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내일 오후에 집에 안 오면 엄마가 사람 불러서 너 데려오게 할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 저녁엔 반드시 엄마랑 함께 가!”여운초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엄마, 난 앞이 안 보이는데 무슨 세상 구경을 해요? 이 세상은 내게 오직 흑백이라 더 볼 필요도 없어요.”“너!”추미자는 화가 나서 이를 박박 갈았다. 마음 같아선 뺨 한 대 갈기고 싶었다.“난 분명 말했다. 듣고 안 듣고는 네 문제야. 내일 오후에 내가 직접 데리러 올게. 볼일 있어서 그럼 이만.”추미자는 여운초와 안 맞는다. 이 딸만 생각하면 증오와 미움뿐이다. 용건을 다 말한 후 그녀는 전이진에게 시선을 돌렸다.“이진 씨, 누추한 모습을 보였네요. 얘가 이래요. 실명한 이후로 자신감도 잃었어요. 연회에 참석하는 것도 운초를 슬픔에서 벗어나 다시 자신감을 얻게 하기 위해서인데, 어휴. 저는 또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전이진이 대답했다.“네, 들어가세요.”추미자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여운초를 째려본 후 경호원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엄마가 문밖을 나서는 발걸음 소리에 여운초는 점원에게 말했다.“그만해도 돼요.”점원은 어리둥절했다.‘이건 전이진 씨가 사려던 꽃다발이잖아? 약혼녀에게 선물할 거라고 했는데.’“계속해 주세요. 나 진짜 꽃 사러 왔다고요.”전이진이 점원에게 계속 꽃다발을 만들라고 했다.그가 이렇게 말한 이상 가게 장사하는 여운초도 별수 없이 그의 요구를 만족해 주며 꽃다발을 팔았다.다 완성된 후 전이진이 돈을 내고 꽃다발을 받으며 여운초에게 말했다.“가자, 운초야.”“?”여운초는 어안이 벙벙했고 전이진은 그런 그녀가 재미있었다.“왜? 나 밥 안 사줄 거야? 엄청 배고픈데.”“하하, 미안, 내가 깜빡했어.”여운초는 정말 새까맣게 잊었다.친엄마의 등장에 그녀가 또 무슨 계략을 피워 자신을 함정에 빠트릴지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연회에서 망신 주려는 걸까 아니면 본인들에게 도움 될만한 늙은 남자에게 팔아치우려는 걸까?엄마의 사랑은 바라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