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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451 - 챕터 1460

2577 챕터

제1451화

전태윤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귓가에 뭐라 속삭였다. 그러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의 팔을 꼬집었다.전태윤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으며 말했다.“자, 같이 가자.”하예정은 매우 기뻤다.부부는 소씨 집 마당에서 고 대표가 아내와 '아들' 들을 데리고 소씨와 심씨 집안의 안내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군중 속의 전호영은 고 대표 뒤에 서 있는 키 크고 차가운 '남자'를 보고 눈빛이 깊어졌다.그는 강성 고씨 집안의 사람들이 올 줄은 몰랐다.성소현은 와인 한 잔을 들고 하예정 곁으로 가서 전태윤에게 한마디 했다.“태윤 씨, 예정이랑 할 얘기가 있는데 잠시 자리 비켜줄래요?”전태윤은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이 여자는 공공연히 그의 아내를 빼앗으려고 한다.성소현은 전태윤이 속으로는 싫지만 더 이상 자기한테 뭐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여보.”하예정이 달콤한 목소리로 전태윤을 부르자 전태윤은 바로 투항했다.그가 막 돌아서서 두 발짝 걸어가자마자 성소현이 하예정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예정아, 저 남자 정말 잘생기지 않았어? 키가 큰 데다가 얼굴까지 잘생겼지. 분위기도 차도남. 너희 집 태윤이보다 더 잘생긴 남자가 있을 줄 몰랐어.”전태윤은 자리를 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그는 되돌아와서 산처럼 하예정의 곁에 우뚝 서서 성소현에게 주의를 주었다. 잘생긴 남자를 보면 봤지 하예정까지 끌어가진 말라고.하예정은 성소현이 가리킨 방향을 따라 고 대표 뒤에 있는 키가 크고 준수한 두 남자를 보더니 다시 자기 남자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내 눈에는 아무도 우리 집 태윤 씨를 따라갈 남자가 없는걸요.”성소현도 전태윤을 바라보며 웃으며 놀렸다.“태윤 씨, 숨어 듣느라 토끼 귀가 다 되겠어요.”“우리 집 예정이만 안 싫어하면 돼요.”성소현은 말문이 막혔다.전태윤은 순식간에 하예정을 품에 끌어안고는 차갑게 성소현에게 말했다.“처형 말다 끝났죠? 손님들이 모두 도착했고 약혼식도 곧 시작하는데... 나와 예정이는 중매인 신분이라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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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성소현은 부부가 멀리 간 후 예준하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태윤 씨는 참 인색한 사람이야. 예정이가 고씨 집안의 쌍둥이에게 반할까 봐 급히 데려가는 걸 봐.”예준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성소현의 기억에 그는 언제나 온화하고 점잖으며 겸손한 사람이었다.“태윤 씨는 아내 바라기인걸. 고씨 집안의 쌍둥이도 정말 훌륭해. 비록 친하지는 않지만 그들 형제의 일을 들은 적이 있어. 큰 도련님은 고씨 그룹의 총재로서 고 대표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다고. 둘째 도련님은 직접 창업하고 있는데 가업을 이어받는 것을 꺼리고 있대. 듣는데 의하면 고 대표는 고씨 그룹을 첫째가 아닌 둘째 아들에게 넘겨주고 싶어 한대.”성소현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고 대표는 왜 이렇게 편애하는 거야? 큰 도련님은 고씨 그룹을 인수할 능력이 충분한데 오히려 작은아들에게 넘기려고 한다고? 형제가 권력다툼으로 서로 원수가 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야? 가족 기업의 발전에 불리할 텐데.”그녀도 두 명의 오빠가 있다. 큰오빠는 성씨 그룹을 인수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둘째 오빠는 사업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어 아무리 잘 가르쳐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녀의 부모님도 포기하였다. 하지만 둘째 오빠는 본인이 좋아하는 업계에서 제일 잘나가고 있다.성소현은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했다.부모로서 아이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보고 그중에서 후계자를 골라야 형제자매가 서로 원수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그녀의 큰오빠는 가업을 이어받았고 둘째 오빠는 좋아하는 업계에서 잘나가고 있으니 다툴 것도 없고 원수로 될 일도 없어 그들 형제의 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전씨 집안을 봐도 그랬다.전씨 집안의 가풍은 좋기로 유명하다. 재벌 집안이든 보통 집안이든 전씨 집안처럼 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전태윤의 사촌 동생들이 이어받은 업종이 저마다 달랐다. 어른들은 아이들 각자의 취향과 특기에 따라 적합하게 안배하였고 그중 가장 능력 있고 집안의 중책을 기꺼이 떠맡으려 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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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예준하는 웃음을 머금고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나도 고씨 집안 둘째 도련님은 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뭐 구경거리라 치고 보는 것은 확실히 즐겁긴 해.”성소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준하가 자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느꼈다.하객들이 모두 도착했고 약혼식도 정식으로 시작됐다.심효진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성소현은 부럽다는 듯 말했다.“내 옆의 친구 셋 중에 둘이나 사랑과 행복을 얻었는데 이제는 나와 가희 둘만 아직 솔로네. 예정이와 효진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부러워.”전태윤과 소정남은 모두 평생을 맡길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그들은 감정이 한결같다.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와이프가 된다면 평생 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누가 총애를 받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가희라는 친구 말이야,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났어?”예준하는 이렇게 묻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너도 조급해 하지 마. 언젠가 너에게 어울리는 좋은 남자가 나타나 행복하게 만들어 줄 테니.”성소현은 말했다.“자기 입으로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오랜 정을 하루아침에 놓을 수 있겠어? 난 태윤 씨에 대한 감정을 놓는데도 엄청 힘들고 고통스러웠거든.”말끝에 성소현의 표정은 약간의 쓸쓸함이 스쳐 지나갔다.전태윤이 그녀의 사촌 매제가 되었으니 그녀는 할 수 없이 감정을 끊어야 했다. 전태윤이 하예정에게 그렇게 잘해주는 것을 보고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 누가 알까.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다 내려놓은 듯한 모습이었지만 사람들 뒤에서는 종종 밤늦게 이불 속에 숨어서 괴로움에 이리저리 뒤척이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예준하가 새 이웃이 된 후 그와 자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투자에 관한 일 때문에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었던 것 때문인지 그녀가 전태윤을 생각하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었다.이젠 전태윤과 하예정의 금실 좋은 모습을 보고도 부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그녀는 정말 전태윤에 대한 감정을 내려놓고 있었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소현처럼 마음대로 생각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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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전호영은 자리에 앉자마자 고현에게 인사를 했고 고현은 그를 향해 고개만 끄덕였다.여기 앉은 사람들은 모두 신분과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라 서로 즐겁게 얘기를 나눴다.하예정은 고현을 몰래 훑어보았다.고현과 그녀의 동생은 정말 똑같이 생겼다. 두 사람 모두 양복과 가죽 구두를 신어 더 구분하기에 어려웠다.하예정은 할머니의 날카로운 안목에 마음속으로 탄복했다.먼 강성에 있는 고현을 주시한 데다가 20년 넘게 숨겨왔던 진짜 성별까지 들추어내어 전호영과 짝을 지어주려 하다니.하예정이 계속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현은 하예정을 바라보았다.몰래 본 것을 들켰다.하예정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고현의 깊은 눈을 마주 보았다.“고현 도련님.”하예정이 먼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예정 사모님.”고현은 하예정의 인사에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단지 일부러 낸 낮은 목소리였다. 하예정은 그가 이렇게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말하면 힘들지 않을지 궁금했다.“자꾸 절 쳐다보시는데 혹시 제 옷차림에 문제라도 있는가요? 편히 알려주셨으면 합니다.”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아니요, 저는 그냥 똑같이 생긴 형제를 거의 못 봐서 신기해서 눈이 자꾸 갔네요. 도련님을 귀찮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괜찮아요, 우리 형제가 같이 나타나기만 하면 다들 그렇게 봐요.”고씨 집안 사모님도 웃으며 말했다.“누가 형인지 구분 못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친아버지도 누구인지 헷갈릴 때가 있는걸요.”남편이 아들을 잘못 볼 때마다 사모님은 남편을 나무랐다. 누가 딸을 아들로 키우라고 했나 하며. 그녀는 분명히 쌍둥이 남매를 낳았는데 쌍둥이 형제로 키웠다고.그녀는 딸이 집에 오면 더 이상 남장을 하지 말고 여자애답게 꾸미라고 요구하지만, 딸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현은 자기 절로 일을 기억할 때부터 남성 차림이었다고, 아버지가 자신을 소개할 때도 장남이라고 했다. 이젠 고씨 집안의 큰 도련님이라는 신분에 익숙해져서 여장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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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하예정도 웃었다. 전태윤의 할머니는 그녀가 본 할머니 중에서 최고의 할머니였다.그녀의 할머니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 차다.“이렇게 훌륭한 할머니가 계신다는 걸 소중히 여기세요. 전 이런 할머니 몇십 명이 있어도 싫은 생각 절대 없을 거예요.”할머니와 가장 친한 전태윤은 말했다.“집안에 어르신이 있는 것은 보물과도 같아.”하예정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그것도 보배인지 아닌지 잘 봐야 해요. 어떤 노인들은 자꾸 소란만 피우는데, 그건 보배가 아니죠.”전태윤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정남 씨와 효진이가 술을 권하러 왔네요.”그녀는 불쾌한 일은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아 바로 화제를 바꾸었다.소정남과 심효진은 매 테이블씩 술을 권했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전태윤은 모처럼 소정남을 놀렸다.“정남아, 얼굴에 웃음이 내려가질 않네. 삶은 새우처럼 빨개.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거야, 아니면 너무 웃어서 그렇게 된 거야?”소정남은 웃으면서 말했다.“둘 다야.”그와 심효진은 먼저 고 대표 부부에게 술을 권했다.이 테이블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고 대표 부부였다.나머지 사람들은 소정남과 같은 또래였다.소씨 집안 가주는 행복해하는 사촌 동생 대신해 기뻐하면서 사랑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어쩌면 연애와 결혼은 그리 무서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고.“소 이사와 효진 씨는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고 대표는 축복의 말을 하면서 자신의 아들딸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고현은 담담하게 술을 마시기만 했고 둘째는 아버지의 의미심장한 두 눈을 못 본 척했다.소정남과 친하지 않은 고현은 잔을 들어 소정남과 심효진의 잔과 번갈아 부딪치며 평범하게 축복의 말을 건넸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정남은 심효진을 데리고 다른 테이블에 가 술을 권했다.두 사람은 계속 술을 권했지만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그러면서도 소정남은 심효진이 취할까 봐 몇 번이나 나지막이 주의를 주었다.“효진 씨,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요. 이러다 취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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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심효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나만 정신 똑바로 차리면 되죠. 당신이 취하면 내가 차로 당신을 납치하여 혼인 신고하러 갈 거예요. 그러면 당신은 내 남자가 되는 거예요, 평생 도망갈 생각하지 마요.”“내가 왜 도망가겠어요? 효진 씨랑 평생 알콩달콩 살 건데요? 비바람 막아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싶어요. 내가 번 돈 다 줄 테니 마음대로 써요.”“소 이사님, 정말 때를 놓치지 않고 감언이설을 하시는군요. 우리 같은 싱글들의 마음도 좀 생각해 주셔야죠.”두 사람의 감언이설에 전이진은 웃으며 한마디 농담을 건넸다.소정남은 술잔을 세게 부딪치며 말했다.“전이진 씨도 행복한 날이 머지않을걸요.”그는 전이진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여운초를 바라보며 말했다.여운초는 비록 앞이 보이지 않지만 소정남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소정남과 심효진을 향해 얼굴을 돌린 다음, 자신의 잔을 더듬어 들고는 그들을 향해 잔을 들었다.“소정남 씨, 심효진 씨, 두 분 백년해로하시길 빕니다.”심효진이 웃으며 건배하자 여운초도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원래 전이진과 함께 약혼식에 오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설득당했다.여운초는 많은 사람이 자기를 바라보는 이상한 시선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간이 속삭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그녀가 전이진을 따라온 것을 보고 사람들은 그녀가 든든한 뒷배를 찾았기에 당당하게 친어머니를 고소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여운초는 모든 시선을 태연하게 받아들였다.그녀는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친어머니와 큰아버지가 친아버지를 해쳤으니 고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친아버지의 죽음을 그대로 넘어갈 수 없었다.그들은 그녀의 친아버지를 해쳤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목숨도 빼앗아 가려 했었다.아마 20년 동안 친어머니와 큰아버지에게 너무 깊은 상처를 입었는지 더는 마음이 흔들리지도 않았다. 이젠 그들에 대한 감정과 기대가 샅샅이 흩어져 그들을 고소할 때도 아무런 갈등도 겪지 않았다.떠들썩하던 약혼식은 밤늦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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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심효진은 소정남을 문밖에까지 배웅했다.운전기사가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배웅할 필요 없으니 얼른 들어가서 자요.”소정남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알았어요. 마당 문 닫아야죠.”심효진이 다가온 개의 머리를 툭툭 치자 개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꼬리를 흔들더니 곧 구석으로 돌아가 엎드렸다.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던 소정남이 말했다.“효진 씨네 집 개는 말도 잘 듣고 짖지도 않네요. 지난번 태윤이가 이렇게 귀여운 개를보고 놀라 반쯤 죽은 거 있죠.”심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보통 짖지는 않지만 집은 매우 잘 지키는걸요. 얘를 키운 후로부터 밤에 감히 우리 집 담을 넘어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요. 예전에 도둑이 우리 집 담벼락 위의 감시카메라를 망가뜨리고 담을 넘어 들어온 적이 있거든요.”그녀의 부모는 잠이 얕아 인기척을 듣고 바로 깨어났다. 담을 넘어온 도둑은 집 대문의 자물쇠도 열지 못하고 서둘러 도망쳤다.그후 개를 키운 후 감시 카메라는 고장 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이제 도둑이 들까 봐 겁낼 것도 없게 됐다. 그녀의 약혼자가 소씨 일가의 도련님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으니까. 소씨 일가는 비록 관성에서 조용히 지낸다고는 하지만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누가 감히 그녀의 집에 와서 물건을 훔칠까? 훔치자마자 소씨 일가에게 붙들릴 게 뻔하다.소정남은 아쉬움을 안고 차에 올랐다. 심효진은 마당 입구에 서서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마당 문을 닫고 집안으로 돌아갔다.하룻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하예정은 평소처럼 언니를 만나러 병원에 갔다.“예정아, 언니는 이제 아무 일도 없으니 이렇게 매일 찾아오지 않아도 돼. 숙희 아주머니가 옆에서 돌봐주고 있으니, 넌 안심하고 네 할 일이나 봐.”하예정이 보온 도시락을 내려놓은 것을 보며 하예진이 말했다.그녀는 지금 아침 식사 가게를 걱정하고 있다.사고가 난 후, 직원 두 명이 보러오자 그녀는 가게 문의 키를 그들 중 한 명에게 주며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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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전이진은 꼬리처럼 형의 뒤를 따라 걸었다.전태윤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할 말이 있으면 해. 거머리처럼 달라붙지 말고. 여운초 씨에게나 달라붙어 다녀.”굳이 형에게 달라붙을 이유라도 있을까?전이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형, 우리 사무실로 들어갈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그냥 여기서 해.”전이진은 웃기만 할 뿐 입을 열지 않았다.전태윤은 바로 하고 싶은 얘기가 사적인 얘기라는 것을 알아챘다.십여 분 후.전태윤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전이진에게 물었다.“말해봐, 무슨 일인지.”“좀 쑥스러운 얘긴데... 난 항상 내가 형보다 사랑을 더 잘 안다고 생각했거든. 지금은 약간 발등 찍힌 느낌이야.”전태윤은 웃었다.“너희 모두 내 경험을 교재로 삼지 않았어? 신분을 숨기지 말자, 이상한 짓 하지 말자. 아니다, 넌 운초 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손수 너에게 꽃을 가져다 달라고 시켰었지. 길에서 사고가 날까 봐 걱정 안 되던? 뭐 사고가 나면 마음이 아플 건 너겠지만 말이야.”“그런 거 아니야. 운초는 익숙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거든. 노선 잘 익혀서 나중에 날 편히 찾아올 수 있게 하려고. 언제 신의에게 눈을 치료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운초가 시력을 회복하기 전에 나와 관련된 일에 익숙해지도록 하려 한 거야. 나 운초에게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아내감이라고 말했거든. 어젯밤에도 겨우 설득하여 함께 소정남의 약혼식에 참석하게 됐는데, 오늘 꽃가게에 찾아가니 안에 없었어. 분명 며칠 전부터 가게에 이사가 살았으면서... 전화를 해도 안 받아.”“음...”“어쩐지 날 피하고 있는 것 같아. 아까 출근 시간이 다 돼서 일단은 회사에 왔거든, 겸사겸사 형한테도 물어볼 겸. 형, 형수랑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달랜 거야?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좀 알려줘.”전태윤은 조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갈등이라니? 나 네 형수랑 사이 아주 좋거든.”“알지, 둘이 사이좋은 거 알아. 예전에 말이야, 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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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형.”전이진은 넉살을 부리며 말했다.“형, 난 형이 우리 형제 중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해. 예전에는 사랑에 대해 잘 몰랐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형수와 결혼한 지 반년이나 넘었는데 계속 오붓하게 지내고 있잖아. 경험도 쌓았겠다, 동생이 행복해지는 걸 도와줘야지 않겠어? 형,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운초는 날 피해 다닌단 말이야, 뭐 좋은 방법이 없어?”전태윤은 퉁명스럽게 말했다.“이렇게 두꺼운 낯가죽으로 뭔들 못하겠어? 너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해! 나와 네 형수의 경험은 너희들이 배울 게 못 되니깐.”전태윤과 하예정은 서로에게 끌렸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고 있다. “누가 낯가죽이 두껍다는 거야?”“정 나한테서 배우고 싶다면 내가 한마디만 해줄게. 아내를 얻으려면 무조건 낯가죽이 두꺼워야 해. 운초 씨가 아무리 거절해도 끝까지 버텨. 널 좀 피한다고 그만두고 포기하지 말고. 그러다 운초 씨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라.”전이진은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물었다.“그냥 이렇게만 하면 돼?”“내 말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 해. 운초 씨는 아직 눈이 회복되지 않아 다소 열등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어. 네가 해야 할 일은 운초 씨에게 구애하는 것 외에 운초 씨가 계속 앞을 보지 못한대도 넌 절대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거야. 그리고 예준하를 통해 신의의 소식을 살펴보는 걸 잊지 말고. 일찍 정겨울 씨에게 부탁해 운초 씨의 눈을 치료하도록 해. 예준하의 말에 따르면 겨울 씨는 지금 임신 중이라 당분간 왕진하지 않을 거래. 신의는 이제 거의 손을 쓰지 않아 보통은 제자인 겨울 씨가 병을 본다던데, 의술과 독술이 모두 뛰어나 운초 씨의 눈을 봐주기만 한다면 회복하는 데 문제없을 거야.”“운초가 한번 말한 적이 있는데 약 때문에 실명했다던데...”“그렇다면 꼭 정겨울 씨를 모셔 와야 할 거야. 약 때문이라니...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이 독을 썼다는 거 아니야. 겨울 씨는 의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독에도 능하니 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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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여운초가 가게를 방치할 리 없으니 언젠가는 가게에 나타날 것이다.아마도 전이진이 근무시간에 자기 가게에 나타날 리 없다고 생각하고 가게에 나타날 수도 있으니 지금 가면 제대로 붙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 누구도 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을 이렇게 피한 적이 없었다.사실 여운초는 계속 가게에 있었다. 다만 아침에 전이진이 가게에 찾아왔을 때, 화장실에 숨에 두 점원에게 자기가 가게에 없다고 말하라고 했을 뿐이다.또한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이 아니라 새 핸드폰으로 바꾸면서 핸드폰 번호도 바꾸게 되었다.그 때문에 전이진의 전화가 통할 리가 없었다.어젯밤 전이진을 따라 소정남의 약혼식에 다녀온 후, 여운초는 밤새도록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씨네 할머니가 왜 자신을 택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손주며느리가 장님이어도 괜찮은 건가?아니면 능력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하지만 그녀가 여씨 그룹에 사람을 들여보내서 업무에 개입하게 했다는 사실은 고모조차도 모르고 있는데 전씨네 할머니가 알 리가 없다.여운초는 자신과 전이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와 사랑에 빠지기라도 하기 전에 얼른 관계를 끊고 더 이상 왕래하지 않고 싶었다.그래서 휴대폰 번호를 바꾼 후 새 번호를 한동호에게만 줬다.한동호는 현재 여씨 그룹의 부대표이사로서 여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 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다.여운초와 한동호가 어떻게 만났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고, 어쨌든 한동호는 절대 여운초를 배신하지 않는다.한편, 꽃필무렵.가게에는 여운초와 낯선 남자만 있었다. 그 낯선 남자가 바로 한동호이다.한동호는 변장하여 설사 여 대표가 정면으로 마주친다고 해도 못 알아볼 것이다.“동호 오빠, 여길 이렇게 찾아오면 어떡해요? 사람들이 알아보면 어쩌려고요.”여운초는 한동호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한동호는 여운초를 바라보며 온화하게 말했다.“한번 와 보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말이야.”“이제는 나한테 아무 짓도 못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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