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통화가 연결된 후 한창 고향 마을 인근에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점검하던 하예정은 언니의 전화인 줄 알고 활짝 웃으며 받았다.전태윤은 병원 가는 길에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우빈이가 한발 앞섰다.“이모...”아이는 이모의 목소리를 듣더니 왈칵 울었다.하예정은 얼른 조카를 달랬다.“우빈이 왜 울어? 무슨 일이야? 수업 많이 힘들었어? 울지 마. 우리 우빈이 사내대장부인데 쉽게 울면 되겠어? 눈물 뚝. 이모가 돌아가면 우빈이 데리고 마트 가서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이모, 엄마가 피 흘려요. 엄청 많이 흘려요... 이모, 얼른 돌아와요. 엄마 거의 죽어요... 흐엉!”우빈은 울면서 말을 더듬거렸다.전화기 너머의 하예정은 사색이 되어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렸다.옆에 있던 성소현이 허리 숙여 휴대폰을 주웠다.하예정은 휴대폰을 뺏어와 조카에게 소리쳤다.“우빈아, 뭐라고? 똑똑히 말해봐. 엄마가 왜? 우빈아, 주우빈! 똑똑히 말해보란 말이야.”아이는 엉엉 울기만 했다.이때 주형인이 휴대폰을 가져와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너희 언니 사고 났어. 누가 또 우빈이를 뺏어가려는 걸 예진이가 지키다가 칼에 찔렸어. 지금 병원 응급실이야. 너 지금 어디야? 얼른 돌아와. 예진이가 만약... 너희 언니 마지막 모습이라도 봐야지.”하예정은 또다시 휴대폰을 떨어트리며 손발이 굳어지고 하늘이 빙빙 도는 것 같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예정아.”“예정아, 왜 그래?”심효진과 성소현이 얼른 그녀를 부축했다.“언니가...”하예정은 말을 잇지 못했다.“언니가 왜?”성소현이 초조하게 물었다.“가... 가요 얼른! 돌아가요 우리.”하예진은 애써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오늘 왜 고향에 내려온다고 했을까? 집에서 언니랑 조카를 지키지 않고 왜 굳이 여기로 내려온 걸까?“그래, 가. 당장 돌아가자. 예정아, 진정해. 괜찮아. 괜찮을 거야!”성소현이 그녀를 달래며 심효진과 함께 겨우 부축해서 주차장까지 걸어갔다.하예진에게 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