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진은 사실 가볍게 잡아당겼을 뿐인데 하예정이 일부러 큰소리로 외치며 언니가 마음 약해지길 바랐다.“우빈아, 얼른 이모 좀 구해줘.”조카에게 구조 요청을 보내자 의젓한 우빈이가 재빨리 침대로 기어올라 이모의 귀를 잡은 엄마 손을 떼어놓았다. 그러고는 이모 앞에 나서서 엄마한테 말했다.“엄마, 이모 아파요.”하예정은 조카를 와락 끌어안고 웃으면서 볼에 뽀뽀해 댔다.“이모가 예뻐한 보람 있네.”하예진은 또다시 동생의 이마를 쿡 찔렀다.“얼른 가서 씻고 옷 갈아입어. 내려가서 밥 먹어야지.”“알겠어요, 언니.”“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내가 나이 들어 보여?”“아니, 그럴 리가 있겠어. 우리 언니 얼마나 젊은데. 18세 소녀 같아.”살아남겠다는 생존 본능, 만 렙은 될 듯싶다.하예진은 실소를 터트렸다.“나도 18세 소녀가 되고 싶은데 아쉽게도 난 관세음보살이 아니라서 영원히 그 나이에 머무를 순 없어. 오후에 차 뽑으러 가는데 시간 되면 같이 갈래? 아 그리고 제부가 우빈이에게 찾아준 선생님이 점심때 올 거야. 제부가 너한테 전하래. 점심 집에 와서 밥 먹고 오후엔 쉰대.”공세호 어르신이 일요일에 연회를 열어서 다음 날 적잖은 기업 대표들이 회사로 출근해야 했다.전태윤 도련님도 업무에 착실한 대표님이라 마찬가지로 출근하러 회사로 갔다.“그 무술 선생님?”“응.”하예정은 우빈이를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지금 바로 가서 씻을게. 오후에 나랑 함께 차 뽑으러 가자.”하예진은 아들을 안으며 동생에게 대답했다.“서둘러 그럼.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알았어.”하예진은 아들을 안고 동생 방에서 나왔다.이제 막 계단을 내려가려 하는데 마침 노동명이 박스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그녀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노 대표님도 오늘 회사 안 나가셨나? 왜 예정의 집에 왔지?’그녀는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우빈이를 안은 채 계단을 내려갔다. 노동명 앞으로 다가간 하예진이 활짝 웃으며 물었다.“대표님, 우리 제부한테 뭐 보내주러 왔나 봐요? 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