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챕터 201 - 챕터 210

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2561 챕터

제201화

주우빈은 좋다고 하지도, 싫다고도 하지 않다. "아빠 출근해요."주우빈은 엄마와 이모가 돌보고 있어 아빠라는 사람은 주말에나 한번 만날 수 있었다. 평소 주우빈이 깨어났을 때, 아빠는 일찍 출근했고, 밤에 그가 잠들었을 때, 아빠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주우빈은 아빠에 대한 감정이 정말 깊지 않았다.아빠는 집에 있어도 그와 놀아주지도 않았고, 계속 핸드폰만 했다."예진아, 봐라, 우빈이 며칠째 아빠를 못 보니까 애가 감정에 둔해지지 않았니. 그러면 아이 성장에 좋지 않아. 남자애의 성장에 아빠가 없어선 안 된다? 아빠가 가르쳐줄 일이 얼마나 많은데."김은희는 손자가 아빠를 보고 싶다고 말할 줄 알았다. 그녀는 아이가 문제로 며느리를 고개 숙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도 못 하게 어린 손자가 아빠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한 것이다.다행히 그녀는 약삭빠르게 손자의 말을 받아치며 말했다.하예진은 시어머니의 두 눈을 뚫어지게 보며 냉담하게 말했다. "주형인이 집에 있어도, 형인이가 아이를 돌본 걸 본 적 있어요? 저희 아이지만 항상 저 혼자만 돌보고 있었어요. 아이를 돌보기는커녕 놀아준 적도 없어요.""주말에 한가하게 집에 있을 때, 핸드폰으로 친구랑 수다나 떨지 않으면 영상이나 보면서 멍청하게 웃기만 하고 아들이랑 놀아 줄 생각도 하지 않았죠. 그런 아빠랑, 우빈이 무슨 교감이 생길 수 있나요?"감정은 교감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아무리 혈연으로 이어진 사이라고 해도 서로 함께 지내며 교감을 나누지 않으면 사이가 좋을 리가 없었다.김은희는 입술만 달싹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주서인이 받아치며 말했다: "형인이 평소에 일하느라 바빴잖아. 주말에나 쉴 텐데, 푹 쉬고 싶었겠지. 너는 출근 안 하고 집에서 매일 애만 보고 있잖아. 집안일로 바빴다고는 하지 마. 그 전엔 네 동생이 얹혀살면서 집안일 많이 도와줬잖아. 넌 집안일도 별로 안 했어. 네가 제일 많이 한 건 먹는 거였겠지. 지금 봐봐, 살이 얼마나 쪘니?"주형인만 뚱뚱해지고 못생겨진
더 보기

제202화

하예정은 물건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우빈이를 안아 들며 다정하게 물었다. "우빈아, 죽 먹고 있었어?"주우빈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우빈이 죽 먹고 있어요.""배 불리 먹었어?"주우빈이 배를 만지면서 고민하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우빈이는 아직 덜먹어서 배가 부르지 않았다.하예정이 웃으면서 소파에 앉아 언니 손에서 반쯤 남은 죽을 건네받으면서 말했다. "우빈아, 이모가 죽 먹여줄까?""네.""언니." 심효진은 하예진을 부르며 물건을 식탁에 내려놓은 뒤 주씨 모녀에게는 고개만 까딱했다.하예진은 하예정의 도움을 받아 우빈이에게 밥을 먹인 후에 몸을 돌려서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말을 건넸다. "저는 절대로 형인이를 데려오지 않을 거예요. 형인이가 집에 들어오고 싶으면 스스로 들어올 것이고, 아니면 어머님과 형님이 계속 돌봐주세요."하예진은 주형인이 준 생활비를 그에게 되돌려줬다. 부부가 서로 체면을 차리고 있는데 더 이상 대화할 필요가 없었다.하예진은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의 가장 큰 잘못은 주형인을 철석같이 믿은 것이었다.주서인이 말을 하려고 하자 김은희가 그를 가로막았다.김은희가 웃음을 짜내면서 말했다. "그래, 나 돌아가면 형인이한테 집에 돌아가라고 얘기할게. 예진아, 형인이가 돌아오면 말다툼도 하지 말고 싸우지도 말거라. 형인이가 밖에서 일하는데 체면을 살려줘야지. 그렇게 얻어맞으면 사람들 보기 부끄러워서도 일하러 못 나가.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너희 가족이야."예진이가 비웃으면서 말했다. "형인이는 한 달에 생활비를 50만 원씩 줬는데, 한 푼도 더 주려 하지 않았어요. 더치페이를 하면서 지금은 한 달에 25만 원만 주고 있는데, 전부 다 우빈이 생활비래요. 형인이 월급은 저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하예진도 일을 안 해본 게 아니었다.결혼하기 전만 해도 그녀는 주형인과 같은 회사에 다녔었다.주형인은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한 달에 최소 5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더 보기

제203화

하예진이 말대꾸하자 김은희는 입술만 달싹였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아들과 며느리의 더치페이는 김은희가 먼저 얘기를 꺼낸 것이었다. 더치페이가 아니었더라도 아들이 돈을 며느리에게 주지 않은 사실 역시 알고 있었다."엄마, 우리 가자."하예진의 태도에 불만을 가진 주서인은 김은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엄마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가기 전에 하예정과 심효진이 가져온 물건을 흘겨봤다.집 밖으로 나온 주서인이 김은희에게 말을 했다. "엄마, 하예정과 갑자기 결혼한 남자가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데, 월급이 어머어마한 거 아니야? 하예정이 여기 올 때마다 항상 한 보따리 사 들고 오잖아. 내가 아까 잠깐 봤는데, 엄청 비싼 과일이었어.""두리안이며 체리며, 다 엄청 비싼 과일이잖아. 두리안은 한 개에 거의 5만 원이고 체리도 키로당만원은 넘어."딸의 말에 김은희가 대답했다. "네 동생 월급을 생각해 봐. 하예정의 남편은 전 씨 그룹에서 일한다잖니. 네 동생도 전 씨 그룹은 관성에서 가장 큰 대기업이라잖아.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 들어갈 수 있는 기업이라고.""형인이 말로는 자기 능력으로도 전 씨 그룹에 들어가기 힘들대. 하예정 남편은 능력도 좋으니 수입도 네 동생보다 많이 높겠지. 그리고 하예정은 자기 언니한테 잘해주잖아. 형인이 돈을 주지 않으니 하예정이라도 자기 언니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어?""전태윤은 하예정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알콩달콩하니 돈이 아깝지 않겠지. 그런데 하예정이 계속 자기 언니한테 돈을 주면 전태윤도 나중에 짜증 내기 마련이야. 자기 아내가 계속 친정 식구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김은희가 표독스럽게 말을 했다. "두고 봐, 하예정도 조만간에 남편한테 버림받을 거야. 이렇게 돈 흥청망청 쓰는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어? 집에 돌아가면 형인이한테 말해야지, 절대로 예진이한테 돈을 주지 말라고. 예진이가 하예정한테 계속 돈을 달라 하면, 하예정의 남편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언제까지 날뛰는지 지켜보자
더 보기

제204화

"난 조금 걱정돼. 형인이 지금 서현주 말만 고분고분 듣는다니까. 그 계집애도 참 여우 같은 게, 한 번도 형인이랑 잠자리 한번 가진 적 없잖아. 가지지 못할수록 갖고 싶어진다더니 형인이 더 안달 내잖아.""두 사람이 만약 결혼이라도 해서 형인이가 월급 통장을 갖다 바치기라도 하면 우리 모두 힘든 나날 보내게 될 거야."주서인은 동생이 매달 부모님께 생활비를 주던 것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그 돈을 모두 가정을 돌보는 데 썼고 덕분에 그녀도 적지 않은 이익을 봤다. 이런 좋은 일을 올케에게 뺏길 수 없다 생각한 주서인은 하는 수 없이 대답했다. "됐어요, 그건 형인이랑 하예진 일이니까 부부간에 알아서 하라고 해요.""형인이 계속 하예진한테 숨기고 들키지만 않는다면 나도 굳이 걔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세상에 믿을 남자 하나 없어. 좀 잘난 것 같으면 다 밖에 애인 하나쯤 둔다니까."김은희는 오히려 아들이 능력 있다 생각했다. 애 아빠가 돼서도 밖에서 그렇게 젊고 예쁜 여자애를 만났으니 말이다.어차피 그녀의 자식은 아들이니 어찌 됐든 손해 볼 건 없다 생각했다.하예진은 시어머니랑 형님이 자신의 험담을 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모녀 둘이 형인을 도와 바람난 사실까지 숨겨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얄미운 두 모녀를 떠나보낸 후 그녀는 여동생과 효진에게 얘기했다. "예정아, 효진아. 너희 뭘 또 이렇게 많이 사 가지고 왔어.""효진 언니, 그냥 과일이랑 간식 좀 사 온 거야, 비싼 것도 아닌데 뭘."심효진은 웃으며 대답했다. "어차피 집에 언니랑 우빈이만 있으니까, 얼마를 사든 어차피 다 둘이 먹을 거니까 많이 샀지. 언니 다 못 먹는 건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천천히 꺼내 먹어."그녀는 주서인이 떠나기 전에 이 물건들을 두 번 힐끔거리는 걸 유심히 봤다.지난번에 하예정 부부가 하예진에게 보낸 물건을 주형인이 자기 부모와 누나에게 주는 바람에 하예진은 화가 나 넘어갈 뻔했었다.하예정은 조카 먹을 것을 챙겨준 후 새 장난감을 건네주면서 옆에서 혼자 놀게
더 보기

제205화

하예정은 짧게 말을 더 보탰다. "나는 그냥 언니한테 주의만 주는 거야. 일자리 문제는 언니도 너무 급해하지 말고."심효진도 말했다. "천천히 알아봐도 돼요. 자기한테 딱 맞는 일자리 찾는 건 확실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우리 가게 나오는 건 어때요? 제가 월급 정산해 줄게요. 아니면... 언니도 가게 하나 차리지 않을래요?"아들이 노는 것을 보며 하예진은 무력하게 얘기했다. "나 가게 차릴 돈 없어... 어떤 가게 열지도 모르겠고. 알잖아, 요즘 장사하는 것도 쉽지 않은 거."동생의 서점은 마침 관성중학교 앞이라 가게 장사가 꽤 잘 됐던 거지 만약 다른 위치였다면 잘 될지도 알 수 없었다.관성중학교 문 앞은 작은 가게들은 임대료도 많이 비싼 데다 아무나 빌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인맥이 필요했고, 하예정의 그 가게 역시 심효진 집안에서 아는 사람을 통해 어렵게 구한 것이었다."언니, 아니면 내가 그 공예품 땋는 거 가르쳐줄게. 그걸로 언니 인터넷에서 온라인 스토어 하나 열지 않을래? 그러면 언니 이걸로 집에 앉아서 돈도 벌고 우빈이도 돌볼 수 있잖아, 나 지금 스토어 하고 있는데 장사 엄청 잘 돼. 예약 상품이 많아서 예약 주문 되게 많이 들어오거든. 바빠서 정신이 없을 정도야."이번 달에 온라인 스토어로 번 돈은 서점 매출보다 훨씬 많았다. 서점에서 이번 달에 학생들에게 여러 건의 학습자료를 주문해 줬지만 온라인 스토어의 이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예정은 돈복이 터졌다고 생각했다.온라인 스토어도 벌써 몇 년 차 접어들었지만 내내 수익이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가. 이번 달부터 뜨기 시작했고 게다가 리뷰도 모두 호평이었다."나도 온라인 스토어 경영 확장해 보려고, 공예품뿐만이 아니라 헤어 액세서리 만드는 것도 배워보고 싶어. 나 그런 빈티지 액세서리 되게 좋아하거든."심효진은 친구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꽤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하예진은 씁쓸하게 웃었다. "예정아, 나는 너처럼 그렇게 뛰어난 상상력이 없어. 네가 땋는
더 보기

제206화

이미 한 달이 지났고 아직 5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이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은 다시 싱글로 돌아갈 거고 각자 재혼하게 되면 더는 아무 사이도 아니게 된다.소정남과 이동명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이동명이 물었다. "너희 전씨 가문 남자는 이혼 못 하지 않아?""나는 예외야."전태윤은 쌀쌀맞게 얘기했다. "나와 하예정의 혼인, 너희도 알다시피 내가 이혼한다 해도 할머니는 나한테 뭐라 못하셔. 다른 사람은 더더욱. 억울한 걸 알 테니까."맞다, 그는 억울했다.할머니의 은혜를 갚아준답시고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아내로 맞았다. 결혼하고 나서도 나름 관대하게 포용하며 그녀를 이해해 줬지만, 하예정은 어땠던가?말로는 언니 집에 간다고 해놓고, 알고 보니 김진우와 같이 밥을 먹고 있었다.질투해 놓고 절대 인정하기 싫었던 전 도련님은 자연스레 심효진의 존재를 무시해 버렸고 심효진과 김진우가 사이가 아주 좋은, 그것도 사촌지간인 것 역시 무시했다.소정남과 이동명은 할 말을 잃었다. "...""앞으로 절대 회장 사모라고 불러주지도 마! 그 사람 그럴 자격도 없어!"소정남이 말했다. "며칠 전만 해도 아내가 사준 옷 입고 회사에서 하루 종일 자랑이더니, 오늘은 왜 태도가 싹 변하냐, 두 사람 혹시 싸운 거야?"전태윤은 소정남을 노려봤다. "짜증 나니까 말 걸지 마."소정남에게 그런 소리를 들은 전태윤은 부끄러움에 벌컥 화를 냈다.그는 늘 슈트만 입다가 처음으로 그렇게 싼 옷을 입었다. 왜냐하면 그건 하예정이 사준 옷이었으니까. 앞으로 파트너로서 한동안 함께 살아야 할 텐데 그녀의 체면도 좀 세워주고 싶어서 그녀가 사준 옷을 입은 것이었다.그런데 뭐람, 온 하루가 지내도록 하예정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전태윤은 하예정이 자신이 사준 옷이 어떤 건지 설마 기억 못 하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싸울 기력 따위도 없어! 가자, 우리 호텔로 가서 술이나 한잔해, 내가 산다."전태윤은 가뜩이나 기분도 언짢았는데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 기분이 더 나빠져서
더 보기

제207화

하예정은 전태윤의 답장을 받지 못한 채 언니에게 말했다. "태윤 씨는 친구랑 재미있게 놀고 있나 봐요.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네요.""내일은 여기 안 와도 돼, 시간을 내서 제부랑 같이 있어."하예진은 자신의 결혼생활은 파탄이 났지만, 동생의 결혼은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했다.사실 하예진은 전태윤이 마음에 들었다. 동생에게도 잘해 주는 데다 주형인처럼 쪼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서로 얼굴을 알고 연애를 한 뒤 결혼까지 한 주형인은, 이제 경제적 여유가 있음에도 늘 돈을 아까워하며 자동차 한 대 사주지 않았다.스쿠터도 동생이 사 준 것이었다."알았어, 언니.""맞다, 친가 사람들 아직도 귀찮게 구니? 어떻게 됐대? 할머니는 수술받으셨으려나?"하예진은 친가 사람들에 대해 물어봤다."한 번 합의하러 오고 나서는 다시 오지 않았어. 자기들도 민망한가 봐. 게다가 실시간 검색어는 진작에 내려갔고 일찌감치 잠잠해졌어. 별로 영향도 안 받았으니까 당연히 다시 안 찾아오지."하예정은 전태윤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것도 모르고 친가 사람들이 민망해서 안 찾아온 줄로만 알고 있었다.하예진은 그 말에 한시름을 놓았다.해 질 무렵,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하예진은 동생을 집에서 쫓아냈다. 심효진은 엄마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하예정을 따라 발렌시아 아파트에 가, 하예정이 지금 살고 있는 크지 않지만 아늑한 집을 구경했다."예정아, 너랑 태윤 씨 집 참 넓다. 채광도 좋아서 진짜 밝아. 그중에서 이 베란다가 제일 좋아, 한가할 때 그네에 앉아 책도 읽고 꽃구경도 하면 진짜 마음이 너무 편안할 것 같아. 그네 앞에 작은 탁자 하나 놓으면 차도 마실 수 있고 더 편하겠다!"하예정은 웃으면서 말했다. "좋은 제안이야, 내일 바로 작은 탁자 하나 사서 여기에 놓을게!""여기에 있는 꽃들 대부분 태윤 씨가 사 온 거고 나머지는 내가 사 온 거야. 태윤 씨가 어느 가게에서 사 온 지는 모르겠는데 꽃은 진짜 크고 예뻐, 되게 잘 폈더라고"하예정은 전태윤의 일 처
더 보기

제208화

전태윤은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그런 전태윤의 모습에 하예정은 명치가 턱 막힌 듯 아파왔다.누가 신경을 쓰고 싶댔나?그저 부부간에 최소한의 배려 차원에서 물어본 것이다.하예정은 휙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하예정이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자신을 신경 쓰지 않자, 전태윤은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앞으로 잠옷 입은 채로 문 열어주지 마!"하예정은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속옷은 입고 있었다고요."하예정은 방금처럼 문을 열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봐 잘 때만 속옷을 벗었다."제가 옷을 어떻게 입는지 태윤 씨가 무슨 상관이에요? 서로 사생활은 개입하지 않기로 계약서에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요?."전태윤은 굳은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분명 계약서는 전태윤에게만 유리하고 하예정을 구속하는 내용만 적혀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 오히려 그 계약서가 전태윤을 옥죄는 느낌인 걸까?하예정은 주방에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았다. 물이 적당히 식었을 때 꿀을 탄 뒤 잘 저어서 전태윤에게 건네주었다.전태윤은 소파에 기대고 있었지만 잠에 들지는 않았다. 하예정이 나온 것을 본 그는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하예정을 쳐다봤다.하예정은 꿀물을 전태윤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태윤 씨 많이 취했으니, 뭐라고 하지 않을게요. 꿀물 먹고 방으로 돌아가 씻고 자요."할 말을 마친 뒤, 하예정은 몸을 돌려 방 쪽으로 걸어갔다.전태윤은 손을 뻗어 하예정의 손목을 낚아채 세게 끌어당겼다. 하예정은 막을 새도 없이 전태윤의 품으로 쓰러졌다. 전태윤은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매우 민첩했다. 하예정이 정신 차릴 새도 없이 그녀의 몸을 돌려 소파에 눕혀 꼼짝도 못 하게 했다.순간 세상이 돌아가는 것만 같았던 하예정은 정신을 차리자 어느새 전태윤에게 잡혀 소파에 눕혀져 있었다."태윤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여태까지 전태윤은 늘 혹시라도 하예정이 자신을 덮칠까 봐 거리를 두지 않았던가?하지만 지금 전태윤은 하예정의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더 보기

제209화

전태윤은 하예정의 두 손을 낚아채 하예정의 머리를 누르며 입을 맞췄다.조금도 부드럽지 않은 그 입맞춤은 마치 화를 내는 것만 같았다.입술을 깨물고 뜯는 데다, 강압적이기까지 했다.그런 전태윤에 화가 난 하예정은 참지 않고 전태윤의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나자, 밀려오는 고통에 전태윤은 그제야 하예정을 놓아주었다.전태윤이 당황한 사이에 하예정은 전태윤을 넘어뜨린 뒤, 펄쩍 뛰며 도망쳤다. 하예정은 뒷걸음치면서 경계하는 눈빛으로 전태윤을 쳐다봤다.전태윤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입가의 피를 닦았다.안색이 잔뜩 굳어있었다."전태윤! 너 뭐 하는 거야? 술을 몇 잔에 미친 거야?"전태윤은 어두운 낯빛으로 하예정을 노려봤다.전태윤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예정아, 다시 한번만 물어볼게, 너 오늘 진짜 처형 집에 있었어?""나 언니 집에 있었…"하예정은 갑자기 하던 말을 멈췄다.전태윤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 "왜? 이제야 생각났어? 너 김진우랑 식객당에서 희희낙락하며 밥 먹었지? 음식도 챙겨주고 부부보다 더 가까워 보이더라? 하예정, 계약 결혼 기간 동안, 얌전히 바람피우지 말라고 했었지!""내가 얼마나 더 참아야 해! 한 번만 더 이러면 진짜 가만있지 않을 거야!"하예정은 그제야 이유를 깨달았다.어쩐지 술주정을 부린다 했더니, 이제 보니 자신과 김진우가 함께 밥을 먹는 것을 본 것이었다.자신이 김진우로 갈아타려는 것이라고 의심하며 보복하려고 한 것이다.평소에 전태윤은 하예정을 변태 취급하며 신체 접촉을 꺼리더니, 오늘 밤에 이렇게까지 했던 것은 다 남자의 자존심 때문이었던 것이다.하예정은 자기 입술을 매만졌다. 전태윤이 이로 깨문 입술은 아직도 조금 아프게 느껴졌다."태윤 씨, 제가 진우랑 밥 먹는 걸 본 거예요?"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효진이도 있는 거 못 봤어요? 태윤 씨, 왜 이렇게 의심이 많아요? 저랑 진우를 뭐로 보는 거예요? 전 어렸을 때부터 진우를 봐왔고 계속 동생으로 여기고 있다고요. 누나로서 동생한
더 보기

제210화

전태윤이 물건을 부수든 말든, 어차피 이 집은 그의 것이니 망가져도 손해는 전태윤이 봤다.꿀물을 엎은 전태윤은 방으로 들어가, 정신을 차리려고 찬물을 가득 받아 욕조에 몸을 담갔다.전태윤은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완전히 취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제정신이긴 했지만 술을 많이 마셔, 쉽게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뿐이었다.거실의 불도, 나중에 하예정이 나와 전기세를 아껴주려 끈 것이었다.그날 밤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화가 나,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하예정은 전태윤이 자기를 의심했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전태윤은 자신이 직접 본 것만을 굳게 믿기에 하예정이 김진우와 같이 있었다는 것에 화가 났다. 하예정은 김진우와 안 지 10년이 넘었고 어렸을 때부터 계속 봐왔던 사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 하예정이 심효진과 친하고, 김진우는 또 심효진의 사촌 동생이기에 전태윤은 두 사람이 10여 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말을 믿었다.하예정은 김진우를 동생으로 생각한다지만, 김진우가 진짜 동생인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조금의 혈연관계도 없었다.게다가 하예정을 바라보는 김진우의 눈빛은 깊은 마음이 담겨 있었고, 김진우는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하예정은 정말 모르는 걸까?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걸까?뭐가 됐든 전태윤은 마음속의 화가 도무지 가라앉지 않았다.이튿날, 일요일이 되자 하예정은 일찍이 가게로 돌아갔다.평소였다면 주말에는 일반적으로 가게를 열지 않았다.전태윤과 대판 싸우고 나니 기분이 좋지 않을뿐더러 무표정의 전태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하예정은 일찍 가게로 나온 것이다.하예정은 차라리 하루 종일 공예품이나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기분이 나빴던 하예정은 심지어 전태윤에게 아침밥을 차려 주지도 않고 자기 것만 만들어 먹었다.전태윤이 배가 고파 깼을 때는 이미 오전 10시가 넘어있었다.옷을 갈아입은 뒤, 전태윤은 방에서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나왔다.자신의 집인데, 자기가 왜 하예정을 무서워해야 하지?전태윤이 방에 나왔을 때 하예정은
더 보기
이전
1
...
1920212223
...
25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