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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361 - Chapter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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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대표님?”노동명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빤히 쳐다보자 하예진이 의아한 듯 그를 불렀다.노동명은 정신을 가다듬고 웃으며 답했다.“매일 봐서 아무 느낌 없다가 방금 보니 살 엄청 빠졌네. 얼굴도 예쁘고, 손은경 씨 못지않아.”노동명은 문득 저 자신이 멍청해 보였다. 어떻게 하예진을 손은경에 비할 수 있지?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칭찬 고마워요 대표님. 저는 그저 평범한 얼굴이에요. 손은경 씨야말로 미인이죠.”“예진아, 은경 씨는... 우리 엄마 친한 친구 딸이야. 관성에 출장 왔다가 우리 집에서 지내는 거야. 엄마가 딸처럼 예뻐하셔.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엔 아들만 넷이라 딸이 없는 게 엄마의 평생 한이야. 그래서 여자아이를 유난히 더 좋아해.”“전씨 할머니가 증손녀를 간절히 바라시는 만큼 우리 엄마도 여자아이를 원하셔. 두 분 실은 똑같아. 손은경 씨는 나보다 조금 어려. 어릴 때 봤는데 그다지 인상이 없어. 우리 집에서 지내는 한 손님이니 나도 가끔 함께해주는 거야. 아니, 함께하는 것도 아니지. 난 그저 엄마랑 함께 연회에 참석했고 엄마가 손은경 씨를 데려와서 춤 한 곡 같이 춘 거야.”노동명은 본능적으로 어젯밤에 손은경과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하예진이 그와 손은경을 커플로 부추기는 게 싫었나 보다.사실 하예진은 노동명과 손은경이 연회에 참석한 것도 몰랐고 함께 춤춘 건 더 몰랐다.하예정이 아직 언니에게 안 알렸고 알릴 기회도 없었으니까.눈 뜨자마자 언니가 왜 또 과음했냐며 나무랐고 그 뒤론 아래층에 내려가서 연회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노동명의 말을 들은 후 하예진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사모님께서 손은경 씨를 무척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대표님 말을 들으니까 은경 씨랑 두 분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두 분 잘해봐요. 손은경 씨는 성격도 좋으시고 워낙 야무져서 사업에 성공할 여강자 스타일인 것 같아요.”노동명과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았다.노동명이 솔직하게 말했다.“그건 그래. 손은경 씨는 여강자 스타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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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노동명은 말문이 턱 막혔다.“정말 내가 손은경 씨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은경 씨가 내 신분을 노린다는 생각은 안 들어?”“손은경 씨도 회사를 운영하는 분이에요. 게다가 집안에서 운영하는 회사 부대표직을 맡고 있는데 돈이 부족할까요? 대표님도 신분과 지위가 있지만 손은경 씨도 마찬가지예요. 절대 대표님 신분을 노린 게 아닐 거라고요. 두 분 잘되시면 최강 조합이겠네요.”하예진은 마치 괴물 보듯 노동명을 쳐다봤다. 그가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으니까.윤미라처럼 거만한 사람은 며느리에 대한 요구가 엄청 까다로울 테니 그런 분의 마음에 드는 여자라면 분명 우수한 사람일 것이다.“그러니까 내 말은 손은경 씨가 알고 있는 남자 중에 내 조건이 제일 좋아서 나랑 만나보려고 하는 거지 진심으로 내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니란 뜻이야. 내 얼굴에 난 칼자국을 싫어하지 않겠어? 무서워하지 않겠냐고?”하예진이 그를 쳐다보며 웃었다.“나중에 은경 씨를 사랑하게 되면 은경 씨가 먼저 얘기를 꺼내기 전에 대표님이 알아서 성형수술을 하실 거예요. 뒤뚱거리며 칼자국 없애러 갈 거라고요.”“예진아, 뒤뚱이란 말은 삼가 줄래? 나 펭귄 된 것 같잖아.”하예진은 순간 실소를 터트렸다.노동명은 사랑에 대해 꽉 막힌 사람이거나 혹은 여자에게 경계심을 가진 게 틀림없다. 손은경 같은 재벌가 따님에 사업도 잘하는 여강자도 의도가 불순하다며 의심하는 걸 보면 이성에 대한 경계가 이만저만이 아닌 듯싶다.여자에게 경계심을 잔뜩 세운 탓에 여태껏 솔로로 지냈겠지.‘하긴, 돈 많은 사람들 속셈을 나 같은 가난뱅이가 이해할 리 없지.’“엄마, 동명 아저씨.”이때 우빈이가 자전거를 타고 오며 그들을 불렀다. 자전거 앞머리에 꽂은 풍차가 뱅글뱅글 돌자 주우빈은 신나서 풍차를 뽑아 손에 들고 흔들었다. 결국 자전거가 뒤집히고 아이는 길옆의 풀숲에 자빠졌다.“우빈아.”다들 우르르 몰려갔다.키 큰 노동명이 다리도 길다 보니 제일 빨리 달려가 우빈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녀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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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전태윤의 전용차가 별장으로 들어왔다.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우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그는 주차한 뒤 성큼성큼 하예정에게 다가갔다.하예정은 언니와 함께 조카가 우는 걸 달래다가 전태윤을 보더니 얼른 아이에게 말했다.“우빈아, 이모부 돌아오셨어. 너희 이모부 엄청 대단하셔. 자전거를 금방 수리할 수 있을 거야.”노동명은 자전거를 만지다가 하예정의 말에 한마디 덧붙였다.“우빈아, 너희 이모부 도움 필요 없어. 아저씨가 자전거 잘 수리해 줄게.”자전거가 뒤집히면서 살짝 고장났을 뿐이니 바로 수리할 수 있다.전태윤이 다가오자 우빈이는 얼른 두 팔 벌려 안아달라고 했다. 번쩍 안아 올리자 아이는 울면서 물었다.“이모부, 우빈의 자전거 고장 났어요. 고쳐줄 수 있나요?”전태윤은 하예정에게 티슈를 건네 달라고 했다.하예정은 재빨리 티슈를 건넸고 전태윤은 친히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하게 말했다.“동명 아저씨가 이미 수리하고 있으니 걱정 마. 살짝 고장 난 거라 금방이면 다 고쳐. 울음 뚝, 우빈이는 사내대장부지. 이런 작은 일로 울면 돼 안돼?”아이는 눈물을 훌쩍이며 말했다.“근데 우빈이 속상해요. 울고 싶은 걸 어떡해요.”전태윤이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왜 속상해? 우빈의 자전거를 남들이 고장 냈어?”“아니요, 내가 손을 놔서 자전거가 뒤집혔어요.”“그럼 우빈의 문제잖아. 왜 속상한 거야? 이런 일로 자전거가 뒤집혔으니 앞으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겠다고 명심하면 돼. 자전거 타다가 작은 고장이 나서 우리 어른들이 대신 수리해 주는 것도 되지만 정말 수리할 수 없어도 우빈이는 울 필요 없어.”“우리가 못 수리하면 전문수리점에 맡기면 되잖아. 그분들은 기술이 좋아서 우빈의 자전거를 고칠 수 있어. 만약 그분들도 못 고친다면 그땐 새 자전거로 사면 되지. 울지 마. 어떠한 문제에 부딪히든 엉엉 우는 게 아니라 우선 먼저 해결책부터 찾아야 해. 운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아. 오히려 사람들이 우빈이를 약자로 봐. 무슨 일 부딪히면 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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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만약 무술을 배우면 자전거를 더 잘 탈 수 있어. 우빈이 무술 배우고 싶어?”“네.”전태윤은 아이를 안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검은 옷 남자에게 걸어갔다. 그는 가면서 우빈에게 말했다.“우빈아, 이모부가 우빈이를 위해서 선생님 한 분 모셔 왔어. 저 선생님이 우빈이한테 무술을 가르쳐주실 거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무술 열심히 배워야 해.”다들 그제야 낯선 남자에게 시선이 쏠렸다.하예정이 언니에게 말했다.“태윤 씨가 우빈이한테 무술 선생님을 찾아줬어. 우빈이 몸도 튼튼해지고 앞으로 무술로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말이야.”“제부가 신경 많이 썼네.”하예진은 감격에 겨웠다.지난번 동물원에서 뜻밖의 사고가 일어난 이후로 제부가 바로 얘기를 꺼냈고 하예진도 남자아이는 무술을 배워서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노동명이 옆에서 한마디 끼어들었다.“우빈이 무술 배우고 싶으면 나한테 말하지. 내가 직접 가르칠 수 있는데.”“대표님은 업무가 다망한데 귀찮게 해드릴 순 없죠.”하예진은 속으로 생각했다.‘대표님이 우리 우빈의 무술 선생님 하면 돈 엄청 많이 들 텐데. 내가 아무리 돈을 벌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대표님 모실 수준은 아니야.’전태윤이 모셔 온 선생님은 전에 그들 형제에게 무술을 가르쳤던 스승의 아들이다. 비록 그들의 스승보단 대단하지 않지만 우빈이를 가르치기엔 충분한 실력이다.노동명은 업무가 다망한 걸 생각하며 가볍게 웃을 뿐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처형, 오수혁 씨는 전에 우리 형제들을 가르쳐주신 오 선생님 아드님이에요. 무술 실력이 뛰어나서 지금 여러 무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분께 무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전태윤이 처형에게 오수혁 선생님을 소개했다.하예진은 서둘러 오 선생님께 인사드렸다.오수혁은 노동명과 비슷한 나이에 외모가 단정하고 건장한 체구를 지녔다. 첫인상은 매우 진지하고 엄숙해 보였는데 하예진이 인사하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녕하세요.”전태윤은 우빈이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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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하예진은 재빨리 우빈이를 끌어와 선생님께 인사시켰다.“선생님, 안녕하세요.”아이는 나긋한 목소리로 오수혁에게 인사했고 오수혁은 웃으며 인사에 응했다.요 녀석은 무술을 배울 자질은 보통이지만 너무 귀엽게 생겨 오수혁도 아이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았다.“선생님, 안으로 드시죠.”전태윤과 하예정이 오수혁을 집안으로 모셨다.하예진은 우빈이와 노동명을 이끌고 따라왔다.“예진아, 오후에 차 뽑으러 가지?”노동명이 무심코 물었다.“네, 맞아요.”차 뽑을 생각에 하예진은 웃음꽃이 만개했다. 비록 값비싼 수입차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그녀 인생 첫 차이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나도 오후에 별일 없으니 같이 가.”하예진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아니에요, 대표님. 그냥 차 바로 가져오면 돼요. 복잡할 거 없으니 예정이랑 함께 가면 돼요.”노동명이 웃으며 말했다.“난 또 너 혼자 가는 줄 알았어. 예정 씨가 함께 가준다니 난 그럼 빠져야겠네. 너 처음 운전하는 거니까 꼭 조심해야 해. 그렇다고 또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 적응하면 운전 실력 금방 늘어.”“저 운전면허 진작 땄어요. 전에 회사 다닐 때 회사에서 차 한 대 붙여줘서 운전 실력이 나쁘지 않아요.”노동명은 더 이상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일행이 집안에 들어와 이제 막 소파에 앉았는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잠시 후 도우미가 걸어와서 하예정에게 깍듯이 말했다.“사모님, 손은경 씨가 찾아오셨습니다.”손은경?그녀는 냉큼 노동명에게 시선이 쏠렸다.노동명도 바로 눈치채고 그녀에게 물었다.“예정 씨 찾아왔다는데 왜 날 봐요?”하예정이 웃으며 답했다.“별 뜻 없어요.”그녀는 도우미에게 말했다.“들어오라고 해요.”도우미는 알겠다며 공손하게 대답하곤 자리를 떠났다.곧이어 손은경이 안으로 들어왔다.도우미는 그녀 뒤에서 대신 물건을 한가득 들고 왔다.하예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은경을 향해 활짝 미소 지었다.“은경 씨도 참, 그냥 오시지 뭘 이렇게 많이 사 오셨어요.”손은경도 가볍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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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그럼 이제 나한테 달린 거네.’이때 도우미가 차를 올렸다.손은경은 찻잔을 들고 우아하게 한 모금 마셨다.하예정은 그녀가 들고 온 과자 박스를 하나 열어 맛보고는 맛이 괜찮다고 생각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보라고 했다.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전태윤은 아내가 손수 만든 것 외에는 단것이라고는 입에 대지도 않았다.노동명도 단 음식을 싫어하지만, 다른 사람의 체면을 위하여 보통 한두 조각 맛보곤 한다.손은경이 손수 만든 과자를 맛본 노동명은 그 과자가 의외로 질리지 않는다고 느껴져 한 조각을 더 먹었다.그가 두 조각을 연거푸 먹자 손은경은 눈길 속의 웃음기가 더욱 깊어졌다.그녀가 하예정을 찾아왔다고 말했지만, 사실 여기 있는 사람 중 오수혁과 우빈을 제외한 모두가 그녀가 노동명을 위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태도를 하예정은 느낄 수 있었다.전태윤과 노동명의 친한 관계에, 만약 손은경이 앞으로 노동명과 한 짝이 된다면, 그들과도 만날 기회가 아주 많을 거로 생각한 하예정은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 이모도 전에 상류 계층의 사모님들을 절대 얕잡아 보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다.다른 사모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많은 소식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도 성사할 수 있다. 전씨 가문 미래의 안방마님으로서, 남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지만, 가능한 한 남에게 미움을 사는 일은 피해야 한다. 사귈만한 사람과는 가깝게 왕래하고, 깊이 사귈 가치가 없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면 그만이다.하예정은 이제 본인뿐만 아니라 전태윤, 심지어 전씨 일가를 대표하기도 한다.그녀는 속으로 늘 전씨 일가에 영광을 가져다주지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일은 절대 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었다.“도련님, 사모님, 식사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박씨 아저씨가 작은 목소리로 귀띔해 주자 부부는 아주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식사를 초대했다.전태윤은 원래 우빈에게 무술 선생님을 초빙하여 단독으로 무술을 가르쳐줄 생각이었지만, 오수혁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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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말 타러 갈래?”전태윤이 차를 몰며 물었다.아내와 데이트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운전기사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자기가 직접 운전했다.그리고 경호차가 멀리서 뒤따랐다.“나는 말을 탈 줄 몰라요.”하예정이 성실하게 말하자 전태윤은 웃었다.“그럼 내가 가르쳐줄게. 지금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말타기에 딱 좋아. 우리 집 승마장으로 가볼까?”“당신 집에 승마장도 있어요?”“내 집일뿐만 아니라 당신 집이기도 하니 우리 집이라고 해야지. 우리 집 승마장에는 말을 많이 기르고 있어 승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우리 집 승마장에 가서 말을 타곤 해.”마장의 수입은 결코 적지 않다.전씨 일가의 마장에 가서 말을 타는 사람은 모두 부자니까.“넷째가 승마장 운영을 맡고 있는데 걔는 말을 자기 목숨처럼 아끼며 좋아하거든. 그래서 승마장 운영을 맡겼더니 잘하고 있어. 수익도 짭짤해.”하예정의 기억 속의 넷째 도련님은 웃는 것을 좋아하는 밝은 소년이다. 피부가 약간 검기는 하지만 아마도 승마장에서 자주 뛰어다녔기 때문일 것이다.“당신의 말을 들으니 정말 우리 집의 승마장을 한번 보고 싶네요. 이따가 내가 말을 잘못 타도 당신 나를 비웃으면 안 돼요.”“당연하지, 내가 당신을 데리고 천천히 탈 테니 걱정 마.”“알았어요.”하예정은 다시 하품하고는 눈을 감으며 말했다. “여보, 나 눈 좀 붙일 거니 도착하면 깨워 줘요.”“응, 그래.”“요즘 자꾸 졸음이 쏟아지는데 환절기 때문인지 모르겠어요.”그녀의 중얼거림을 들은 전태윤은 갑자기 차를 옆으로 세웠다.“왜 그래요?”그가 차를 세운 것을 알아차린 하예정은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눈을 뜨고 몸을 바로 세워 밖을 쳐다보았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왜 갑자기 차를 세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길로 그를 쳐다봤다.“당신 요즘 따라 피곤하고 잠도 많이 오고, 하루 종일 자도 자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아?”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별로 피곤하지는 않아요. 다만 요즘 졸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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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진단 결과를 손에 쥔 하예정은 그 시각 자신이 어떤 느낌인지 몰랐다. 그들 부부는 이렇게 오랫동안 금슬이 좋았지만, 아직도 임신 소식이 없다. 지금 다시 병원에 온 이상 그녀는 검사를 받고 싶었다.반면 전태윤은 따로 검사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둘이 건강하니 아무 문제가 없을 거로 생각했다.다만 아이와의 인연이 아직 닿지 않았을 뿐이다.“우리 그냥 온 김에 한 번 검사해 봐요. 만약 정말 숨겨진 문제가 있다면요? 그럼 빨리 발견하고 빨리 치료하는 게 좋잖아요.”그녀는 남편에게 함께 전면적인 검사를 받자고 설득했다.“난 몸이 멀쩡한 데다 반년에 한 번씩 종합검진을 받으니 아무 문제가 없을 거야. 당신도 마찬가지야. 당신은 감기도 잘 안 걸리는 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 따로 검사받을 필요 없어. 아직 인연이 안 닿은 것뿐이야.”전태윤은 아내를 데리고 떠나려 했다.따로 검사받고 싶지 않았다.그는 그들 부부가 모두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겉은 건강해 보여도 검사만 하면 문제가 드러나는 사례가 얼마나 많아요. 여보, 혹시 무서워요? 검사해서 문제라도 발견할까 봐요?”이 말에 전태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난 아무 문제 없는데 뭐가 무서울 게 있어?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겨우 반년이니 임신못 한 건 매우 평범한 일이야, 그러니 헛된 생각하지 마. 10년 뒤에도 임신 못 하면 그때 다시 와서 검사해도 늦지 않아.”“그땐 늦어요. 10년 동안 임신 못 하고 다시 검사하러 오면 이미 늦었을걸요. 나 10년 뒤면 이미 서른이 넘었어요. 그 나이에 문제 발견하고 몇 년을 치료해 나았다고 해도, 고령의 산모로 아이 낳기 어려울 거예요. 우리 지금 이렇게 병원까지 왔는데 한번 검사받으면 어때서요? 당신 왜 반응이 이렇게 심해요? 만약 문제가 있다면, 빨리 치료해야죠. 그래야 우리만의 사랑의 결실을 가질 수 있잖아요.”“당신은 마치 내 몸에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 내가 일부러 검사를 받고 싶지 않아 하는 것처럼.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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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경호원이 다가와 걱정스러운 듯 하예정을 불렀다.“사모님.”그녀는 심호흡을 몇 번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아직도 손에 쥐고 있는 소변 검사 결과를 보고는 그걸 접어서 바지 주머니에 넣은 후 밖으로 나갔다.경호원들은 그녀의 뒤를 따라 병원을 나와 병원 주차장으로 향했다.가는 동안 경호원들은 마음속으로 도련님이 차에서 기다리길 기도했다.도련님은 비록 성격이 좋지 않지만, 매번 사모님과 말다툼할 때마다 말만 딱딱하게 할 뿐 마음속으론 사모님을 걱정하고 있어 정말 혼자 두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그들은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실망하게 됐다.그들은 하예정을 따라 차를 주차한 곳까지 걸어갔는데, 그곳에는 전태윤의 차가 이미 보이지 않았고, 두 대의 경호차만이 주차되어 있었다.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물었다.“차 키 줘요.”경호원 한 명이 차 키를 꺼내자, 그녀는 그에게 손을 내밀어 달라고 요구했다. 경호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차 키를 건네주었다.“따라오지 않아도 돼요.”“사모님!”경호원들이 자신을 부르자 하예정은 차에 오르면서 말했다.“난 괜찮으니 다들 태윤 씨한테 가요.”곧 그녀는 차를 몰고 떠났다.경호원들은 서서 사모님이 그들의 경호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하예정은 지금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병원을 나온 그녀는 무작정 차를 몰고 길을 따라 곧장 앞으로 나아갔다.날이 점점 어두워졌다.얼마나 오래, 얼마나 멀리 달렸을까... 그녀는 고속도로에 올라갔다가 또다시 내려와 도로에 차가 점점 줄어들어서야 천천히 차를 멈췄다.길 양쪽은 작은 숲이었는데 주변에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았다.그녀도 차에서 내릴 생각 없이 그저 차 안에 멍하니 앉아만 있다가 한참 뒤 휴대폰을 꺼내 보았는데 전화도 메시지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남편이 아무런 연락도 없자 그녀도 먼저 연락할 마음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그냥 건강검진 한번 받아보자는 게 뭐가 문제야? 검사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좋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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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큰 도련님께서 오셨습니다.”“그 녀석이 갑자기?”전현림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듯 물었다.“예정이도 같이 왔어?”“차가 두 대 왔는데 하나는 큰 도련님이 직접 운전하시고, 다른 하나는 경호차인 것 같습니다만 사모님은 차에 안 계신 것 같습니다.”“주방에 반찬 두 가지를 더 준비하라고 해. 이 시간에 찾아왔으니 밥은 먹여야잖아.”도우미들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여기는 큰 도련님의 집인데, 큰 도련님이 집에 오셔서 식사하시는 건 보통 일이 아닌가? 하지만 전현림은 자기 큰아들을 집에 찾아와 밥을 얻어먹는 손님 취급하였다.도우미가 떠나자 전현림은 맞은편에 앉아있는 아내에게 말했다.“당신 내 포위망을 뚫을 방법을 찾았어? 아직 못 찾았으면 나 계속 간다?”“좀 더 생각해 보게 방해하지 말아요. 참, 방금 아주머니가 뭐라고 했어요? 태윤이가 왔다고요? 어떻게 시간이 있어서 온 거죠?”“그 녀석을 누가 알아? 마누라가 생긴 뒤로는 리조트에 잘 돌아오지도 않고, 돌아온대도 그냥 한 바퀴 돌고 다시 가는데. 여기가 자기 집이 아닌 것처럼 말이야.”장소민은 아들을 편들어 말했다. “태윤인 항상 당신을 본보기로 삼고 당신이 하는 대로 배우고 있는 거예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당신이랑 같은 부류인걸요.”다들 전태윤의 성격이 이미 세상을 떠난 친할아버지를 닮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았다. 전현림은 젊은 시절 지금의 전태윤과 다를 바 없었다.다만 이제 나이가 든 데다 은퇴까지 하니 편안하게 아내와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되면서 성격이 많이 온화해졌다.부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전태윤이 마당으로 들어섰다.경호원들은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다.부모가 또 바둑을 두는 것을 보고 전태윤은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 바둑판을 내려다보았다.“예정이는?”장소민이 아들을 올려다보며 물었다.하지만 전태윤은 입을 굳게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 그래? 또 싸웠어?”장소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묻더니 바로 남편에게 말했다.“바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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