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현판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 Chapter 221 - Chapter 230

All Chapters of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Chapter 221 - Chapter 230

2873 Chapters

제221화

“자기도 많이 먹어, 알겠지?”이혜민이 자신의 남자친구인 방민석을 바라보며 말했다.방민석은 조금 짜증이 났지만 여전히 웃으며 대답했다.“응, 나 자기 말 잘 듣잖아.”그렇게 AY 라운지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룸을 하나 찾아서 자리를 잡았다.유리로 된 룸은 안에서도 밖의 상황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안녕하세요, 이 룸은 최소 900만 원을 소비해야 합니다, 음식 주문하실 때 유의해 주시기 바랄게요. 하지만 시간제한은 없으니 마음껏 즐기다 가셔도 됩니다.”웨이터 한 명이 들어와 그들을 보며 말했다.“도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우리 사람이 많아서 작은 룸은 안 돼, 네 돈 아껴주려고 너무 큰 거 안 잡았어.”정재영이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말했다.“나는 조금 화려한 룸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거기는 방음도 잘 되고 2층이라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잖아. 그리고 룸 안에 피아노도 있잖아, 시율이 학교 다닐 때 피아노 잘 쳤었는데, 게다가 무용과였잖아, 시율이 피아노 치는 거랑 춤추는 거 되게 오래 못 봤네.”“그러니까, 우리 음악 학원 출신이잖아. 그런데 그런 화려한 룸은 되게 비쌀걸, 아마 몇 억씩 할 거야, 아니, 최소 몇 억은 써야 할 거야.”“나 지금 한 달에 200만 원씩 받거든, 아무것도 안 하고 10년을 벌어야 한 번 갈 수 있겠네.”나세리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정재영을 보며 물었다.“재영이 너는 지금 어때?”“나? 너랑 비슷해, 작은 회사의 주주일 뿐이야, 한 달에 한 20억씩 벌려나, 이런 룸 한 10번 올 수 있겠네.”“세상에, 재영아, 너 지금 그렇게 대단한 줄은 몰랐다.”임여을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우리 남편 공장 그렇게 많은 직원들이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일 년에 겨우 20억 버는데.”“너희들 정말 대단하구나, 부럽다.”나세리가 부러운 얼굴로 나호영을 바라봤다.“너는? 호영이 너 부모님 마트 일 도와준다고 했었지?”“응, 예전에는 세 개였는데 지금 마트 열 개 운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3
Read more

제222화

“뭐야, 우리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방금 큰 룸으로 가자고 한 거야?”임여을이 놀란 얼굴로 도범에게 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 적어도 몇 억은 써야 하는 곳에 가고 싶다고 하다니.그들은 도범이 지금 앉아있는 이 룸도 부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도범은 더 큰 룸으로 가자는 말을 하고 있었다.“거기 피아노 있다며, 우리 시율이가 피아노 치는 거 듣고 싶으니까 거기로 가야지.”도범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안돼, 거기 너무 비싸, 자기가 정말 듣고 싶으면 내가 기회 찾아서 들려줄게.”박시율이 도범을 밉지 않게 흘겨보며 말했다.“오늘 차 사는데 10억 넘게 썼으니 지금 돈도 얼마 없을 거 아니야, 더 이상 돈 낭비하지 마.”“포르쉐 911이 10억이나 한다고? 박시율, 너 포르쉐 본 적도 없는 거지? 다 들통났어.”박시율의 말을 들은 전대영이 말했다.“두 대라고 하지 않았어? 두 대면 그만한 가격이 나올만하지, 시율이가 그런 실수를 할 리가 없잖아.”임여을도 박시율을 비웃으며 말했다.“그만하고 천만 원 내고 여기에서 밥이나 한 끼 사줘, 큰 룸은 나도 감히 갈 엄두를 못 내는 곳이야, 정말 중요한 손님이랑 비즈니스를 할 때에만 가는 곳이라고! 그런데 당신 와이프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겠다고 그만한 돈을 쓴 다고? 당신 나보다 돈이 더 많은 거야?”도범의 말을 들은 정재영이 차갑게 웃었다.“그러니까, 있는 척 좀 그만해, 정말 못 봐주겠네!”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박시율의 전남친 방민석이 드디어 입을 뗐다.“둘이서 아주 난리가 났구만.”그리고 다시 박시율을 보며 말했다.“박시율, 네가 이러는 이유 그냥 나보다 잘 산다는 거 보여주기 위한 거잖아? 이럴 필요 있어? 몇 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다고 우리가 네 근황을 모를 것 같아? 그래서 우리를 다 속일 수 있을 것 같냐고?”“그러니까, 누가 당신이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나서 일자리도 못 찾고 쓰레기를 주우러 다닌 사실도 모를 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3
Read more

제223화

“마음대로 지껄이지 마!”박시율이 자신의 아픈 곳을 건드리자 방민석은 불같이 화를 냈다.“나랑 혜민이 서로를 사랑해서 만나는 거야, 우리 사랑을 네가 더럽힐 자격은 없다고! 너야말로 저 남자랑 만나면서 고생 많이 했지? 사람이 예쁘면 뭐 하나, 돈 있는 남자를 찾을 줄도 모르는데.”“그건 내가 너랑 다르기 때문이야, 나는 다른 사람이 벌어다 주는 돈 쓰면서 살 생각 없거든. 그리고 나는 우리 남편 훌륭하다고 생각해, 내가 피아노 치고 춤추는 모습 보겠다고 2억을 들여서 큰 룸으로 가겠다고 하잖아, 이거면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할 수 있지 않니? 이 사람 손에 2억 밖에 없다고 해도 나를 위해 기꺼이 쓰겠다는 거니까!”박시율이 주동적으로 도범 가까이에 다가가 그의 손을 잡고 자랑스럽게 말했다.“자기 말이 맞아, 우리야말로 정말 서로를 사랑하는 거지.”도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좋았다, 박시율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주동적으로 군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흥분을 이기지 못한 도범이 박시율의 뺨에 입을 맞췄고 박시율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녀는 도범이 이렇게 뻔뻔하게 굴 줄 몰랐다.박시율의 붉어진 얼굴을 본 남자들은 도범이 부러워졌다.도범이 실력도 없고 경호원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지만 박시율처럼 예쁜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리고 두 사람의 사이도 제법 괜찮아 보였다.하지만 방민석은 더욱 화가 났다, 그때 박시율과 사귈 때, 그녀는 무척이나 보수적으로 굴어 만난 지 1년이나 되었지만 뽀뽀도 하지 못하고 손만 잡았었다.그랬기에 그는 화가 나 일부러 임여을과 하룻밤을 보내 박시율을 화나게 하려고 했었다.그런데 지금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있자니 방민석은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듣기 좋은 말은 하기 쉽지, 능력 있으면 큰 룸으로 가야지! 적어도 2억은 써야 할 거야, 적어도. 2억을 넘을 수도 있는데 정말 거기로 갈 수 있겠어? 계산할 때 돈 없다고 울지 마!”방민석이 화가 나 이를 악물고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3
Read more

제224화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40억을 주고 경호원을 고용한 것이 용 씨 집안에서 땡잡은 거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너한테 40억을 주고 경호원을 고용한 것이 땡잡은 거라고? 그 돈이면 경호원 몇 백 명은 고용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것도 실력이 꽤 있는.”임여을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그러니까, 용 씨 집안이 바보인 줄 아는 건가, 경호 팀장도 그만큼은 못 받을걸.”정재영도 한 마디 덧붙였다.방금 전, 박시율의 말은 도범이 자신들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뜻했기에 그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경호원을 자기처럼 일 년에 몇 십억은 버는 사람과 비교하다니.“믿든 안 믿든 우리 남편 월급 40억 받는 사람이야, 용신애 아가씨께서 직접 허락한 거라고, 그러니까 틀림없어.”박시율도 화가 났다, 그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생각이었는데 그들이 이렇게 돈만 밝히는 사람이 되어있을 줄 몰랐다.그리고 방민석과 임여을 부부가 이곳에 오는 줄 알았다면 박시율은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이곳에 발을 들였기에 그녀는 질 수 없었다.박시율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들을 감내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갈수록 심하게 굴었다. 군대에서 퇴역한 도범을 깔보고 있었지만 도범이 그의 전우들과 적들을 대적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있는 이들 모두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그래, 알았어, 네 말이 다 맞아, 이제 됐지?”전동재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너도 일자리 찾았다며, 무슨 일이야? 어디 한 번 말해봐, 우리보다 좋은지 안 좋은지 한 번 들어보게.”전동재의 말을 들은 박시율은 미간을 찌푸렸다, 학교를 다닐 때에만 해도 그녀와 전동재는 사이가 꽤 좋았다. 이번에 오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도 전동재와 나호영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박시율은 두 사람 모두와 사이가 좋았었다.그런데 지금 전동재도 이렇게 나서서 자신을 공격할 줄은 몰랐다.“너 내일 부장 비서 자리 면접 보기로 했다고 했지? 한 달에 4, 5백만 원 받는다고? 무슨 회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3
Read more

제225화

“증거가 필요해? 내 여자친구가 누구인지 알아? 용 씨 집안의 먼 친척이라고, 구매팀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는데 이번에 내 여자친구가 부장으로 승진할 거라고 했거든,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예쁘장한 여자가 부장이 된 거야. 용 씨 집안 큰 도련님이랑 무언가 없었으면 그런 대우를 받을 수나 있겠어?”전동재가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전에 부장은 한 달에 겨우 2천만 원 받는다고 했거든, 그런데 이 부장은 오자마자 월급을 몇 억씩이나 받는데, 너희들이 들어도 이상하지?”“당연하지, 그 여자 도련님을 꼬신 게 분명해, 둘이 잤을 수도 있어, 아니면 어떻게 그런 대우를 받을 수 있겠어?”방민석이 말했다.“지금 자기 얼굴 믿고 기어올라가는 여자가 너무 많아.”“다른 사람도 다 너 같은 줄 알아?”박시율이 화가 나서 방민석을 쏘아보며 말했다.“너를 말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거야?”방민석이 굳은 얼굴로 박시율을 바라봤다.“증거도 없이 헛소리를 하니까 어이가 없어서 그러지.”도범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옆에 있던 박시율은 주먹을 쥔 도범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충동적으로 굴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였다.도범은 박시율을 보곤 간신히 화를 억눌렀다.“임여을이 당신 완전 무섭다고 하던데 정말인가 보네, 주먹까지 쥔 거 봐. 주먹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람이 머리를 써야지.”나호영의 여자친구가 도범을 흘겨보며 말했다.하지만 도범은 그 말을 듣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충분한 실력이 있다면 주먹으로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어, 한 주먹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두 주먹으로 해결하면 돼.”도범이 말을 마치더니 웨이터를 불렀다.“여기요, 저희 룸 바꿔주세요, 제가 팁 두둑이 챙겨드릴게요.”“감사합니다, 손님!”도범의 말을 들은 웨이터가 신이 나서 말했다.“저를 따라오시죠!”“저기요,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말아요, 저 사람 그저 일개 경호원일 뿐이에요, 정말 월급 40억씩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정말 월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4
Read more

제226화

“200만?”그 말을 들은 나세리가 숨을 들이켰다. 저 자식 지금 장난하나? 그녀는 한 달 꼬박 뼈 빠지게 일해야 고작 쥐꼬리만한 월급을 탈 수 있었다. 주임이라는 듣기 좋은 직책만 달았을 뿐 힘든 건 매한가지였다.그런데 도범은 너무나 쉽게 웨이트리스한테 팁으로 2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준다는 소리를 해댔다. 200만은 너무 과하지 않는가!“감사합니다 사장님!”예쁘장하게 생긴 웨이트리스가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 같은 웨이트리스들은 주요하게 술을 많이 팔아야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다. 인센티브 액수도 어찌나 적은지 평소라면 한 달을 꼬박 출근한 월급까지 다 합해도 200만 원이 채 되지 못했다.물론 일을 하다 보면 가끔 통쾌하게 팁을 주는 손님들도 있었는데 많이 준다고 해봤자 8만 원에서 10만 원이면 괜찮은 축이었다.삼류 가문의 도련님이나 이류 가문의 도련님이 온다고 해도 30만 원이나 50만 원 정도면 후하게 준 것이었다. 그들의 눈에 웨이터 혹은 웨이트리스들은 그저 쓸모없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에 기분 좋으면 팁을 줬고 기분 나쁘면 욕설을 퍼부을 때도 있었다.“하하 괜찮아요!”도범이 씩 웃었다. 이번 웨이트리스는 느낌이 꽤 좋았다. 말을 가려서 할 줄도 알았고 줄곧 얼굴에 비즈니스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그녀가 이 일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마음이 느껴졌다.“하하 하나는 저렇게 허풍 떨기나 좋아하고, 그런데 문제는 또 그걸 믿는 사람이 있다는 거야!”전동재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박시율은 전동재가 아직까지도 도범을 겨냥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전동재, 아까 네가 그랬잖아. 외국에 있을 때 공부는 하나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놀기만 했었다고. 그런데 그렇게 큰 회사의 팀장 비서로 들어갈 수 있다고 큰소리나 치고 말이야. 너 너무 자의식 과잉 아니야?”“하하 자의식 과잉이라고?”전동재가 피식 웃더니 말을 이었다.“그 여자 팀장이라는 작자한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내 여자친구가 이미 그전에 가짜 면접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4
Read more

제227화

전대영이 그녀를 비웃었다.박시율은 그들을 상대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무시하고 명함을 꺼내 나세리한테 건넸다.“내 명함인데 일단 넣어 둬. 만약 직장을 옮기고 싶으면 내일 우리 회사로 와서 날 찾아. 네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해 줄 테니까 걱정 말고. 나 네 실력 믿어! 넌 착실하게 일 열심히 할 스타일이야!”“응 알았어. 일단 갖고 있을게!”나세리는 박시율이 허세를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굳이 들추어내기 싫어서 어색하게 웃으며 명함을 받아들고 그대로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하하 정말 훌륭해. 너한테 직업을 소개해 주는 사람한테 오히려 반대로 스카우트 제의를 하다니! 너 꽤 괜찮은 직장을 찾았나 봐!”방민석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박시율은 그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곧이어 그들은 호화롭기 그지없는 커다란 룸에 도착했다.“대박 이게 아까 말했던 그 VIP 룸이야? 나 처음 들어와 봤어. 진짜 크다!”“이거 무려 야마하 피아노잖아! 스크린도 엄청 커!”나세리가 룸 내부를 둘러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좋네, 좋아!”다른 사람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도범 씨, 오늘 여기 계산은 그럼 도범 씨가 하는 걸로 합의 본 거야. 우리는 돈 안 낸다?”이혜민이 다시 한번 도범에게 확인했다. 그녀는 이 남자가 언제까지 허세를 부릴 수 있을지 지켜볼 생각이었다.“물론이야. 모두들 마음껏 시켜!”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런 기회도 흔치 않으니 다들 마음껏 주문하고 마음껏 놀자고!”“좋네 좋아. 여기 주문하게 메뉴판 좀 주세요. 우리 와인 마시자. 비싼 걸로. 여기 최저 소비 금액만 해도 2억인데 너무 싼 건 급 떨어지잖아!”전동재가 자리에 앉으며 주문하기 시작했다.도범이 박시율을 보며 말했다.“여보, 나 우리 여보 춤추는 거 보고 싶어!”갑작스러운 말에 박시율은 순간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춤을 추지 않은지 몇 년은 됐는걸. 역시 안 추는 게 좋을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춤을 추려면 누군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4
Read more

제228화

박시율이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도범은 비록 때때로 그녀에게 부드럽게 대해주어서 전혀 우둔한 남자로 보이지 않지만 피아노 연주라니, 그가 피아노를 연주할 줄 알 리가 없었다.그들과 같은 음악인들한테는 음악과 춤은 무척 신성한 것으로 영혼과 영혼의 소통과도 같았기에 절대 아무나 함부로 접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비록 그녀는 도범이 어떤 연주를 펼칠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만약 그가 엉망진창으로 연주한다면 아무리 그녀가 춤을 잘 춘다고 해도 맞춰주기 힘들었다.적어도 도범의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그녀도 그 연주에 맞추어 춤을 출 수 있었다.“역, 역시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따가 노래하고 술 마시면 되지!”박시율이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매우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녀의 눈빛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쉽게 발견하지 못할 실망한 기색이 어렴풋이 보였다.솔직히 그녀는 춤을 추지 않은 지가 몇 년은 되었었다. 이제는 예전에 무대 위에서 아름답고 유연한 자태를 뽐내며 마치 한 마리의 꾀꼬리와도 같았던 박시율의 모습은 가물가물해진 정도였다.그때의 그녀는 무대에만 서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곤 했었다. 예전 그녀의 무대를 보노라면 마치 그 무대가 온전히 그녀만을 위해 꾸며진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무대 아래의 박수 소리는 그녀를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었었다.하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렀고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지금의 그녀는 다시는 예전과 같은 그런 느낌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와 춤을 추는 느낌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역시 그만두지 그래. 네 그 손에는 칼이나 총이 어울리지. 이런 우아한 문예활동 쪽은 정말이지 하하, 그런 추태는 부리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이혜민이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방민석, 예전에 네 피아노 연주 실력이 엄청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만약 네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시율이가 춤을 추면 분명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하게 어우러질 거야. 그래야만 음악과 춤이 완벽하게 융합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4
Read more

제229화

전쟁이 터진 후 온 대지는 먼지로 뒤덮였고 곳곳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석양이 비친 하늘 아래 까마귀만이 슬프게 울고 있었다.도범의 연주에 모든 사람들이 넋을 놓고 있었다. 그들은 가슴이 세차게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심지어 그들은 전쟁의 매 순간순간의 화면이 자신들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 순간 더 이상 아무도 도범을 우둔하다고 여기지 않았고, 아무고 그를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오히려 도범과 마주 선 그들이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던 아이처럼 느껴졌다.박시율이 너무 놀라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녀는 도범의 피아노 연주 실력이 이미 달인 급에 오를 지경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멍하니 서서 뭐해? 빨리 가!”겨우 정신을 차린 나세리가 가볍게 박시율의 등을 떠밀었다.떠밀려 나온 박시율은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곧바로 그녀는 1자로 다리를 찢으며 바닥에 앉았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혔다. 그 모습은 마치 상처 입은 한 마리의 백조와도 같았다.그녀의 몸은 너무나 유연했다. 두 손은 하염없이 나풀거리며 음표에 맞추어 하늘하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음악과 춤이 점차 하나로 융합되기 시작했다.그녀가 두 다리로 바닥을 한 번 쓱 훑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박시율은 이미 이 음악과 춤에 주체할 수없이 도취되어 있었다.돌아왔다. 이제 모든 것이 돌아왔다.박시율은 마치 다시 예전 그 무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그때의 그 익숙했던 감각과, 그 뜨거웠던 격정과, 그 집요한 마음까지 되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연주가 끝났고 춤도 막을 내렸다!모든 사람들은 그 춤과 음악이 주는 전율 속에서 오랫동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브라보!”갑자기 전대영이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곧바로 다른 사람들 역시 자기도 모르게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방금 전까지 도범을 얼마나 무시했었던지 그런 건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 음악과 이 아름다운 춤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5
Read more

제230화

“시율아 다들 네 남편이 우둔한 사람이라고 해서 나도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어. 그런데 피아노를 칠 줄도 알고, 그것도 저렇게나 잘 치다니!”“이제 보니 우둔한 사람이라는 말은 믿을 게 못 되는 것 같아!”나세리가 박시율을 끌고 구석으로 향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이 우둔한 사람일 리가 없지! 네 남편은 싸움도 할 줄 알고 거기에 피아노까지 칠 줄 알잖아. 정말로 문무를 겸비한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와 네 마음속에서 저 사람에 대한 인상이 그 정도로 좋아진 거야?”박시율이 쓴웃음을 지었다. 태도 전환이 너무나 빠른 게 아닌가?“휴 나도 방금 생각해 봤는데 분명 임여을이 헛소리를 한 걸 거야. 쟤 너무 하지 않니? 예전에 학교 다닐 때에도 쟤는 네가 자기 앞길 막는다며 너를 엄청 견제했었잖아.”“이젠 졸업을 한 지도 몇 년이나 지났는데 난 쟤가 예전 일 같은 건 진작 잊어버리고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아직까지도 저렇게 옹졸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나세리는 드디어 뭔가 깨달은 것 같았다. 그녀가 박시율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미안해. 전에는 내가 널 오해했었나 봐.”“괜찮아.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는걸. 그리고 임여을은 마침 오늘 아침에 만났었는데 내가 걔의 심기를 건드린 일이 있었거든. 그러니까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를 모함했을 거라고 나도 생각하고 있었어!”박시율이 소탈하게 웃더니 다시 나세리에게 말했다.“돌아가면 나를 도와 우리 회사로 들어와서 일하는 거에 대해 한 번 잘 생각해 줘. 마침 우리 회사도 사람이 부족했거든.”“알았어. 한 번 고려해 볼게!”나세리가 활짝 웃더니 박시율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가자. 우리도 노래해야지!”“지금까지 주문한 걸 모두 합하면 얼마나 나올지 계산해 봤어?”다른 한편에서는 이혜민이 방민석의 옆자리에 앉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난 술을 마시는 것만 담당하고 있다고. 마음껏 마시고 모자라면 더 시키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15
Read more
PREV
1
...
2122232425
...
288
DMCA.com Protection Status