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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221 - 챕터 1230

2581 챕터

제1221화

심효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난 참 이해가 안 돼. 효도하는 자식은 미워하고, 불효자식만 편해하는 부모들 말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그러자 하예정이 잠자코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러니 효도하는 자식들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편애하는 자식들에 의해 상처를 받게 되잖아. 어떤 형제자매들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완전히 인연 끊고 사는데, 그게 다 부모의 편심 때문이 아니겠어?”“네 말이 맞아. 다행히 우리 집은 사이가 좋아,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누굴 편애하시지 않고 다 똑같이 대해주셨어. 그리고 삼촌들과 큰아버지들은 모두 좋은 분이야, 그래서 우리 집은 사촌들과도 많이 오가고 있어.”하예정은 부러울 따름이었다.띠리링!심효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소정남의 전화인 줄 알고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오늘 하루 종일 연락이 없길래, 내가 벌써 지루해진 줄 알았지 뭐야.”그러자 하예정이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소정남 씨는 널 끔찍하게 사랑하고 있어. 너에 대한 사랑의 유통기한은 아마도 평생일걸. 다들 끼리끼리 논다잖아. 우리 집 태윤 씨는 감정에 충실한 타입이야. 그러니 태윤 씨의 절친으로서 소정남 씨도 분명 감정에 한결같은 사람일테니 넌 마음 편히 가지면 돼. 소정남 씨가 이렇게 오랫동안 솔로로 지낸 것도 다 너를 만나서 평생 사랑하며 살기를 기다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돼.”“어머, 정남 씨가 아니라 동생 전화인데?”“아... 소정남 씨가 아니었어?”그녀는 소정남이 심효진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전화한 줄 알았다.김진우를 만난 후 그녀는 바로 전태윤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여태 답장을 받지 못했다. 이미 이 때문에 삐졌는지도 모른다.이번에 김진우와 다시 만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으로써,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설마 이 일로 질투하는 것은 아니겠지?’그녀에게 답장도 하지 않은 것은 보아 아마도 바쁘게 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전씨 그룹의 대표로서, 일분일초가 아까운 사람이니까.“서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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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심서준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누나, 핸드폰 예정 누나한테 줘. 누나한테 몇 마디 할 얘기가 있어.”심효진이 투덜거렸다.“난 네 친누나야. 게다가 우리 집안일인데 나한테는 말도 안 하고 예정이한테 말하는 게 어디 있어? 이 자식, 네가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잠시 투덜거렸지만, 심효진은 이내 하예정에게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서준이 이 나쁜 녀석이 뭔가 숨기고 있어. 신비스럽게 굴면서 말이야.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너랑 얘기하고 싶다네.”하예정은 웃으며 휴대전화를 건네받고는 심서준에게 물었다. “서준아, 무슨 일이야? 누나한테 말해 봐, 효진 누나한테 비밀로 해줄게.”사실 심효진은 이미 심서준이 말만 하면 바로 엿들을 수 있게 옆에 붙어서 준비하고 있었다.심효진은 동생의 말에 호기심이 생겨 자기 집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했다. 좋은 일이 생긴 것이라고는 했지만 도대체 어떤 좋은 일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예정 누나, 우리 누나 옆에서 엿들을 준비하고 있죠? 밖에 나가요. 누나를 옆에 있게 하지 말고요. 예정 누나 혼자 있을 때 다시 말해줄게요.”심서준은 자신의 누나를 너무나도 잘 안다.하예정은 심효진을 바라보았다.“이런, 이 녀석 천리안이라도 생겼나.”심효진의 투덜거리는 소리에 하예정이 웃으며 일어나 서점을 나섰다.심효진은 하예정이 안 이상 무조건 그녀에게 말해줄 것으로 생각하며 따라나서지는 않았다.심서준이 하예정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몇 분 후, 하예정은 돌아와서는 빙그레 웃으며 휴대폰을 돌려주며 말했다.“효진아, 가게 일은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 봐. 여긴 다른 사람들이 남아서 도와주면 되니까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래? 예정아, 그 녀석이 뭐라고 했어? 말 좀 해 봐.”심효진은 호기심에 마음이 간지러워 났지만, 동생도, 절친마저도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돌아가 보면 알게 될 거야. 지금 알려주면 재미가 떨어져서 안 돼. 어쨌든 좋은 일이야, 빨리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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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효진이가 돌아왔어.”누군가 심효진을 발견하고 큰 소리로 외치자, 심효진네 집 앞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즉시 양쪽으로 비켜서며 길을 내주었다.집 문 앞에 둘러선 사람들은 대부분 마을 사람이었고 근처의 세입자들도 있었다. 그들 모두가 그녀를 보고 빙그레 웃었다.모두가 비켜준 후에야, 심효진은 사람들이 무엇을 구경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집 문 앞에는 커다란 꽃바다가 펼쳐져 있었다.하루 종일 그녀에게 전화도 문자도 하지 않은 소정남이 장미 꽃다발을 손에 들고 꽃바다 옆에 서서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누나, 빨리 와.”스쿠터에서 내리기 바쁘게 심효진은 심서준에게 이끌려 꽃바다 앞에 섰다. 그곳에는 소정남이 수천 송이의 장미꽃으로 새긴 몇 글자가 있었다.「효진 씨, 나랑 결혼해 줄래요?」소정남의 깜짝 프러포즈였다.좀 촌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꽃으로 글자를 새기면 멋지고도 낭만적이라고 생각한 소정남이 오늘 사람들 앞에서 심효진에게 프러포즈하기로 했다.심효진은 평소에 주로 서점이 아니면 집에 있었다.학교 앞에 있는 가게에서 프러포즈하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결국 심효진네 집 앞을 꽃바다로 만들어 프러포즈하기로 했다. 심씨네 가족들에게 자기의 성의를 보여줄 겸해서 말이다.사실 소씨네와 심씨네 양가 모두 두 사람이 빨리 결혼하기를 바라고 있었다.소정남의 어머니는 며칠에 한 번씩 심씨네 집을 방문했고, 두 집 어르신도 진작부터 허물없이 친해져 소정남이 프러포즈하기를 기다려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었다. “누나, 예쁘지? 매형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여 이 글자를 새겼는지 알아? 오늘 관성의 모든 장미꽃을 다 사버리는 통에 많은 꽃가게에서 급하게 꽃을 들여와야 했어.”새빨간 장미꽃바다에 얼굴이 발그스름하게 물들여졌고 심장이 쿵쾅댔다. 장미꽃으로 새긴 글자들을 바라보는 심효진의 마음도 따뜻해졌다.소정남의 프러포즈 방식이 비록 좀 촌스럽긴 하였지만, 그녀는 여전히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그가 꽃다발을 들고 걸어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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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심효진이 아직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보고 심효진의 고모가 말했다.“어서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지 않고 뭐해, 소 이사 같은 훌륭한 남자는 등불을 들고 찾아도 찾기 바쁜데. 내가 너 대신 승낙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지경이야.”“누나, 빨리 대답하지 마!. 그러면 누나가 시집가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잖아.”엄마의 말에 김진우가 말했다.소정남과 결혼하기를 원한 심효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가 건네준 꽃다발을 손에 들고 웃으며 큰소리로 대답했다.“네, 좋아요.”소정남은 격동된 얼굴로 급히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 심효진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심효진이 그를 일으켜 세우자, 그는 그녀를 껴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에 키스했다.주위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렸다.“언제 이걸 다 준비했어요?”심효진이 낮은 목소리로 소정남에게 물었다.“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았어요. 효진 씨 마음에 들어요?”심효진이 그를 올려다보며 웃었다.“싫었다면 프러포즈도 받아들이지 않았겠죠. 정남 씨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어떤 장소에서 프러포즈해도 다 허락했을 거예요.”물론, 소정남이 프러포즈를 세심하게 준비하니 기분이 더 좋은 건 당연했다. 그녀를 얼마나 중히 여기고 사랑하는지 보였기 때문이다.“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하루 종일 전화도 안 하고 문자도 없었던 거였네요.”소정남이 다정한 눈길로 심효진을 바라보며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효진 씨에게 깜짝 선물을 하고 싶어서 서준이 보고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그 녀석이 좋은 일이라고 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정남 씨가 프러포즈할 줄은 몰랐어요.”심효진의 마음은 꿀을 바른 것처럼 달콤해 났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잠시 후, 가족과 이웃들이 여전히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심효진은 기쁨과 부끄러움으로 예쁜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서는 서둘러 소정남을 밀어냈다.“사진 찍을래요.”심효진은 지금 이 행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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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어서 집 안으로 들어가지. 오늘은 여기서 식사해.”심효진의 아버지 심범수는 비록 예비 사위가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여전히 정중하게 대했다.“아버님께서 말씀 안 하셔도 여기서 저녁 얻어먹으려 했어요.”소정남이 뻔뻔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또 심효진의 고모에게 고모라고 부르고는, 김진우에게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진우야, 아버지께 퇴근하고 삼촌 집에 식사하러 오시라고 전화드려.”심미란이 기분이 좋아서 아들에게 분부했다.조카딸을 재벌 가문에 시집보내려고 맞선자리를 많이 주선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조카딸은 재벌과 결혼하지 않으려고 연회에서 땅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그 소문이 퍼지는 바람에 더는 조카딸을 대신해서 주선해 주기도 힘들었다.심미란은 조카딸이 재벌 집에 시집갈 수 없으면, 심씨 가문과 비슷한 집에 시집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들 심씨네 집안 조건도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셋집도 많이 가지고 있고 거리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가도 있어서 모든 자산을 합치면 재산이 몇십억을 넘는다.하예정의 초고속 결혼 대상이 뜻밖에도 전씨 가문 큰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 심미란은 하예정도 재벌 집으로 시집갈 수 있는데, 그녀가 가장 아끼는 조카딸은 왜 그런 복이 없냐고 한탄했다.나중에 전태윤과 하예정의 연줄로 소정남이 심효진을 좋아하게 되자, 그녀는 진심으로 조카딸을 위해 기뻐했다.그녀가 과거에 조카딸에게 소개하려고 했던 남자 중 누구도 소정남과 비교할 수 없었으니까.하예정을 짝사랑하는 아들이 하마터면 내연남이 될 뻔하자, 그녀는 아들을 구하고 김씨 그룹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모질게 먹고 아들을 외지로 보내 단련을 받게 했다.그녀는 줄곧 김씨 그룹을 지키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전태윤 부부가 조카딸과 소정남을 맞세우고 주선에 성공하자 마음을 놓았다.소정남과 심효진 덕분에, 그들 김씨 그룹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김진우가 웃으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지금 아버지께 퇴근 후에 오시라고 전화드릴게요.”예비 사위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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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소정남의 말에 심효진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이 사람, 너무 조급한 거 아니야?’“그럼 약혼식부터 올리고, 혼인신고를 한 후에 결혼식을 올리는 거로 해요.”소정남은 심효진의 뜻을 매우 존중했고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이에 심씨 가족들을 매우 만족스러웠다.소정남의 신분에 맞춰 그와 심효진의 약혼식은 관성 상류사회의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여 떠들썩하게 치를 것이다.그는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자신이 심효진에게 프러포즈했고 그녀도 이미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알렸다. 시간 되면 이리로 와서 장인어른, 장모님과 함께 혼사에 대해 상의해 달라고 부탁했다.아들의 말을 들은 최민주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의 일이 아무리 바빠도 네 혼사만큼 중요하지는 않아. 알았어, 너희 아빠랑 큰아버지들까지 불러 후한 선물을 준비해서 사돈집으로 갈게.”“고마워요, 엄마.”“고맙긴 뭐가 고마워, 엄마도 기뻐. 정남아, 엄마가 몇 마디 당부할 게 있어. 앞으로 효진이를 잘 대해줘야 한다, 괴롭히면 안 돼. 엄마는 네가 아들이라고 무작정 돕는 사람이 아니니. 효진의 말이 맞는다면 넌 무조건 양보해야 한다. 설사 맞지 않대도 양보해야 하는 거야. 며느리를 얻기 쉽지 않아.”그녀의 아들은 눈이 너무 높은지라, 모처럼 심효진을 위해 솔로 생활을 끝내고 싶어 하는 것을 보고 미래의 며느리를 매우 중시했다. 게다가 전에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집안 대대로 내려온 보물을 심효진에게 주었고 그녀를 맏며느리로 인정했다.“엄마, 알겠어요.”소정남의 표정은 진지했다. 이런 인생의 큰일에 있어서 그는 결코 장난을 칠 엄두를 내지 못했고 심사숙고하며 자기 마음속의 진실한 생각을 따랐다.“그래, 엄마는 우리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으니, 네가 효진에게 잘해줄 거라고 믿어. 이 정도로만 말할게. 먼저 너희 큰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대신 후한 선물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하려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사돈집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소정남은 그의 나이 또래에서 처음으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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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심효진은 말했다.“이제 소지훈 씨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거든 꼭 나한테 알려줘요. 어떤 여자가 소지훈 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거든요.”소정남은 그녀에게 바짝 다가가 볼에 뽀뽀한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효진 씨도 우리 소씨 가문 사람이에요. 우리 형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분명 우리가 제일 먼저 알게 될 거예요.”심효진은 그를 가볍게 밀어냈다.“어르신들 계시잖아요.”‘뽀뽀까지 하고...’그녀가 아무리 대담해도 어른들 앞에서 그에게 뽀뽀하기는 부끄러웠다.“우리가 친밀하게 보일수록 어르신들이 더 좋아해요.”심효진은 재빨리 윗사람들을 바라보았지만, 그들은 한창 약혼 날짜를 의논하고 있었고 전혀 두 사람을 관심하지 않았다.“나가서 산책이나 할까요?”심효진이 제안하자 소정남은 기다렸다는 듯 이내 응낙했다.“엄마, 저 정남 씨랑 산책하러 갈게요.”심효진은 엄마에게 한마디 하고는 소정남을 끌고 집에서 나왔다.문 앞의 꽃바다는 여전했고 밤이 되니 불빛이 반짝거리기까지 했다. 그건 소정남이 꽃 위에 여러 컬러의 라이트들을 배치해 놓아 밤이 되면 반짝반짝 빛났다.심씨네 집 앞 가로등들도 켜져 있었다. 온갖 종류의 외제 차가 주차된 것을 보고, 심효진은 곁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나는 우리 집안과 비슷한 남자를 찾아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며 자면서도 돈을 벌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정남 씨와 함께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나도 상가를 비롯한 부동산이 꽤 있어요. 돈은 은행에 넣어두면 가치가 떨어지니까 모두 투자하는 편이에요. 그러니 효진 씨는 앞으로도 여전히 임대하며 살 수 있어요. 내 명의로 된 그 집들과 상가들을 임대한 후 전부 효진 씨에게 맡길게요. 받은 임대료는 효진 씨가 쓰고 싶으면 쓰고, 쓰고 싶지 않으면 땅을 사서 임대해주고 계속 돈을 벌어도 좋고요.”“지금은 땅을 사서 집을 지으려면 가격이 너무 높아요. 정책이 갓 바뀌었을 때는 아주 저렴한 값에 땅을 사서 집을 지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임대료가 올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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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하예정은 참지 못하고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정말 아직도 질투한다고?”하예정은 다시 전화를 걸지 않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녀는 휴대폰을 카운터에 올려놓고 잠시 침묵에 잠긴 후 뜨개질 도구를 꺼냈다. 할 일이 없을 때는 다시 뜨개질을 시작하게 된다.2분도 안 지나 한 꽃다발이 불쑥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하예정이 고개를 들자, 전태윤의 그윽한 눈과 마주쳤다.“당신... 왜 자꾸 전화를 안 받아요?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을 안 하고.”공예품을 짜는 것을 멈추고 하예정은 그 꽃다발을 받아 들고는 그에게 한마디 불평했다.전태윤은 계속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거의 다 왔으니, 전화 받을 필요가 없었어. 낮에는 일찍 퇴근하기 위해 일이 바빴거든.”그녀가 한 그루의 파키라를 다 짠 것을 보고 그는 그 공예품을 집어 들고 감상했다.“사람을 시키지 않았어? 더 이상 혼자 힘들게 하지 마. 손 좀 주의하고.”전태윤은 그 파키라를 다시 놓고는 전에 다친 손을 잡아 쥐었다. 상처는 이미 나았지만, 흉터가 남아 있었다. 그는 속상한 표정으로 그 흉터를 어루만졌다.전에 그녀가 손을 다친 것은 전태윤 때문이다.“이 꽃다발 참 신선하네요.”그녀는 그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손을 빼내며 화제를 돌렸다.“관성의 꽃집에 있는 장미꽃을 정남 씨가 다 사 간 거 아니었어요?”소정남이 심효진에게 프러포즈할 때 쓴 꽃이 너무나도 많아 그녀는 꽃집에 장미꽃이 남아있지 않을 거로 추측했다.“내가 이제야 온 이유가 바로 이 꽃다발 때문이야.”하예정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혹시 당신 집에 가서 꽃을 잘라 온 건 아니죠?”전태윤은 귀여운 듯 그녀의 코를 살짝 어루만지고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꼬집으며 말했다.“잘못한 말을 바로잡아줄게. 내 집도 당신 집이니까 우리 집이라고 말해야지. 심효진 씨에게 닭과 오리 한 트럭 사달라고 한 거 기억하지? 리조트 근처 과수원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그 닭과 오리가 알을 많이 낳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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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하예정이 고개를 돌리자, 그의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볼에 닿았다.그녀는 꽃다발을 내려놓고 일어서더니 돌아서서 그와 마주 보며 입을 열었다.“진우는 편찮으신 어머님을 보러 온 것뿐이에요. 이틀 휴가를 내서 주말까지 모두 나흘이나 휴식하니 어머니를 보러 온 거에요. 서점에 온 것도 그저 지나가는 김에 사촌 누나인 효진이를 보러온 거예요, 나 보고 온 게 아니라. 효진이도 진우가 여기 오기 전에 일부러 전화 와서 내가 가게에 있는지 확인한 후에야 왔다고 하더군요. 내가 가게로 돌아와 진우와 마주쳤을 때는 이미 떠나려던 참이었어요. 같이 있은 시간이 5분도 안 되는 걸요. 경호원들도 밖에서 보고 있는데 정말 뭐가 있었으면 당신 집 경호원들이 가만히 있겠어요?”하예정은 다소 어이없다는 듯 그의 얼굴을 꼬집었다.“당신도 참, 질투가 너무 심해요. 예전에 내가 말했듯이, 나와 진우는 그저 남매일 뿐, 남녀간의 감정은 전혀 없어요.”전태윤은 그녀의 손을 잡아 자기 얼굴에 갖다댔다. 그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김진우와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것이 신경 쓰인단 말이야. 둘이 알고 지낸 시간이 나보다 더 오랜 데다 김진우는 당신을 깊이 사랑했었잖아.”“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내가 진우를 10여 년이나 더 알고 지냈는데요. 당신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요?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이랑만 알고 지내도 좋아요.”이 남자는 지금 그녀가 김진우를 먼저 알게 된 사실까지도 꺼내서 얘기하고 있다.그는 입을 꾹 다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간을 되돌릴 방법이 없으니까. 만약 그런 능력이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그와 하예정을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죽마고우로 되게 하여 같이 자라게 했을지도 모른다.그가 여전히 매우 신경 쓰인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하예정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달랬다.“여보, 진우는 이미 다 내려놓은 걸요. 비록 나랑 진우는 알고 지낸 지 십여 년이 되지만, 당신은 이제 나와 함께 남은 인생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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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전태윤이 물었다.“우리 언니한테 닭과 오리를 가져다주려면 지금 가요.”너무 늦게 가면 쉬는 데 방해할까 봐 걱정됐다.하예정은 서점의 문을 닫고 전태윤의 차에 올라탔다. 그녀의 차는 경호원이 몰고 가기로 했다.차에서 그녀는 전태윤에게 물었다.“동물원 사건은 결론이 났어요? 정말 여씨 가문의 짓이 아니에요?”전태윤은 잠자코 있다가 대답했다.“적어도 여 대표가 한 짓은 아니야.”“그럼 여 대표가 아니라 여 사모님이?”그는 여씨 사모님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소정남이 조사 중이야. 아직 증거는 없지만 우리 모두 여씨 사모님을 의심하고 있어."전태윤은 처음엔 그를 노리고 온 줄로 알았다.하지만 자세히 조사해 보니 그가 아니라 하예정이 타깃이었다.하예정은 여씨 모녀와만 원한을 맺었었다. 그 때문에 자연히 여씨 사모님을 의심하게 되었다.“여 대표 부부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꽤 많은 것 같아. 그들 부부는 신중한 데다 일 처리에 무척 조심스러워서 무슨 일을 하든 꼬투리를 남기지 않아. 소지훈마저도 그 부부에게 관심이 많아졌어.”조사가 어려울수록 소지훈은 더 흥미를 느끼게 되는데, 일정한 정도로 관심을 가지게 되면 직접 나설 것이다.“그때 가서 여운초와 힘을 합쳐 잘 조사하기만 하면 그들 부부의 약점을 잡을 수 있을 거야.”하예정은 여운초의 담담하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을 듯한 성미를 떠올리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운초 씨는 눈이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협조해요? 그리로 여씨 사모님은 아무래도 친어머니잖아요.”여운초와 여씨 사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녀가 친어머니인 건 사실이다.전태윤은 잠시 침묵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일단 이진이랑 여운초 씨 상황을 지켜보고. 이진이는 일단 신의의 유능한 제자에게 부탁해 여운초 씨 눈을 치료해 주려 해.”“신의요?”하예정은 이런 호칭을 들을 때면 뭔가 미스테리한 느낌이 났다.그녀는 전태윤의 세계에 발을 들인 후 여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많은 사람과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다.역시,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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