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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421 - 챕터 1430

2577 챕터

제1421화

여운초는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부탁할게, 둘째 도련님.”“아니, 아직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너무 낯설게 들리네요. 그냥 이진이라고 부르는 건 어때요? 운초 씨는 제 친구이고, 이진 씨는 제 시동생인 데다 둘이 나이도 비슷하겠다, 편하게 불러도 좋을 것 같은데요.”전이진은 형수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여운초는 웃기만 할 뿐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는 전이진과 단둘일 때는 이미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하예진은 쉬어야 했기에 여운초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이경혜 모녀가 온 후, 그녀는 전이진과 함께 떠났다.“예정아, 우빈이 데리고 전 대표와 함께 돌아가서 밥을 먹고 오후에는 집에서 쉬어. 나와 소현이가 여기에서 네 언니를 보면 되니까. 이제 저녁에 너희 부부가 다시 와서 지키면 돼.”이경혜는 저녁에 지키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예정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반면, 조카의 행동이 이해되기도 했다.이경혜의 자녀들은 그녀가 나이가 들어 견딜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하예정은 언니를 쳐다봤다.“이모 말 들어.”하예진이 속삭였다.“지금 네가 초췌한 모습 보는 것도 마음이 아파. 나 괜찮아, 안 죽어. 부모님이랑 우빈이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어. 빨리 우빈이 데리고 가서 쉬어.”전태윤이 밖에서 들어왔다. 방금 하예진의 주치의를 찾아가 부상 상태를 알아보고 후유증이 있을 가봐도 걱정되었다.“이모.”그는 이경혜에게 매우 공손하게 대했고 만날 때마다 꼬박꼬박 이모라고 불렀다.성소현을 대할 때, 그는 항상 잠시 주저한 후에야 처형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이럴 때마다 성소현은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전태윤처럼 도도한 사람이 예전 같으면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았겠지만, 지금은 만나기만 하면 고개를 숙이고 비위를 맞추는 말투로 그녀를 처형이라고 부른다.예전처럼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더더욱 안 됐다.성소현은 뜻 모를 쾌감을 느꼈다.전태윤은 성소현과 인사를 나눈 후 그의 와이프를 바라보았다. 성소현의 득의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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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하예정은 원래부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언니 곁에 있어주지 못한 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아이 문제로 검색어에 오른 것까지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그럼 리조트로 돌아가요. 할머니는 어린아이가 심하게 놀라면 굿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가 그러는데 어렸을 때 나도 자주 놀라서 무당에게 부탁하여 굿을 하였다네요.”차에 올라타자 전태윤은 입을 열었다.“할머니가 언제부터 그런 걸 믿었는지 몰라. 그 무당 선생, 우리 둘의 팔자도 봐주셨잖아. 우리 둘이 한평생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하여서 할머니가 극구 엮어주신 거야.”“...그런 이유도 있었어요? 전 할머니가 내 인품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무당의 말 한마디에 우리 둘을 맺어주게 된 거였네요.”전태윤은 한 손으로 우빈이를 껴안고 한 손으로 그녀를 끌어안았다.“그 무당 한 수는 있다니까.”그와 하예정이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한 것은 옳은 말이다.그 두 사람은 지금 오붓한 부부로 되였으니.안타까운 건 부부의 인연이 한생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다음 생에도 그녀와 부부로 되고 싶었다.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한 번뿐이니 이번 생을 소중히 보내면 된다.“할머니는 무당에게 집의 풍수 문제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풍수에 관해서는 조예가 깊지 못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따로 모셔 보라고 하셨어.”전씨 일가에서는 딸을 낳지 못하고 있는데, 전태윤은 할머니에게 풍수 문제가 아닐지 얘기했던 적이 있어 할머니께서 비로소 그 무당에게 물어본 것이다.그 무당은 팔자를 보는 면에선 매우 정확했지만, 풍수에 대해서는 깊이 알고 있지 않아 다른 유명한 풍수가를 청했는데, 그 풍수가도 아무런 문제를 보아내지 못했다.하지만 무당이 할머니에게 알려준 바에 의하면 전태윤과 하예정 부부는 아들과 딸을 다 품에 안을 팔자라고 했다.할머니가 즐거운 듯 이 사실을 그에게 알려줬을 때 그의 입꼬리도 덩달아 올라갔다.아들딸을 모두 안게 된다니, 누구든 부러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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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한편 전이진은 여운초를 데리고 병원에서 나온 뒤 그녀를 꽃필무렵에 바래다주지 않고 바로 관성호텔로 갔다. 그러고는 여운초에게 말했다.“병원까지 같이 다녀왔는데 점심에 밥 사줘.”일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던 여운초는 침묵에 잠겼다.‘왜 매번 나보고 밥을 사라고 하는 거지?'여운초는 전이진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담담히 물었다.“어디 가서 먹고 싶어?”“난...”전이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 표시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번호가 기억에 남았다. 여 대표였다.“큰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어.”그는 여운초에게 알렸다.그녀는 잠시 눈살을 찌푸리다 다시 침착하게 말했다.“내 생각에는 급한 김에 너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것 같아.”여 대표는 정말 급해 났고 두려워 났다.그와 아내는 한 줄에 묶인 사람이라 비록 겉으로는 아내가 죄명을 다 쓰고 있지만 조사를 견디지 못할 것이었다. 경찰이 깊이 조사하기만 하면 그는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그들 부부가 큰 힘을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공든 탑이 무너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급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내가 그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것이 마음속으로 원망스럽기만 했다.아내에게 더 이상 전태윤 부부와 싸우지 말라고 수없이 설득했었다. 그들에게 몇백억의 재산이 있어도 여전히 전씨 일가를 이길 수 없다고.여운별이 형을 선고받으면 받았지, 그들 부부가 밖에서 멀쩡히 기다리기만 하면 딸이 형을 마치고 출소한 후 딸에게 좋은 조건을 마련해 줄 수 있다.여운별이 사람을 고용해 해하려 한 것은 그다지 엄중한 일은 아니었다. 하예정이 무술을 할 줄 알고, 전씨 집안의 경호원이 몰래 그녀를 따라다지만 않았더라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몇 년 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딸은 아직 젊어 몇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도 겨우 20대이다. 비록 감옥살이는 불미스러운 일이지만 법을 어긴 데다가 하예정의 양해를 구할 방법이 없어 법의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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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전이진은 여운초에게 한마디 던지고는 그녀가 대답하든 말든 일단 전화를 받은 후 휴대폰을 여운초 앞에 내밀었다.“빨리 받아, 같이 죽는 게 싫으면.”그녀는 마지못해 그의 휴대폰을 받았다.여 대표는 이미 전화 저편에서 말하고 있었다.“이진 씨, 시간 돼요? 제가 밥 살게요.”여운초는 전이진의 휴대폰을 귓가에 갖다 대고 큰아버지의 물음에 침착하게 대답했다.“큰아버지, 이진 씨는 운전 중이어서 전화 받기 불편해요.”“운초? 이진 씨랑 같이 있었어? 그럼 좀 전해줘, 내가 밥 살 테니까 시간 있냐고 말이야. 너도 같이 와.”여 대표는 조카딸의 목소리를 듣고 전이진과 함께 있는 것을 알고 온화한 태도를 보였다.“이진 씨, 큰아버지가 밥 사준다고 하는데, 시간 괜찮냐고 묻네.”“당연히 괜찮지, 우리 지금 밥 먹으러 가는 길이잖아. 여 대표님한테 관성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겠으니 빨리 오라고 해.”오늘은 여운초의 돈을 쓰지 못하게 됐다.나중에 다시 써도 마찬가지, 어쨌든 그는 평생의 시간이 있으니까.그녀의 돈을 쓰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매번 그에게 밥을 사줄 때마다 돈을 아까워하는 모습이 웃겼다. 그래서 그녀의 돈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그녀가 아까워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여운초: ...누가 너랑 평생을 살겠대?’“큰아버지, 이진 씨가 하는 말 들으셨죠?”여 대표는 전화 저편에서 대답하였다.“알았어요, 지금 바로 관성 호텔로 갈게요.”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여운초는 핸드폰을 전이진에게 돌려주었다.전이진은 차를 몰며 농담 조로 말했다.“네 큰아버지가 나에게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는 건 아마도 널 나한테 시집보내겠다는 뜻일 텐데, 너 나에게 시집올거야?”“...”“지난번에 너에게 못된 짓을 하려 했던 그 나쁜 놈, 공씨 어르신이 이미 가법으로 혼을 내주었어. 그냥 한번 너에게 알려주는 거야. 네 엄마가 그 사람을 찾은 건 관성에서의 공씨 가문의 명성을 생각해서야. 공씨 가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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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여운초는 화를 참으며 말했다.“난 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못생겼다고 할 수 있겠어? 이진아, 결혼은 큰일이지 소꿉장난이 아니야. 나랑 넌 기껏해야 아는 사이일 뿐이지,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결혼에 관해 토론할 수 있어?”전이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를 설득한 줄 알았지만 곧 부드러운 목소리가 드려왔다.“결혼은 반드시 사귀는 전제하에 하는 게 아니야. 우리 형은 형수님과 혼인신고를 할 때야 만났는데 지금 잘만 지내고 있잖아. 꿀처럼 달콤하게 잘 지내서 누가 봐도 부럽고 질투가 나는데.”“...”‘태윤 씨와 예정 씨가 초고속 결혼을 한 걸 보고 설마 전씨 일가의 모든 도련님이 따라배워 초고속 결혼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다들 너무 바빠 연애하기 귀찮아서 태윤 씨를 배우고 싶어 하는 건가?’전이진은 또 입을 열었다.“만약 먼저 사귀는 것을 원한다면 그것도 간단해, 지금 네 남자친구로 될 수 있어. 그럼 우리 이제부터 사귀는 거다?”“...넌 내 의견은 묻지도 않는 거야?”“네 대답은?”“난 너와 같은 도련님이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니 더 이상 나를 놀리지 말아줘.”처음 전이진을 만났을 때,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전이진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생각도 했지만, 나중에 스스로 부정했다.그녀는 장님이고 전이진은 전씨 일가의 둘째 도련님이다. 전씨 일가의 어르신들이 아무리 마음이 넓고 가풍이 좋다고 해도 장님인 그녀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니까.“왜 나와 안 어울린다고 하는 거야? 우리 둘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내가 고칠게.”전이진은 할머니로부터 그녀의 사진을 받은 순간, 자기가 아무리 싫어해도 결국 할머니가 원하는 대로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여운초를 아내로 대했다.“난 장님이잖아.”전이진은 웃으며 말했다.“음... 내가 내 눈을 찔러 장님으로 될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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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관성 호텔에 도착한 전이진은 차를 세우고 먼저 내리더니 재빨리 몸을 돌려 조수석 쪽으로 가서 여운초가 내리기를 기다렸다.그녀가 내리자, 그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이진아.”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의 쪽을 향해 섰다.그가 더 가까이 다가오자 익숙한 남성 향기가 그녀의 코를 찔렀다.전혁진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더니 자기 얼굴에 가져다 댔다.“운초야, 내 얼굴 한번 잘 만져봐 봐. 비록 네가 잠시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못하지만, 손으로 내 얼굴을 더듬으며 내 모습을 상상해 봐. 난 네가 할 수 있다는 걸 알아, 넌 아주 똑똑하잖아.”여운초는 조용히 그를‘쳐다보았다'.한참 후 그녀의 손이 움직였다.그는 곧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놓고 그녀가 손으로 자기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도록 내버려 두었다.길고 부드러워 보이는 그녀의 손가락은 의외로 거칠었다.온통 굳은살투성이였기 때문이다.그녀의 손은 보기엔 매우 부드럽고 아름다워 보였다.여운초는 손이 가져다주는 느낌에 따라 전이진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몇 번 만지작거리다가 그가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왔음을 눈치채고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손을 움츠렸다.전이진의 눈빛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깊이 주시하고 있었다.그녀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매우 아름다운 여자다. 심지어 연분홍빛이 나는 입술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가까이에서 그녀의 붉은 입술을 보며 그 입술이 자기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드러운지 한번 맛보고 싶었지만, 감히 행동하지는 못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높은 벽이 하나 쌓여 있는데 그는 아직 절반도 오르지 못했으니 너무 건방지게 굴어서는 안 되었다. 아니면 그녀의 마음속에서의 인상이 원점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큰아버지는 오셨을까?”여운초가 먼저 침묵을 깼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여전히 애매한 분위기가 남아있었다. “글쎄.”전이진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내 손 잡고 들어갈래?”“아니, 괜찮아.”여운초는 지팡이가 있어서 혼자 걸어 들어갈 수 있었다.전이진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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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운초야, 너 어떻게 전이진 씨랑 함께 왔어?”여 대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에 여운초는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병원에 예정 씨 언니를 보러 갔다가 우연이 이진이를 만났는데 이진이가 저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큰아버지 전화를 받은 거예요.”여 대표는 잠자코 있다가 관심 조로 물었다.“하예진 씨는 어떠냐?”“위험은 벗어났어요. 전 엄마 대신 사과드리러 간 거고요.”“운초야, 그 일은 절대 네 엄마가 한 것이 아니다. 판결을 받기 전에 네 엄마가 한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여 대표는 불쾌한 듯이 말했다.“증거가 없다면 경찰도 엄마를 집에서 데려가지 않았을 거예요. 그날 일에 참여한 사람은 아무도 도망가지 못하고 모조리 잡혔잖아요. 큰아버지가 방금 돌아왔다고 해도 이 일에 대해 전해 들었을 거 아니에요. 경찰이 아무나 억울하게 잡아가지 않을 거라고 전 믿어요.”사실 그녀도 경찰이 왜 엄마를 붙잡았는지 모르고 있다.경찰은 아주 신속하게 엄마를 데려갔다.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아무리 큰 세력을 손에 쥐고 있다 해도, 나쁜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잡히게 된다. 악이 어떻게 선을 이길까.물론 그녀는 엄마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고, 구할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여 대표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서둘러 메뉴를 전이진에게 건네주며 주문하라고 했다.“메뉴는 따로 필요 없어요.”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으로서 자기 집에서 연 호텔에서 식사하는데,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그는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다.여 대표가 산다고 하니, 그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호텔의 메인 요리를 많이 주문했다. 다만 운전해야 하기에 좋은 술을 몇 병 주문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아니면 여 대표의 카드를 한번 본격적으로 긁을 수 있을 텐데.그는 주문을 마친 후 여 대표를 향해 말했다.“오늘 무슨 일로 보자고 하신 거죠? 용건이 있거든 바로 말해요. 난 원래 추측 같은 거 하는 건 질색이라서요.”“참으로 호탕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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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여 대표는 여운초를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전이진 씨, 제 의붓딸은 다른 사람과 달라요. 눈이 보이지 않잖아요. 이진 씨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앞으로 평생 시집가지 못할 겁니다.”“큰아버지!”운초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누구에게도 시집가지 않아요. 이진이가 나에게 책임질 필요도 없고 나도 아무런 손실도 없어요. 그날 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요. 그러니 이진이도 나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어요.”여 대표는 그녀의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그녀의 윗사람이다.의붓아버지이기도 하고.여 대표가 이렇게 전이진에게 요구하자 여운초는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운초야, 내가 네 아버지께 너를 잘 키워 좋은 시댁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어. 이 큰아버지는 너를 잘 보살피지 못해 네가 장님이 된 것에 이미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어. 만약 네게 좋은 시댁을 찾아주지 못한다면 나는 앞으로 죽어도 네 아버지를 볼 면목이 없을 거야.”여 대표의 목적은 전이진이 여운초에 대한 인상을 망치고 전이진과 전씨 일가 사람들이 그녀를 무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만약 조카딸이 전씨 일가 할머니가 찜한 둘째 손자 며느릿감이라는 것을 안다면 피를 토할지도 모른다.“전이진 씨, 한번 잘 생각해 봐요...”전이진은 여운초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여 대표님의 말에 따르면 내가 운초에게 책임을 지지 않으면 운초는 평생 혼자 살게 될 텐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되도록 놔둘 수 있겠어요. 운초야...”“이진아!”여운초는 굳은 얼굴로 전이진의 말을 끊었다.“이진아, 난 네가 나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그녀는 또 여 대표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진지하게 말했다.“큰아버지, 더 이상 이진에게 나를 책임지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필요 없어요! 큰아버지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니잖아요, 똑바로 말씀하세요. 저를 핑계로 삼을 필요가 없잖아요.”“이진아, 큰아버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네가 나서서 하예정 자매에게 좋은 말을 좀 해서 우리 엄마가 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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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룸에서 나온 전이진은 여운초를 데리고 다른 룸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음식을 주문한 후 그녀더러 밥을 사달라고 했다.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내가 네 큰아버지에게 강요당해 억울한 일을 당했으니까 당연히 밥을 사줘야 하는 거 아니야?”여운초는 웃기면서도 어이없었다.“밥 안 사주겠다고 말한 적 없으니까 핑계 안대도 돼.”“밥 다 먹고 집까지 바래다줄 테니까 물건들 챙겨서 집에서 나와. 큰아버지가 너에게 못되게 굴까 봐 걱정돼.”“집에서 나오면? 갈 데도 없는데.”“우리 집에 와. 나 너희 집 근처에 집이 있으니까 우리 집으로 이사 와. 내가 도우미를 청해서 널 돌봐주도록 할게. 걱정하지 마, 난 그곳에서 살지 않을 거니까.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결혼하기도 전에 동거한다고 말할 수도 있으니까.”“...이진아, 더 이상 결혼이라는 말 입에 담지 말았으면 해. 난 큰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을 거니. 그리고 점원에게 가게 안의 작은 방을 치워달라고 부탁할 거야. 잠시 가게에서 지내면 돼. 훨씬 편하기도 하고.”그녀는 큰아버지까지 감옥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 다시 여씨 집안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그전에는 나와서 사는 것이 확실히 더 안전했다.큰아버지가 급한 김에 그녀를 죽일지도 모를 일이니까.처음에 큰아버지와 엄마는 짜고 들어 그녀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녀는 두 눈을 대가로 목숨을 건졌다.“그래.”전이진은 자신의 명의하에 있는 별장으로 이사하도록 강요하지 않았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어둠이 찾아왔다. 또 하루가 지났다.전태윤 부부는 우빈을 데리고 캠핑카를 타고 병원에 왔다.무당의 굿이 정말 유용한 건지, 아니면 엄마가 깨어난 것을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후에는 편히 잠들어 지금은 컨디션이 평소처럼 회복되었다.그에 비해 하예정의 컨디션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녀는 이틀 동안 잠을 잘 자지 못하여서 두통이 심했다.집을 나서서 병원에 오기 전에 그녀는 전태윤 몰래 약효가 센 약을 먹었다. 머리가 아플 때는 계속 이 약을 먹었었다. 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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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이모, 안녕히 계세요.”우빈이는 성소현을 향해 작은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면서 뽀뽀를 날리는 제스처까지 해 주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전태윤이 직접 이경혜 모녀를 병원 건물 밖으로 배웅했다.“전 대표, 요즘 수고했어.”이경혜는 감격스러운 듯 말했다.“자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자네가 도와준 덕분에 예정 자매가 위기를 잘 넘기게 됐어. 고마워.”전태윤은 부드럽게 말했다.“예정이는 제 와이프고 예진 씨는 제 처형이에요. 모두 제 가족이니 제가 그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그가 하예정 자매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 자매가 그와 만난 후부터 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도 사실이었다.“자네처럼 책임감 있는 남자에게 예정이를 맡기니 안심이야.”이경혜는 줄곧 전태윤이 관성의 걸출한 인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기 딸의 안목은 이만저만 높은 것이 아니니까. 다만 인연이 없을 뿐.하지만 그녀의 조카사위가 되었으니 적어도 남의 집 사위가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이경혜 모녀는 떠났다.전태윤은 그들이 차에 타는 것까지 보고서야 돌아갔다.“태윤아.”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노동명이 한 손에는 과일 바구니를, 다른 한 손에는 꽃다발을 든 채 그에게 다가왔다.“동명아, 처형 병실에 지금 넘쳐나는 게 과일 바구니랑 꽃다발이야.”“그건 다른 사람이 준 거잖아.”노동명은 하예진의 병실에서 어떻게든 존재감을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날도 어두워졌는데 또 와서 우리와 자리다툼 할 작정이야? 지금 처형은 깨어나서 네가 다시 남아서 밤을 지새우면 오히려 안정을 취할 수 없게 될 거야. 그러면 처형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거고.”어젯밤, 하예진은 아직 혼수상태라 노동명이 옆에서 밤을 새우며 지켜도 괜찮았다.이젠 그녀가 깨어났으니, 전태윤은 노동명이 다시 밤을 지키는 것을 반대했다.그의 처형은 노동명이 자기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다.노동명은 그에 대답했다.“그냥 보러 온 거야. 안 보면 마음이 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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