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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321 - 챕터 1330

2581 챕터

제1321화

“여보, 내가 화장 도와줄게.”하예정은 그의 뜻대로 가장 보수적인 이브닝드레스를 입었고 전태윤은 또 그녈 위해 자진해서 화장까지 해주겠다고 한다.그녀는 고민 없이 바로 거절했다.“제발 나 좀 살려줘요.”전태윤은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그의 반응에 하예정은 또 까르르 웃었다.“화장할 줄 알아요? 누가 그 꼼수를 모를까 봐. 날 처녀 귀신처럼 만들 생각이죠? 그럼 아무도 날 눈여겨보지 않을 테니까.”“여자에게 화장해 준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처녀 귀신까진 아니야.”“됐네요. 나 당신 못 믿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태윤 씨도 얼른 가서 준비해요. 시간이 얼마 없다고요.”전태윤은 떠날 기미가 없었다.“난 딱히 준비할 거 없어. 집 옷차림에서 정장으로 갈아입으면 되고 슬리퍼를 구두로 바꾸면 돼. 넥타이는 당신이 매줄 테고. 그럼 오케이야.”그는 화장할 필요가 없다.태생이 잘생긴 외모라 화장하면 오히려 더 못나 보인다.전태윤 도련님은 화장한 적이 아예 없다.“급하게 서두를 거 없어. 천천히 가도 돼. 얼굴만 내비치면 되니까.”왕년에 공세호 어르신이 주최한 연회에서 전태윤은 아주 늦게 도착하거나 가서 잠깐 머무르다가 자리를 떠났다.전태윤 도련님이라 그런지 늦게 등장하고 빨리 떠나가는 것에 적응됐다.하예정은 방에 돌아가 화장대 앞에 앉아서 화장하며 그에게 말했다.“당신 이젠 늦게 등장하고 빨리 자리를 뜨는 데 적응했나 봐요.”“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게 싫어.”“그러게 누가 전태윤 도련님 하래요?”전태윤이 말했다.“도련님 신분이 아니면 너랑 결혼하지도 못했어.”그가 맏이였기에 할머니는 그에게 하예정을 소개해 줬다.“똑똑.”이때 노크 소리가 울렸다.“가서 문 열어요.”하예정이 그를 내쫓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종일 재잘거렸으니까. 진중하고 차가운 이미지의 전태윤 도련님이 그녀의 머리가 깨질 때까지 쉴 새 없이 재잘거릴 줄 누가 알았을까. 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지금 하예정 앞에 벌어지고 있다.전태윤은 그녀에게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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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하예정은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전태윤을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는 입술을 앙다물고 투덜거렸다.“여보 나 혼내네. 나 미워하는 거야?”하예정은 그를 발로 뻥 차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계속 안 내려가면 나 오늘 밤에 손님방에서 자요.”전태윤은 곧장 몸을 돌리더니 속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여보 나 미워해. 여보 나 싫어졌대...”“...”하예정은 그런 그가 한심할 따름이었다.몸과 마음이 전부 다 전태윤인데 뭘 더 걱정하는 걸까?2분 후.전태윤이 부모님 맞은편에 앉았다.흰색 정장 차림의 아빠를 보며 그가 먼저 말했다.“아빠, 지금 연세가 얼마인데 아직도 흰색 정장을 입고 다녀요. 기어코 이 아들 기세를 짓누르셔야겠어요?”전현림이 말했다.“너무 날 세우는 거 아니야? 아빠가 그렇게 늙었어? 자기관리 엄청 잘하는데. 너희 엄마가 그랬어. 너랑 나랑 함께 서 있으면 부자가 아니라 형제 같다고. 흰색 정장 입으니 마치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오는 백마 왕자 같다고 했는데.”장소민이 한마디 덧붙였다.“그래. 너희 아빠 흰색 정장 입으니 얼마나 멋져. 너희 아빠는 엄마 마음속에 영원한 백마 왕자야.”장소민도 보수적이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는 이브닝드레스를 차려입었다.그녀의 고고한 자태는 타고난 기질이라 무슨 옷을 입어도 귀티가 가려지지 않는다.“태윤아, 예정이랑 싸웠니? 왜 이렇게 날이 서 있어? 우리가 오자마자 아빠부터 겨냥하고. 혹시 우리가 온 타이밍이 별로였니? 너희 부부 애틋한 분위기를 망쳤어?”장소민은 남편이 은퇴한 이후로 더는 남편 따라 각종 연회나 자선 바자회에 참석할 필요가 없게 됐다. 하여 이들 부부도 연회에 얼굴을 드러낸 지가 꽤 됐다.오늘 밤 부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장소민도 이 기회에 하예정과의 고부 관계가 매우 돈독하다는 걸 모두에게 알릴 생각이었다.그 밖에 며느리를 위해 전씨 일가와 가깝게 지내는 몇몇 사모님들도 소개해줄 계획이다.앞으론 하예정이 안방마님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전태윤과 각종 연회, 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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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그거야 내가 잘 가르쳐서 그렇죠.”전현림은 입을 열었지만 딱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내 바보’가 된 아들은 이미 그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부자가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보고 있을 때 관성에서 가장 우아하고 기품이 차 넘치는 고부가 위층에서 내려왔다.하예정이 착용한 액세서리는 전태윤이 한눈에 봐도 짐작 가능했다. 그가 선물한 게 아니니 영락없이 어머니가 선물해 주신 거겠지.장소민은 위층에 올라가 며느리가 화장하는 걸 지켜보겠다고 하더니 가방에 몰래 챙겨온 액세서리 세트를 며느리에게 주기 위해서였다.이 세트가 너무 화려하여 장소민의 나이대와 어울리지 않으니 하예정이 착용하면 너무 예쁠 것 같았다.장소민은 재벌가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재벌 가문에서 자랐다. 그녀는 수많은 액세서리를 보고 자랐고 전씨 일가에 시집온 이후에도 남편의 총애를 받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액세서리를 선물 받았다. 전태윤을 낳았을 때 시어머니도 그녀에게 고가의 주얼리 세트를 선물해 주셨다.장소민은 슬하에 딸이 없어 아끼던 주얼리를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있다. 아직은 며느리가 하예정 한 명뿐이고 게다가 또 맏며느리라 그해 전태윤을 낳았을 때 시어머니로부터 받은 주얼리 세트 중 하나를 며느리에게 선사했다.하예정은 이모 이경혜를 따라 수차례 연회에 참석하며 많은 걸 배웠다. 드레스를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마친 후 시어머니가 주신 액세서리까지 착장하니 우아하고 고고한 자태가 전태윤을 그 자리에서 넋 놓게 했다.전현림은 속으로 한심한 아들 녀석이라고 야유했다. 이번 생은 며느리에게 단단히 잡혀 살 듯싶다.‘아버님, 저야말로 태윤 씨한테 단단히 잡혀 살고 있어요.’“여보, 어머님이 선물하신 액세서리 어때요? 이쁘죠?”전태윤이 머리를 끄덕였다.“예뻐. 근데 내가 준 거 착용했으면 더 이뻤을 거야.”장소민이 웃으며 아들을 나무랐다.“이젠 하다 하다 네 엄마까지 시샘하는 거야? 너 그거 중독이다! 예정아, 하도 너니까 저런 속 좁은 인간 다 참고 사는 거야.”하예정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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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관성 호텔은 오후에 아예 영업을 접었다.연회장 배치를 일찌감치 마쳤고 날이 어둑해지자 일부 중소기업 사장들이 호텔에 도착했다.그들은 아직 레벨이 낮은지라 일찍 오면 공씨 일가 사람들과 얘기를 몇 마디 나눌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공세호 어르신도 뵐 수 있다.만약 늦게 오면 사람들도 많을뿐더러 다들 거물급 인사라 그들과 같은 중소기업 사장들은 축에 끼지 못한다.전태윤은 전에 늘 아주 늦게 등장했다.그가 얼굴을 비칠 때면 성기현은 참석하지 않았다.오늘 밤도 수많은 사람들이 추측에 나섰다. 관성에서 가장 우수한 두 그룹 총수가 함께 모습을 드러낼지 말이다.전씨 그룹 사모님은 과연 전태윤 대표와 함께 연회에 참석할까?최근 사모님이 상류층 모임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녀와 함께하는 건 늘 이모 이경혜였다.이 때문에 전씨 그룹 사모님이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아서 단 한 번도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소문이 파다하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일일이 가르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며느리는 어쩔 수 없이 이모인 성씨 사모님을 따라다닌다고 추측이 난무했다.장소민도 이런 소문을 듣고 한때 하예정과 함께 쇼핑하며 고부 사이가 돈독하다는 걸 보여줬지만 뒤에서 쉬쉬거리는 소리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다.하객들이 속속들이 도착했다.전씨 일가는 셋째 전호영 도련님과 할머니가 강성에 있고 또 몇몇 어린아이들은 외부에 얼굴을 알리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 전태윤네 가족 네 명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하나둘씩 연회장에 들어섰다.전이진도 부모님과 함께 왔다.공씨 일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친한 사람들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눈 뒤 전이진은 무심코 호텔 문 앞을 빈둥거리며 여운초가 오길 기다렸다.여운초는 오기 싫었으나 추미자가 점심시간이 지난 후 경호팀을 거느리고 꽃가게로 가서 무작정 그녀를 저택으로 끌고 갔다.이브닝드레스를 내던지며 당장 갈아입으라고 하더니 혼자 안 갈아입으면 경호원에게 시켜 강제로 갈아입히겠다고 협박까지 해댔다.여운초는 아직 연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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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똑똑.”노크 소리가 울리고 여태웅이 문밖에서 물었다.“여보, 다들 준비됐어? 빨리하고 나와. 우리 곧 지각이란 말이야.”추미자는 더 이상 여운초를 후려잡지 않았다. 어쨌거나 오늘 밤의 계획은 여운초를 팔아치우는 거니까. 너무 처참하게 후려잡았다가 사람들이 싫어하면 제값에 팔리지도 않는다.“네, 금방 나가요.”추미자는 남편에게 대답하고는 여운초에게 쏘아붙였다.“빨리 나가!”여운초가 맹인 지팡이를 짚고 나가려 하는데 문득 손이 텅 비었다. 추미자가 그녀의 지팡이를 뺏어서 한쪽 옆에 내던졌다.“연회 참석하는데 지팡이를 왜 챙겨? 나 따라오면 돼.”그녀는 딸아이가 말소리와 걸음 소리만 들으면 따라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여운초는 잠시 침묵하다가 묵묵히 추미자를 따라 방에서 나왔다.여태웅은 문 앞에서 기다리다 짜증 날 뻔했는데 두 모녀가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본 순간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는 의붓딸을 한참 쳐다보더니 추미자에게 말했다.“운초 점점 더 예뻐지네. 당신도 닮고 얘네 아빠도 닮았어.”여운초를 볼 때마다 여태웅은 남동생이 떠오른다.다행히 여운초가 아빠를 너무 많이 닮지는 않았다. 안 그랬다면 여태웅은 그녀를 쳐다볼 생각조차 없을 것이다.추미자는 머리를 홱 돌리고 여운초를 한참 쳐다보다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운별이 보다 못해요.”그리곤 앞으로 두어 걸음 나아가 남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가요. 연회 곧 시작하겠네요.”“이 시간대면 연회가 곧 시작할 거야. 하지만 서두를 거 없어. 전태윤 씨가 등장해야 연회의 하이라이트잖아. 지금 가봤자 태윤 씨 안 왔을 거야.”전태윤을 언급하자 추미자는 하예정이 바로 떠올랐다. 그녀를 생각하니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고개를 홱 돌리고 천천히 계단을 내리는 여운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장님이 돼서 빨리빨리 못 걸어? 뭘 해도 우물쭈물하지. 너 같은 년은 돈 벌고 배 채우기 위해 지나가는 개도 훔치겠어, 쯧쯧.”여운초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계단 손잡이를 꼭 잡고서 천천히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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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또한 그녀도 인간하고만 대화한다. 이런 인간도 아닌 것들은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다.여태웅이 아내를 이끌고 계단을 내려와 화려한 거실을 지나서 문밖을 나섰다.부부가 함께 탈 차가 이미 도착했고 경호원 차량도 한 대 있었다.“여보, 태윤 씨가 만약 하예정과 함께 연회에 참석한다면 당신 일단 응어리를 내려놓고 하예정과의 관계를 잘 다져야 해. 일단 머리 숙이고 하예정이 너그럽게 선처해 줄지 지켜봐 봐. 정 안 되겠다 싶을 때 다시 운초를 이용하는 거야.”“더 이상 어떻게 머리 숙여요? 맨 처음 원한을 맺었을 때부터 우린 먼저 고개 숙이고 갖은 방식으로 사과했는데 결과는 어땠어요? 전태윤 씨야 태생이 차갑고 무자비한 사람이라 그러려니 하는데 제일 가증스러운 게 바로 하예정이에요.”“툭하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나, 법원에 고소하지 않나, 인정머리라곤 전혀 없어요. 운별이는 아직 애인데 한참 어린 애랑도 따지고 들어야겠어요? 본인은 뭐 평생 우리 같은 사모님들과 교류할 일이 없을까 봐서? 어쩌면 내 체면도 안 봐주고 바로 운별이를 가둬 넣냐고요?”“이런 무자비한 인간은 우리 모임에서도 분명 함께 어울리지 못할 거예요. 두고 봐요. 태윤 씨는 틀림없이 하예정 때문에 지칠 때가 올 거예요. 태윤 씨라고 뭐 평생 하예정을 위해서 뒷수습 해주겠어요?”“여자 보는 눈이 왜 그 모양인지. 어떻게 촌뜨기와 결혼해? 아무나 한 명 잡아서 결혼해도 그 촌뜨기보단 나을 거잖아요! 우리 모임에 있는 사모님들은 누구 한 명 재벌 출신이 아닌 게 없는데 촌뜨기와 어울려야 하니, 어휴, 우리 레벨까지 내려가게 생겼어요.”추미자는 하예정에게 불만이 아주 컸고 거의 불만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마음 같아선 그녀를 아작내고 싶었다. 하예정 때문에 보배 딸 운별이가 잡혀갔으니까.“전태윤 씨가 지금 신선감 때문에 잘해주는 걸 믿고 감히 운별이를 그 지경으로 만든 거예요. 태윤 씨가 없으면 누가 하예정 얼굴이나 쳐다보겠어요?”추미자는 감히 전태윤을 미워할 엄두는 없나 보다.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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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여태웅은 전씨 일가와 사돈을 맺기 싫은 게 아니라 그럴만한 복이 없다는 게 문제이다.하예정은 본인도 모를 사이에 어리둥절하게 안방마님의 자리를 꿰찼지만, 다른 사람들은 머리를 비집고 전력 질주해도 서원 리조트에 발을 들이지 못한다.이래서 비교를 하지 말아야 하는 법.“그럼 성씨 일가 둘째 도련님은요?”여태웅이 아내를 힐긋 쳐다봤다.“당신은 운별이한테 신경 쓰면 쓸수록 마음이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아. 그저 우리 운별이를 손꼽히는 재벌가에 시집보낼 생각밖에 없지? 하예정 씨 이모가 성씨 일가 사모님이란 건 새까맣게 잊었지? 운별이가 이경혜 씨 며느리가 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맞네, 내가 이걸 깜빡했네.’“운별이는 아직 어려서 서두를 것 없어. 천천히 고르면 돼. 우리 급선무는 일단 아이를 건져내야 해. 전씨 일가에서 깍듯이 모시는 사람을 찾아 직접 중재에 내세우면 하예정도 운별이 고소하는 거 포기할 거야.”여태웅은 하예정이 전씨 일가 사모님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한 운별이는 절대 관성의 재벌가에 시집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다른 도시의 우수한 젊은이들에게 슬슬 시선을 돌렸다.부부가 대화를 나눌 때 여운초가 드디어 나왔다.추미자는 큰딸을 그들과 같은 차에 태우기 싫었고 이에 여태웅이 말했다.“우리의 오늘 밤 계획을 잊지 마. 사소한 일로 계획을 그르치는 일은 없어야 해. 운초가 처음 연회에 참석하고 또 당신 친딸이기도 한데 경호원 차에 태우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 당신 엄청 삿대질할 거라고.”“좀 예쁘게 가꿔서 좋은 값에 팔아치우는 것뿐이에요. 운초가 어떤 위치에 처해 있는지 관성 사람들이 모를 것 같아요?”추미자는 입으론 구시렁댔지만 하는 행동은 결국 여운초를 차에 실었다.그렇게 한 가족 세 식구가 관성 호텔로 출발했다.호텔에 도착하니 문 앞 주차장에 차들이 꽉 차 있었다. 나중에 온 사람들은 전부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몰고 갔다.여태웅 가족은 호텔 문 앞에 차를 세우고 기사더러 지하 주차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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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대부분 드레스가 다 이런 스타일이어도 그들이 한사코 싫어한다.제 여자는 돌돌 감싸서 팔도 드러내고 싶지 않을 지경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으니까.지금 이 순간 여운초는 한입에 깨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운초 오늘 밤 너무 예쁘네.”전이진은 그녀를 칭찬한 후 여 대표 부부에게 시선을 돌렸다.“대표님, 사모님, 제가 아는 분을 봐서 먼저 인사하러 가볼게요. 안으로 들어가세요. 회장님들 꽤 많이 오셨어요.”“네, 가보세요, 이진 씨.”여태웅이 예를 갖추며 대답했다.그는 방금 전이진이 여운초를 바라보는 시선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처음에 깜짝 놀라더니 두어 번 더 쳐다보고 예쁘다고 칭찬할 뿐 더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여운초에게 반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여태웅은 본인만의 꿍꿍이에 빠져있었다. 여운초가 전이진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그녀를 전이진에게 주고 전이진이 나서서 여운별을 거들어준다면 하예정은 도련님 체면을 봐서 여운별을 용서해 줄 거라고 믿었다.아쉽게도 오늘 밤 눈부시게 화려한 여운초도 전이진의 마음을 흔들진 못했다.이젠 어쩔 수 없이 원계획대로 운초를 오늘 연회를 주최한 공씨 일가의 여느 남자에게 팔아치워야 한다. 공씨 일가에서 위엄이 있는 사람이면 된다.공씨 일가와 전씨 일가는 대대로 친분을 쌓아왔다.공씨 일가의 연회에 전씨 일가의 도련님들이 전부 참석한 걸 보면 두 집안이 상상 그 이상으로 사이가 좋다는 걸 설명한다.여 대표 부부는 공씨 일가의 사람을 중재에 내세울 작정이다.전이진이 떠난 후 여 대표네 가족은 호텔 종업원의 안내하에 안으로 들어갔다.전이진은 대충 핑계를 둘러대려 했는데 뜻밖에도 정말 친한 사람이 와버렸다.소정남이 약혼녀 심효진과 함께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둘이 먼저 차에서 내리고 기사가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소정남은 전에 항상 직접 운전했지만 오늘은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니까 기사를 데려왔다.그는 여전히 훤칠한 모습이고 심효진도 예쁘게 치장했다. 작년에 하예정과 함께 이곳 연회에 참석한 적이 있어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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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관성 호텔은 전씨 그룹 산하의 호텔이다. 비서실장 소정남이 매일 이 호텔을 제집 드나들 듯하고 있는데 그녀에게 이끌려갈 필요가 있을까?“아직 급하게 들어갈 거 없어요. 효진 씨 친구분들도 아직 안 왔잖아요. 문 앞 주차장에 차도 안 보인다고요. 태윤이는 제쳐두고 성씨 일가도 아직이에요. 다들 나처럼 시간 철저하게 지키지 않네요.”그녀는 살짝 못 믿겠다는 듯이 말했다.“다들 지하 주차장에 차 세웠나 보죠.”“못 믿겠으면 로비 매니저에게 가서 물어봐요.”심효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그의 손을 놓고 다시 팔짱을 꼈다.“가요 우리.”소정남은 그제야 흡족한 듯 그녀와 함께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오랜 절친 전이진은 결국 그들과 한마디 얘기도 못 나눈 채 문 앞에 덩그러니 내팽개쳐졌다.“...”솔로의 서러움이란.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짝을 맞춰 오니 그에게 눈길조차 안 줬다.다행히 그도 핑계가 필요했을 뿐이다.여운초에게 안 반한 게 아니라 여 대표 부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자신이 여운초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를 말이다.그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추미자가 여운초를 데리고 온갖 사모님들에게 인사시켜 주었다. 그녀가 큰딸을 데리고 등장하니 많은 이가 의아했지만, 머리 좋은 사람은 그 연유를 바로 알아챘다.여운초는 올해 26살, 결혼적령기에 들어섰다. 추미자가 갑자기 큰딸을 데리고 연회에 참석한 건 아마도 딸에게 적당한 시댁을 골라주기 위해서겠지.여운초는 꽤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여씨 일가에서 투명인 취급을 받고 있고 또 시각장애인이다. 그녀는 생계를 위해 홀로 꽃가게를 꾸려 돈을 벌고 있다.그녀의 조건은 사모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무도 그녀와 사돈을 맺고 싶지 않았다.무엇보다 시각장애인이니까.전이진은 인파들 속에서 어머니를 찾고 나지막이 몇 마디 속삭였다. 둘째 큰 사모님은 추미자에게 끌려다니는 여운초를 보더니 아들에게 말했다.“넌 네 볼일 봐. 내 예비 며느리는 내가 알아서 지켜.”여운초가 시각장애인이라고 꺼리는 사모님들이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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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또한 뼛속부터 하예정의 출신을 깔보고 있다.촌뜨기가 전씨 일가의 어르신을 구해줬다고 전세 역전하다니.전씨 일가의 그 많은 어르신들도 참 무던하시지. 왜 아무도 반박하지 않고 촌뜨기가 사모님이 되도록 내버려뒀을까? 앞으론 안방마님의 자리를 꿰찰 텐데. 하예정이 만에 하나 안방마님의 자리를 제대로 승임하지 못하고 전씨 일가에 먹칠해서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보다.하예정이 만약 전씨 일가의 다른 도련님에게 시집갔다면 이렇게 많은 시기와 질투를 받지 않을 것이다.“맞는 말이에요. 내 생각도 그래요. 하예정 씨는 시야가 좁아 만사에 깊이 고려하지 못할 거예요. 일하는 것도 마냥 서툰데 전태윤 씨 신분, 지위만 믿고 안하무인 격에 제멋대로 남 일에 간섭해서 태윤 씨만 원한을 맺게 생겼어요.”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추미자였다.“그러게 말이에요, 하예정 씨는 정말 오지랖이 넓다니까요. 그쪽은 여씨 사모님이죠? 지난번 동씨 가문 연회에서 뵈었어요. 하예정 씨가 오지랖을 피우는 바람에 두 모녀와 원한을 맺게 됐잖아요. 내가 좋은 마음으로 전씨 큰 사모님께 전화 드려서 며느리를 잘 관리하라고 말했더니 아니 글쎄 큰 사모님이 된통 혼내고 날 차단했지 뭐에요.”하예정에게 갖은 악의를 품고 핀잔을 두는 사람은 바로 그때 함부로 입을 떠벌렸던 온씨 사모님이다. 그 당시 장소민에게 한바탕 야단맞은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본인은 좋은 마음으로 다가간 건데 장소민이 벌컥 화내니 온씨 사모님은 기가 막힐 따름이다.하예정이 만약 온씨 사모님의 며느리였다면 밖에서 감히 오지랖 피우다가 사람들과 시비 붙어 제 아들까지 피해를 보면 당장 아들과 이혼시키고 말 잘 듣는 며느리를 들일 것이다.장소민이 아무리 제 가족을 편들려 해도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지, 그런 사고뭉치 며느리는 지켜주면 줄수록 더 큰 화를 초래할 것이다.전씨 일가는 조만간 하예정의 손에 놀아나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다.전씨 일가의 명성도 분명 하예정 때문에 훼손될 테고!“전씨 가문의 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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