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정은 엄숙하게 말했다.“추미자 씨, 내가 당신 딸더러 형을 선고받도록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당신 딸이 저지른 일이란 걸 알아요. 난 단지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여운별 씨가 잘못을 깨달았다고요? 앞으로 다시는 나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요? 이 말 추미자 씨는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믿지 못하겠네요.”여씨 사모님은 어두운 얼굴로 하예정을 노려보았다.남편도 늘 그녀에게 하예정과 친하게 지내며 딸을 대신해서 사정하라고 했다.그녀도 몇 번이나 딸을 대신해서 사과하고, 사죄하고, 사정하였지만, 이 시골뜨기는 조금도 용서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여운초에게도 대신 사정하라고 시켰지만, 하예정은 여전히 여운별을 고소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다,추미자는 이가 근질근질할 정도로 미웠고, 속으로 절대 하예정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별렀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예정 씨, 실례했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뻗어 여운초를 잡아당기려 했다. 큰딸이 하예정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큰딸이 아니었다면, 작은딸도 하예정과 원한을 맺지 않았을 테니까.“운초야, 가자.”하지만 여운초는 추미자의 손을 뿌리치고 담담하게 말했다. “난 앞이 보이지 않아 엄마와 함께 주위를 둘러볼 수 없을 것 같으니 여기 앉아서 연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그러자 추미자는 쌀쌀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집에도 돌아가지 마! 다시 한번 묻겠는데, 같이 갈 거야 말 거야?”여운초가 여전히 꿈쩍않자 추미자는 하예정을 힐끗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새로운 백이라도 생겼나 보지?”추미자가 떠나자, 하예정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운초 씨, 정말 집에 못 들어가면 어쩌죠?”“그 집, 들어가든 말든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나는 그 집에서 늘 투명인간이었는걸요.”여운초는 비웃는 듯 말하더니 이내 평온한 기색을 되찾고는 하예정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전씨 사모님.”“예정이라고 불러요.”“예정 씨, 난 상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