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도 뺏기고 카드도 뺏기고“화월산거도(花月山居圖)란 말이지……” 강서준은 조용히 되뇌었다.이 그림은 강한 그룹에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다.할아버지가 임종하시기 전에 강서준에게 강한 그룹은 망해도 그림을 잃어버려선 안된다고 하셨다.십년의 세월동안 강서준은 한시도 이 그림을 잊은 적이 없다.“이혁, 준비해, 저녁에 움직이게.”“네.” 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됐다, 넌 가봐, 아내가 곧 퇴근할 거야, 아내는 내가 빈티 나는 인간과 만나는 걸 싫어하는데, 넌 딱 봐도 있어 보이는 타입이 아니야. 아내한테 들키면 잔소리 듣는다.”이혁 표정이 굳어졌다.피부가 좀 검어서 그렇지, 없어 보인다는 둥 빈티까진 아니지 않나?“뭘 멍하니 있어, 꺼져.” 강서준이 발로 툭 찼다.이혁이 갔다.강서준이 시간을 보니 퇴근 시간이 됐다. 김초현이 나올 거다.강서준은 한쪽에 세워 둔 스쿠터를 밀고 스카이 그룹 바깥을 지나다 한 여자가 빌딩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여자는 키가 180cm에 오피스룩 차림으로, 흰색 셔츠에 검정 랩스커트, 빨간색 힐을 신었다.굵은 갈색 웨이브 머리에 손엔 서류가방을 들고 길을 걷는 모습이 우아하고 폼 난다.“초현씨.”남자 하나가 서둘러 다가오는데 손에 꽃다발을 들고 여보에게 건네며, “초현씨, 받아요. 저녁에 시간 있어요? 취선루(醉仙樓)에 다이아몬드 스위트룸 예약했거든요, 초현씨랑 같이 디너를 즐기고 싶은데.”꽃다발을 건넨 사람은 강중 4대 가문 중 하나인 QA 그룹 왕현빈이다.김초현이 천군 그룹의 주문을 받고 김초현과 천군 그룹 회장 이예천의 관계가 드러난 후, SA 그룹 평판은 갈수록 높아지고 외모를 회복한 김초현도 강중 제일 미녀로 손꼽혔다.김초현은 SL의 대표가 된 이후로 업무 능력이 뛰어나 고작 보름 만에 회사 체계를 잡았다.따라서 김초현의 평판도 높아지며, 강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미녀 대표라고 불리게 되었다.비록 김초현에게 남편이 있지만 강중에서 강서준의 평판이 별로 좋지 않은 관계로, 집안 좋은 오빠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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