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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771 - Chapter 1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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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1화

하예진은 엘리베이터로 위아래 층을 다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따라오지 않아도 스스로 노동명을 밀고 다닐 수 있었다.지금의 노동명은 아직 스스로 일어나서 걸을 수 없어 하예진이 주로 밀고 다니면서 산책하고 있다.매일 침대에 누워 짜증 내는 것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것이 더 나았다.병원에서 한 달 가까이 입원한 노동명은 자신이 일어서서 걷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점점 더 초조해졌다.회복되지 못할까 봐 두려운 노동명은 하예진에게 자신을 돌보지 않아도 된다고 내쫓기도 했다.심지어 노동명은 하예진이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매달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심한 말까지 내뱉었다.하예진이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것이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하예진이 노동명을 돌본 지 한 달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몸이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 노동명은 하예진이 계속 자신을 돌보게 된다면 뼈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다.정말 그렇게 된다면 노동명은 살을 떼어내는 것보다 더 괴로워할 것이다.요 며칠 노동명은 휠체어에 앉아 하예진에게 밀려 밖에 나갔고 기분 전환 겸 산책한 덕에 정서가 안정될 수 있었고 마음도 더 편해졌다.하예진은 노동명을 밀어 엘리베이터 입구로 향했다.엘리베이터 문 앞에 도착할 때쯤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이때 윤미라 부부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왔고 하예진과 노동명을 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예진 씨, 우리 동명을 데리고 검사받으러 가는 거예요?”윤미라 손에는 도시락 두 개를 들고 있었고 노진규의 양손에도 크고 작은 가방들로 가득했다.온 도시락 안에는 노동명과 하예진에게 줄 보신탕이 들어있었다.살이 많이 빠진 하예진을 보고 윤미라도 마음이 아팠고 또 미안했다.한 달이 지날 때쯤 윤미라는 하예진에게 6000만원을 지급했지만 하예진은 노동명에게서 진 빚을 갚고 있다며 그 돈을 받지 않았다.그런데 윤미라 부부는 또 연기를 통해 노동명으로 하여금 하예진이 확실히 돈 때문에 자신의 옆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게 해야 했다.하지만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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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2장

윤미라는 남편과 아들이 다툴까 봐 서둘러 아들을 오른쪽으로 밀었다.오른쪽은 휠체어 환자를 위한 전용도로가 있었다.하진윤은 윤미라와 함께 노동명을 밀고 내려갔다.일 층으로 내려갔더니 의료진이 환자를 밀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하예진은 익숙한 얼굴을 보았다.전 형님의 남편, 임씨 가문의 형부였다.전 형부도 하예진을 보고 멈칫했다.“예진 씨.”임씨 가문의 형부가 하예진을 보며 불렀다.하예진은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려는데 상대방이 자신을 부르니 어쩔 수 없이 멈추며 인사했다.윤미라는 하예진이게 물었다.“아시는 분이에요?”“저의 전남편의 형부예요.”윤미라는 고개를 끄덕였고 아들을 밀며 하예진에게 말했다.“밖에서 기다릴게요.”이수찬은 하예진에게 할 말이 있는 것으로 보여서 더 이상 참견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윤미라가 노동명을 밀고 간 뒤 하예진은 임수찬에게 물었다.“수찬 씨, 병원에는 웬일이세요? 누가 입원했어요?”이수찬은 답했다.“형인 씨 누나가...”“언니가 왜요?”주서인처럼 생명력이 강한 사람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예진은 놀랐다.하예진 인상 속에서 주서인은 종일 활기가 넘치는 분이었다.심지어 평소 감기나 열도 적게 하는 편이었는데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수찬은 답했다.“아픈 게 아니라 많이 다쳐서 입원했어요. 그 독한 서현주에게 칼로 찍혔거든요. 다행히 중요 부위를 찌르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요. 금방 응급실에서 나와 입원부에 옮기면 돼요.”“형인 씨는 아직도 응급실에서 구급하는 중이에요 .형인 씨가 가장 많이 다쳤어요. 여러 번 찔려 구할 수 있을지 누구도 몰라요. 부모님은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시고 저는 서인 씨를 돌보러 왔어요.”이 소식을 듣자 하예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바로 물었다.“수찬 씨,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언니가 어떻게 칼에 찔려 다치게 된 거죠?”서현주가 김은희, 주서인, 하예진을 찌르는 것은 놀랍지도 않았다.하지만 주형인을 여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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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3화

임수찬의 서현주에 대한 욕을 들으면서 하예진은 마음속으로 만약 주씨 가문이 서현주를 너무 심하게 괴롭히지 않았다면 서현주처럼 힘없는 여자가 칼로 찌를 생각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개도 급하면 담을 뛰어넘고 토끼도 급하면 사람을 물어뜯기 마련이다.정말 사람을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는다면 누구나 반항할 것이고 심지어 살인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서현주가 주서인을 찌른 것은 놀랍지도 않았다.주서인 그 이간질하기를 좋아하고 친정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성격은 제수씨한테 미움 사기 십상이었다.하예진이 주형인과 아직 이혼하지 않았을 때 하예진은 이미 주서인을 무척 미워했다. 하지만 그때 주서인은 매일 동생 집에 붙어살았기 때문에 하예진이 숨 쉴 틈이 있었고 이 정도로 미친 듯 사람 죽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주서인은 서현주가 무척 싫었다.예전에 서현주는 외부 사람과 연합해 인정한을 빼앗을 뻔한 일이 있었다.그 뒤로 주서인은 사사건건 서현주의 일에 개입해 괴롭혔고 서현주가 친정에 머무를 때면 동생 부부의 감정을 이간질하고 부모님과 서현주의 갈등을 부추겨 주씨 집안이 조용할 날 없게 만들었다.누구나 과하게 괴롭힘당하면 날뛰기 마련이다.서현주는 주서인의 이런 일들을 참지 못했고 결국 주서인을 칼로 찍어 병원으로 입원하게 해버렸을지도 모른다.하예진은 시집간 딸이 친정에 자주 오면 친정 식구들이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친정 식구의 형수나 제수 사이의 일에 자꾸 끼어들거나 부모님 앞에서 형수나 제수 시비를 거는 것은 몹시 가증스러운 일이다.언젠간 주서인 이 일처럼 사건이 터질 것이다.하예진은 서현주가 주형인을 칼로 죽도록 찌른 일이 너무 의외였다.주형인과 서현주는 결혼 전이나 결혼 후나 금슬이 너무 좋아 부모와 누나가 주형인 앞에서 서현주를 욕하면서 이혼하라고 하면 그는 항상 흔들림 없이 서현주 편이었다.주형인은 양쪽의 갈등을 조정하려고 줄곧 노력했다.그러나 부모님과 누나는 고지식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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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4화

하예진이 처음 노동명을 밀고 내려가서 산책할 때 노동명은 병원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그가 걸을 수 있는지 없는지 지켜보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발견했고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병원은 죽음에 익숙한 곳이다.죽음과 비교하면 휠체어를 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예진 씨, 여기요.”윤미라는 하예진이 병원에서 나오는 걸 보고 멈춰서서 하예진을 향해 손을 저었다.노동명은 몇백억을 빚지고도 갚지 않은 것처럼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조금 전 하예진이 임수찬과 얘기할 때 노동명은 서로 인사하는 호칭을 듣고 하예진 전남편의 식구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노동명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주씨 가문의 사람은 정말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하예진은 밖에서도 자주 주씨 집안 식구들을 만나게 되거나 그들이 하루 토스트 가게까지 가서 치근거렸다.결혼한 지 반년이나 넘었는데 주씨 가문은 정말이지 사람을 참 귀찮게 했했다..하예진은 주형인 말고는 아무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지 주씨 집안은 자기 주제를 모르는 것 같았다.하예진이 아직 살이 빠지지 않았을 때도 노동명은 하예진을 싫어한 적이 없었다.다만 하예진을 보며 건강을 위해 살은 좀 빼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예진이 노씨 그룹에 출근했을 때 노동명은 오지랖 넓게 하예진에게 매일 몇 바퀴씩 회사에서 뛰도록 요구했다.절대 하예진을 싫어서 괴롭힌 것이 아니었다.살을 뺀 하예진은 더 이뻐졌고 그런 그녀를 노동명이 더욱 싫어 할 리가 없었다.노동명은 자신이 언제 하예진을 좋아했는지도 몰랐다노동명은 하예진이 뚱뚱하든 말랐든 간에 줄곧 그녀를 좋아했다.하예진이 걸어왔다.“전 남편의 형부가 예진 씨한테 뭐라고 하던가요?”노동명은 굳은 얼굴로 입술을 오므릴 뿐 먼저 물어볼 리가 없었다.대신 윤미라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주씨 집안 일이 생겼대요.”하예진이 답했다.“서현주가 주형인 남매를 찔렀는데 주형인은 부상 상태가 너무 엄중해 응급실에서 구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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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5화

하예진은 이내 대답했다.“사모님, 저도 가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모님 말처럼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우빈의 친아빠인데 만약 형인 씨가 깨어나지 못하면 마지막 길이라도 같이 있게 해주고 싶어요. 사모님, 동명 씨 부탁드릴게요.”“얼른 가봐요. 동명은 내가 돌볼게요.”하예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 떠났다.하예진이 떠나자 윤미라는 아들을 천천히 아들을 밀며 말했다.“주형인을 봐봐. 이게 바로 바람 피운 대가야. 동명아, 이후에 네가 결혼해서 얘기도 낳게 된다면 꼭 너의 혼인과 가정에 충실해야 해.”“혼인과 가정에 충실할 자신이 없다면 엄마는 네가 평생 혼자 살아도 지지해줄 거야. 네가 다른 집안의 딸을 불행하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엄마는 딸이 없지만 나도 여자이기 때문에 그 마음 잘 알고 있어. 누구도 자신의 남편이 다른 여자와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야.”“사랑하지 않게 되면 이혼하게 되고 또 싱글로 돌아오게 된다면 두 사람 사이 모든 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게 되지. 자유를 얻었지만 과거 제일 사랑했던 부부는 제일 먼 사이로 되는 거지.”노동명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엄마, 난 평생 혼자 살 거야. 엄마 아들이 주형인처럼 그런 꼴 당할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넌 회복 될 거야. 다리가 나아지면 하예진과 결혼도 하고 우빈의 새아빠도 되어야지. 엄마는 이제 반대 안 할 거야.”“전에 네가 말했던 것처럼 네가 행복하다면 엄마는 간섭 안 할 거야. 하예진이랑 결혼하고 평범한 생활을 보내는 것이 네가 원하는 거잖아.”“우빈는 너무 귀여운 아이야. 엄마도 이젠 우빈의 할머니가 되는 것이 너무 좋아.”노동명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이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멀쩡할 때 엄마는 저와 연 끊고 살겠다고 하시면서 우리 둘의 혼인을 반대하셨어요.”“하지만 제가 지금 혼자 서 있기도 힘든 폐인이 되었는데 이제 와서 하예진을 좋아해도 된다고 결혼해라 고요?”“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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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6화

하예진은 위로의 말도 내뱉지 못했다.하예진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김은희를 부축해 의자에 앉히고 작은 티슈 한 봉지를 꺼내 김은희에게 건네는 일뿐이었다.주경진의 눈도 빨갛게 달아올라 시도 때도 없이 등을 돌려 눈물을 몰래 닦았다.주경진 부부에게는 아들 주형인 하나뿐일 텐데 만약 아들에게 뜻밖의 변고가 생긴다면 그들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김은희는 울음을 그쳤다.그러나 김은희는 감정에 북받쳐 여전히 말을 하지 못했다.하예진은 걱정하는 눈빛으로 주경진에게 말했다“형인 씨 어떻게 됐어요?”주경진은 목이 메어 겨우겨우 대답했다.“아직도 응급실에서 구조하고 있어. 다른 의사들만 계속 수술실로 드나들 뿐 주치의는 나오지 않으셨어. 피를 많이 흘려 혈낭도 한 봉지씩 들어가고 있는데 너무 걱정돼...”아들의 참혹한 과거를 되돌아보더니 주경진은 또 눈물을 흘렸다.주경진은 서현주가 자기 아들을 죽도록 찔러 놓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들이 인기척을 듣고 급히 여분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주형인은 그 자리에서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주서인도 동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서현주에게 칼에 찔렸던 것이다.“참 독한 년이다. 너무 지독해!”주형인이 서현주한테 무척 잘해 주었는데도 그녀가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이해가 안 갔다.그 당시 서현주가 화장실에서 한참 동안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나올 때 생긴 일이다.서현주는 다리가 저려서 조심하지 않아 넘어졌는데 아이가 뱃속에서 떠난 것이다.주형인은 모두가 서현주를 욕해도 그녀를 탓하지 않았고 심지어 나서서 편들어 주면서 절대 이혼하지 않았다.주경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주경진의 생각은 하예진과 같았다.서현주가 사람을 죽이려면 가장 죽이고 싶은 사람은 서주인 그들일 텐데 왜 그녀가 주형인을 칼로 찌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덩치 큰 남자가 어떻게 서현주에게 역살당할 수 있을지도 이해하지 못했다.비극이 발생했을 때 주형인 부부는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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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7화

주경진에게 욕설의 퍼부은 뒤 김은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하예진에게 말했다.“예진아, 우리 우빈을 데리고 와줘. 우빈이는 우리 형인의 유일한 핏줄이잖아. 자기 아들이 자신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알면 우리 형인이가 더 잘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몰라.”하예진은 또 김은희를 위로했다.“우빈이가 예정이과 소현이 따라 고향 집으로 돌아가 채소 사고 있을 거예요. 제가 예정이에게 전화해서 언제 돌아오는지 물어볼게요.”하예진은 전 시부모님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하예진은 주형인이 버텨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주우빈은 분명 그의 아들이고 병문안 오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하예진과 주형인은 비록 이혼했지만 하예진은 아들 앞에서 주형인을 나쁘게 말한 적 없었고 주형인더러 아빠를 원망하라고 가르치는 일은 더욱 없었다.주형인도 우빈의 양육비를 책임졌기에 아빠 노릇을 어느 정도 한 셈이다.김은희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김은희는 자꾸 아들이 견디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끊임없이 아들이 이겨내기를 기도했다.하예진은 이내 자리를 떠나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예정은 바로 언니의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언니, 무슨 일이야?”이쯤 때면 언니가 병원에서 못된 노 대표를 돌보고 있을 시간인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하예정도 걱정스레 물었다. “우리 우빈이 너와 같이 있어?”“나는 소현 언니와 같이 고향으로 왔어. 여정이 너무 길어 우빈이는 태윤 씨 따라 회사에 갔어.”“알았어. 내가 제부에게 전화해볼게.”“언니, 노 대표가 우빈이를 보고 싶어 해서 그러는 거야?”하혜정은 노동명이 어린 녀석을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았다.주우빈은 며칠에 한 번씩 하예진을 따라 병원에 있는 노동명을 찾아가곤 했다.노동명은 어른들에게는 무뚝뚝하지만 주빈에게는 아주 마음이 약했다.주우빈이 울음만 터지면 노동명은 마음이 약해져서 주우빈의 요구라면 뭐든지 다 들어줬다.하예진은 한참 말이 없다가 답했다.“예정아, 주형인 씨 남매가 사고를 당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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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8화

”주형인 보호자분!”“선생님, 우리가 형인의 아빠와 엄마예요. 우리 아들의 상황은 어떤가요?”주경진은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일으키는 김은희를 부축하며 다급하게 물었다.의사는 이내 답했다.“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가 너무 엄중한 탓에 아직도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일단 중환자실에 들어가 있으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깨어 날 수 있을지는 환자의 의지에 달렸어요.”김은희는 저도 모르게 온몸에서 힘이 풀렸다.주경진과 하예진이 함께 부축한 덕에 김은희는 넘어지지 않았다.“의사 선생님,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형인이는 아직도 젊은데...꼭 살려주세요.”김은희는 의사 가운을 움켜쥐며 울부짖었다.“아주머니.”하예진은 김은희의 손을 잡아당겨 의사에게 사과하고는 고맙다고 인사했다.의사는 보호자들의 심정을 이해하며 말했다.“우리도 최선을 다했어요. 환자분이 견뎌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주형인이 너무 많이 다쳐 의사가 노력했는데도 숨만 간신히 붙어있다는 말씀이다.주형인은 여전히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고 중환자실에 옮겨질 것이고 살아날 수 있을지는 주형인 의지에 달린 것이다.한 마디로 의사는 최선을 다했다.“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하예진은 의사 선생님께 다시 한번 인사드렸다.주경진은 아내를 달래며 위로했다.“여보, 그만 울어. 우리 형인이 아직 살아있잖아. 그만 울어.”김은희는 주경진에 의해 부축되어 의자에 다시 앉았다.김은희는 하예진에게서 휴지를 건네받아 눈물을 닦은 후 뭐가 생각났는지 하예진에게 급히 말했다.“예진아, 예정 씨에게 전화해. 우빈이를 데려올 필요 없다고 말이야. 형인이는 살아있고 중환자실에 들어갔기에 보호자가 들어갈 수도 없을 거야. 우빈이가 여기 와서 아빠도 못 볼 텐데 오지 말라고 해.”“병원이 좋은 곳도 아니고 게다가 애가 아직 너무 어려.”아들이 살아날 수 있을지 김은희는 몹시 걱정되었다.주형인이 없으면 주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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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9화

서현주는 경찰에 잡혀가 감옥에 갈 예정이었지만 임신했기 때문에 옥외집행을 받았다.지금은 애가 없어졌고 게다가 칼로 사람을 상하게 했으니 죄에 죄를 더한 것이다.만약 주형인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지 못하고 죽는다면 다시 재판받아 사형은 금하지 못할 것이다.하예진은 입원 부에 가서 노동명 모자를 찾으려 했는데 마침 윤미라의 전화를 받고 그들이 병실로 돌아온 것을 알았다.하예진은 바로 노동명의 병실로 향했다.“예진 씨,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우리 넷째 도련님이 또 화를 내시고 물건을 함부로 부수고 있어요. 만져지는 물건은 죄다 부쉈어요.”하예진이 돌아 온 것을 보자 노씨 가문의 경호원은 그녀에게 노동명이 화내고 있다고 일렀다.“동명 씨가 왜 또 화내는 건데요?”하예진은 문을 열면서 물었다.경호원은 답했다.“저희도 잘 몰라요. 사모님이 도련님을 밀고 돌아온 지 몇 분 만에 저렇게 집으로 가겠다고 떠들고 있어요. 사모님께서 위로해도 쓸모없었어요.”하예진은 이미 병실에 걸어 들어갔다.“퇴원할 거야. 집에 갈 거야! 이제는 여기 있고 싶지 않아. 일분도 여기 있기 싫어!”노동명은 침대에 누워있지 않고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손으로 휠체어의 바퀴를 움직일 수 있으니 잡히는 대로 죄다 부숴버렸다.그리고 지금 병실은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의사와 간호사는 노동명에게 진정하라고 권하고 있었다.윤미라는 이 광경을 보면서 조급해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했다.노진규는 습관 되었다는 듯이 차분히 땅에 쓰레기들을 청소하고 있었다.“동명 씨, 아직 퇴원할 수 없어요. 조금만 더 버티면 퇴원할 수 있어요. 보세요. 지금 많이 좋아졌는걸요. 더는...”“어디가 나아졌어? 말해봐! 혼자 걷지도 못하고 휠체어에만 앉아 다니는 것이 좋아진 거야? 여기서 누워있을 바에는 집에 가서 누워있는 것이 나아!”사실 노동명은 기분이 안 좋았다.주형인 지금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놓였다.하예진이 전남편이자 애 아빠인 주형인을 보러 간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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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0화

노동명은 바로 하예진에게 퇴원 절차를 밟으라고 재촉했다.의사는 맘속으로 노동명을 원망했다.‘매일 이렇게 소란을 피워 우리 의사와 간호사들도 너무 피곤해. 조기 퇴원은 너에게 영향도 크지 않으니 퇴원을 원하면 제발 퇴원해!’노씨 가문은 돈도 많아 개인 주치의도 있다.노동명이 퇴원한 후에도 노씨 가문에서는 전문의를 청해 노동명을 돌보게 할 것이다.“의사 선생님, 제 아들이 정말 퇴원해도 될까요?”윤미라는 아들이 퇴원하면 의외의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환자분께서 퇴원을 고집하시면 퇴원하셔도 좋아요.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하면 기분도 좋아져 더 빨리 나아질 수도 있어요.”의사의 동의를 받은 윤미라는 경호원을 불러 병실을 정리하라고 지시했고 윤미라 부부는 퇴원 수속 밟으러 나섰다.화가 난 노동명은 소란을 피우지 못하게 하예진에게 맡겼다.드디어 퇴원할 수 있게 되었다.노동명은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고 소란도 피우지 않았다.노동명은 병실 홀에 앉아 조용히 텔레비전을 보며 부모님이 퇴원 절차를 밟아 주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하예진은 노동명의 옆에 앉아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해 있었다.노동명은 하예진의 표정을 주시하고 있었다.노동명은 느닷없이 물었다.“전 남편이 살아계셔?”“살아있어요.”노동명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팔자가 정말 세군.”하예진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의사 선생님께서는 형인 씨가 아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중환자실로 옮겨져 깨어날 수 있을지는 본인 의지에 달렸다고 하셨어요.”“웬일이래? 서로 무척이나 사랑한다더니. 칼을 들고 사람을 찌르다니...”노동명은 비웃으며 말했다.노동명은 주형인과 하예진의 이혼 과정을 모두 목격했다.주형인과 서주인은 관계가 매우 좋았고 심지어 하예진이 입원했을 때 그녀를 보러 올 때마저도 서현주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였다.주형인 친아들의 생명이 위험할 때조차도 서현주를 보호하려 한 것을 보면 진심이었던 모양이다.“몰라요.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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