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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2444 챕터

제111화

김초현은 말문이 막혔다. 방심한 사이에 강서준이 사람을 때릴 줄이야.“보안원!” 매장 점원이 큰 소리로 부르자 입구에 서 있던 보안원들이 무서운 기세로 우르르 달려왔다. 시끄러운 소동 때문에 다른 가계에서 옷을 고르던 손님들마저 이쪽을 힐끔 쳐다봤다.김초현이 당황했다. “서준, 가자.”강서준 팔을 당기면서 이곳을 벗어나려 했지만 보안원이 길을 막았다.매장 점원이 냉소를 지었다. “어딜 가려고요? 옷을 더럽히고 내빼시려고?”손지섭이 바닥에서 힘겹게 일어서며 사납게 표효했다. “강서준, 너 오늘 내 손에 죽었어.”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강치 형, 나야. 지금 남용로 옷 가게인데, 나 방금 맞았어. 얼른 사람 30명 데리고 와! 내가 오늘 이 자식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야!”씩씩거리면서 전화를 하고는 강서준을 레이저를 쏴 버리듯 쏘아본다.“너, 딱 기다려! 죽었어 너!”죽었다는 말에 겁이 난 김초현이 강서준의 팔을 움켜쥐었다.강서준은 초현의 손등을 쓰다듬으면서 안심시켰다. “괜찮아, 손요섭한테 전화해. 아버지 모시고 오라고.”강서준은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결혼한 뒤로 이상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강서준은 전혀 두려워한 적도 없었다.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김초현은 생각하다 말고 손요섭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그때 손요섭은 병원에 입원 중이고 마침 아버지 손태운도 옆에 있었다.“요섭, 퇴원하게 되면 SA와 자리를 마련해서 용서를 빌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가문이야.”손태운의 말에 손요섭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때 손요섭의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 휴대폰 액정에 뜬 ‘김초현’ 이름을 보자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조심성이 없어!” 손태운이 나무라면서 휴대폰을 주웠다. 휴대폰 액정을 보던 그도 놀라서 흠칫했다.“받지 않고 뭐해?” 휴대폰을 손요섭에게 던졌다.손요섭은 김초현에게 트라무마가 생겼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김초현의 남편 강서준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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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김초현은 다급해서 당장 울 것 같았다. 반대로 강서준은 너무 태연했다.강서준이 손지섭을 때려 눕힐 때 옷 행거도 같이 넘어졌다. 그 때문에 매니저가 달려왔다. 이 편집숍 매니저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갸름한 얼굴, 검은 긴 머리, 타이트하면서도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이쁘고 세련되었다. “손, 손 도련님.”매니저는 손지섭을 보자마자 깍듯한 90도 인사를 했다.휴식 의자에 앉아 강치 형이 사람을 데리고 오길 애타게 기다리던 손지섭이 눈앞에서 깍듯하게인사하는 매니저를 힐끔 쳐다보고 금세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바로 앞에 앉은 김초현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내 흥미가 사라졌다.“왜? 날 알아?”“네, 전에 연회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매니저 이다빈이 예의를 갖추며 대답했다.손지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제스처를 했다.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초현을 보면서 매니저한테 묻는다. “더러워진 옷 값이 모두 얼마지? 저 자식한테 돈 받아내.”“손 도련님, 총 18벌 옷이 더러워졌으며 옷 한 벌이 200만 원대라 총 3950만 원입니다.”“들었어요?”장민서가 의기양양해서 말을 이었다. “3950만 내놔요. 꼴을 보니 돈도 없어 보이는데. 아니면 우리 남편 앞에 무릎 꿇고 빌어요. 그럼 우리가 대신 내주죠.”“서준, 배상하고 얼른 가자.”김초현이 강서준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만만한 집안이 아니야. 손지섭이 사람을 불렀어. 이대로 있다간 빠져나가지 못해.”머릿속에는 오로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다.생각보다 옷 배상 값이 꽤 나갔다. 하지만 강서준은 카드에 돈이 있다면서 하는 말이 옷을 샀다 생각하자, 어떤 옷은 맞지 않으면 수선해서 입으면 된다고 덧붙였다.“초현, 무서워하지 마. 사람 불렀다는 데 기다리자. 잊었어? 내가 군인 출신인 걸?”강서준이 능글맞게 웃었다.“서준, 일 크게 만들지 마. 소요왕이 부임한 후 명을 내렸다고 들었어. 관련 부서에서 눈 벌겋게 뜨고 잡으러 다닌대. 공공장소에서 싸움하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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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손지섭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진작에 그렇게 나올 것이지.” 편집숍 주변에 이미 수많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CS 가문인 걸 다 알아보고 먼 발치에서 작은 목소리로 수근거리만 했다.손지섭이 다가와 김초현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으려고 할 찰나, 강서준이 발을 날렸다. 차인손지섭은 그대로 꼼짝 못하고 소파에 파묻혔다.“쳐!”몸은 구겨져도 입은 여전히 살았다.그때 중년 남자가 바람처럼 나타났다. 손태운이다. 김초현을 손지섭이 건드렸다니, 너무 화가 나서 빨간 신호 다 무시하고 달려왔다.어제 일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임현수를 죽인 것도 모자라 소요왕이 직접 나서서 뒷일을 처리했다.그렇게 대단한 분의 여자를 감히 누가 건드려?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게 아니면.손태운은 급하게 달려오느라 얼굴이 땀 범벅이었다. 얼마나 쉴 틈없이 뛰어왔으면 머리까지 땀에 흠뻑 젖었다.드디어 도착한 편집숍. 손지섭이 한 말에 울화가 치밀어 올라 무섭게 표효했다.“너 이 새끼가!”목소리가 어찌나 컸으면 쇼핑몰 전체 층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크…큰아버지.”손지섭이 흠칫 놀랐다.손태운은 CS에서 두 번째로 가는 인물이자 CS 가문의 후계자로서 가문에서 대부분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 손태운이 나타나 손지섭의 머리채를 잡고 싸대기를 날렸다. 한 번이 아니라 온 몸의 힘을 다 해서 몇 번이나 날렸다.손지섭이 바닥에 엎어지면서 쿨럭 기침을 했다. 입에서 피와 동시에 이빨 몇 대가 뿜어져 나왔다. 어찌 된 일인지 물을 틈도 없었다.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발로 배를 구타하더니 테이블에 놓인 재털이를 들어 그대로 손지섭의 얼굴을 향해 내리찍었다. 피가 주르륵 흘렀다.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폭행에 다들 얼빠진 표정이다.한참 뒤에야 장민서가 정신을 차리고 손태운을 말렸다.“큰아버님,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손지섭이에요. 조카라…”“미친 년.”손태운이 쏜살같이 달려가 장민서 머리채를 잡더니 그대로 테이블에 박아버렸다.쾅!장민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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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모두가 경악하며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사이 김초현이 정신을 차렸다.황급히 다가가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절을 하는 손태운을 부축했다.“손 대표님, 뭐…뭐하시는 거예요? 어서 일어나세요.”“초현 씨, 용서해 주세요. 저 못난 조카놈을 제발…”잠자코 있던 강서준이 한마디 던졌다.“초현보고 3일 동안 같이 놀자고 했던 거 같은데?”“뭐라고?!”손태운이 고개를 번쩍 들며 되물었다. 씩씩거리면서 일어나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몇 발작 앞에 놓인 나무 의자를 집어 들더니 손지섭 아랫도리를 향해 힘껏 던져버렸다. “아!!!!”잇따라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쇼핑몰에 또 울려 퍼졌다. 손지섭의 바지 가랑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너무 아파서 참기 힘든 건지 아니면 피를 보고 놀란 건지 손지섭이 그대로 기절해버렸다.얼굴이 창백해진 장미선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우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구경꾼들도 덩달아 같이 뒷걸음질하며 숨을 깊게 마셨다.너무 잔인했다. 묵직한 나무 의자에 부딪쳤다면 손지섭은 앞으로 남자 구실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 나무 의자를 던진 손태운이 다시 무릎을 꿇었다.“초현 씨, 보셨죠. 제가 저 놈을 벌했어요. 그러니 화를 푸세요.”김초현도 놀라기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화가 나도 의자를 그 부위에 던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뒤돌아 강서준 옆에 붙어서 손을 꼭 잡았다. “서준, 이…이거…”강서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나를 봐? 나한테 비는 것도 아닌데. 초현, 너 혹시 권력 대단한 분을 알고 있어?”“나?”강서준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 ‘내가 뭐라고 권력 대단한 분을 알겠어?’그때 갑자기 한 얼굴이 떠오르긴 했다. 전에 SW 그룹이 개최한 경매장에서 귀신 가면을 쓰고 나타난 사람. 소지한에게 잡혀서 절망에 빠진 김초현을 구해준 그 사람이 생각났다.“설마?”생각에 빠진 김초현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닐 거라 부정했다.그 사람은 SW 가문의 소변학과 소지한을 죽인 것도 모자라 다른 가문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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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휴…”그제야 김초현이 숨을 깊게 내쉬었다.꿈을 꾼 것 같았다. 직접 겪었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때 페라리 스포츠카 한 대가 편집숍 앞에 섰다. 흰색 셔츠와 검정색 스커트를 입은 기품이 우아한 여자가 운전좌석에서 내렸다. 또각또각걸을 때마다 하이힐 소리가 쟁쟁하게 울렸다.“임 대표님.”“대표님, 오셨습니까.”점원과 매니저가 다가가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임윤희가 강서준을 한 번 힐끗 보고는 그 옆에 선 김초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더니 친절하게 김초현의 손까지 잡았다. “초현, 진짜 너였구나?”“…”김초현이 어리둥절해졌다.한참이나 이렇게 예쁜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나야, 임윤희. 학교 다닐 때, 네가 치 교수님 수업에서 언론을 펼칠 때 모두 박수를 받았잖아? 그 자리에 나도 있었어.”곰곰이 생각해보니 확실히 그런 적이 있었다. 다만 임윤희이라는 사람은 기억에 없었다.“초청장 보낸 사람이 임윤희 너였어? 장생 의약 이사장 임윤희?”“맞아.” 임윤희가 김초현의 손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 “직원들 통해서 들었어. 내가 실례를 범한 점원은 잘라버릴게. 옷 사러 왔다면서, 2층에서 마음에 드는 옷으로 골라 줄게. 가자.”갑작스러운 친절에 어쩔 바를 몰랐다.‘장생 의약 이사장이 왜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지?’마치 오랜만에 만나 할 말이 많은 절친처럼 말이다. 김초현이 강서준을 돌아봤다.“갔다 와.” 강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제야 김초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임윤희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2층은 모두 비싼 옷들이라 1층 옷들과 비교도 안 된다. 드레스 한 벌에 평균 2000만 원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며 색상이며 여자라면 모두 갖고 싶을 정도로 화려했다.김초현도 의상 디자인학과 출신이라 예쁜 옷들과 치마, 드레스를 보는 눈에서 빛이 났다. 이성을 가다듬고 몸매가 날씬하고 기품이 우아한 임윤희에게 물었다. “임, 임윤희. 우리 아는 사이는 아니지? 초청장도 그렇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다니, 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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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임윤희가 강서준을 얕잡아 보자 김초현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내 남편을 그렇게 말하지 마.”“아닌가?” 임윤희가 피식 웃었다.“SA 가문 데릴사위라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게다가 직장이 없어서 매일 집안 청소하고 밥하면서 와이프가 먹여 살린다고. 전에 전동 스쿠터를 타고 너를 마중하러 갔다면서? 그 덕에 강중 최고 웃음거리 됐잖아.”“더 말하면, 여기서 나갈 거야.” 김초현이 정색하자 임윤희가 바로 사과했다.“알았어. 농담이야.”김초현은 진심으로 강서준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는 건 그만둬야겠다.“우리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인데 마음에 드는 옷 있으면 골라. 내가 선물할게. 초현은 몸매 라인 좋고 예쁘게 생겨서 아무나 입어도 다 어울릴 것 같아.”임윤희가 화제를 돌리자 그제야 정색하던 김초현이 인상을 폈다. 그렇다고 옷 선물은 받고 싶지 않았다. 여기 옷 한 벌 살 정도의 돈은 있으니까. 임윤희가 추천해서 라인이 슬림한 흰색 드레스를 골랐다.김초현은 하얀색을 좋아한다. 하얀색은 순결함을 의미한다. 가격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레스 한 벌 값이 3400만이다. ‘무슨 드레스가 이렇게 비싸?’“초현, 내가 선물한다고 했잖아. 여기 사장은 나야.”“아니, 아니야.” 김초현은 손을 저으며 사양했다. 가방에서 강서준한테서 몰수한 블랙카드를 꺼냈다. 김초현은 카드에 그만한 돈이 없을까봐 걱정됐다. 아니면 개망신을 당하니까.계산원이 임윤희 눈치를 봤다. 그 블랙카드를 본 임윤희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너무 부러워서 내장이 뒤틀리고 꼬일 지경이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임윤희는 블랙카드를 알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오직 하나뿐인 흑룡 소유 카드다.“긁어.”흑룡카드까지 꺼낸 마당에 굳이 임윤희가 선물할 필요가 있을까?김초현은 손을 떨면서 블랙카드를 내밀었다.계산원이 블랙카드를 받고 슥 긁었다. 이어 강서준이 알려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솔직히 흑룡카드는 하나뿐이라 굳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설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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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네?” 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임윤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었다.“걱정 마세요. 제가 안전하게 집까지 모셔다 드릴게요.”강서준이 김초현을 봤다. 김초현도 알 리가 없었다. 왜 이토록 친절하게 대하는지. ‘설마 그 귀신 가면을 쓴 사람 때문에?’10년 전에 구했던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기도 하고 소지한 손아귀에서 구해준 사람이 또 누구인지도 궁금했다.“서준, 먼저 가. 나 임 대표님이랑 같이 쇼핑할게.”김초현이 원하는 것이니 강서준도 굳이 따라나서지 않앗다.“그래, 조심하고.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해.”임윤희가 다시 김초현의 손을 잡고 매장을 나섰다. 그리고 강서준을 향해 활짝 웃으면서 옥처럼 하얀 손을 흔들었다.강서준은 임윤희가 있으니 걱정 안 하기로 했다. 김초현이 임윤희의 스포츠카에 앉고 사라진 뒤에야 그 옆에 세운 전동 스쿠터에 올라탔다. 그가 간 곳은 집이 아니라 보통 진료소였다. 잠긴 진료소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서 안쪽으로 잠궜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낮잠을 청했다.저녁, 이혁과 흑장미 백소희가 진료소에 돌아와 나누는 대화 소리에 깼다.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며 방에서 나갔다.“어? 강 형님, 계셨어요?”강서준이 방에서 나오자 백소희가 놀란 듯하다.“음.”강서준이 가볍게 대답하며 물었다. “어떻게 됐어?”이혁이 웃으면서 답했다. “형, 오후에 모든 걸 처리했어요. 이제 새로 세운 무역 중심 센터는 모두 형 명의로 되어있어요. 대외적으로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어요.”“그래.”강서준이 의자에 앉더니 테이블 위에 놓인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참, 4대 가문 사람들 묘 앞에서 꿇었어?”이혁이 고개를 저었다. “사람을 보냈는데 한 명도 없어요.”강서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강 형…” 이혁이 말을 더듬었다.“말해.”한참을 뜸을 들이다 겨우 입을 열었다. “새로 얻은 정보에 따르면, 10년 전에 강한 별장에 간 사람들 중에 4대 가문 외에 또 다른 사람도 있었다고 해요.”쾅!강서준이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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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10년 전 4대 가문 외에 참여한 일부 지하세력도 참여했다는 사실에 강서준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졌다.이혁이 신분을 내세웠더니 아주 쉽게 귀견수의 본영을 알아냈다.“강 형, 면회 시간 잡았어요. 오늘 저녁 교외 대중 정비소에서 귀견수를 만나기로 했어요.”“알았어.”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강 형, 귀견수는 정보 장사꾼이라 가격을 어처구니없이 부른다던데 미리 돈을 챙겨서 갈까요?”강서준이 이혁을 째려봤다. “나를 따른지 얼마나 됐지?”이혁이 답했다. “8년정도 됐어요.”“그래, 8년이야. 내가 어떤 성격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한 지방 세력의 리더가 돈으로 거래해야겠어?”“죄송합니다.”현재 시간은 저녁 7시, 1시간 넘게 운전하면 면회 장소에 도착한다.오늘 저녁에 아마도 늦게 돌아갈 것 같아 미리 김초현에게 연락했다.“초현, 집에 도착했어? 오늘 볼 일이 있어서 늦게 돌아갈 것 같아. 음, 너무 늦으면 안 갈 수도…”방금 전까지 이혁을 째려보던 강서준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었다.옆에서 지켜보던 백소희는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남황에서 살신이라 불리는 강서준이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이 눈을 의심케 했다.백소희가 이혁의 팔을 잡더니 문 쪽으로 눈길을 줬다.밖에서 백소희가 물었다. “이혁 오빠, 강 형이 지금 누구와 통화하는 거예요? 갑자기 사람이 변했어요.”“그…” 이혁은 그저 감탄했다.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 아닐까?”“좋아하는 사람?”“강 형에 관한 일은 묻지 않는 게 좋아.”“알아야 나중에 실수를 안 하죠.”강서준이 통화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백소희와 이혁이 속닥거리는 걸 이미 들었다.“흠흠, 무슨 말해?”흠흠 소리에 백소희가 화들짝 놀랐다.이혁이 웃었다. “별거 아니에요. 흑장미가 형수님에 대해 물었어요.”강서준의 눈빛에 백소희가 당황해서 고개를 푹 숙였다.강서준이 덤덤하게 말을 붙였다. “앞으로 흑장미는 없어. 백소희만 존재하는 거야.”“네, 제가 실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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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이혁이 웃었다.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강 형보다 더 대단할까요?”“됐어. 아부 떨지 마. 차 대기해. 귀견수가 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봐야겠어.”“네.”이혁이 빠른 걸음으로 근처 주차장으로 갔다.곧 검정색 차 한 대가 진료소 앞에 섰다. 이혁은 강서준과 백소희를 태우고 교외 대중 정비소로 향해 달렸다.시간이 충족하기에 여유롭게 달렸다. 교외 대중 정비소에 도착하니 저녁 9시가 다 되어갔다.대중 정비소밖에 주차한 검정색 자동차.운전석에 앉은 이혁이 정비소를 가리켰다. “강 형, 저기가 귀견수의 본영이에요. 겉으론 정비소처럼 보이지만 내부엔 군사 장비가 배치되어 있어요.”강서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내리자.”세 사람이 차에서 내리고 정비소를 향해 걸어갔다.정문에 들어가기 전에 허름한 옷에 기름투성인 남자가 다가왔다.“죄송해요. 문 닫을 시간이니 내일 차 수리하러 오세요.”이혁이 앞장서 말했다. “우리는 귀견수를 만나러 왔어. 이미 약속 시간을 잡았고.”“네?”수리공이 강서준 일행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오세요.”세 사람은 수리공을 따라 정비소 뒤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비밀 문이 있었다. 비밀 문이 열리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보였다. 그 계단 끝에 총을 쥔 남자 몇몇이 서 있었다. 수리공이 그 남자들 향해 손을 흔들었다.“보스 찾는 사람들이야. 이미 약속 시간을 잡았어. 먼저 몸 수색해.”그러자 두 명이 다가와 몸을 수색하려고 했다.이혁이 강서준 앞에 바짝 붙었다. “뭐 하는 짓이야! 이 분이 누군지 알아?!”수리공이 차갑게 내뱉는다. “여기 룰이야. 수색을 거절하면 죄송한데, 얼른 꺼지세요.”강서준이 이혁을 옆으로 슬쩍 밀었다. “남의 구역에 왔으니 룰을 지키자.”그제야 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혁의 몸에서 총 한 자루를 꺼내자 백소희는 자발적으로 총을 꺼내 건네 주었다. 강서준 몸에서는 총이 아니라 은침 하나를 수색했다. 그 은침마저도 놓치지 않고 가져갔다.“갑시다.”몸 수색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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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지하 밀실은 그리 넓지 않았다. 양 옆으로 벽이고 앞뒤로 철문을 설치했다.방금 들어온 철문은 이미 잠겼고 앞쪽 철문은 닫힌 상태다. 그것도 검정색 천으로 가려서 철문 안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뒤 철문이 잠기자 백소희가 이마를 찌푸렸다. “강 형, 문이 잠겼어요.”강서준이 손을 휘휘 저었다. “괜찮아, 기다려 보자.”그동안 도산화해도 겪어왔는데 손바닥만 한 지역의 소규모 세력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강서준은 매우 덤덤했지만 백소희는 살짝 긴장됐다.그녀도 도굴꾼 신분일 때 별의별 사람 다 만나봤지만 큰 인물들과 접촉한 적은 없었다.“강 형, 이혁 오빠. 괜찮겠죠?”예쁜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방금 지하 통로를 지나가면서 경비가 삼엄하고 무기로 무장한 용병을 100명 넘게 봤기 때문이다.이혁이 위로했다. “괜찮아,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나 혼자서도 충분해.”그제야 백소희가 안심했다. 10분 정도 기다려서야 검정색 천 안에서 약간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네가 어르신이 말한 이혁 맞나?”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이혁이 바로 대답했다.“네, 제가 이혁입니다.”“말해 보게.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이혁이 강서준을 돌아보자 강서준이 입을 열었다.“무슨 장사를 이따위로 하지? 적어도 앉아서 얼굴 보면서 얘기해야 되지 않나?”의자조차 없는 것에 강서준은 몹시 기분이 잡쳤다. 게다가 귀견수가 나타났다고 하지만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신비스럽게 검정색 천 뒤에서 대화를 나눠야 한다니.“이곳에선 어떤 사람이라도 앉을 자격이 없다네. 굳이 얼굴 볼 필요 없으니 필요한 것만 묻게나.”강서준이 마지못해 물었다. “10년 전 강한 그룹을 멸망시킨 사람들 중 4대 가문 외에 어떤 지하세력이 참여했는지 알고 싶소. 지하세력 모든 명단과 배후가 누구인지도 낱낱이 알려 주시오.”순간 지하실에 싸늘한 정적이 휩싸였다.한참 뒤에야 쉰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몇 년 동안 봉인된 기밀이오. 그 누구도 이 정보를 사러 온 적이 없었는데 그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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