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영아, 너도 기회를 봐서 밥을 사든지 해. 우리 집 호텔에 가서 말이야.”“...할머니, 제가 무슨 이유로 밥을 사요? 할머니를 병원에 입원하게 해줘서 감사하다고요?”할머니는 말문이 막혔다.그러다 포기하지 않고 또 입을 열었다.“네가 이렇게 똑똑한데 어떻게든 이유가 생각날 거야. 네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거로 생각하지 마. 고현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너랑 딱 맞아. 넌 하루 종일 입을 다물 새도 없지, 고현은 말이 적지. 너희 둘이 같이 있게 되면 심심하지 않을 거야.”“할머니, 전 고현 씨를 볼 때면 진짜 남자나 다름없이 보여요. 고현 씨도 자신이 여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잖아요. 자꾸 저와 짝을 지어주려고 하시는데, 아내를 찾는 게 아니라 형제를 찾는 것처럼 느껴져요. 게이로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남자처럼 꾸민 건 정말 잘 꾸몄지. 그래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구분할 수 있을 거야. 고의로 낮춘 목소리는 너희들의 자연스러운 저음과는 다르거든. 고현의 목소리에는 항상 약간의 청아함이 담겨있어 너희들의 목소리와는 달라. 물론 밖에서는 남자처럼 하고 다니지만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거야. 여자인 걸 인정하지 않아도 옷을 벗기면 분명히 알리는걸.”전호영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할머니, 저 할머니 친손자 맞아요? 만약 눈에 거슬려 이러시는 거면 지팡이로 나를 한 대 때리던가요. 한 대 때려서 화가 풀리지 않으면. 두 대, 그래도 안 되면 세 대 때려도 돼요. 이렇게 나를 괴롭힐 필요 없잖아요. 게다가 제가 감히 옷을 벗길 담이 있겠어요? 고현 씨에게 맞아 죽을라. 여기는 강성이지 관성이 아니에요. 강성은 고씨 가문의 구역이라고요.”전호영은 할머니가 그를 괴롭힌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설거지를 깨끗이 하고 포장해 온 음식을 그릇에 담아 할머니에게 먹여주려 했는데 거절당했다.혼자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서 굳이 손자가 먹여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