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럼 그렇게 해. 사실 난 네가 취한 모습이 너무 좋아. 유난히 진취적이거든!”전태윤은 일부러 목소리를 내리깔고 뒷말을 이어갔다.“...”얼음장처럼 차갑던 이 남자가 참 많이도 변했다. 전화에서까지 그녀를 유혹하고 있으니.“일은 잘돼가? 그 사람들 더 소란 피우지 않았지?”전태윤은 아직도 하 영감의 막장을 부리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노인네가 또 행패를 부릴까 봐 걱정됐지만 이미 하예정에게 경호원도 붙였고 변호사 일행도 함께 갔으며 그녀가 주먹질에 능하여 굳이 속 태우지 않아도 될 듯싶었다.“아주 잘 풀리고 있어요. 할아버지가 손자들이 했던 말을 할머니에게 말해줬나 봐요. 이번엔 할머니도 소란을 안 피우고 아주 잘 협조해요. 사람 시켜서 홍 씨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모셔 왔는데 우리 엄마 부동산을 안 갖겠대요. 전부 우릴 준대요.”“그래.”전태윤은 홍 씨네 가족들과 접촉이 없다.애초에 홍 씨네 가족들도 양심에 찔리는 일을 많이 했지만, 장모님을 키워준 은혜를 봐서 원망을 묻어뒀다.“홍가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우리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그해 무자비하게 우리 자매를 받아주지 않아서 결국 우리가 그 고생을 했다고 말이에요. 하 영감네가 우릴 괴롭힐 때도 본인들은 선뜻 나서서 우릴 지켜주지 못했다고 너무 미안하대요.”하예정이 말했다.“난 그 사람들과 이런 걸 따지고 싶지 않아요. 어쨌거나 우리 엄마를 키워주신 분들이잖아요. 태윤 씨, 내가 너무 착한 척만 해서 재수 없죠?”“아니, 그건 애증이 분명한 거야. 또 태윤 씨라네.”하예정이 가볍게 웃었다.“여보.”“일 다 마치고 일찍 돌아와. 너무 보고 싶어.”“아침에 함께 나왔잖아요. 이제 고작 반나절인데.”“마음 같아선 널 옷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어. 일 초도 떨어지기 싫다고.”하예정은 달콤한 그의 속삭임에 마음에 달콤한 전류가 흘렀다.“오후에 자료 챙겨서 등기부 등본 소유주 변경까지 다 마치면 돌아갈 수 있어요.”말미에 하예정이 한마디 보탰다.“나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