대한 불만도 사라지는 듯했다.

왜냐하면 이 화원을 완성시킨 것이 태윤이 사 온 꽃들 덕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은 후 주방으로 가 둘을 위한 아침을 준비했다.

태윤도 일어났다. 그는 주방 앞으로 걸어가 예정의 분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꾹 다물었던 입술을 움직였다.

“좋은 아침.”

예정은 고개를 돌려 태윤을 쳐다봤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뭐 도와줄 거 있어?”

“없어요. 그렇게 심심하면, 옷이나 좀 널어주고 청소기나 한번 돌려요.”

태윤은 순간 멍해졌다.

‘이제 막 나가자는 거야?’

그러나 입으로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

“어. 알았어.”

그는 몸을 돌려 거실로 걸어가 옷도 널고 청소기로 거실도 밀었다.

이렇게 큰 집에 부부만 살고 있다. 게다가 둘 다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와서 사실 집은 아주 깨끗했다. 그래서 태윤은 청소기로 구석을 위주로 밀었다.

예정이 아침밥을 다 만들었으나, 태윤은 아직도 청소기를 돌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느려요?”

예정은 중얼거리며 태윤에게 다가가 그의 손에 있던 청소기를 뺏었다.

“…….”

그녀의 움직임은 아주 빨랐다. 몇 분 만에 청소가 끝났다.

태윤은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듯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정의 얼굴을 몇 번이나 흠칫흠칫 쳐다보았다. 어젯밤에 오해받은 그녀는 화가 나서 태윤을 때리기까지 했다.

다행인 건 오늘 아침에도 여느 때처럼 아침 밤을 차려주었고, 안색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아, 이 여자, 진짜 쉽지 않네!’

태윤은 예정의 성격을 조금 알 것 같았다.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얼굴 보고 해결하고, 뒤끝이 없다. 바로 해결할 수 없다면, 적절한 때를 기다린다. 그녀를 억울하게 하거나 화나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니까, 그녀의 성격이 꽤 괜찮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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