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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341 - 챕터 1350

2581 챕터

제1341화

전이진은 낯이 가렵지도 않은 듯 말했다.“언젠가 내 아내가 될 사람인데요 뭐. 나중에 우리 형처럼 입밖에 꺼내지도 못할까 봐 미리 부르며 연습하는 거예요.”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이진 씨, 형을 반면 소재로 삼은 거예요?”“형이 앞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 감정에서의 갈등을 많이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요.”하예정은 침묵에 잠겼다.‘태윤 씨가 처음으로 여보라 부른 게 언제였지?’하예정은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 그때 별다른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다.다행히 전태윤은 그때의 하예정의 생각을 몰랐으니 말이지... 아니면 밤새도록 그 생각만 했을지도 모른다.그녀는 자리를 떠나 프로젝트 파트너가 될 사람을 찾아갔다.성소현은 심효진을 데리고 자신의 절친 문가희를 만난 후 그녀의 사촌 오빠와 이야기를 나누었다.하예정이 오자 성소현은 그녀의 팔짱을 끼고 문가희에게 소개했다.“가희야, 내 외사촌 동생 하예정이야. 전태윤 씨의 마음을 가져간 여자.”그녀는 전태윤의 마음을 가질 수 없었지만, 그녀의 사촌 동생이 그의 마음을 얻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문가희는 미소를 띠고 말했다.“사모님의 명성은 이미 자자한걸요. 오늘 밤 보니까 정말 천사 같으시네요. 전 대표의 마음을 얻은 건 당연한 일이죠.”하예정도 웃으며 말했다. “과찬이에요. 가희 씨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로맨틱하지만은 않아요. 누가 누구의 마음을 얻은 일 없어요. 우리 둘은 차차 서로에게 끌린 것뿐이에요.”사람들은 같이 웃었다.성소현의 소개로 하예정과 심효진은 많은 집안의 아가씨들을 알게 되었고 협업 정보도 많이 얻었다.이로써 이후의 야채와 과일을 수출할 길을 열게 되었다.전태윤은 비록 아내가 자유롭게 교제하도록 내버려두었지만, 사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었다.그와 함께 있던 소정남은 하예정을 바라보고 있는 전태윤에게 말했다.“부인분은 태어날 때부터 이런 자리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 누구를 상대하든 조금도 겁내지 않아. 이런 자리가 바다라면 꼭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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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너도 참.”“우리 부부가 너와 효진 씨를 이어줬잖아?”그에 소정남은 응했다.“맞아.”“그러니까 주선해 준 값으로 내 계좌번호를 주는 거야, 무슨 생각하는 거야? 신혼 선물로는 돈 말고 선물을 준비해 줄게. 돈을 주는 건 너무 촌스러워서 말이야. 하지만 주선해 준 값으로는 돈을 받는 게 좋아. 난 속물이라 돈이 좋거든.”소정남은 침묵에 잠겼다.하예정은 전태윤을 그와 따지면서 돈을 요구하는 남자로 만들었다.이 성대한 연회는 깊은 밤이 되어서야 끝났다.과거에는 참가해도 기껏해야 10분 정도 있다가 떠나던 전씨 집안 도련님이었는데, 오늘 저녁에는 연회가 끝날 때까지 있다가 사랑하는 아내를 데리고 떠났다. 전태윤은 그의 실제 행동으로 그가 얼마나 아내를 총애하는지 증명했다.연회는 또한 사람들에게 전씨 가문에서 하예정의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보여주었다. 외부 소문처럼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시댁의 미움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시부모님은 그녀를 딸처럼 여겼고 시동생들은 그녀에게 전태윤을 대하듯 존경했다.하예정이 오늘 밤 몸에 치장한 액세서리들은 시어머니가 준 것인데, 물건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 보석의 가치가 수억 원에 달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장소민이 이 며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귀중한 보석을 줄 수가 없다.오늘밤이 지난 후로부터, 하예정이 시댁에서의 지위가 불안정하고 시어머니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은 점차 사라졌다.이런 것들에 대해 그녀는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별생각 없이 남편과 같이 연회에 참석했을 뿐이다.전태윤의 차에 오른 후, 그녀는 몸을 옆으로 기울더니 남편의 몸에 기대어 중얼거렸다. “나 안 취했어...”그는 그녀의 예쁜 코를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주량이 좋으면 얼마나 좋다고 이 정도로 마신 거야? 처형이 알면 또 내가 당신을 잘 지켜보지 못했다고 나무랄걸.”처형은 그에게 그녀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잘 지켜보라고 했다. 그녀는 술을 좋아하지만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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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전태윤은 사랑스럽다는 듯 웃으며 그녀를 꼭 껴안았다.그녀가 자기 아내라는 것이 매우 좋았다.하예정은 곧 잠에 들었다.잠이 든 것을 본 전태윤은 그녀를 껴안으며 양복 점퍼를 벗어 그녀의 몸에 걸쳐줬다.“피크 별장으로 돌아가요.”전태윤은 낮은 목소리로 운전기사에게 분부했다.기사는 공손히 그에 응했다.전태윤은 아내와 함께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여 눈을 감았다.피크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전태윤도 잠이 들었다.기사가 차를 세우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들 부부가 모두 잠들어 있었다. 기사는 옆에 있는 강일구에게 물었다.“일구 씨, 도련님을 깨워야 할까요?”“당연하죠. 도련님과 사모님을 차에서 자게 할 수는 없잖아요? 내일 도련님께서 차 안에서 깨어나면 기사님을 해고할 수도 있어요.”그러자 기사는 웃으며 말했다.“일구 씨가 깨우면 안 될까요.”“당신은 운전기사이고, 저는 경호원일 뿐인데요.”“도련님께서 일구 씨와 사이가 좋잖아요. 사모님도 일구 씨를 좋아하시고요. 일구 씨가 깨우면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실것 같은데... 도련님께서 화낼까 봐 두려워서 그래요.”“그건 제가 도련님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고 사모님에게 잘 보였기 때문인걸요.”그는 하예정의 호감을 사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예전에 전씨 가문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은 어르신과 큰 도련님이었지만, 지금은 사모님이니 사모님의 호감을 사게 되면 승진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전태윤의 주변에 경호원이 그렇게 많았지만, 사모님은 강일구의 이름만 기억했다.“형님...”“됐어요, 제가 깨울게요.”그는 지체하지 않고 공손히 불렀다.“도련님, 집에 도착했어요.”전태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러다 또 한 번 부르니 비로소 반응하기 시작했다.기사도 때맞춰 같이 입을 열었다.“도련님, 집에 도착했습니다.”강일구가 자신을 쳐다보자, 기사는 멋쩍은 듯 웃었다.이에 강일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두 자신의 직업을 위해서니까.전태윤이 깨어나자, 강일구와 운전기사는 급히 차 문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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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강일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괜찮아요, 사모님이 알아서 도련님을 달래줄 테니. 도련님은 막무가내로 성질을 부릴 때마다 사모님에게 져요. 사모님이 도리를 따지기만 하면 도련님은 질 게 분명해요.”박 집사는 그를 노려보았다.강일구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사실이잖아요. 걱정 마세요, 사모님만 계시면 하늘이 무너져도 버틸 수 있어요. 도련님이 화나실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 사모님만 찾으면 돼요.”어쨌든 아무리 화를 내도 사모님을 다치게 할 리는 없을 테니.“늦었으니 일찍 쉬세요. 저도 이젠 돌아가서 쉴 거예요.”강일구는 하품하고는 박 집사에게 인사하고 돌아갔다.박 집사는 그가 한 말을 되새기며 웃었다.“어쩐지 저 자식 사모님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쓴다 했더니. 참 볼 줄 알아.”‘강일구: 그래서 내가 가장 빨리 월급이 올라가는 거예요.’한편 관성 호텔.여씨 집안의 세 식구는 거의 마지막으로 호텔을 떠났다.앞이 안 보이는 여운초가 걸음이 너무 느린 탓이었다.사람이 점점 적어지자, 여 씨 사모님은 연기하기도 귀찮은지 아예 여운초를 놔두고 먼저 호텔에서 나갔다.지팡이가 없는 여운초는 밖으로 나가려고 더듬으며 걸었지만, 방향을 잘못 잡고 오히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그녀는 길을 가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전이진?”전이진이 낮은 목소리로 응하고는 물었다.“나인 줄 어떻게 알았어?”“뭔가 익숙한 냄새가 나길래.”전이진의 눈에 웃음기가 돌았다.“뭐 빠뜨린 물건이라도 있어? 왜 다시 돌아왔어? 나한테 말해봐, 내가 찾아줄게.”그녀는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밖으로 나가기 전, 엄마가 선글라스를 끼지 말라고 분부했었다. 선글라스에 가려지지 않은 얼굴은 표정을 읽기 쉬웠다.“...길을 잘못 집었어. 원래는 나가려고 했거든. 어느쪽으로 가야 호텔 밖으로 나갈 수 있어?”전이진은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고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의 행동에 놀란 여운초는 재빨리 손을 빼고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서기까지 했다.“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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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전이진은 멀리서 여씨 집안의 경호원 차를 따라갔다.처음에는 그 차가 별로 수상한 곳은 없었다.약 10분 정도 지나자, 여씨 일가의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빠지기 시작했다.전이진은 불안해졌다.대체 여운초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전이진은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티를 내지 않고 여전히 천천히,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로 따라갔다. 목적지에 도착해야 상대방의 목적을 알 수 있다.여운초는 전이진이 따라오는 것을 몰랐다. 경호원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녀는 바깥의 기척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처음에는 옆에서 달리는 자동차가 많았는데, 한참 지나니 도로의 자동차 소리가 많이 잦아졌다.그녀는 빌라 구역으로 돌아가는 그 길로 접어들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 길은 빌라 구역으로 가는 길이어서 바깥 도로에 비해 차가 적었다.낮에도 적지만 밤이 되면 거의 차가 다니지 않았다.그녀는 피곤한 표정으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자고 싶었지만, 감히 잠들지 못했다.익숙한 환경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경호원이 그녀를 도중에 버리기라도 할까 봐 걱정돼 잠도 못 잤다.차가 얼마나 오래 달렸는지는 모르지만, 마침내 멈추었다.경호원은 차를 세운 후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여운초는 경호원이 차에서 내리는 기척을 듣고 서둘러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다.차 문이 열리자, 그녀는 누군가가 그녀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낯선 사람이었다.걸음걸이를 들어보니 낯선 걸음이었다. 상대방이 다가오자 그녀는 그의 몸에서 짙은 담배 냄새를 맡았다.“누구세요?”그녀는 경계하면서 물었다.상대방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앞에 서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상대방이 그녀를 매우 자세히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의 시선에 그녀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다.그녀는 뒤로 물러서서 바로 차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한발 늦었다. 상대방은 발로 차 문을 막더니 이어 차에 올라탔다.그녀는 몸을 돌려 반대편 차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지만, 그 남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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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그는 여운초에게 한바탕 두들겨 맞고는 얼른 차에서 뛰어내렸다.여운초도 곧 차에서 내렸다.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당연히 계속해 상대방을 쫓으면서 팰 수는 없었다. 차에서 내리자 다른 한쪽 신발도 벗어 양손에 든 채 뛰었다.그녀도 자신이 어디로 도망가고 있는지 몰랐다.겨우 몇 걸음 뛰고는 온몸이 담배 냄새인 그 남자에게 잡혔다. 그가 거칠게 그녀를 뒤로 잡아당기자, 그녀는 바로 차 앞부분에 부딪혀 넘어졌다. 그는 곧 그녀를 자기 몸으로 덮으려고 다가갔다.여운초는 다시 하이힐로 상대를 패려다가 신발을 빼앗겼다. 하이힐이 손에 없자 그녀는 무릎을 세워 힘껏 찼다.윽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을 누르는 무게감이 사라졌다.급소를 정곡으로 찌른 듯했다.여운초는 그 틈을 타서 몸을 옆으로 굴리고는 얼른 다시 일어나 쏜살같이 도망쳤다.담배 냄새가 나는 그 남자는 여운초에게 급소를 찔려 한동안 쫓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이곳은 외진 곳이라 눈에 띄지 않도록 일부러 부하들에게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여씨 집안의 경호원도 그가 요구한 대로 지정한 장소까지 여운초를 데려다준 후 조용히 떠났다.그는 여 대표 부부가 몰래 동영상이라도 찍어 앞으로 계속 그들을 위해 일하도록 협박할까 봐 무서웠다.그래서 경호원에게 여운초를 데려온 후 바로 떠나라고 했다.2분 정도 추스른 뒤에야 담배 냄새가 나는 그 남자가 일어났다. 여운초는 이미 100여 미터 도망쳤다. 앞이 안 보이는 그녀는 비틀거리며 뛰었다. 낯선 환경에서 그녀는 앞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때때로 나무에 부딪혔다.그녀는 지금 어느 공원에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그 남자는 그녀를 쫓아갔다.이 장님은 만만치 않았지만 그의 마음에 들었다. 그냥 도망치게 놔둬도 멀리 갈 수 없었고, 게다가 방향을 잘못 잡아서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산기슭으로 달려갔다. 그곳은 더욱 조용할 뿐만 아니라, 정자도 하나 보였다.‘저 장님을 제압한 다음 정자에 있는 석탁 위에서...’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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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그는 몸을 돌리자마자 전이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전이진은 재빨리 그의 주먹을 피했고 그가 휘두른 것과 같이 주먹을 되날렸다. 상대방은 머리를 살짝 비켜 주먹을 피했다.차 안의 공간이 좁은 탓에 행동이 제한받은 남자는 비록 격렬하게 반항하며 전이진과 싸웠지만 열세에 처했다. 또한 그 남자는 앉아있었고 전이진은 서 있었다.분노에 휩싸여있는 전이진은 무자비했다.몇 분 후, 그 남자를 얼굴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할 지경으로 때린 후 그를 차에서 끌어 내려 가로등의 불빛을 빌려 상대방의 모습을 보려 했다.방금 미친 듯이 때리는 데만 집중하느라 상대방의 생김새를 홀시한 데다가 지금은 또 얼굴이 시퍼렇게 멍들고 코가 퉁퉁 부을 정도로 패놓아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나이는 대충 40에서 50세 정도인 것 같았다.“감히 운초를 건드려?”전이진은 상대방을 걷어차며 차갑게 말했다.“운초는 내 형수의 친구야, 우리 전씨 가문이 지키는 사람이란 말이야.”상대방은 묵묵부답이었다.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이진은 차 키를 뽑고 문을 닫아 남자가 차를 몰고 도망갈 기회도 주지 않았다.그리고 휴대전화를 꺼내 그 남자의 사진을 찍었다. 이 남자가 혹시라도 도망친다고 해도 사진을 소정남에게 넘겨주면 이 사람의 신원을 말끔히 밝혀낼 수 있다.사진을 찍은 후, 전이진은 다시 한번 상대방을 걷어찬 다음 여운초가 도망친 방향으로 달려갔다.여운초은 필사적으로 달렸다.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뛰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앞에 길이 있으니 달릴 수 있는 한 계속 달렸다.뒤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자, 그 남자가 쫓아오는 줄 알고 더 빨리 뛰다가 또 나무를 들이받고 넘어졌다.그녀는 앞길을 똑똑히 보려고 애써 눈을 부릅떴다.눈앞은 흐릿했고 무엇을 봐도 겹친 실루엣 뿐이어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억지로 앞길을 똑똑히 보려고 하니 머리가 따끔거리기까지 했다.“운초야.”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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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여운초는 몸부림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감히 전이진을 붙잡지는 못하고 두 손을 어색한 자세로 들고 있었다.전이진은 그녀를 안고 걸으며 말했다.“내 앞에서는 작고 여리여리해 보여서 엄청 가벼운 줄 알았는데 안아보니 꽤 무겁네. 만약 몇 킬로미터를 다시 안고 돌아와야 하는 거였으면 힘들어서 두 팔도 못 들었을 거야.”“...너한테 안아달라고 한 적 없어.”‘혼자 갈 수 있다니까.’신발도 신지 않아 걷는 게 너무 느리다고 하면서 안고 가겠다고 한 건 전이진이였다.“내려줄 테니까 그냥 날 잡고 가는 건 어때?”“그래.”그를 잡고 가는 것이 안겨 가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전이진은 바로 그녀를 내려놓았다.몇 분 정도는 안고 갈 수 있지만 오래 안기에는 무리였다. 그녀가 무겁다는 그의 말도 사실이었다.‘여운초: ...난 성인이라고!’성인은 적어도 40, 45킬로는 족히 된다. 그녀는 뚱뚱하지는 않지만, 마른 편은 아니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그녀를 도와 키와 체중을 잰 적이 있는데, 163센티미터에 체중은 41킬로였다.전이진은 그녀를 내려놓고는 양팔을 휘둘렀다.그녀가 볼 수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만약 볼 수 있었다면 그녀는 언짢았을지도 모른다.따뜻한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가자, 아직 몇백 미터 남았어.”그녀는 꽤 멀리 달렸다.“고마워.”“고마워할 필요 없어. 나도 형수님이 부탁해서 따라온 거야. 형수님이 꼭 집에 데려다 주라고 했거든. 네가 거절했다 해도 무사히 집에 갔는지 확인하려고 따라온 거야.”여운초는 마음속으로 하예정에게 감사했다.그녀는 항상 자기가 스스로를 잘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밤의 일을 통해 그녀는 매우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령 그녀가 똑똑하고 눈치가 빠르다고 해도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다.게다가 그녀는 싸움에 능한 사람도 아니다.몸에 칼을 지니고 다닌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 반격은 못 할망정, 자신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너 말이야, 제일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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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걱정 마, 언젠가는 정 의사가 너의 눈을 치료해 줄 거야.”전이진은 그녀를 위로했다.“신의 어르신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어르신은 연세가 많으셔서, 찾았다고 해도 병을 봐주진 않으실 것 같아. 듣자 하니 지금은 모두 정 의사가 병을 본다고 해. 정 의사는 신의의 의술을 아주 잘 물려받았어.”전이진이 보기엔 정 의사를 모셔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줄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감히 신의가 손수 치료하길 바라지도 않았다.전태윤은 정 의사가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 했다. 의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독도 잘 쓴다고 했다. 당연히 독으로 사람을 해칠 리는 없고 그저 독을 잘 쓴다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를 두려워하게 할 뿐이다.게다가 높은 무술 솜씨로 일찍이 남씨 가문 사모님과 함께 남씨 가문 가주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어쨌든 전이진의 눈에 정 의사는 제2의 신의였다.“너 신의에 대해 잘 알아?”전이진은 솔직히 말했다.“아니, 난 형에게서 들었을 뿐이야. 예씨 집안의 다섯째 도련님이 우리 전씨 그룹과 사업상의 왕래가 있어 깊이 협력하고 있거든.”예준성이 결혼할 때 전태윤이 직접 A시에 가서 결혼식에 참가하기까지 했다.“아, 그래.”여운초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한참을 걷다가 전이진의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는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차에 태운 후 다시 그에게 맞아 얼굴이 심하게 부은 그 남자를 보러 갔다. 상대방은 이미 기회를 틈타 도망친 후였다.전이진은 다시 차에 올라타 물었다.“널 해친 그 남자, 아는 사이야?”“낯선 사람이야. 온몸에서 담배 냄새가 났어. 담배 없이는 살 수 없는 남자인 것 같아.”여운초는 그 남자에게서 담배 냄새밖에 맡지 못했다.“내가 그 사람을 때릴 때 누구인지 정확히 보지 못했어. 때리고 나서 보려고 했을 때는 이미 맞아서 얼굴이 부은 후라 알아보지 못했고. 그렇지만 괜찮아. 그 사람의 얼굴을 찍어놨어. 내일 소정남에게 조사를 맡기면 돼. 네 엄마가 너를 그 사람에게 보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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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여 대표는 관심하듯 묻다가 맨발로 있는 낭패한 모습의 여운초를 보고 아내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여보, 먼저 운초를 부축해 들어가.”그러고 전이진을 향해 말했다.“이진 도련님, 집에 들어오시죠.”전이진은 여운초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떠나려다가 결국 여 대표의 체면을 봐서 여씨 집안의 별장으로 들어갔다.몇 분 후.전이진의 말을 들은 여 대표는 얼굴이 퍼렇게 되어 욕을 퍼부었다.“빌어먹을 놈, 몇 마디 욕을 한 것뿐인데 운초에게 복수하려 하다니...”그러다 연거푸 전이진에게 감사를 표했다.“이진 도련님, 정말 감사해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우리 운초, 그 악랄한 경호원에게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몰라요.”오해를 받은 경호원:...여씨 가문 사모님은 여운초가 묵고 있는 가정부 방에서 나왔다.마음속은 말할 수 없는 실망으로 가득했다.여운초는 낭패한 모습으로 하이힐을 잃어버린 것 외에는 아무 손실도 없었고, 몸에 멍든 곳 하나 없었다.‘연회에서 약을 먹일 걸 그랬어. 그러면 저항할 힘도 없었을 텐데.’상대방이 의식이 없는 여자는 싫다고 해서 약을 먹이지 않았다. 장님 하나조차 손에 못 넣을 정도로 쓸모없을 줄은 몰랐다.‘그리고 전이진이 어떻게 그곳에 나타난 거지? 마침 저 눈이 먼 년을 구하고 말이야.’그녀의 보배 딸을 또 구할 수 없게 되었다.사모님은 속으로 너무나도 분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그녀는 다가와 여 대표의 옆에 앉으며 다시 한번 전이진에게 감사를 표했다.여운초는 옷을 갈아입고 실내화를 신고 나왔다.전이진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를 보고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다가와 조용히 옆에 앉아 친엄마와 계부가 경호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을 들었다.계부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엄마는 그녀의 명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극구 말렸다.“대표님, 사모님, 시간이 늦어서 이만 돌아갈게요.”전이진은 여 대표 부부가 연기를 참 잘한다고 속으로 한탄하였지만 그들을 까밝히지는 않았다. 이제 여운초에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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