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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1화

전화기 너머로 심효진의 비명을 들은 전태윤도 끊임없이 외쳤다.“예정아, 하예정!”성소현은 하예정의 휴대폰을 주워서 전태윤에게 버럭 소리쳤다.“전태윤, 너 예정이한테 뭐라고 한 거야? 예진 언니가 어떻게 됐냐고?”“소현 씨, 일단 예정이 데리고 돌아와요. 처형이 다쳐서 지금 응급실에 있어요. 다른 건 돌아와서 얘기해요.”“예진 언니 상태는 어떤데요?”성소현도 안색이 돌변했다.하예진에게 사고가 나서 하예정이 이토록 식겁한 것은 알겠지만 아직 하예진이 대체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전혀 몰랐다.전태윤의 말을 들으니 성소현도 덜컥 겁이 나고 긴장했다.이경혜는 하예진 자매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친자식처럼 대하는데 만에 하나 하예진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그녀도 상심이 무척 클 것이다.“나도 잘 몰라요. 칼에 몇 번 찔려서 지금 응급실에서 구급 중이에요. 우리 다 병원 도착했어요. 소현 씨도 효진 씨랑 함께 얼른 예정이 데리고 돌아와요. 운전 조심하고요.”전태윤은 마음 같아선 아내 곁으로 날아가 직접 데려오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떠날 수 없다.하예진 옆에 가족이 한 명은 있어야 하니까. 병원을 옮기거나 큰 결정을 내릴 때 그가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주형인과 서현주에겐 감히 하예진을 맡길 수가 없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 예진 언니한테 제일 좋은 의사를 찾아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상관없어요. 반드시 예진 언니 살려내야 해요!”성소현이 말하지 않아도 전태윤이 이미 최선을 다해 그녀를 구하고 있다.통화를 마친 후 하예정이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허겁지겁 운전석으로 가서 직접 운전하려 했다.성소현과 심효진은 그런 그녀를 필사적으로 말렸다.하예정이 운전하면 무슨 큰일이 날지 모르니까.“언니!”하예정은 핸들 대에 손이 닿지도 못하니 좌석을 마구 내리치며 대성통곡했다.‘난 언니까지 잃을 수 없어! 내게 남은 건 언니뿐이야! 하늘은 이제 언니까지 뺏어가는 건가? 엄마, 아빠도 데려갔으면서 언니까지 욕심내는 거냐고? 이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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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그 남자가 우빈이를 뺏어갔을 때 하예진과 주형인이 쫓아가지 않아도 경호원들이 알아서 우빈이를 구했을 것이다. 다들 진작 물샐틈없는 수사망을 펼쳐서 그 패거리를 일망타진할 계획이었다.다만 한가지 놓친 점이 있다면 엄마가 자식을 지키려는 그 마음, 제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그 마음을 소홀히 했다.엄마로서 제 자식을 눈앞에서 뺏겼는데 쫓아가지 않을 수가 있을까?물론 그녀가 쫓아갈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놀라운 체력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입이 쩍 벌어졌다.검은 옷 사내가 발로 차고 칼을 찔러도 하예진은 끝까지 아이를 놓아주지 않았다.전태윤의 경호원을 보고 나서야 안전하다는 걸 깨닫고 손을 놓아주었다. 그녀는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우빈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노동명은 몸을 돌려 벽을 힘껏 내리쳤다.그러게, 그도 하예진 모자를 지켜주려고 경호원을 보냈지만 결국 그녀가 다쳤다.‘나도 책임이 있어.’이때 성기현과 이경혜 부부가 도착했다.“전 대표, 예진이 어떻게 됐어요? 예정이한테는 알렸어요?”성기현이 물었다.이경혜는 두렵고 긴장하여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이제 막 돌아온 외조카가 동생을 따라갈까 봐 너무 두려웠다.수십 년 동안 동생을 찾아 헤맸고 드디어 소식을 얻었는데 십여 년 전에 사망했다고 한다. 다행히 두 조카가 있어 그녀의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는데 예진이까지 잘못된다면...“아직 구급 중이에요. 상태가 어떤지 아직 아무도 몰라요. 예정이한테도 알렸어요. 지금 돌아오는 길이에요.”성기현이 알겠다며 대답하곤 엄마를 위로했다.이때 서현주가 몰래 다가와 주형인 부자 옆에 서서 얼굴이 백지장이 되었다.경적이 미친 듯이 울려댈 때 그녀는 경찰들이 엄청 많이 온 걸 알아챘다.또한 전태윤이 줄곧 암암리에서 하예진 모자를 보호하게 경호원을 파견한 일도 알게 됐다.그녀가 이름 모를 여자를 도와 우빈이를 뺏어가게 한 일은 진작 들켰을 것이다. 전태윤 일행은 지금 증거를 잡아 그 무리를 일망타진할 계획이다.하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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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하예정의 말에 이경혜도 덩달아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저 자신이 생각났다.그해 동생과 함께 보육원에 보내졌을 때 옆엔 그래도 동생이란 존재가 있었다.하지만 나중에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 세상엔 결국 그녀만 남게 됐다. 동생의 마지막 모습조차 지켜주지 못했다.전태윤은 하예정을 꼭 끌어안고 그녀를 다독였다.“예정아, 처형 괜찮을 거야. 이제 곧 깨날 거야.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우빈이를 신경 써야지. 아이가 많이 놀랐어.”하예정은 그의 위로에도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는데 우빈이를 언급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랬다. 그녀는 언니 대신 우빈이를 챙겨야 한다.한참 울고 난 후 하예정은 감정을 추스르고 전태윤이 건넨 티슈로 눈물을 닦더니 그의 품에서 나와 주형인에게 안겨있는 우빈에게 걸어갔다.“이모.”아이가 그녀에게 두 팔을 벌렸다.하예정은 우빈이를 꼭 안아주었다.“예정아, 미안해.”주형인이 괴로운 얼굴로 그녀에게 사과했다. 우빈이를 안지도 않을 거면서 굳이 하예진한테서 아이를 끌어가더니 이 사달이 났다.하예진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는 평생 자책할 것이다. 우빈이가 놈들에게 잡혀갔어도 똑같이 평생 자책할 것이다.하예정은 조카를 안고 주형인을 거들떠보지 않은 채 전태윤의 옆으로 돌아갔다.주형인은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김은희가 뭐라 말하려 했지만 남편이 말렸다.지금 무슨 말을 해도 그들의 잘못이다.하예정은 지금 주형인이 이가 갈릴 정도로 미울 테니까.서현주는 더욱 겁에 질려 애써 저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만들려 했다.“이모, 우리 엄마 죽어요?”아이가 두려움에 휩싸인 표정으로 하예정에게 물었다.피투성이가 된 엄마를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벌벌 떨렸다.하예정은 파르르 떨고 있는 조카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니, 우빈의 엄마는 꼭 오래오래 사실 거야. 절대 안 죽어. 엄마가 우빈이를 얼마나 사랑하시는데. 나중에 우리 우빈이 학교 다니고 커가는 걸 지켜보셔야지. 절대 우빈이 버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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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4화

하예진이 중환자실로 들어간 후 가족들이 옆에 남아 돌볼 필요가 없었다. 매일 잠깐 면회만 가능했다.병실에서 언니를 돌볼 수 없어도 하예정은 병원을 떠날 기미가 없었다. 그녀는 밖에서 언니가 깨날 때까지 기다릴 참이었다.언니는 반드시 깨어날 것이다.이때 경찰이 병원에 도착했다.다들 몇몇 경찰을 바라봤고 앞장선 경찰이 먼저 질문을 건넸다.“누가 서현주 씨죠?”다들 서현주에게 눈길이 쏠렸고 그녀는 당혹감에 휩싸인 표정으로 대답했다.“전데요.”그 경찰이 무언가 말한 후 곧장 두 여경이 앞으로 다가와 서현주를 연행했다.“저기요.”주형인과 김은희 부부가 재빨리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제 아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체포하는 겁니까?”주형인이 물었다.“서현주 씨가 이번 아동 납치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으니 서로 가서 조사해야 합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서현주는 순간 사색이 되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두 여경이 부축하지 않으면 바닥에 주저앉을 지경이었다.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 몇 시간도 안 돼 경찰이 체포하러 오다니.이름 모를 여자가 보낸 사람들도 다 체포된 걸까? 그래서 그녀를 일러바친 걸까?사고 발생 당시, 많은 사람이 하예진이 아들을 쫓아가지 못하게 길을 막는 걸 보았다. 물론 그중 일부는 하예진을 도와주는 사람들이었고 양측 세력이 뒤엉켜 현장이 더 혼란스러워졌다.하예진을 쫓아가는 몇몇 사람들이 ‘예진 씨’라고 부르는 것도 똑똑히 들었는데 그들은 나쁜 놈이 아니라 하예진을 도와주는 사람들, 즉 전태윤이 보낸 경호원들이다.서현주는 그때 깨달았다. 전태윤은 줄곧 암암리에 사람을 보내 하예진 모자를 지켜주고 있었다.하예진은 우빈의 친엄마이다. 한 여자의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자식에게 사고가 났을 때 알아볼 수 있다.전태윤의 경호원들은 전문 트레이닝을 받아서 달리기 속도가 절대 느릴 수 없는데 그때 아무도 하예진을 따라잡지 못했다. 앞길을 막는 악당이 너무 많아서 속도가 제한됐을지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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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5화

“저년이 우리 주씨 가문의 대를 끊으려 했어요! 우빈이도 해치고 예진이도 해치려 했어요. 독한 년, 사악한 년!”김은희가 목청이 터지게 욕했다.이번 사건이 서현주가 주도한 일이라면 지난번 동물원 사건도 의외의 사고가 아니라 서현주가 저지른 일이다.이 여자는 대체 왜 이토록 사악한 걸까?손자, 외손자 전부 유괴하려는 속셈일까?하예정은 서현주가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말에 우빈을 전태윤에게 넘기고 잽싸게 달려가 그녀를 한바탕 두들겨 패려고 했다.“예정아.”전태윤이 그녀를 불러세웠다.“경찰에 맡겨. 법이 알아서 심판할 거야. 넌 손댈 필요 없어.”경찰이 왔으니 그들이 굳이 서현주를 혼낼 필요가 없다.소지훈이 증거를 단단히 수집했으니 이번에 서현주는 절대 벗어날 구멍이 없다.적어도 감방에서 몇 년은 썩을 것이다.추미자의 양아버지가 전에 키우던 부하들이 체포되면 다들 전과범이라 더 심한 형을 선고받을 것이다.그들은 깡패 조직이니까.추미자도 절대 벗어날 길이 없다.사실 경찰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출동했다. 일부는 병원에 와서 서현주를 연행하여 조사를 진행하고 다른 일부는 여태웅의 별장으로 갔다.추미자의 부하들은 전씨, 소씨, 노씨 세 측 경호원들 덕분에 한 명도 빠짐없이 경찰에 체포됐다.우빈이를 뺏어가려고 추미자는 이번에 안달이 나서 남편과 상의도 없이 제멋대로 백 명 좌우 거느리고 이 음모를 꾸몄다. 다만 진짜 이 사태에 참여한 사람은 백 명뿐이 아니다. 그녀는 또 돈을 더 써서 건달들까지 끌어왔다.여운초가 말하길 추미자는 조바심이 나면 눈에 뵈는 게 없다고 했다.여태웅이 이 사실을 알면 기가 차서 피를 토할 것이다.아내가 너무 충동적이라고 비난할 게 뻔하다.딸 운별이도 너무 충동해서 감방에 들어갔는데 아내까지 이러니, 게다가 가겠으면 혼자 갈 것이지 그 많은 부하가 연루됐으니 여태웅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하예정은 전태윤이 말리자 곧장 걸음을 멈추고 서현주를 공격하지 않았다.서현주는 경찰에 연행됐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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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6화

서현주는 이 모든 것이 하예정이 먼저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샀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날 찾아오지도 않았을 테고, 우빈을 이용할 일도 없었어. 그리고 우빈이가 얌전히만 있으면 그 아이를 해치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낸다고 했어. 그년이 직접 만나러 가기만 하면 우빈이도 무사히 돌아올 거란 말이야. 하지만... 하예진이 우빈이 때문에 다칠 줄이야. 우빈인 절대 아무 일 없을 거란 말이야.’주형인은 그 자리에 서서 중얼거렸다.“어떻게 현주가... 아니야, 이건 뭔가 오해가 있어!”“주형인!”주경진은 큰 소리로 아들의 이름을 부르더니 갑자기 뺨을 한 대 세게 후려쳤다.주위 사람들은 보기만 할 뿐 아무도 막으려 하지 않았다.“이게 다 네가 그 독한 년을 우리 집에 데려와서야! 그 천한 년 때문에 넌 아내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집이 조용할 날 하나 없게 됐잖아! 우빈이는 예진이를 따라 떨어져서 살고 있는데... 어쩜 멀리 있는 아이에게까지 이런 음모를 꾸밀 수가 있어?! 참 독하다 독해. 이게 다 네놈 때문이야! 네가 눈이 멀어서 일어난 일이라고!”주경진은 아들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주형인은 얼얼한 얼굴을 감싸쥔 채 고개를 들 엄두도 내지 못했다.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을까?서현주가 우빈을 해치려 하다니...주우빈은 평소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 그들 주씨 일가와 만날 기회가 드물었다.만약 그들이 먼저 우빈이를 보러 가지 않는다면, 우빈이는 절대 그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생활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현주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거지? 우빈이 때문에 내가 예진이랑 재혼이라도 할까 봐 두려워서? 예진인 절대 그럴 여자가 아닌데... 한번 이혼한 이상 다시 돌아올 일 없을 거야.'현재 하예진의 삶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반면 그의 삶은 엉망진창으로 되었다. 반대로 하예진이 점점 더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고 해도, 그녀의 성격으로 다시 그의 곁에 돌아올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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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7화

한참 후 김은희는 하예정에게 다가갔다.얌전히 이모에게 안겨있는 손자를 보고 그녀는 손을 내밀어 만지려다가 다시 움츠러들더니 미안한 듯 말했다.“예정 씨, 미안해요. 이게 다 우리 집에서 독한 년을 집에 들여서예요.”하예정은 차갑게 김은희를 쳐다보기만 하였다.경찰이 서현주를 데려간 것을 보고 그녀는 어떻게 된 일인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언니는 이미 주형인과 이혼하고 새 삶을 시작했어요. 우빈이도 아주 잘 돌보고 있으니 당신 가족은 앞으로 우리 언니와 멀리 떨어져 있어요. 언니는 절대 주형인과 재혼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서현주도 얄밉지만 당신들도 마찬가지예요.”김은희는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그들도 미운 짓을 적지 않게 하였으니까.하예진 자매에게 돈 많은 이모가 생기고, 하예정이 전씨 가문에 시집간 것을 알게 된 후로부터, 그녀는 아들과 새며느리를 갈라놓고 하예진과 재혼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 때문에 새며느리가 원한을 품고 우빈이를 해치려 했을지도 모른다.“다시는 당신들을 보고 싶지 않으니 당장 여기서 떠나요.”경찰이 서현주만 데려가자, 하예정은 이번 일이 주씨 일가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빈이는 어찌 되었든 주씨 일가의 친손자이다. 비록 김은희가 외손자를 편애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과 손잡고 친손자를 해칠 일은 없을 테니까.하지만 하예정은 지금 이 순간 주씨 일가를 보고 싶지 않았다. “예정 씨, 우리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말 예진이가 걱정돼서 그래요. 이제 예진이가 깨어나거든 우리에게 메시지라도 보내서 무사하다는 것만 알려 줘요. 부탁할께요.”하예정은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은희는 다시 한번 사과한 후 돌아서서 떠나기 싫어하는 아들을 강제로 끌고 남편과 함께 떠나갔다.주씨 일가가 떠난 후 하예정은 전태윤에게 물었다. “이게 다 서현주가 꾸민 일인가요?”“서현주도 그저 꼭두각시일 뿐이야. 하지만 이번 일을 꾸민 그 사람도 도망칠 수 없을 테니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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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8화

“엄마.”성기현과 성소현이 거의 동시에 불렀다.성문철도 아내가 남아 기다리는 것을 찬성하지 않았다.“병원에 남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다들 돌아가서 쉬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부터 처리해.”“안심이 안 돼요.”이경혜는 겨우 한마디를 하고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도 하예정이 언니를 걱정하는 만큼 조카딸을 걱정하고 있다. “이모, 먼저 돌아가서 쉬세요. 언니가 깨면 제가 제일 먼저 알려드릴게요.”하예정은 이모의 몸이 걱정되어 먼저 집에 돌아가라고 권했다.모두의 거듭된 권유로 이경혜는 비로소 병원을 떠났다.결국 전태윤 부부와 노동명만 병원에 남았다.“동명이 너와 정남이가 처리해야 할 일이 많으니 먼저 가. 걱정 마, 처형이 깨어나면 나도 문자 보내줄게.”친구가 처형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친구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뒷처리는 너와 정남에게 부탁할게.”노동명은 중환자실 쪽을 바라보며 하예진의 곁을 지키고 싶었지만, 중환자실에는 간호사가 계속 지키고 있어 딱히 옆에서 돌볼 필요가 없었다.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우빈이를 바라보았다.우빈이는 이미 이모의 품에 안겨 잠들었고, 작은 두 손은 무의식적으로 이모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오늘 일어난 일은 세 살짜리 꼬마에게 있어서,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지도 모른다.그는 꼬마가 매우 걱정되었다. “무슨 일 있으면 알려줘, 나 먼저 가서 뒷수습부터 하고 올게.”“그래.”노동명은 심호흡하고는 병실을 한번 둘러본 뒤 발길을 돌렸다.하예진 모자가 앞으로 안전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려면 뒷수습을 잘해야 한다.전태윤은 경호원에게 나가서 음식을 포장해 오라고 지시한 다음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가 아이에게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캠핑카를 병원으로 몰고 오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전태윤은 비로소 아내의 곁에 앉아 우빈이를 대신 안으려 하였으나, 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아이는 겁에 질린 듯 두 손으로 이모의 옷을 움켜쥐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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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9화

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남편을 바라보며 물었다.“이번 일... 미리 알고 일부러 우빈이를 미끼로 그 사람들을 끌어낸 거 아니죠?”“그런 일 없어!”전태윤은 얼른 부인했다.“소씨 일가에서는 미리 사람을 시켜 추미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았어. 그러다 오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바로 나와 동명에게 알려준 거야. 그래서 우리도 처형과 우빈을 보호하기 위해 준비했던 거고. 우빈이를 잠시 납치해 갔다고 해도 꼭 되찾아올 수 있어. 다만, 처형이 우빈이를 위해 그 정도일 줄이야. 아무래도 엄마로서의 아이 보호 본능을 과소평가했어. 처형이 너무도 빨리 달렸거든, 우리가 보낸 경호원도 뒤에 제쳐버리면서. 그러다 몇분도 안 되는 사이에 다쳐버렸고.”하예정은 잠든 우빈을 내려다보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우빈이는 언니가 열 달 동안 힘겹게 임신해서 낳은 아이에요. 언니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존재죠. 언니는 누군가 몰래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그들이 대신 우빈이를 구해올 수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설사 안다고 해도, 엄마로서 끝까지 쫓아가서 자기 아이를 구해왔을 거예요.”“미안해, 다 내가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탓이야.”그녀는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서현주가 이용당했다는 걸 알면서 왜 우리 언니에게 주의를 주지 않았어요?”“처형은 이미 알고 있어. 처형이 먼저 서현주를 의심하고 나에게 전화로 알려준 거야. 처형도 서현주를 의심했기에, 오늘 우빈이를 데려가게 놔두지 않고 꼭 따라가겠다고 고집한 거야.”“...언니는 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해줬죠?”전태윤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처형이 말하지 않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그도 그 원인에 대해 짐작이 가지 않았다.“금방 소정남 씨는 이미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했죠?”“소지훈이 증거를 가지고 있어.”“증거가 있는데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어요?”아내가 묻자 전태윤은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추미자의 수하들이 너무 흩어져 있어 한둘을 잡기만 하면 분명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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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0화

“예정아, 예진이는 어떠냐? 내가 셋째를 따라 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어?”하예정에게 전화한 사람은 전씨 할머니셨다.할머니는 전호영을 따라 강성으로 출장을 갔다가 방금 하예진이 다쳤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할머니...”할머니의 익숙한 목소리에 막 멎은 하예정의 눈물이 다시 쏟아져 내렸다. 그녀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언니가 다쳤어요.”“예정아, 울지 말고 할머니한테 언니가 지금 어떤지 알려줘. 할미가 이미 돌아가는 길이니 걱정하지 마라. 하늘이 무너져도 이 할미가 버텨줄 테니.”할머니는 하예진이 다쳤다는 말을 듣고 셋째를 도와 기회를 만들어줄 겨를도 없이 급히 관성으로 돌아가려고 했다.마침 일도 거의 다 끝났고, 할머니 혼자 집에 보내는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 전호영은 남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는 할머니를 모시고 함께 관성으로 돌아가기로 했다.“일단은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중환자실에서 며칠 더 있어야 안전할 거래요.”“어느 병원이냐?”할머니가 물었다.하예정은 바로 병원 이름을 알려줬다.“괜찮은 병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언니는 곧 괜찮아질 거야. 혹시나 무슨 일이 있거든 이 할미가 신의를 찾아가 빌어서라도 네 언니를 구하마. 그러니 울지 말아, 곧 할미가 도착하니깐. 할미가 옆에 있는 한 넌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흑... 할머니.”“내가 관상을 좀 볼 줄 알거든. 너희 자매는 모두 부귀한 팔자야, 복이 많은 사람이라니까. 이번 고비만 잘 넘기면 앞으로 행복한 날만 있을 거야.”할머니는 손자며느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관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내뱉었다.할머니의 위로에 하예정의 잔뜩 긴장해 있던 마음도 살짝 느슨해졌다.그녀도 언니가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백 살까지 장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반면 전태윤은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장소민은 전화로 하예진과 우빈의 컨디션을 물은 뒤 아들에게 하예정을 잘 돌보라고 당부했다.“네, 엄마, 그럴게요.”그들 모자가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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