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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331 - 챕터 1340

2581 챕터

제1331화

전태윤의 경호팀은 프로패셔널하게 그들 부부를 위해 길을 내주었다. 아무도 함부로 두 사람을 가까이할 수 없었다.부부는 부모님을 뒤따라 자신들을 마중 오는 공씨 일가 사람들에게 걸어갔다.다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었다.공씨 일가 사람들의 시선은 결국 하예정에게 돌아갔다.영롱하고 아름다운 그녀는 우아한 기품이 차 넘쳐 어린 신부 같은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전태윤과 하예정은 부부 사이란 걸 진작 공개했지만 함께 상류층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다. 하예정은 평소에 이모 이경혜를 따라 각종 연회에 참석했고 공씨 사모님은 또 그다지 얼굴을 내비친 적이 없다. 하여 공씨 일가의 많은 사람들도 이제야 전씨 일가 사모님을 뵙게 됐다.관성에서 최근 반년 동안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오른 전씨 일가 사모님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사람이 아니었다.되레 전태윤과 나란히 서 있으니 여러모로 참 잘 어울렸고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하예정이 볼품없고 전태윤에게 가당치도 않다고 떠벌리는 사람들은 시기, 질투에 눈이 멀어 배 아파서 하는 소리가 틀림없다.“이분은 제 아내 하예정입니다.”전태윤이 그녀를 공씨 일가 사람들에게 소개했다.이어서 공씨 일가 사람들도 일일이 그녀에게 소개해 주었다. 하예정은 온화하게 웃으며 그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공씨 사모님 안시연이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장소민에게 말했다.“난 참 소민 씨가 부러워요. 며느님이 딱 봐도 복스럽고 착하고 효심 가득할 것 같아요. 소민 씨 이젠 편하게 누릴 일만 남았네요.”장소민이 웃으며 답했다.“맞아요, 우리 예정이가 마음에 쏙 들어요. 이번 생에 딸아이가 없어 며느리를 딸처럼 예뻐해 주고 싶거든요.”안시연이 웃으며 말했다.“그런 것 같았어요. 며느님 정말 예뻐하시는 게 눈에 다 보여요.”어르신은 그해 장소민에게 값비싼 주얼리 세트를 몇 개 선물해 주셨다. 장소민은 이미 많은 액세서리를 갖고 있지만 시어머니가 주신 주얼리 몇 세트를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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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안시연은 하예정의 목소리까지 감미롭게 들려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고 또 한 번 칭찬을 남발했다.사람들의 쏟아지는 칭찬에 하예정은 늘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시원시원하게 대응했다. 그녀가 실수하길 기다리는 사람들은 전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어떤 이는 이경혜가 사람을 참 잘 가르쳤다고 여겼다. 하예정이 그녀 따라 연회에 몇 번 참석하더니 촌뜨기에서 지금처럼 고고한 재벌가 사모님으로 거듭났으니까.하예정네 가족 네 명은 공세호 어르신을 뵈러 갔다.어르신은 하예정을 한참 훑어보다가 칭찬의 말은 없었지만 뭇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푸짐한 선물을 그녀에게 건넸고 옆에 있는 전태윤에게도 이렇게 말했다.“두 사람 잘 지내야 한다. 너희 할머니 사람 보는 안목이 틀림없어.”전태윤은 어르신께 자상하게 말했다.“고맙습니다, 어르신. 아내한테 꼭 더 잘하겠습니다.”어르신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씨 할머니보다 연세도 높으시고 정력도 할머니에게 못 미친다.전태윤같이 높은 신분의 후배만 공세호 어르신을 뵐 자격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감히 그를 방해할 엄두도 못 낸다.몇몇 재벌 가문에서 속속들이 연회장에 도착했다.이경혜 부부는 딸과 함께 조금 늦게 도착했고 성기현 부부는 참석하지 않았다.임신한 유청하가 입덧이 또 심해졌다. 연회장엔 사람이 많아 자칫하면 서로 몸을 부딪칠 수 있다. 성기현은 아내가 참석하는 걸 결사반대했고 본인도 집에서 아내의 옆을 지켰다.성씨 일가의 둘째 도련님은 상업계에 종사하지 않아 이런 종류의 행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는다.하여 성문철 부부와 성소현만 왔다.그들 세 식구도 공세호 어르신을 뵈러 갔다.어르신은 성기현 부부가 안 보이자 이경혜에게 물었다.“기현이랑 청하네는?”이경혜가 웃으며 답했다.“청하가 아이 가져서 몸이 불편해 못 왔어요. 기현이는 집에서 청하 지켜주고 있고요. 기현이가 어르신께 대신 사과의 말씀 드리래요. 오늘 밤에 어르신이 주최한 연회에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대요.”공세호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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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공씨 일가와 인사를 마친 후 다들 각자 친한 친구를 찾아다니며 담소를 나누거나 사업 얘기로 한창이었다.하예정은 처음에 전태윤과 함께 다녔다. 전태윤은 먼저 누군가를 찾아서 협력을 논할 필요가 없었다. 그와 협력하고 싶은 대표님들이 차고 넘치니까.전태윤은 가는 곳마다 주목을 받고 사람들에게 떠받들려 있었다.하예정은 나지막이 남편에게 말했다.“애초에 당신과 어깨를 견주겠다는 자체가 잘못됐어요. 나 자신을 알아야지.”어깨를 견주는 게 아니라 전태윤의 뒤에서 미친 듯이 달려도 따라잡지 못할 수준이다.전태윤은 그녀와 함께 깍지 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눈웃음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린 지금 나란히 손잡고 어깨를 견주고 있잖아. 여보, 난 항상 우리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다고 생각해. 정말 차이가 있다면 그건 단지 남녀 차이일 뿐이야.”하예정도 가볍게 웃었다. 이모와 함께 한동안 연회에 참석하며 그녀도 많은 걸 배웠고 생각이 많이 변했다. 전보다 훨씬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었다.전태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운명이라 그녀가 그를 따라잡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이미 그의 아내가 되었고 전태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시댁 식구들도 그녀를 반대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데 왜 굳이 괴로움을 자초하겠는가?모든 건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된다.그녀는 더 분발할 것이고 본인 사업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하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전씨 일가 사모님으로서 마주해야 할 모든 것도 태연하게 마주할 자세가 되어있다.칭찬과 비난과 야유, 시기, 질투까지 전부 받아들일 수 있다.이 세상에 살아가려면 모든 이가 날 좋아해 줄 순 없다. 아무리 잘하고 있어도 꼭 트집 잡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인만 양심에 찔리는 일을 안 하면 된다. 남들에게 달린 입이니 제멋대로 지껄이라고 하지 뭐.하예정은 시집온 순간부터 인생의 절정에 다다라 많은 이의 시기, 질투를 받고 있다.“여보, 나 당신 너무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요.”전태윤이 부드러운 눈길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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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날 방패막이로 한동안 써먹었네. 어쩐지 요즘은 집에 돌아올 때 몸에 좋은 향기가 나더라니.’물론 하예정도 남편이 과음하는 걸 원치 않는다. 전에 위가 나빠 그녀가 정성 들여 건강을 챙겨줬으니 술은 안 마실 수 있으면 최대한 안 마시길 바랐다.그런데 전태윤이 일부러 아내에게 잡혀 사는 이미지를 각인할 줄이야...그는 하예정의 허리를 감싸안고 웃으며 소정남을 나무랐다. 이어서 심효진에게 말했다.“효진 씨 아직 기뻐하긴 일러요. 정남이도 조만간 효진 씨를 방패막이로 삼을 거예요.”심효진이 활짝 미소 지었다.“나는 괜찮아요. 정남 씨 건강만 챙길 수 있다면 날 방패막이로 삼으라고 하죠 뭐. 하여튼 두 사람 똑같다니까요. 나랑 예정이가 엄하게 단속한 적도 없는데, 충분히 자유를 줬는데 한사코 우리한테 ‘남편 엄하게 단속’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잖아요.”하예정도 웃었다.“남들이 놀릴까 봐 두렵지도 않나 봐요.”“어차피 누구도 감히 내 앞에서 내가 아내에게 잡혀 산다고 비웃을 사람은 없어. 다들 나를 팔불출이라고 하지.”전태윤이 패기 넘치게 말했다.밖에선 종일 굳은 표정에 입도 굳게 다물고 있고 짙은 두 눈과 마주치면 소름이 쫙 돋을 지경인데 이렇게 엄숙하고 차가운 남자 앞에서 누가 감히 죽음을 자초하고 그를 아내에게 잡혀 사는 남자라고 비웃을까?다들 전태윤을 팔불출이고 아내밖에 모르는 사랑꾼이라고 일컫는다.“나랑 태윤이는 절친이라 다들 우리가 끼리끼리 만나는 거래요.”하예정과 심효진은 할 말을 잃었다.둘은 정말 끼리끼리 만난 듯싶었다.“얘기 나누세요. 난 효진이랑 함께 이모한테 인사드리러 가야겠어요.”하예정이 웃으며 심효진을 이끌고 자리를 떴다.전태윤은 두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정남을 질책했다.“허구한 날 뭣 하러 나한테 달려와? 이것 봐, 내 와이프를 네 와이프에게 뺏겼잖아. 나 예정이랑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함께 연회에 참석한단 말이야.”하예정만 아니면 그는 공세호 어르신께 인사 올리고 진작 연회장을 떠났다.하예정이 인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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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전태윤은 그와 잔을 부딪쳤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다.“부인이 임신했대. 알면서 뭘 물어. 오늘 같은 이런 장소에 너라면 효진 씨 데리고 오겠냐?”소정남은 침을 꼴깍 삼켰다.“깜빡했어. 나한테 중요하지 않은 일은 별로 신경 쓰지 않거든. 우리 효진 씨가 임신하면 걷지도 못하게 할 거야. 내고 안고 다녀야지.”전태윤은 실소를 터트렸다.“임신이 무슨 병 걸린 것도 아니고,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임산부도 적당히 움직여야 해.”소정남은 입을 삐죽거렸다.“너 지금은 말 잘한다. 나중에 예정 씨 임신하거든 그때도 똑같이 얘기할 수 있으면 내가 밥 살게.”“너 아니면 밥 먹을 데가 없을까 봐? 나 틈만 나면 우리 예정이 밥해주거든. 요리 실력이 훨씬 좋아졌어.”두 사람은 나지막이 얘기 나누며 인파들 속으로 걸어갔다.“전 대표님, 소 이사님.”적잖은 사람들이 그 둘을 향해 잔을 들고 인사했다.소정남은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고 전태윤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고개를 까딱거렸다. 나름대로 인사치레인 듯싶다.그의 시선은 늘 어떤 한 곳을 향했는데 바로 하예정이 있는 방향이었다.강일구를 비롯한 경호원들은 항상 하던 대로 묵묵히 전태윤의 뒤에서 걸으며 하예정이 없는 틈을 타 도련님께 가까이하려는 젊은 여성분들을 차단했다.도련님은 이미 유부남인데 아직도 넘보는 자가 이렇게 많다니.전태윤도 똑같이 평범한 남자이고 사랑과 욕망에 불타오르는 사람이며 여자를 좋아할 줄도 아는 사람이란 게 공개된 이후로 다들 본인들이 하예정보다 낫다고 생각돼 어떻게 해볼 마음인 듯싶다.하예정은 남편이 줄곧 자신을 지켜보는 걸 전혀 몰랐다. 전태윤의 눈엔 하예정으로 가득 찼다.그녀는 심효진과 함께 성소현 모녀 옆으로 다가갔다.이경혜는 몇몇 재벌가 사모님들과 얘기를 나눴고 성소현은 엄마 옆에서 단아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웃다가 얼굴에 경련을 일으킬 지경이었다.두 친구가 걸어오자, 그녀는 그제야 해방된 듯싶었다. 엄마가 드디어 시선을 옮길 수 있게 됐으니.하예정과 심효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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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이경혜는 심효진과 자기 막내아들을 이어줄 생각을 한적도 있다. ‘소정남:...태윤아, 고마워. 네 덕분에 내가 아내를 얻게 됐어.’‘전태윤: 정남아, 너 나한테 감사함을 표해야 하지 않겠어?’사모님들의 이야기 자리에서 벗어난 성소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하예정과 심효진에게 뒤늦게야 자신을 구하러 왔다고 불평했다.그에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언니 과장인데요? 하하하하, 구해줬다고요? 그 정도인가요?”심효진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모님들 다정해 보이시던데요. 눈빛이 아주 부드러워 보였어요.”그러자 성소현은 닭살이 돋는다는 듯 몸을 움츠렸다.“그건 며느리를 보는 눈빛이에요.”이 말에 하예정과 심효진 모두 깔깔 웃었다.“예정아, 저쪽 봐봐.”성소현은 갑자기 하예정을 툭툭 치더니, 한 방향을 가리켰다. “응?”하예정과 심효진인 모두 그녀가 말하는 방향에 눈길이 갔다.노동명이 웬 낯선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이미 노동명과 손은경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하예정은 담담했다. 그녀가 윤미라가 자기 아들에게 골라준 아내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노 대표 옆에 웬 여자가 있어. 예진 언니한테 생각이 있던 거 아니었어?”하예정은 바로 성소현을 잡아당기며 속삭였다.“그건 우리의 추측일 뿐이지 사실이 아니에요. 언니랑 노 대표는 그냥 평범한 친구예요.”그리고 윤미라도 언니를 좋아하지 않는다.언니 또한 노동명에 대해 그 방면의 뜻이 없으니 더 이상 누군가가 언니와 노 대표를 연결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성소현은 그녀의 뜻을 금방 이해했다.“하긴, 모든 게 우리의 추측이지. 저 여자 알아? 너 아는 얼굴인데.”“한 번 만났 적이 있어요. 노 대표와 함께 우리 언니의 가게에 아침을 먹으러 온적이 있거든요.”“아, 그래?”성소현은 하예정의 팔짱을 끼더니 조용히 말했다.“난 노 대표의 얼굴에 흉터가 있는 게 마음에 안들어. 예진 언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리고 노 대표의 어머니도 예진 언니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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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예정 씨.”몇 걸음 가지 않아 여씨 사모님이 여운초를 데리고 길을 막았다.하예정은 여운초가 여씨 사모님에게 끌려 자칫 넘어지려는 걸 보고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운초 씨, 조심해요.”하예정은 여운초를 부축하고 나서야 추미자를 바라보았다.추미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운초를 부축해 주셔서 감사해요. 얘가 눈이 보이지 않아 쉽게 넘어지거든요.”성소현이 옆에서 불쑥 말했다.“눈도 보이지 않는 애를 왜 그렇게 빨리 끌고 다니는 거죠?”추미자의 웃음이 굳어져 버렸다.성소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비웃는 듯 말했다. “큰딸을 데리고 연회에 온 것이 처음이죠?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에요,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겠어요.”추미자는 성소현의 비꼬는 말에 화가 났지만 얼굴에는 티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우리 운초가 눈이 보이지 않아 연회에 데려오지 않은 거예요. 내가 옆에서 계속 지켜줄 수도 없고, 그러다 일이라고 생길까 봐 걱정돼서요. 게다가 운초도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아서요. 다만 이제 운초도 나이가 적지 않고, 이런 자리에 익숙해질 때도 되었다고 생각하여 인사도 나눌 겸 데리고 나왔어요.”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추미자의 말 속 깊은 뜻을 알아들었다.여태 키웠으니 이젠 시집보낼 때가 되었다는 뜻이었다.여운초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 한껏 치장한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는데, 여운별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눈만 멀지 않았다면... 상류층 사모님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성소현은 여운초가 좋은 시댁에 시집가기 힘들거로 생각했다. 단지 장님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친어머니인 추미자 때문이기도 하다. 누가 추미자와 사돈 관계를 맺으려 할까?추미자가 작은딸을 지나치게 편애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전씨 할머니는 왜 여운초를 전이진에게 골라준 걸까?성소현은 궁금해서 하예정에게 물었지만 그녀도 답을 몰랐고, 심효진도 그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무슨 일 있으신가요?”하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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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하예정은 여운초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재벌 집 도련님에게 소개시켜 주려는 거 맞죠?”여운초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똑같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는 나를 재벌 집 도련님에게 시집보내지 않을 거예요. 아마도 나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겠죠. 엄마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 그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을 거예요.”하예정은 이 말을 듣고 분노가 치밀었다.그녀의 분노를 알아차린 여운초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걱정 마요, 난 내 자신을 지킬 자신이 있어요.”여운초는 언제나 칼을 지니고 다녔다.하예정은 또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여운초가 손바닥을 쿡쿡 찌르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추미자는 비교적 조용하고 외진 곳을 골라 하예정에게 앉으라고 권했다.“예정 씨, 뭐 드실래요? 내가 먹을 것 좀 가져다드릴게요.”“고맙지만 괜찮아요. 할 말 있으면 하세요.”그러자 추미자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예정 씨가 우리 운초랑 친구인 걸 알고 있어요. 운별이는 운초 동생인데, 예정 씨가 우리 운초를 봐서라도 운별이를 고소하지 말아 줄래요? 나도 운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은 알지만, 운별이도 이제 잘못을 깨달았어요. 걔가 아직 어려서 철이 덜 들어서 그래요, 앞으로 내가 꼭 잘 가르쳐서 다시는 예정 씨의 미움 사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할게요.”“...”“운별이가 망가뜨린 차는 동일한 거로 두 대 배상해 드릴게요. 그리고 또 다른 요구 사항이 있으시거든 편히 말씀주세요. 내가 만족시킬 수 있는 한, 다 만족시켜 드릴게요. 같은 사교 모임 안에서 앞으로 마주칠 일도 많을 텐데, 너무 어색하면 보기 좋지 않잖아요. 내 마음 받아들이고, 이번 일은 쿨하게 넘어가는 게 어때요?” 추미자는 또 몰래 여운초를 꼬집었다.“추미자 씨, 운초 씨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하예정은 여운초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관심을 가지고 그녀에게 물었다.“운초 씨 괜찮아요?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죠?”“하예정 씨! 운초는 내 친딸인데 내가 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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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하예정은 엄숙하게 말했다.“추미자 씨, 내가 당신 딸더러 형을 선고받도록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당신 딸이 저지른 일이란 걸 알아요. 난 단지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여운별 씨가 잘못을 깨달았다고요? 앞으로 다시는 나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요? 이 말 추미자 씨는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믿지 못하겠네요.”여씨 사모님은 어두운 얼굴로 하예정을 노려보았다.남편도 늘 그녀에게 하예정과 친하게 지내며 딸을 대신해서 사정하라고 했다.그녀도 몇 번이나 딸을 대신해서 사과하고, 사죄하고, 사정하였지만, 이 시골뜨기는 조금도 용서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여운초에게도 대신 사정하라고 시켰지만, 하예정은 여전히 여운별을 고소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다,추미자는 이가 근질근질할 정도로 미웠고, 속으로 절대 하예정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별렀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예정 씨, 실례했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뻗어 여운초를 잡아당기려 했다. 큰딸이 하예정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큰딸이 아니었다면, 작은딸도 하예정과 원한을 맺지 않았을 테니까.“운초야, 가자.”하지만 여운초는 추미자의 손을 뿌리치고 담담하게 말했다. “난 앞이 보이지 않아 엄마와 함께 주위를 둘러볼 수 없을 것 같으니 여기 앉아서 연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그러자 추미자는 쌀쌀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집에도 돌아가지 마! 다시 한번 묻겠는데, 같이 갈 거야 말 거야?”여운초가 여전히 꿈쩍않자 추미자는 하예정을 힐끗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새로운 백이라도 생겼나 보지?”추미자가 떠나자, 하예정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운초 씨, 정말 집에 못 들어가면 어쩌죠?”“그 집, 들어가든 말든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나는 그 집에서 늘 투명인간이었는걸요.”여운초는 비웃는 듯 말하더니 이내 평온한 기색을 되찾고는 하예정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전씨 사모님.”“예정이라고 불러요.”“예정 씨, 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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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하예정도 소설이나 TV에서 다른 사람한테 약을 타 먹이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게다가 친동생이 친언니에게 약을 먹여 언니의 인생을 망치게 하려 한다니... 여운초는 잠시 묵묵히 있다가 말했다.“운별이가 내게 약을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그게 무슨 가족이에요? 운초씨, 그냥 따로 나와 살아요.”그런 가족과 같이 살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였다.여운초는 또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증오가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그 집, 아빠가 물려준 집인데 내가 왜 이사를 해야 하는 거죠? 이사 가야 할 사람은 그들이에요! 예전에는 내가 어리다고 괴롭혔고, 나중에는 또 장님이라고 괴롭혔어요.”하예정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며 생각에 잠겼다.전태윤도 그녀와 말한 적이 있었다. 여운초의 친아빠가 살해당한 것일 수도 있다고. 여운초는 16살쯤에 큰 병에 걸려 죽을 뻔한 적이 있는데 여씨 일가에서는 아무도 그녀를 병원에 보내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분명히 그녀를 죽게 놔두고 싶었던 것이다.여운초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뭔가를 발견하고 미리 유언을 남겨 재산을 딸에게 물려준 건 아닐까?그래서 여운초가 물려받은 재산을 노리고 그녀를 죽이려 한 건 아닐까?아니면 그녀가 아빠의 진짜 사망원인을 알고 아빠를 대신해서 복수할까 봐 두려워서 죽이려고 한 건가? 그때 마침 멀리 시집간 고모가 친정에 돌아왔다가 여운초가 병이 난 것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보내 다행히 목숨을 건지긴 하였지만, 그 뒤로 장님이 되고 말았다.여운초가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온 건, 장님이 돼서 아무것도 볼 수 없고, 할 수 없기에 그들이 살려둔 건 아닐까?하예정은 여운초의 드라마 같은 스토리에 관심이 끌렸고, 그에 숨겨진 비밀을 알고 싶어 애간장을 태웠다.그녀는 여운초의 손을 잡고 달랬다.“운초 씨, 만약 말 못 할 사정 때문에 버티고 있는 거라면 잠시 더 버텨요. 살아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먼저 눈부터 치료해요.”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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