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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461 - Chapter 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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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1화

현재 어머니의 수하 세력은 거의 다 잡혔고, 나머지 하찮은 부하들도 도망치기에 바쁠 테니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이 모든 것이 전씨 일가를 알게 되어서이다.여운초의 최초 계획에는 전이진이란 존재가 없었고, 그의 출현은 그녀의 계획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전이진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은 여운초는, 그가 자신에게 깊이 빠져들기 전에 선을 긋고 싶었다. 누구도 누구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말이다.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에게는 장님인 자신보다 더 훌륭하고 건강한 여자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한동호는 여운초를 잠시 바라보더니 말했다.“운초야, 혹시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거야?”“그런 거 없어요.”여운초는 단번에 부정했다.“우리가 알고 지낸 지 10여 년이나 지났어. 내 목숨도 네가 구해줬잖아. 나보다 너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 걱정되는 거 있으면 오빠한테 얘기해. 우리 사이에 편하게 얘기해도 좋아. 네가 말만 하면 도울 수 있는 건 오빠가 다 도와줄게.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게.”조용히 듣고 있던 여운초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아니에요, 단지 예정 씨에게 큰 신세를 진 것 같아서... 이번에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모두 전씨 일가의 덕분이거든요.”“꼭 그들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워. 이게 다 여 대표 부부가 못된 짓만 해댄 바람에 하나님께서 우리보다 백배 센 사람들을 시켜서 혼을 내줬다고 할 수 있어. 운초야, 너 아직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설마 이 결과가 마음에 안 드는 거야? 너도 심리적으로 부담 가질 필요 없어. 네가 전씨 사모님과 알게 된 건 순전히 뜻밖의 일이니까. 전씨네 사모님도 마음이 착해서 우릴 도와준 거고. 이건 우리가 사모님을 이용한 게 아니야, 너와 사모님의 만남도 계획된 일이 아니었고.”여운초는 하예정을 이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하예정과 전씨 일가를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하지만 나 때문이 아니었다면, 예정 씨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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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화

전씨 일가의 재산을 탐내서가 아니라 책임감 있는 가풍을 믿어서이다.힘들게 살아온 여운초가 전씨 일가에 시집갈 수 있다면, 전씨 일가가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 한동호도 시름 놓고 여씨 그룹을 그녀의 손에 돌려줄 수 있다.오랜 시간 동안 여운초를 위해 여씨 그룹을 지켜왔으니, 이제는 돌려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만약 여운초가 둘째 도련님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한동호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둘째 도련님은 여씨 그룹의 재산을 탐낼 리가 없으니까.앞을 볼 수 없는 여운초에게 있어, 만약 주변 사람들이 딴마음을 품게 되면, 그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나와 이진이는 어울리지 않아요. 시각장애인인 내가 어떻게 전씨 일가의 둘째 도련님을 넘보겠어요. 이진에게는 더 좋은 여자아이가 어울려요.”여운초는 조용히 말했다.한동호는 찻잔을 내려놓고 친근하고도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여운초의 이마를 툭 찔렀다.“멍청하기는. 또 자신감 없는 모습 보일래? 시력이 좋지 않은 것 외에 다른 사람보다 못한 게 뭐가 있다고 이래? 오빠 마음속에서 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여자야. 그러니 자신감 가져. 만약 정말 둘째 도련님을 좋아한다면 용감하게 맞서고. 전씨 일가는 가풍이 좋은 데다 그 집 남자들도 일편단심이기로 소문났잖아. 결혼하면 한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지금 이 세상에 이런 남자가 얼마나 드문지 알라? 사람들이 죽어라 전씨 일가의 문턱을 넘으려고 할 만도 하지 뭐. 그러니 너도 기회 잘 잡아.”“그런 게 아니라니까요.”여운초는 여전히 전이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부인했다.말하자마자 그녀는 뭔가를 느낀 듯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가게 문 쪽을 바라보았다.이어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전이진은 한동호가 여운초의 이마를 살짝 찌를 때 도착했는데, 그는 차에서 그 장면을 똑똑히 보았다.그는 차를 세운 후,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가게로 걸어 들어갔다.가게 안의 두 사람은 이야기를 멈추고 모두 전이진을 바라보았다.여운초는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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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3화

여운초는 담담하게 말했다.“이진아, 우리가 무슨 사이인 것도 아니잖아. 내가 누구와 만나든, 누구와 친하게 지내든 모두 내 자유야. 네가 날 많이 도와준 건 사실이지만 내 교제에 관여할 자격은 없지 않아? 난 널 그저 아는 친구로 생각할 뿐이야.”“아는 친구? 그냥 아는 친구일 뿐이라고?”전이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여운초, 너 지금 일부로 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어? 내가 널 약혼녀로 생각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한 후부터 넌 나를 피하며 전화도 받지 않았어. 게다가 지금은 다른 남자와 알콩달콩 지내고 있는데,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야?”여운초는 여전히 평온했다. 그녀는 전이진의 손을 몸에서 떼어낸 후 카운터로 물러섰다. 카운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면 훨씬 안정감이 느껴졌다.겉으로는 담담해 보이지만 사실 지금 속으로 약간 당황하고 있다.그녀도 본인이 왜 당황하고 있는지 몰랐다.뭔가 전이진에게 미안한 일을 한 것만 같았다.하지만 둘은 연인 관계도 아닌데 이런 일로 미안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다만 전이진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이진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이 한마디야. 내가 누구랑 만나든, 왕래하든 모두 내 자유야. 그래, 네 할머니가 나를 아주 맘에 들어 하셔서 날 너의 아내감으로 선택했다는 거 알아. 다만 날 약혼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단지 네 생각뿐이잖아? 나도 널 똑같이 약혼 상대로 생각할 거라고 착각하지는 마. 난 기껏해야 널 평범한 친구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이때까지 도와준 건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 보답으로 밥을 사줬잖아. 그리고 널 피한 게 아니야. 그냥 휴대폰과 번호를 바꿨을 뿐이야. 널 피하고 싶었으면 지금 여기 있지도 않았어, 진작 가게 문을 닫고 떠났을 거야.”전이진은 그녀를 노려봤다.여운초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그녀를 필사적으로 노려봤자 소용없었다. 어떻게 째려보든 그녀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줄도 모른다.“어젯밤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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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4화

여운초가 자신을 피가 날 정도로 물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그녀를 놓아주었다.다음 순간 그의 얼굴은 얼얼하게 아파 났다.여운초가 힘껏 휘두른 손에 전이진은 뺨을 한 대 단단히 얻어맞았다.그녀는 느낌으로 손을 휘둘렀던 것이다.전이진의 뺨을 때린 후 여운초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물건을 아무거나 집어 들어 그를 향해 내리쳤다.전이진은 그녀가 자신을 때리도록 놔두었다. 어쨌든 아프지 않으니.다만 그녀가 지팡이를 움켜쥐고 그를 향해 때리자 전이진은 재빨리 뒤로 물러나 피했다.“운초야...”“나가!”이젠 여운초가 화를 내게 됐다.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지고 눈에 눈물이 고였다.여운초는 전이진이 정직한 사람이라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이렇게 강제로 키스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눈이 안 보인다고 마음대로 괴롭히다니.열받아 죽을 지경이였다.“운초야, 나...”전이진은 자기가 충동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신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 해명하고 싶어도 해명할 길이 없었다.“나가! 전이진, 너 당장 나가!”그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 지금 서 있는 방향을 확인한 여운초는 지팡이를 내던졌다.전이진은 민첩한 몸놀림으로 그녀가 던진 지팡이를 받았다.“알았어, 나갈 테니까 물건 던지지 마. 그러다 다쳐. 갈게, 당장 나갈게.”여운초가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미칠듯한 모습을 보이자 전이진은 얼른 지팡이를 들고 떠났다.그녀는 그의 발소리가 밖으로 향하는 것을 듣고 그가 차를 몰고 떠나는 기척까지 듣고서야 털썩 주저앉아서 손을 들어 힘껏 입술을 닦았다.“개자식!”여운초는 욕을 한마디 뱉었다.그러고는 눈물을 닦았다.‘울지 마!’그녀도 한입 물어 그의 입에서 피가 나게 했으니 그에게 복수한 셈이었다.여운초는 앞으로 다시는 전이진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전이진이 그녀를 와이프로 생각했든 말았든 그건 그만의 생각이지, 그녀는 결코 그를 남편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따지고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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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5화

혼자 서점을 지키던 하예정은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전이진이 찾아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하예정은 일어서서 카운터에서 나오며 물었다.“이진 씨, 무슨 일 있었어요? 입술도 얼굴도 왜 이렇게 부었어요? 누구랑 싸운 거예요? 진 거예요? 못 이기겠으면 나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그랬어요.”하예정의 잇따른 물음에 전이진은 얼굴이 빨개졌다.싸움에서 진 거면 형수님에게 도와달라고 하라고?그의 싸움 실력은 하예정보다 훨씬 좋았다.“형수님, 이번엔 꼭 도와줘야 해요.”“당연하죠. 이 하예정의 시동생을 이렇게 때리다니. 이진 씨 형은 참을 수 있을지 몰라도 나는 못 참아요. 누가 이렇게 때렸는지 말해봐요. 내가 가서 혼찌검을 낼 테니까요.”하예정은 말하면서 의자를 전이진의 뒤로 끌어왔다.“일단 앉아서 천천히 말해요. 물 마실래요? 잘됐어요, 오랜만에 몸을 풀고 싶던 참이었어요.”하예정은 전이진에게 물을 따라주었다.전이진은 형수가 왠지 신이 난 듯한 모습으로 관심해 주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누구랑 싸운 게 아니에요.”만약 다른 사람과 싸워서 진 거면 불러도 형제들을 불렀지 형수를 부를 리가 없었다. 비록 형수가 싸움 좀 할 줄 안다고 해도 말이다.하예정은 따뜻한 물 한 컵을 따라 전이진에게 가져다주고는 자신도 의자를 하나 끌고 와 맞은편에 앉아 관심 있는 얼굴로 바라보며 물었다.“말해봐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걱정 마요, 도와줄 수 있는 건 꼭 도와줄 테니. 이번뿐만 아니라 나중에라도 손해 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내 뒤엔 태윤 씨도 있는걸요. 겁먹을 필요 없어요.”하예정은 형수로서의 믿음직함이 있었다.시동생이 손해를 보기만 하면 바로 대신해 갚아줄 듯한 모습이었다.전씨 일가은 아홉째 도련님은 제일 똑똑했다. 그는 하예정을 처음 보자마자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리고 큰형이 형수님의 말을 잘 듣는 것을 보고는 괴롭힘을 당하기만 하면 형수를 찾아가 고자질하곤 했다.전이진의 얼굴은 더 붉어졌다.형수의 흥취 가득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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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6화

전이진과 여운초는 서로 안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정도로 발전하게 된 것에 하예정은 진척이 꽤 빠르다고 탄복했다. 동생은 남편보다 사랑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얼굴이랑 입술이 부은 것을 보니까 키스는 운초 씨 동의 없이 한 거네요? 그리고 운초씨가 뺨을 때린 거고요, 맞죠?”하예정의 눈은 흥미로움으로 가득 찼다.그녀는 경험해 온 사람으로서 전이진의 지금 모습을 보고 바로 짐작이 갔다.강제 키스를 한 것이라고.전이진은 여전히 얼굴을 붉히고는 말하지 않았다.묵인한 셈이었다.하예정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형수님. 저를 도와준다고 했잖아요.”전이진은 하예진이 그를 돕지 않으려 하는 줄 알고 긴장한 말투로 말했다.그에 하예정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마음 가라앉히러 물 마시러 가는 거예요. 이진 씨 말에 좀 놀라서요.”“....”그녀는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르고는 물을 마시며 걸어와 다시 전이진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물을 마시며 전이진을 천천히 훑어봤다.전씨 일가의 가풍은 좋아서 누구나 교양이 넘쳐났다.이건 그녀가 시댁 식구들에 대한 평가이다.전이진은 차갑고 거만한 전태윤과는 달리, 너무 부드러운 사람은 아니지만 훨씬 온화했다.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이야... “형수님...”“이진 씨, 이 정도로 밀어붙이는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전이진은 얼굴이 빨개졌다.“그건 충동적인 행동이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운초는 지금 제 전화를 받지도 않고 저와 만나는 것도 거부하고 있는데, 아까 가게에 가보니 마침 다른 남자와 친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그 남자가 다정하게 운초의 이마를 손으로 쓰다듬는 걸 직접 봤어요.”전이진은 여운초에게 강제 키스를 한 것이 잘못임을 알고 있었다. 정말 순간의 충동으로 행동한 것이다.정확히 말하면 질투였다.그 낯선 남자에게 말이다.그보다 더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사업에서 꽤 성공한 남자인 듯싶었다.“운초 씨에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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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하예정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전이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면 진실을 말하지 말았어야 했을까요? 할머니가 정해준 아내감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말고 계속 속이는 편이 더 좋았을까요?”그는 하예정이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형처럼 속이고 있다가 들통나면 더 화낼까 봐 솔직히 말한 거였는데...”전이진은 형과 같은 고생을 겪고 싶지 않아 여운초를 속이지 않도록 노력한 것이다.‘솔직하게 말해도 안 되는 걸까?’“...그 뜻이 아니고요, 그렇게 바로 말하면 운초 씨가 순수하지 않다고 느낄지도 몰라요. 단지 할머니가 이진 씨에게 맡긴 임무를 완수하려고 그러는 거로 생각할걸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요. 이진 씨가 운초라면 기분이 좋겠어요?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본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잖아요. 아무리 여씨 일가의 큰 아가씨라지만 집안에서는 투명 인간이나 다름없는걸요. 그래서 다른 집안의 사모님들은 며느릿감을 찾을 때 운초 씨를 아예 고려하지 않아요. 게다가 시각장애인이니 더 자신감이 없을 거예요. 이진 씨와 아직 친하지도 않고 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호감이 있더라도 한계가 있어요. 이때 사실대로 말하면 당연히 거리를 둘 수밖에 없죠.”전이진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말했다.“하지만 할머니가 주신 임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접근한 건 사실이잖아요. 할머니가 자기 생각대로 선택해 줬고 전 이해가 안 됐지만 어차피 도망칠 수도 없는 일이라 접근하기로 한 거예요. 어차피 좋아하는 여자가 없으니 할머니가 누굴 택하면 누구랑 결혼하는 거죠.”하예정은 전이진을 흘겨보며 말했다.“이런 생각이면서 운초 씨에게 강제로 키스를 한 거예요?”“우리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니까 화가 나서 그만...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하예정의 매서운 눈길에 전이진의 당당함은 점점 누그러졌다.“이진 씨는 운초 씨를 좋아하고 있어요. 질투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거고요. 우선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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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8화

하예정은 말했다.“그러면 된 거예요. 지금 당장 꽃필 무렵으로 가요. 뻔뻔하게 굴어서라도 제대로 사과해요. 할머니가 골라준 아내감이라는 말은 절대 언급하지 말고요. 이진 씨의 진심 어린 마음을 느끼게 해 줘요. 함께 심효진의 약혼식에 참석한 것을 보면 이진 씨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이 있다는 걸 설명해요. 그러니까 운초 씨에게 임무 때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줘요. 운초 씨도 언젠가는 이진 씨를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거예요.”전이진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뜻인지 알겠어요.”“운초 씨는 눈이 보이지 않아서 매우 예민할 거예요. 조금이라도 자신을 싫어한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해요.”“싫어한 적 없었어요. 단 한 번도.”하예정은 그에 가볍게 응했다.전이진은 여운초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싫어한 적이 없었다. 단지 할머니의 지시에 따를 생각이었고 마음을 바로잡지 못했을 뿐이다.“그러면 지금 당장 운초를 찾아가 사과하겠어요. 나를 만나려 하지 않으면 용서할 때까지 가게에서 떠나지 않을 거예요.”전이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일어서서 가려 했다.하예정은 그에게 물었다.“먼저 얼음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힐래요?”전이진은 자신의 부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얼마나 찜질해야 부기가 빠질지 몰라요. 어차피 운초는 내 모습을 볼 수 없으니까 괜찮아요. 마음 아파하지도 않을 텐데요 뭘.”그는 물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형수님, 고마워요. 당장 꽃필 무렵으로 갈게요. 형에게 대신 휴가 좀 내주시겠어요? 직접 휴가를 냈다가는 혼날까 봐요.”이 일에 대해 하예정은 기꺼이 도와줬다.감정 적응기에 전태윤도 많은 일을 소정남과 전이진에게 떠넘겼었다.이젠 빚을 갚아야 할 때가 되었다.“앞으로 여자를 대할 때 더 신중해야 해요!”하예정은 한마디를 보탰다.전이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한 번 한 실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는 사람이다.“그러면 이만 가볼게요.”“그래요. 학생들도 곧 수업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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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9화

전태윤은 이에 응하며 이어서 말했다.“점심 배달시키지 마. 도시락 가져다줄 테니까 같이 먹자.”하예정은 서점에 혼자 있었다. 전태윤은 아내가 배달 음식을 먹는 것이 마음이 아파 진작에 관성 호텔에 전화해서 음식을 주문해 경호원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점심에 음식을 가지고 서점에 가서 같이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다.“알았어요, 배달 안 시킬게요. 먼저 일하고 있어요, 학생들 수업이 끝나서 저도 바빠질 거예요.”하예정은 이렇게 한마디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전태윤은 통화가 끊긴 휴대폰을 보며 투덜거렸다.“안녕이라고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네.”하예정은 바빠지기 시작했고 전태윤도 하던 일을 끝내고 사무실을 떠났다.경호원은 방금 호텔에 가서 도시락을 가져오는 길이었다. 전태윤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마중 나갔다.몇 분 후, 전태윤의 차는 전씨 그룹에서 떠났다.10분 일찍 떠나 아직 길이 막히지 않아 곧 서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전태윤이 서점에 도착했을 때 하예정의 서점에는 여전히 물건을 사고 있는 학생이 있었다. 웬 학생이 하예정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예정 언니, 며칠 동안 효진 언니가 안 보이는데 어디 갔나요?”학교 주변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사장 중 젊은 사장은 하예정과 심효진뿐이라 학생들은 대부분 그녀들을 친절하게 언니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얼굴도 이쁘고 매우 친절해 학생들은 수업이 끝날 때면 하예정네 서점에 가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효진 언니는 오늘 중요한 일을 보러 가야 해서 시간이 없어. 아마 두세 달 동안은 내가 혼자서 가게를 지키게 될 거야. 왜, 효진 언니가 보고 싶어?”그녀는 돈을 계산하면서 학생들을 놀렸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할인을 해주었다.“그렇게나 오래요? 그러면 다음 학기에나 효진 언니를 만날 수 있겠네요. 당연히 보고 싶죠. 요 며칠 문을 안 열어서 엄청 보고 싶었어요. 이렇게 그리워한 것을 봐서 좀 싸게 해줘요.”“정말 우리를 보고 싶어 한 줄 알았잖아, 할인해달라는 거였네.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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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0화

하예정은 테이블을 깨끗이 닦았다.전태윤이 가져온 음식들을 보고 그녀의 마음은 꿀을 먹은 듯 달콤해 났다. 남편은 언제나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해 오곤 했다.“이진이가 와서 뭐라고 했어? 무슨 사고를 쳤길래?”전태윤은 아내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호기심에 물었다.“운초 씨에게 엉뚱한 짓을 해버려서 제가 가서 사과하라고 했어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줬어요.”하예정은 무슨 일인지 구체적으로는 말하지 않았다. 이 일은 전이진과 여운초의 개인적인 일인 데다가 전이진이 그녀를 믿기에 알려준 것이라 더 이상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전태윤에게조차도 말하지 않으려 했다. 이후에 여운초가 시집오게 되면 전태윤을 보기 부끄러워할까 봐 걱정되었다.아내가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전태윤도 예전에 아내에게 강제 키스를 한 적이 있었기에 곧 짐작이 갔다.하지만 아내의 생각을 눈치채고 더 이상 이 일에 관해 묻지 않았다.전태윤 부부가 점심을 먹고 있는 시간에 노동명은 퇴근 시간을 이용해 병원에 갔지만 하예진의 병실 앞에 한참을 서성이면서 들어가지 않았다.전씨 가문의 경호원이 물었다.“노 대표님, 들어가시겠습니까?”“아뇨, 예진이는 어때요? 좀 좋아졌어요?”“회복이 잘 돼서 이제는 침대에서 내려와 조금씩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퇴원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하예진 모자의 하루 세 끼 식사는 박 아저씨가 사람을 시켜 가져오게 했다. 모두 영양사가 짠 식단에 따라 준비한 것이라 하예진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됐다.이경혜도 자주 보신 수프를 가져다주곤 했다.김은희도 자주 보내왔지만 매번 도로 가져가게 했다.오늘은 왠지 주씨 일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러면 됐어요. 모르는 사람은 들어가지 못하게 잘 지켜줘요.”노동명은 경호원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돌아섰다.전씨 일가의 경호원들은 노동명의 거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특별히 찾아와서는 병실에 들어가지도 않고, 하예진에게도 자신이 온 걸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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