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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381 - Chapter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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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1화

“아니.”여운초는 담담하게 말했다.“그 사람들이 상의한 대책은 나한테 안 알려줘.”그녀는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그날 밤 엄마가 지팡이를 방구석에 내팽개쳤고 다음 날 도우미가 그녀에게 돌려줬다.사모님 방문 입구에서 주웠다고 했는데 아마도 엄마가 지팡이를 내던진 듯싶었다.여운초가 지팡이를 건네자 전이진은 그녀가 자신의 머리를 칠 줄 알고 본능적으로 지팡이를 덥석 잡았는데 뜻밖에도 여운초가 손을 놓았다.전이진은 그제야 그녀가 지팡이를 그에게 건넨다는 걸 알아챘다.“이 지팡이 속에 빈 부분이 있는데 그 안에 녹음 펜이 숨겨져 있어.”여운초는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전이진은 두 눈을 반짝였다. 달라진 그녀의 눈빛을 발견하고 나서야 장난기를 거두었다.그는 지팡이를 높게 들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기다가 텅 빈 부분을 힘껏 비틀고 아래로 향하자 정말 안에서 녹음 펜 한 대가 떨어졌다.“그 별장은 원래 내 건데 아직 내가 통제할 순 없어. 내 집이지만 내겐 위험한 존재야. 꽃필무렵도 내 가게이긴 하지만 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위험해. 곰곰이 생각한 끝에 네 사무실이 제일 안전한 것 같아.”그래서 전이진이 또 전화해 그녀에게 직접 꽃 배달을 시켰을 때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곧바로 지팡이를 챙기고 온 거였구나.전이진 앞에서 까밝히기로 한 것도 그녀가 전이진을 믿고 있단 표현이다.어쨌거나 그가 여운초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어떤 의도로 그녀에게 접근하는지는 몰라도 목하 그녀가 두 번째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이진이다.또 믿을만한 한 명은 바로 하예정이다.“이 녹음 펜에 다 뭐가 녹음됐어? 지팡이에 넣어둔 지는 얼마나 됐어?”여운초는 잠시 침묵한 후 그에게 대답했다.“연회에 가기 전에 엄마가 날 데리고 참석할 걸 알고 몰래 지팡이에 넣어뒀어. 뭐가 녹음됐는지는 나도 몰라. 집에서도, 가게에서도 감히 녹음 펜을 꺼낼 엄두가 안 났거든.”전이진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었다.“너 뭐 아는구나.”“아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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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그녀가 친아빠의 죽음을 의심하니 그들도 여운초를 죽이려는 것이다. 어차피 여 씨네 저택에서 큰딸 여운초는 투명인간과도 같으니 아파서 죽었다 해도 끝까지 추궁할 사람은 없다.멀리 시집간 고모가 갑자기 친정집 식구들을 뵈러 집에 오지 않았다면 중병에 걸린 여운초는 병원에 실려 가지도 못한 채 10년 전에 이미 친엄마 곁으로 돌아갔을 것이다.여태웅 부부가 전이진이 여운초를 책임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까지 낱낱이 녹음되었다.전이진은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었다.여운초는 두 손을 꼭 잡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친아빠의 죽음이 그들과 연관 있을 거라고 줄곧 의심하긴 했지만 증거가 없으니 의심에서 그쳤다.이제 두 귀로 직접 여태웅 부부의 대화를 듣자 머리가 백지장이 되고 손발이 서서히 차가워졌다.추미자는 대체 왜 제 남편의 친형과 짜고 들어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간 걸까? 설마 두 사람이 진작 서로 사랑하고 있었던 걸까?그렇다면 이혼하면 될 것이지...“이젠 어떻게 할 생각이야?”전이진이 대뜸 질문을 건넸다.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전이진은 안쓰러워하며 온수 한 잔 따라주었다.여운초는 물을 한 모금에 다 마셨다.“이진아, 이 녹음 펜만으로 그 사람들 유죄판결 내릴 수 있을까?”전이진이 대답했다.“좀 힘들어. 분명 홧김에 한 말이라고 변명할 거야. 네가 무슨 의도로 녹음했는지 의심할 거고. 다만 증거가 더 있으면 이 녹음 펜도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어. 그 사람들 유죄판결도 내릴 수 있지. 너 또 다른 증거는 있어?”여운초가 머리를 내저었다.친아빠가 죽을 때 그녀는 고작 두 살이라 아무것도 모를 때였다.여태껏 커오면서 엄마와 여동생에게 모진 괴롭힘을 당한 것 외에 제일 이해되지 않는 건 다름 아닌 엄마였다. 친엄마라는 자가 왜 딸을 예뻐하지 않고 안아준 적도 없으며 따뜻한 말 한마디 없었던 걸까?그 뒤론 여운초도 마음이 무뎌져 더는 친엄마의 사랑을 애원하지 않았다.열심히 공부하고 스스로 능력이 있을 때 이 집을 떠나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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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전이진은 그녀의 눈을 한참 쳐다보다가 말했다.“우리 형수님 말이 맞아. 증거를 찾으려면 눈부터 고쳐야 해. 이 녹음 펜은 일단 내가 보관할게. 그 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네 목숨도 위험해질 테니까.”“고마워, 전이진.”여운초도 녹음 펜을 다시 가져갈 생각은 없었다.전이진의 말처럼 가져갔다가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면 목숨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그들이 만약 계속 날 이용해서 네 동생 구해주려고 한다면 내가 그 꼼수에 넘어가 주는 건 어때?”여운초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꼼수에 넘어간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너희 새아빠가 널 내게 맡기고 싶어 하잖아. 다들 내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며 조건을 내걸겠지. 그걸 빌미로 네 동생을 구하는 거고. 거참 야무진 생각이긴 하지만 다들 잘못 짚었어.”전이진이 호락호락하게 통제될 사람이 아니지. 그는 무려 전씨 일가의 도련님이니까!여태웅 부부도 확실히 안달이 났나 보다. 감히 이런 꼼수까지 부리다니.두 사람이 여운별에 대한 사랑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내가 책임질게. 우리 결혼하자, 운초야.”여운초는 어안이 벙벙해졌다.“너 혼자 증거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우리가 결혼하면 내가 사위 신분으로 너희 집에 마음껏 드나들 수 있고 널 위해 증거도 찾아줄 수 있어. 조만간 두 사람을 법의 심판대에 올려놓고 우리 장인어른을 위해 이 한을 풀어드려야지.”아내는 친형의 여자가 됐고 딸은 또 친형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하늘에 계실 장인어른이 억울해서 두 눈이나 감으셨을까? 오밤중에 찾아와 여태웅에게 복수하고도 남을 것을!사위로서 장인어른의 원한을 풀어주는 건 마땅한 일이다. 여운초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미처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 시각.하예진의 토스트 가게는 보통 오전 10시 좌우에 마감하고 깨끗이 청소한 후 문을 닫는다.가게에 손님들이 다 빠진 후 그녀와 두 직원이 뒷정리하기 시작했다.하예진이 한창 바삐 돌아칠 때 찰거머리 같은 전남편이 또다시 찾아왔다.여전히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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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주형인은 하예진이 점점 더 잘 사는 모습에 배알이 꼬여 자꾸 그녀를 귀찮게 굴고 싶었다.이번 일만 해도 그냥 그가 알아서 아들의 정장을 사주면 될 텐데 서현주의 이간질에 가스라이팅을 당했는지 하예진이 일부러 부자 사이를 떼어놓는 거라고 우긴다.그래서 기어코 가게까지 찾아와 우빈이를 데리고 정장 고르러 가겠다고 고집했다.하예진이 동의 안 하면 그녀와 난리 칠 작정이다.“우빈이 어디 있어? 아이 어디로 숨겼냐고?”주형인은 가게 안을 쭉 둘러보았지만 아이가 안 보였다.“예정이네로 숨긴 거야?”하지만 하예정의 서점도 요 이틀 문을 닫았다.주형인이 미리 가봐서 안다.“우빈이 수업하러 갔어. 돌아오려면 아직 좀 더 걸려.”하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주형인, 나 당신 우빈이 못 만나게 막은 적 없어. 정말 우빈이 데리고 정장 고르러 가고 싶다면 오케이, 나도 곧 청소 마무리하니까 이따가 우빈이 수업 끝나고 돌아오거든 나도 같이 가.”주형인이 뭐라 더 말하려 할 때 서현주가 살며시 그를 꼬집더니 말을 가로챘다.“예진 씨, 정말 우리 따라가려고? 나 아직 드레스도 못 골랐는데 그럼 이따가 예진 씨가 건의 좀 내줄래?”하예진에게 본인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주형인의 아름다운 신부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한다.그녀가 과연 무슨 심정일까? 기분이 확 잡치겠지.“난 우빈이만 책임져.”하예진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서현주의 속내를 하예진이 모를 리 있을까.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다.주형인 같은 남자와 일찍 끝내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선택인 것을.서현주도 이젠 주형인과 주 씨네 가족이 어떤 인성인지 잘 알고 있을 텐데 기어코 결혼식을 치르겠다니 앞으로 눈물 흘릴 일만 남을 것이다.“우빈이가 무슨 수업을 해? 아이 유치원 보냈어?”주형인이 물었다. 하예진은 계속 청소하며 대답했다.“제부가 우빈이한테 무술 선생님을 찾아주셨어. 우빈이 지금 무술 선생님이 운영하는 무관에서 기본기를 배우는 중이야. 유치원은 9월에 보내기로 했어.”“누가 돈 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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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엄마.”우빈이는 오 선생님이 나눠준 무관의 통일 복장을 갈아입고 쪼르르 달려왔다.“우빈이 왔어.”하예진은 활짝 웃으며 아들을 안았다.“어때? 힘들어? 안 울었어 우빈이?”아이는 고개를 내저었다.“안 울었어요. 근데 너무 힘들었어요.”“그래. 엄마가 뽀뽀해 주면 금방 다 나을 거야. 우빈이 끝까지 버텨야 해.”하예진은 아들이 중도 포기할까 봐 뽀뽀한 후 아이에게 당부했다. 전태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반드시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고 말이다.아이는 너무 힘들어 더는 안 가고 싶지만 이모부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만약 무술을 배우면 나중에 나쁜 놈도 안 두렵고 엄마도 지켜줄 수 있다는 그 말, 우빈이는 엄마를 지켜주는 용감한 사나이가 되고 싶었다.엄마의 말을 들은 아이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 엄마. 우빈이 끝까지 버틸 거예요.”이때 강일구가 따라 들어오며 말했다.“예진 씨.”그는 하예진에게 인사했다.“고마워요, 일구 씨.”강일구는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 괜찮습니다.”그는 지금 우빈의 무술 수업을 책임지고 데려다주고 있다.주형인 부부가 가게 안에 앉아 있자 강일구는 순간 경계심을 일으켰다. 우빈이를 하루 토스트로 데려다주면 바로 도련님 곁으로 돌아가는데 오늘은 자리를 뜨지 않고 주형인 부부만 노려보고 있다.“우빈아.”주형인이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활짝 웃으며 아이에게 두 팔을 벌렸다.“우빈이 일로 와, 아빠 안아보자.”하예진이 아들을 내려주고 주형인이 다시 안아 올렸다.“아빠, 나 보러 왔어요? 나 오늘 수업하러 갔어요. 오 선생님이 무술을 가르쳐줘요. 나 너무 열심히 배워서 몸이 힘들어요.”아이가 어른 말투로 말하자 주형인이 실소를 터트렸다.전에는 아들이 종일 울기만 하여 우는 소리만 들어도 짜증이 났었다.그게 아니면 집안에 온통 아이 장난감뿐이다.그랬던 우빈이가 크면서 점점 철이 들었고 주형인도 아들이 너무 귀엽고 총명해서 양육권을 뺏어올 충동까지 생겼다.다만 그것도 잠시일 뿐, 그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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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우빈이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하기 싫으면 용기 내어 싫다고 말해.”하예진은 아들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선택을 존중했다.우빈이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아빠를 쳐다보다가 한참 생각한 후에야 물었다.“엄마도 가요?”“가지 그럼. 아빠가 저번에 우빈의 엄마한테 청첩장 보냈잖아.”주형인의 말에 아이는 알겠다며 머리를 끄덕였다.“그래요, 우빈이 할게요.”주형인은 활짝 웃었다.‘역시 내 아들이라니까. 화동도 해주고.’“그럼 우리랑 함께 정장 고르러 갈래?”아이는 또 엄마를 바라봤다.주형인은 마지못해 하예진에게 말했다.“가려면 얼른 준비하던가.”하예진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은 채 일단 가게 전원과 가스를 다 껐는지 체크하고 안전을 재점검한 후에야 두 직원을 퇴근시키고 강일구에게 말했다.“일구 씨, 난 우빈이 데리고 정장 맞추러 가야 해요. 일구 씨는 먼저 돌아가세요.”우빈이는 오전에만 수업이 있다.아이가 아직 어려 오수혁은 감히 하루를 풀로 수업하지 않았다. 버티지 못하고 울며 포기할까 봐...매사에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야 하는 법이다.비록 무술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건 아니지만 견지하다 보면 호신술 정도의 실력은 키울 수 있다.강일구는 하예진이 따라간다는 말에 안심하며 하루 토스트를 나왔다.서현주는 하예진 모자를 경호하는 사람이 없자 한숨을 돌렸다. 오늘 계획대로 움직이면 미션에 성공할 것만 같았다.하예진은 가게 문을 닫고 전남편의 품에서 아들을 안아오며 담담하게 말했다.“두 사람 앞에서 가. 내가 우빈이 태우고 뒤에서 따라갈게.”주형인은 이리로 올 때 문 앞에 세운 새 차를 보고 다른 사람 차인 줄 알았는데 하예진의 차였다.“차는 언제 뽑았어?”“최근에.”주형인은 그녀의 새 차를 훑어보더니 저렴한 국산 차인 걸 확인하고 기분이 내켰다.하예진이 몇억 대의 차를 몬다면 주형인은 배 아파 죽을 지경일 것이다.하예진의 말대로 주형인 부부가 앞에서 가고 그녀와 우빈이는 뒤따라갔다.하예진 모자가 주형인 부부와 함께 출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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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주형인은 후회했다. 실은 진작 후회했다.서현주와 공개적으로 함께한 이후로 그는 자신이 상상한 것처럼 원만하지 못한 삶에 후회가 밀려왔다.특히 가족들이 사사건건 서현주와 부딪히고 쉴 새 없이 다툴 때 그는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바닥을 치며 후회했다.애인이 아내로 되니 결국 다 똑같았다.애초에 하예진을 잘해줬더라면, 그녀를 다이어트도 시켜주고 예쁘게 꾸미는 것도 신경 써줬더라면 애인 서현주에게 뒤처지지 않았을 텐데...“오빠, 왜 멍하니 서 있어?”서현주는 주형인이 하예진의 차를 보며 멍하니 넋 놓고 있자 그를 툭 치며 물었다. 주형인은 얼른 정신을 다잡고 그녀에게 대답했다.“아니야, 아무것도.”그는 감히 과거를 후회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서현주가 길 한복판에서 그와 대판 싸울 테니까.주형인은 체면을 챙겨야 한다. 여기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는 않다.그렇게 되면 하예진도 비웃을 것이다.그는 앞으로 다가가 아들을 차에서 안아 내렸다.하예진이 내린 후 그는 우빈이를 내려주며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바로 이 샵이야.”하예진은 힐긋 볼 뿐 아무 말 없었다.이 웨딩드레스 샵은 그녀와 주형인이 결혼할 때 드레스를 대여한 곳이다.서현주는 참 그녀와 모든 걸 비기려 한다.하예진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서현주, 너 대체 뭐가 그렇게 자신 없는 거야?’주형인과 하예진이 우빈의 손을 잡고 마치 한 가족 세 식구처럼 나란히 걸어갔다. 물론 한때 한 가족이긴 했지만서도...이를 본 서현주가 성큼성큼 다가가 하예진의 자리를 비집고 차지했다. 그녀는 다정하게 주형인의 팔짱을 끼며 하예진을 한쪽 옆으로 내팽개쳤다.하예진은 이 상황이 실로 우스울 따름이었다.이제 막 에돌아서 아들의 손을 잡으려 하는데 순간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를 낀 덩치 큰 남자가 나타나더니 재빨리 허리 숙여 주형인의 손을 잡은 우빈이를 낚아채 갔다.주형인이 멍하니 넋 놓고 있을 때 남자는 이미 아이를 안고 잽싸게 도망쳤다.“우빈아.”하예진은 몸이 바로 반응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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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우빈이는 힘껏 소리치며 남자의 품에서 몸부림쳤다.아이는 남자에게 발길질도 했지만 상대의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어린아이의 힘으론 끄떡없었다.발길질해도 아무 쓸모가 없자 우빈이는 대뜸 손으로 검은 옷 사내의 눈을 찔렀다.이번엔 검은 옷 남자도 타격을 입고 시야가 흐려져 걸음을 비틀거리며 속도가 훨씬 느려졌다.하예진은 더 미친 듯이 달려갔다. 십 미터, 오 미터, 일 미터...검은 옷 남자가 버럭 화내며 우빈이를 기절시키려던 찰나 하예진이 달려들어 아이를 낚아챘다. 다만 그녀도 다리가 휘청거려 바닥에 넘어졌지만 그 와중에 아들이 땅에 닿지 않게 꼭 끌어안았다.위험한 순간에 엄마들은 항상 아이부터 지키는 듯싶다.검은 옷 남자는 이렇게 포기하긴 아쉬운지 그녀가 넘어졌을 때 우빈이를 뺏어가려 했지만 하예진이 호락호락하게 놓아줄 리가 있을까. 그녀는 아들을 꽉 안고 있었고 우빈이도 남자에게 안기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손을 때리다가 입으로 물기까지 했다.시끌벅적한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많은 사람이 곧장 쫓아왔는데 그 속엔 검은 옷 사내와 같은 편도 있지만 질서정연한 경호원들이 더 많았다.“가 빨리! 아이 안고 뛰란 말이야!”검은 옷 사내의 한패가 그를 향해 소리 질렀다.검은 옷 사내는 잽싸게 우빈이를 뺏어가려 했지만 하예진이 아이를 꼭 안고 놓아주지 않자 분노 하에 그녀를 발로 힘껏 차버렸다.하예진은 고통이 밀려왔지만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 죽는 한이 있어도 우빈이는 절대 놓아줄 리 없다.“우리 엄마 때리지 말아요! 때리지 말라고요 우리 엄마!”아이는 엄마를 지켜주고 싶지만 아직 너무 어리고 엄마가 꽉 안고 있어서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발길질해도 그녀가 놓아주지 않자 검은 옷 사내는 휴대용 칼을 꺼내 씌우개를 내던진 후 그녀의 손목을 그었다.손목에서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고 선홍빛 핏물이 주르륵 흘러 그녀의 옷을 빨갛게 물들였지만 아무리 아파도 절대 이 손만은 놓아줄 수 없었다.남자는 분노가 극에 달해 그녀에게 난도질했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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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무리하게 달렸든지 아니면 너무 크게 놀랐는지 주형인은 사지에 힘이 풀려 하예진을 안을 힘이 없었다.“예진 씨 함부로 움직이지 마세요!”전씨 일가 경호원이 주형인을 밀쳤다. 그가 하예진을 마구 건드리면 출혈이 더 심해질 테니까.119에 신고한 후 경호원은 하예진을 위해 지혈 방법을 찾아보며 전태윤 일행에게 연락했다.전태윤은 처형이 칼에 찔렸단 소식을 듣자 저도 몰래 고함을 질렀다.“그 많은 사람이 따라다니면서 우리 처형 한 명 제대로 못 지켜!”이젠 하예정을 볼 면목이 없다.경호원은 감히 아무 말도 못 했다.많은 사람이 감시하고 있지만 상대가 파견한 인원수도 어마어마했다.그들이 몇 분 늦게 도착했을 뿐인데 그 몇 분 사이에 하예진이 칼에 찔렸다.사고 인근 구역의 119에서 최단 시간에 현장에 도착해 하예진을 응급실로 실어 갔다.“엄마...”아이는 눈물범벅이 되었고 몸에 온통 엄마의 피가 묻어 있었다.“우빈아.”주형인은 저 자신을 때려죽이고픈 심정이었다.왜 아들을 안고 걷지 않았을까?만약 그랬다면 우빈이를 뺏길 일도 없고 하예진도 아들을 구하기 위해 칼에 찔릴 일이 없겠는데.그녀가 만약 잘못되기라도 한다면...주형인은 감히 더 생각할 엄두가 안 났다.‘아니야, 괜찮을 거야!’하예진은 착한 사람이라 하늘이 지켜줄 것이다. 절대 아무 일 없기를!주형인은 아들을 안고 함께 구급차에 올라탔다.의사와 간호사가 차 안에서 재빨리 하예진을 위해 지혈해 주었다. 몇 군데 찔리긴 했지만 요해 부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혈하지 않으면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우빈이도 온몸에 핏자국이 묻은 걸 보더니 아이가 다친 줄 알고 간호사가 얼른 다가와 처치하려 했다.“엄마 피에요.”아이는 울면서 말했다.간호사는 여전히 아이를 안고 꼼꼼히 체크한 후 아이가 상처를 입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다.의식을 잃은 하예진을 보며 의사와 간호사들 전부 숙연해졌다. 자고로 엄마는 위대하다고 하더니 제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엄마는 목숨도 내다 바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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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언니.”통화가 연결된 후 한창 고향 마을 인근에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점검하던 하예정은 언니의 전화인 줄 알고 활짝 웃으며 받았다.전태윤은 병원 가는 길에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우빈이가 한발 앞섰다.“이모...”아이는 이모의 목소리를 듣더니 왈칵 울었다.하예정은 얼른 조카를 달랬다.“우빈이 왜 울어? 무슨 일이야? 수업 많이 힘들었어? 울지 마. 우리 우빈이 사내대장부인데 쉽게 울면 되겠어? 눈물 뚝. 이모가 돌아가면 우빈이 데리고 마트 가서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이모, 엄마가 피 흘려요. 엄청 많이 흘려요... 이모, 얼른 돌아와요. 엄마 거의 죽어요... 흐엉!”우빈은 울면서 말을 더듬거렸다.전화기 너머의 하예정은 사색이 되어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렸다.옆에 있던 성소현이 허리 숙여 휴대폰을 주웠다.하예정은 휴대폰을 뺏어와 조카에게 소리쳤다.“우빈아, 뭐라고? 똑똑히 말해봐. 엄마가 왜? 우빈아, 주우빈! 똑똑히 말해보란 말이야.”아이는 엉엉 울기만 했다.이때 주형인이 휴대폰을 가져와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너희 언니 사고 났어. 누가 또 우빈이를 뺏어가려는 걸 예진이가 지키다가 칼에 찔렸어. 지금 병원 응급실이야. 너 지금 어디야? 얼른 돌아와. 예진이가 만약... 너희 언니 마지막 모습이라도 봐야지.”하예정은 또다시 휴대폰을 떨어트리며 손발이 굳어지고 하늘이 빙빙 도는 것 같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예정아.”“예정아, 왜 그래?”심효진과 성소현이 얼른 그녀를 부축했다.“언니가...”하예정은 말을 잇지 못했다.“언니가 왜?”성소현이 초조하게 물었다.“가... 가요 얼른! 돌아가요 우리.”하예진은 애써 이 한마디를 내뱉었다.오늘 왜 고향에 내려온다고 했을까? 집에서 언니랑 조카를 지키지 않고 왜 굳이 여기로 내려온 걸까?“그래, 가. 당장 돌아가자. 예정아, 진정해. 괜찮아. 괜찮을 거야!”성소현이 그녀를 달래며 심효진과 함께 겨우 부축해서 주차장까지 걸어갔다.하예진에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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